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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하지 말자. 대법원의 X파일 판결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사람이 평했다. 그냥 그대로 받자. 옳던 그르던 이제 판례가 돼 버린 대법원의 그 판결을 그대로 받아 다른 사건에 대입하자. 그럼 아주 흥미진진한 장면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역설적 상황이다.

검찰이 기소했다. X파일을 보도한 이상호 MBC 기자 등을 불법도청물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기소했다. 끝내 이겼다. 어제 대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끌어냄으로써 자신들의 조치가 정당했음을 입증했다.

검찰이 고소당했다. ‘PD수첩’을 수사한 검찰이 김은희 작가의 사적인 이메일 내용을 버젓이 공개해 언론이 보도하도록 했다가 당사자한테 ‘비밀침해죄’ 등으로 형사 고소당했다. 국민의 인권을 보호해야 할 검찰이, 사적인 통신 내용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고소당했다.

잣대가 될 것이다. 검찰에게 승리를 안겨준 대법원의 어제 판결이 ‘피고소인 검찰’을 처리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결과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대법원이 강조하지 않았는가. “(X파일) 보도에 의한 이익이 통신비밀의 유지로 얻어지는 이익보다 우월하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하지 않았는가. 대법원은 이토록 통신비밀을 크게 강조했다. X파일에 담겨있는 대선자금과 검사장급 떡값 제공 내용을 공개해 얻는 이익보다 통신비밀을 보호해 얻는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반면에 검찰은 버젓이 이메일을 공개했다. 다른 주체가 아닌 국가기관이 사적인 이메일을, 통신비밀의 원칙까지 어겨가며 대담하게 공개했다.

혹시 강변할지 모르겠다. X파일은 불법도청의 결과물이고 이메일은 합법적인 압수수색의 결과물이니까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니다. 범죄수사 때문에 통신사실을 들여다보더라도 비밀을 준수할 의무가 있고 그 자료의 사용을 제한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검찰은 그냥 공개했다. 공소 유지 과정이 아니라 언론 발표 과정에서 통신비밀 자료를 공개해 버렸다. 

보도 이외에 관련 사실을 알릴 다른 행위수단이 없는 기자와 달리 혐의를 입증하는 소명자료를 여럿 제시할 수 있는 검찰이, 더구나 인권 보호에 앞장서야 할 검찰이 굳이 비밀 준수 의무까지 어겨가며 사적인 이메일 내용을 공개한 마당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검찰이 역설적 상황을 어떻게 헤쳐 갈까 궁금해 둘러보니 이미 정리를 해버렸다. 대법원 판결이 있기 한 달 전에 김은희 작가의 고소 건을 기각해버렸다. 하지만 종결된 건 아니다. 김은희 작가 측이 항고를 했다니까 다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검찰의 역설적 처지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사진=검찰 로고 ⓒ대검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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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동맹이 할 말 아닌데
한미 통상장관이 이틀째 FTA 협상을 벌였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해 협상기간을 하루 더 연장했습니다. 미국이 한국산 승용차에 대한 2.5% 수입관세를 3000cc 이하는 즉시, 3000cc 이상은 3년 동안 없애고 한국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8%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돼 있는 기존 협정문 내용을 바꿔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행기간 3년을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시장 판매 확대와 연계해 달라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 우리 측에서 농산물 분야를 양보하라고 요구했다고 하는데요.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 철폐 이행시기를 늦추거나 농산물 세이프가드를 강화하자는 것이라고 합니다. 미국은 협상 막판에 쇠고기 수입 확대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한편 미 상원의 짐 웹 동아태소위 위원장 등 20명이 서명해 제출한 대북 결의안에 한미 FTA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북한의 공격을 규탄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에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양국간 FTA가 조속히 타결돼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겁니다. <기사 보기>
FTA 안 주면 안보 없다는 얘기? 이건 동맹관계에서 나올 얘기가 아닌데.

왜 못 밝힐까?
북한의 연평도 도발 때 우리 군이 K-9자주포로 대응사격한 80발 중 10여발만이 북한의 해안포 기지 주변에 떨어졌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아군 첩보를 분석한 결과 북한 개머리기지의 방사포 진지를 중심으로 다수의 탄착이 형성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위성사진 전문 디지털글로브사의 개머리기지 일대 위성사진(지난달 25, 26일 촬영)에는 14발의 탄착점이 방사포 진지를 타격하지 못하고 주변 논밭에 형성된 것으로 돼 있습니다. 합참은 “미 상업위성이 찍은 사진에는 표시가 안 돼 있지만 그보다 더 정밀한 사진에는 탄착군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방사포 진지에 얼마나 명중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무도기지 피해규모를 놓고서는 정치권이 논란을 벌였습니다. 국정원이 공개한 아리랑위성과 상업위성 사진 2장을 두고 국회 정보위원장인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은 “15발 중 10여발이 무도기지 안에 있는 진지에 떨어졌다”며 “1발은 막사에서 10m 떨어진 곳을 맞춰 막사에 구멍이 뚫리기도 했다”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 정보위원들은 “막사를 명중시킨 포탄은 없었고 막사 반경 50m에 걸쳐 있는 포탄은 3발뿐”이라며 “나머지 12발은 모두 논밭에 떨어졌다”고 반박했습니다. <기사 보기>
왜 못 밝힐까? 명중시켰으면 군 사기 진작을 위해서도 먼저 공개하는 게 맞을텐데.

‘감’으로 때렸구만
북한의 연평도 도발 때 우리 군의 대포병레이더가 먹통이 된 것은 북한의 전자전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같은 사실을 전한 군 관계자는 “서해안 해안포기지 인근에 북한의 전자기파(EMP) 무기가 상당수 배치돼 있다”며 “연평도에 배치된 대포병레이더는 서해안에 집중배치 된 북한의 전파방해공격에 맞설 전파방해능력을 갖추지 않아 전자전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고 말했습니다. <기사 보기>
‘감’으로 때렸구만. 그러니까 안 맞지.

이건 대비하고 있나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간부가 연평도 도발 직후인 11월 하순 “해가 바뀌기 전에 경기도를 목표로 한 새로운 포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일본 ‘도쿄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이 간부는 “서해상의 군함에도 큰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다른 북한군 관계자는 연평도 도발을 “오래 전부터 계획한 군사행동”이라고 말하면서 “청년대장은 더욱 큰 군사보복으로 계속해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기사 보기>
이건 징후 포착해 대비하고 있나?

사실이라면 첩첩산중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2008년 9월의 상하이 주재 미 영사관 전문에 따르면 중국의 북한전문 학자가 미 영사관 정무관과 만나 “북한의 해안에 비밀 해저 핵 시설이 존재한다는 중대 정보가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러시아와 미사일 관련 협의를 하면서 북한이 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며 북한이 언젠가 평안북도 동창리 새 미사일기지에서 발사실험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합니다. <기사 보기>
사실이라면 첩첩산중.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북한 양강도 설정식 청년동맹 제1비서가 지난해 6월 탈북해 남한으로 망명했다고 합니다. 설 씨는 평소 남한 드라마 등을 좋아했는데 이런 성향 때문에 문제가 생겨 탈북했다는 겁니다. 또 동북아지역 고위급 외교관이 지난해 말 망명했으며 전기 관련 물자를 사러 해외로 나갔던 외화벌이 총회사 사장도 넘어왔다고 합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 전문에 따르면 유명환 당시 외교부 장관은 지난 1월 로버트 킹 대북인권특사를 만나 “해외 근무하는 다수 북한 고위관리들이 최근 한국으로 망명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기사 보기>
이들은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방점과 방점 사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가 정운천 전 농식품부 장관 등이 ‘PD수첩’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제작진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PD수첩’ 내용 중 다우너 소가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고, 아레사 빈슨이 광우병으로 숨진 게 거의 확실하며, 유전자가 MM형인 사람은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등의 내용은 허위사실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제작진이) 허위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거나 의도적인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PD수첩) 보도는 국민의 먹을거리에 대한 정부의 정책에 관한 것으로 합리적 근거를 가지는 한 민주주의의 토대인 여론 형성이나 공개 토론에 이바지할 수 있는 주제”라며 “어느 정도 사실적 근거가 있었고 전혀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을 바탕으로 보도한 것이 아니어서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기사 보기>
이 소식 전하는 언론의 방점이 완전히 다릅니다. 진보언론은 ‘무죄’에, 보수언론은 ‘허위’에.

무조건 추가되는 것 아닌가
대통령실이 “현직 대통령 퇴임 2년 전 예산에 경호시설 부지 매입비를 반영해 왔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강남 사저 주변에 건립할 경호시설 부지 매입 예산으로 70억원을 요청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총 200평의 대지를 평당 3500만원에 사들여 경호원 근무동과 숙소동, 체력관리시설동을 세우겠다는 계획입니다. 대통령실이 요청한 토지 매입비 70억원은 역대 전직 대통령의 경호시설 평균 소요 예산의 3배가량 됩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전직 대통령들의 경호시설 예산은 건축비와 부지비를 합해 평균 26억원에 불과했다”며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땅값이 비싼 지역이어서 부지 매입비용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경호시설 때문에 사저를 옮길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맞섰습니다. 여야는 결국 지난달 29일 실제 부지 매입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들 경우 예비비로 확보한다는 부대의견을 달아 40억원에 통과시켰습니다. <기사 보기>
무조건 실제 부지매입과정에서 추가비용이 드는 것 아닌가? 땅값이 폭락하지 않는 한.

친수구역 전투구역
여야 의원들이 어제 국회 국토해양위에서 친수구역특별법은 놓고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민주당과 민노당의 국토해양위원 10명 전원이 오전 9시 30분부터 상임위원장석을 점거했는데요. 한나라당 소속 송광호 위원장이 두차례 위원장석 착석을 시도했으나 야당 의원들과 보좌진들이 몸으로 막아 회의는 결국 무산됐습니다. <기사 보기>
친수구역이 전투구역 만든 셈.

소통과 형세
서울시가 서울시의회의 무상급식 조례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하고 서울시의회가 그래도 재의결을 하면 대법원에 재의결 무효확인소송을 낼 방침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위법한 조례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의회와의 시정 협의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히고 연가를 떠났습니다. <기사 보기>
오 시장님, 소통은 형세의 유불리와는 무관한 겁니다. 

돈 내고 보석 신청할까
고용 승계를 요구하는 노동자 유모 씨를 알루미늄 야구 방망이로 폭행한 최철원 전 M&M 대표가 어제 서울경찰청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습니다. 최 씨는 “돈을 주면 사람을 때려도 되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 때문에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사회적으로 시끄럽게 돼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돈이면 뭐든지 해결할 수 있다는 비뚤어진 특권의식을 갖고 작정한 범죄”라며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사 보기>
궁금하네. 구속 되면 돈 내고 보석 신청할까?

대선 예선 성적 나왔네
2022월드컵 유치가 무산됐습니다. 어젯밤 실시된 국제축구연맹 집행위원 투표에서 카타르가 개최지로 선정됐는데요. 1차 투표에서 호주가, 2차투표에서 일본이, 3차투표에서 한국이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사 보기>
이로써 정몽준 씨의 대선 예선 성적도 얼추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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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석 외교부 2차관 내정자를 보면서 조현오 경찰청장을 떠올린다. 더 좁혀 말하면 민동석 씨를 외교부 2차관에 내정한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를 보면서 조현오 경찰청장 임명을 강행한 이전의 대통령 처사를 반추한다. 생뚱맞은 애기 같지만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다.

민동석 2차관 내정은 부당하다. “(민동석 내정자는) 쇠고기 협상 이후 온갖 어려움과 개인적 불이익 속에서도 소신을 지킨 사람”이라는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의 평가에 기초하면 그렇다. “대한민국에 정의가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민동석 내정자 본인의 소감에 기초하면 그렇다. “대통령이 이번에 ‘촛불’에 대해 확실하게 ‘도장’을 찍고 넘어가고 싶었던 것 같다”는 청와대 참모의 전언에 기초하면 그렇다. 종합하면, 이명박 대통령은 민동석 2차관 내정을 계기로 자신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의 명예를 회복하려고 하는 것인데, 바로 이게 부당하다.

생각은 자유다. 쇠고기 협상은 정당했고 ‘촛불’은 부당했으며, 민동석 내정자는 물론 대통령 자신 또한 ‘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건 자유다. 하지만 그 생각은 뇌리에서 맴돌 때만 자유다. 개인의 그런 ‘자유로운 생각’에 ‘도장’을 찍고자 한다면, 더구나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도장’을 찍고자 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대통령이 현직에 있는 동안 대통령의 명예와 직결되는 사안을 재평가하려고 하면 샛길로 빠진다. 객관성이 담보되지 못한 채 재평가가 힘의 논리에 의해 좌우된다. 

이건 상식이다. 현대 민주주의 원리에 입각해 볼 때 상식일 뿐 아니라 전제왕조였던 조선의 전통에 견줘 봐도 상식이다. 조선 임금은 특정 사안에 대한 재평가는 고사하고 사초조차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재평가가 필요하다면 그것은 당대가 아니라 후대에, 정치영역이 아니라 학문영역에서 이뤄져야 할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기본 상식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백 번 양보해 당대의 재평가 필요성을 인정한다 해도 부당하다. 민동석 내정자가 자신과 쇠고기 협상의 명예를 회복하는 결정적이고 상징적인 디딤돌로 삼은 게 ‘PD수첩’이다. 이 프로그램과의 법정다툼에서 이겨 명예를 회복하고자 하는 것이다. 헌데 끝나지 않았다. ‘PD수첩’ 소송은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대법원의 확정판결까지 받으려면 한참은 더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도 이명박 대통령은 홀로 달린다. 재평가의 단초가 될 수 있는 법원 판결에 아랑곳하지 않고 민동석 2차관 내정이라는 정치적 행위로 역사적 의미를 임의적으로 부여하려고 한다. 그래서 이 또한 부당하다.

그래서 묻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역리 인사를 감행한 이유를 묻는다. 그래서 떠올린다. 역리 인사 곡절을 살필 단서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현오 경찰청장을 떠올린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부관참시’한 사람이다. 근거를 대지도 못하는 차명계좌를 운운해 고인을 욕보인 사람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런 사람을 요직에 앉힘으로써 전대 대통령의 명예에는 아랑곳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훼손행위를 묵인했다.

반복되면 어떻게 될까? 후대를 장식할 대통령마저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될까? 역사적 객관성 이전에 정치적 필요성을 우선시하면 어떻게 될까? 이명박 대통령이 후대를 믿지 못하고, 당대의 현상이 되풀이 될 개연성을 의식하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사진=민동석 외교통상부 제2차관 내정자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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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분노합니다. 그리고 성토합니다. MBC ‘PD수첩’이 ‘검사와 스폰서’를 내보낸 다음날 하루에만 6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른바 ‘스폰서 검사’를 성토하는 글을 ‘아고라’에 올렸고, 수를 헤아리기 힘든 많은 사람들이 검찰 홈페이지를 다운시켰습니다.

새삼 묻습니다. 왜일까요? 왜 사람들은 ‘스폰서 검사’에 분노하는 걸까요?

새삼 묻는 이유가 있습니다. 새삼스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꼴 저 꼴 다 봤습니다. 검찰에 관해서는 별꼴을 다 봤습니다. ‘검사와의 대화’를 통해 ‘순혈주의’를 봤고, 노무현ㆍ한명숙 수사를 통해 ‘정치 검찰’을 봤고, ‘삼성 X파일’을 통해 ‘떡검’을 봤고,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를 통해 ‘스폰서 검사’를 봤습니다.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PD수첩’에 의해 폭로된 ‘스폰서 검사’의 실상은 익히 보아온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굳이 다른 걸 찾자면 ‘떡검’에 ‘색검’ 사례가 추가됐다는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분노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하면서 ‘썩소’ 한 번 날리고 마는 게 아니라 대놓고 성토합니다.

도대체 왜일까요? 반복되는 자극에 둔감해지는 게 생리법칙인데 왜 사람들은 이런 생리법칙을 따르지 않는 걸까요?

개인적으로 한 마디 말에 주목합니다. 어느 지검장이 ‘PD수첩’의 취재를 받다가 내뱉었다는 막말 한 마디입니다

“네가 뭔데?”

이 막말에 주목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검장의 고압적인 자세가 국민 감정에 불을 질렀다고 보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수많은 사람들 또한 지금 검사를 향해 ‘네가 뭔데?’를 묻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고압적인 자세가 아니라 진중한 자세로, 무시하면서가 아니라 고민하면서 이렇게 묻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단신뉴스가 하나 나온 적이 있습니다. 서울시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시민과 공무원 13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법의식 실태조사 결과를 전하는 뉴스였습니다.

결과가 이율배반적이더군요.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응답률이 25.6%, ‘내가 법의 주인이다’는 응답률이 9.1%에 불과했는데도 ‘내가 억울한 일을 당하면 법에 도움을 청할 것’이라는 응답률이 71.1%에 달했습니다.

이 모순된 수치가 모든 걸 설명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이 검사를 향해 던지는 ‘네가 뭔데?’라는 질문에 대한 답일 내포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법을 불신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법 집행과 적용을 불신합니다. 그런데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법에 호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먹과 권총에 호소하는 서부개척시대가 아니기에 어쩔 수 없이 법에 호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불신하지만 기대합니다. 검사를 불신하면서도 검사에 의지합니다. 검사를 향해 ‘네가 뭔데?’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마음에 양가의 감정을 담습니다. 아주 위태롭게, 아주 처절하게 양가성을 유지합니다.

‘스폰서 검사’는 이 위태로운 양가성을 흔든 것인지 모릅니다. ‘역시나’를 예감하면서도 ‘혹시나’를 버리지 못하는 절절한 마음에 분탕질을 한 것인지 모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스폰서 검사’에 분노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인지 모릅니다. 마지막 지푸라기마저 빼앗겼다는 느낌 때문일지 모릅니다.

부기 - 이렇게 보니 ‘스폰서’는 ‘불신’의 화신 같습니다. 일말의 기대라도 갖고 있었다면, 불신하면서도 일말의 믿음을 유지하고 있었다면 비싼 돈 들여 술 사주고, ‘2차’ 보내고, 택시 잡아주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스폰서’는 검사에 대한 양가성조차 없었던 것이지요.

▲사진=검찰 로고 ⓒ검찰청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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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직접 나섰다. 김은혜 대변인이 이명박 대통령의 BBC 인터뷰 발언 중 “연내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연내라도 안 만날 이유가 없다”로 축소 브리핑한 데 대해 “송구스럽다”면서도 할 말은 다 했다. “마치 지금 뭐가 진행돼서 곧 될 것 같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조금 ‘마사지’를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라며 “일하다가 빚어진 실수라고 넓게 양해해 달라”고 했다.

그렇다. 양해할 수 있다. 정보를 왜곡해 결과적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비튼 행위는 비판 받아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사퇴’를 운운할 정도는 아니라고 ‘넓게’ 양해할 수 있다. 헌데 곤혹스럽다. 이렇게 넓게 양해하니 이전 일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이동관 홍보수석이 대변인이던 지난해 6월 ‘PD수첩’에 성토한 바 있다. ‘PD수첩’의 광우병 방송을 “음주운전” “흉기”에 빗대며 “만약 외국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경영진이 국민에게 사과하고 총사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런 성토의 중심에 오역 논란이 있었다. ‘PD수첩’ 제작진이 아레사 빈슨 어머니가 ‘광우병’이라고 말한 것을 ‘인간 광우병’으로 의도적으로 오역했다는 점이 주요한 근거였다.

하지만 깨졌다. 청와대를 위시한 보수세력의 이 공격은 법원에 의해 근거 없는 것으로 판정 났다. ‘PD수첩’은 오역하지 않았고 오히려 오역 주장의 선봉에 섰던 정지민 씨가 번역을 잘못한 점이 있다고 했다.

어떨까? 김은혜 대변인의 ‘마사지’와 ‘PD수첩’의 ‘오역’을 맞세우면 어떤 결론이 도출될까?


결과론은 들이대지 말자. 김은혜 대변인의 ‘마사지’는 결과적으로 확인된 반면 ‘PD수첩’의 ‘오역’은 결과적으로 부인됐다는 점은 비교하지 말자. 너무 가혹하니까, 그리고 법원의 최종심 판결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니까 논외로 하자. 짚을 건 ‘과정의 논리’다. ‘PD수첩’의 광우병 방송을 “음주운전” “흉기”로 성토했던 그 논리의 진정성이다.

그 때의 논평이 진정성 있는 것이었다면 김은혜 대변인의 ‘마시지’ 또한 “음주운전” “흉기”에 빗대야 하는 것 아닌가. 국가 원수의 발언을, 그것도 외국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을 축소해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행위라면 김은혜 대변인의 ‘마사지’ 또한 성토해야 마땅한 것 아닌가.

이동관 홍보수석의 말대로 “일하다가 빚어진 실수”라면 ‘PD수첩’ 또한 응당 보호했어어야 한다. 한미쇠고기협상 직후에 국민의 건강권을 염려해 열심히 취재해 보도한 것이니까, 설령 오역을 했더라도 이동관 홍보수석의 말대로 “일하다가 빚어진 실수”로 양해했어야 한다. 

이게 아닌가? ‘PD수첩’은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오역했다는 의심을 풀 수 없기에 이런 반론을 받아들일 수 없는가? 그럼 이렇게 말하자.

김은혜 대변인의 '마사지‘는 “일하다가 빚어진 실수”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귀를 못 알아들어 ’잘못‘ 브리핑한 것이 아니다. 이동관 홍보수석이 그러지 않았는가. “마치 지금 진행돼서 곧 될 것 같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조금 마사지를 (한 것)”이라고.

정확하게 번역하자면 이동관 홍보수석의 말은 의도적으로, 일부러 축소 브리핑을 했다는 것이다.

▲사진=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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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제작진을 고소했던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뿔났다. 서울중앙지법 문성관 판사가 제작진 전원에게 무죄 판결을 내리자 “공정한 법의 잣대가 아닌 판사 한 사람의 치우쳐진 성향에 따른 엉뚱한 판결”이라고 했다. 또 한 명의 고소인인 민동석 전 한미 쇠고기협상 수석대표도 뿔났다. “편향 판결을 하는 판사, 국민감정과 일반적 법상식에 어긋나는 판결을 하는 판사를 국회에서 탄핵 소추할 수 있도록 국민청원운동을 벌이겠다”고 했다.

이해한다. 결과적으로 문성관 판사가 자신들의 고소내용을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으니 뿔이 날 법하다. 그래도 지켜야 한다. 공격을 하더라도 그들이 스스로 말한 ‘일반적 법상식’에 입각하고 ‘국민감정’에 입각해 설득력을 확보해야 한다.

문성관 판사와는 달리 민사 1,2심이 ‘PD수첩’의 방송을 허위ㆍ과장 보도로 인정한 점이 이들 주장의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허위사실에 대한 민사와 형사의 판단기준이 다르다는 법원의 설명은 논외로 하더라도 이들의 근거는 희박하다 못해 전무하다. 다른 재판부와 다른 판결을 내렸다는 이유로 이의 제기를 넘어 비난을 하고 탄핵 소추까지 거론해야 한다면 법복을 벗어야 하는 판사 대열이 서초동 법원청사를 한 바퀴 두르고도 남을 테니까. 


어쩔 수가 없다. 이들의 비난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다른 데서 근거를 찾아야 한다. ‘우리법연구회’를 패대기치는 것과 같은 법리 외적 요인에서 근거를 찾아야 한다. 헌데 이마저도 어렵다. 문성관 판사는 ‘우리법연구회’에 가입한 적이 없다.

때마침 일부 보수언론이 희미한 근거 하나를 꺼냈다. 문 판사가 정부의 방북허가 조건을 어기고 북한의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 행사에 참석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기소된 이천재 범민련 고문에게 지난해 6월 무죄를 선고한 ’전력‘이다.

들어맞는다. 정운천 전 장관이 말한 “치우쳐진 성향”과 ‘국가보안법 무죄’ 판결은 궁합이 잘 맞는다. 헌데 어쩌랴. 이 근거엔 두 가지 맹점이 있다.

하나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문 판사가 법관 임관 이후 10년 동안 담당한 사건은 5613건. 이 가운데 기존 판례를 뒤집어 판결한 경우는 없다고 한다. 이 통계에 기초하면 5613 대 1이 된다. 문 판사가 법리와 판례에 준하지 않고 “치우쳐진 성향”에 따른 편향도는 0.017이 된다. 통계학적으로 무시하고도 남을 수치다.

그래도 좋다.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고 하면 할 말이 없으니까 . 하지만 그래도 마찬가지다. 이번엔 그들 입으로 말한 편향의 오류에 빠진다.

문 판사가 이천재 고문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는데도 검찰은 항소하지 않았다. 이 탓에 문 판사의 판결은 확정판결이 돼 버렸다. 왜 그랬을까? 검찰이 왜 국가보안법 위반과 같은 ‘중차대한’ 범죄에 대한 단죄를 쉬 포기했을까? 연유를 알 길은 없지만 시비는 가릴 수 있다.

문 판사의 그 판결을 문제 삼기 전에 검찰의 직무유기부터 따지는 게 도리다. 판사의 “치우쳐진 성향”이 우리 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면, 그래서 탄핵 소추까지 불사해야 한다면 이 주장은 검찰에게도 적용해야 한다. ‘치우쳐진 판결’을 바로잡을 기회를 검찰이 앗아버린 것이 되니까, 이 점을 문제 삼지 않고 문 판사의 판결만 문제 삼으면 “치우쳐진 공격”이 되니까.

이쯤으로도 갈무리는 충분할 것 같지만 그래도 만사불여튼튼이라고, 하나를 덧붙이자. ‘한국일보’가 보도한 내용이다. 이렇게 돼 있다.

“문성관 판사는 우리법연구회 소속이 아니다. 진보적인 판결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적도 거의 없다. 흔히 보수 판사에게 동원되는 ‘합리적이고 신중하고 무난한 판결을 한다’는 평가를 그 역시 받는다. 그런 문 판사에게 일부 보수단체들이 주장하듯이 진보 딱지를 붙여서 판결의 편향성을 재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진 = 'PD수첩'을 고소했던 정운천 전 농수산식품부 장관(왼쪽)과 민동석 전 한미쇠고기협상 수석대표(오른쪽).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오늘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김인규 KBS 사장이 PD를 성토했습니다. 올 1월 ‘서울대 동문회보’와의 인터뷰에서 “PD들이 많다보니까 ‘시사투나잇’ 같은 프로그램 막 만들고 프로그램 하나에 PD가 8명씩 매달린다”고 비판했습니다. “방송개혁 1번은 PD 개혁”이라고도 했고 “PD들이 비정상적으로 권력화 돼 있다”고도 했습니다. 거듭 확인했습니다. 얼마 전 사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 면접에서 1월 발언에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김인규 사장은 “변화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자직과의 통합을 언급했다고 합니다.

김인규 사장만이 아닙니다. 이병순 전임 사장은 취임 직후 ‘시사투나잇’을 폐지했습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 몇몇은 선임 직후 ‘PD수첩’을 문제 삼았습니다.

실상이 이렇습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PD는 공적이 되고 있습니다. 김인규 사장 말처럼 손 봐야 할 ‘1번’이 되고 있습니다.

모든 PD는 아닙니다. 대상은 특정 PD입니다. 드라마를 만들고 버라이어티쇼를 만드는 예능 PD가 아니라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만드는 시사 PD로 타깃이 맞춰져 있습니다. 여기서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MB방송'이 정조준하고 있는 대상은 PD저널리즘입니다. PD가 만드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과녁입니다.

얼추 헤아릴 수 있습니다. 불과 얼마 전의 일, 아니 현재진행형이기도 한 일을 떠올리면 PD저널리즘을 과녁 삼는 심사를 헤아릴 수 있습니다. 촛불시위가 잦아든 후 이명박 정부와 보수세력은 ‘PD수첩’에 ‘적의’를 내보였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황금 같은 1년을 앗아간 원흉으로 ‘PD수첩’을 지목했습니다. 그래서입니다. ‘PD수첩’한테 되로 받은 걸 PD저널리즘에게 말로 갚으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해석은 파편적입니다. ‘심사’를 읽는 실마리는 될 수 있지만 ‘전략’을 읽는 실마리는 될 수 없습니다. ‘PD수첩’이 ‘계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유일한 ‘목표’는 아닙니다.

재발 방지, 아니 싹 자르기 차원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PD수첩’의 광우병편 같은 프로그램이 재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구조적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단서는 세 개입니다. 기자저널리즘과는 달리 PD저널리즘만이 갖는 고유한 특성 세 가지가 'MB방송'으로 하여금 구조적으로 접근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기자저널리즘은 ‘팩트’를 주되게 말합니다. 대중에게 정보만 전달하는 것이죠. 그래서 분절적이고, 대중이 받아들이는 정도는 ‘인식’ 수준에서 멈춥니다. 반면에 PD저널리즘은 ‘스토리’에 팩트를 녹입니다. 대중에게 ‘프레임’을 짜주는 것이죠. 그래서 입체적이고, 대중이 받아들이는 정도는 ‘태도’ 수준으로 올라갑니다.

차이는 대중에 대한 영향력만이 아닙니다. 취재원 입장에서 보면 사전 조율 여지가 현격하게 다릅니다. 기자저널리즘에게 ‘팩트’는 목적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조율(정상적 차원의) 여지가 있습니다. 기자가 어떤 ‘팩트’를 취재하는지를 알면 기사 방향을 알 수 있기에 ‘팩트’에 ‘반박 팩트’를 제시해 보도내용을 중화시킬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PD저널리즘에게 ‘팩트’는 경로에 가깝습니다. PD저널리즘에게 ‘팩트’는 스토리 구성의 요소이자 스토리 텔링의 장치입니다. 그래서 조율하기 어렵습니다. 취재원이 아무리 ‘반박 팩트’를 제시하더라도 가지만 치지 줄기를 베어내지는 못합니다.

이런 차이를 심화시키는 게 바로 취재환경입니다. 기자저널리즘은 출입처를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취재원이 기자저널리즘에 접근할 연결고리가 갖춰진 것입니다. PD저널리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취재원에게 일상적 대응의 여지를 주지 않습니다. 일상적 대응-조율 통로가 아예 없습니다.

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전통적 저널리즘 원칙에 입각한 사람이 보면 PD저널리즘은 저널리즘이 아닐지 모릅니다. ‘팩트’ 전달을 목적으로 하고, 6하원칙을 방법으로 아는 전통주의자에겐 그럴 겁니다.

하지만 내세울 주장은 아닙니다. PD저널리즘이 전통적인 저널리즘 양식이냐의 문제와는 별개로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PD적 감각에 기초한 사회현상 쫓기의 필요성 또한 부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점이 근거입니다. 'MB방송'의 PD저널리즘 옥죄기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근거가 바로 이것입니다.

방법은 얼마든지 새롭게 모색할 수 있습니다. 'MB방송'이 보기에 기존 시사 프로그램이 정말 문제라면 발전적 차원에서 좀 더 나은 시사 프로그램, 좀 더 다듬어진 시사 프로그램 모델을 강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MB방송'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발전적 차원에서 대안을 모색하는 게 아니라 폭력적으로 청산하려고 합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프로그램이 돌출할지 몰라 아예 뿌리를 도려내려고 합니다. 그래서 폐지를 단행하고 인사권을 휘두릅니다.

방송 논리가 아니라 정치 논리로, 대안모색이 아니라 발본색원을 강구하는 것입니다.

 ▲사진=PD를 강하게 성토한 김인규 KBS 신임사장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