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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은 한 달만 책임지겠다고 한다. 7.28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면서도 9월 전당대회에 다시 출마하겠단다. 그가 짊어진 책임의 유통기간은 한 달이다.

정동영은 잊어달라고 한다. 민주당에 복당할 때 백의종군을 하겠노라고 다짐했으면서도 9월 전당대회에서 대표직을 노린단다. 그가 입은 백의는 ‘폼생폼사’ 젊은 처자의 한 철 옷 마냥 가볍다.

486은 재기하겠다고 한다. 2008년 총선 때 쓰디쓴 심판을 받았으면서도 9월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직에 도전하겠단다. 그들이 보이는 행보는 여름철 메뚜기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뛴다.

저들이 ‘안면몰수’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지금이 기회고, 지금 잡은 줄이 동아줄이기 때문이다.

정세균은 누가 뭐래도 주류의 핵심이다. 무주공산 민주당의 대표 자리를 꿰차 나름대로 당내 영역을 넓혀왔다. 이런 마당에 당 대표직을 영영 내놓으면 2년 노력이 공염불이 된다.

정동영은 누가 뭐래도 대주주다. 비록 비주류라지만 당내 조직력만 놓고 보면 주류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 이런 기반을 마다하고 당 대표직을 멀리하면 2년 후의 꿈이 일장춘몽이 된다.

486은 누가 뭐래도 새 피다. 민주당의 토대가 될 대안 세력이 나타나지 않는 점을 감안하고 지방선거 후 40대기수론이 부상한 점을 고려하면 소장ㆍ개혁 이미지를 독점할 수 있다. 이런 입지를 멀리하고 하방하면 2년 뒤의 금배지에 다가갈 수 없다.

가혹할지 모르겠다. 이런 비판이 저들의 지난 2년을 평가절하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저들은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정세균은 쓴 맛 단 맛을 다 봤다고 자찬할지 모른다. 추레해질 대로 추레해진 당을 넘겨받아 잘했든 못했든 추슬러 왔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이런 노력을 폄훼하는 건 너무 박정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정동영은 낮은 데로 임해왔다고 자찬할지 모른다. 백의로도 모자라 탈색제까지 첨가하려고 용산 참사 현장을 찾았다고 내세울지 모른다. 이런 열성을 폄훼하는 건 너무 야박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486은 자숙해 왔다고 자찬할지 모른다. 여의도에 남은 486은 소리를 죽여왔고 한강다리를 넘은 486은 변방에서 겉돌았다고 하소연할지 모른다. 이런 인고를 폄훼하는 건 너무 야속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아무래도 좋다. 저들의 믿는 구석이 뭐든, 저들의 자찬이 어떻든 상관없다. 국민이 받아들이든 안 받아들이든 저들은 앞만 보고 달릴테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자. 대신 이것 하나만 묻자.

정세균은 유통기한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책임’ 하나 갖고 판촉 이벤트를 하고, 정동영은 백의만 입었지 종군은 안 했고, 486은 기수만 자처할 뿐 깃발 그림을 제시하지 않기에 묻는 것이다. 믿고, 동의하고, 인정하고 싶어도 도무지 안 되기에 묻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 불신의 백태를 제거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당신들이 고백하는 '과거'와 당신들이 다짐하는 '미래'를 믿을 수 있을까? 도대체 어떻게 하면 당신들의 주장에 국민의 믿음을 이입할 수 있을까?

제발 말 좀 해다오.

▲사진=민주당 최고의원회의 장면.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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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참패했다. 반MBㆍ반한나라당 정서를 강화할 호재가 여럿 돌출됐는데도 패배했다. 후보 단일화를 이뤘는데도 주요 전략지역에서 패배했다.

민주당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입을 열어봤자 곡소리 밖에 낼 수 없는 처지에 빠져버렸다. 어쩔 수 없다. 입을 꾹 다물고 몸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환골탈태에 나서는 것이다. 헌데 난감하다. 환골탈태를 하고 싶어도 할 여지가 별로 없다.

체질 변화는 불가능하다. 당 체질 성분인 의원 면면에 문제가 많지만 손 댈 수가 없다. 국민 손으로 뽑은 사람들이기에 가타부타 논할 수가 없다.

노선 변화는 효과가 없다. 진보 색채와 대여 선명투쟁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해봤자 곧이들을 국민은 많지 않다. 철마다 옷 바꿔 입는 것처럼 국면이 바뀔 때마다 ‘대안’과 ‘선명’ 사이에서 그네 타기를 했던 민주당이기에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지 않을 판이다.

가장 현실적이고 폼 나는 방법은 지도부 교체인데 이 또한 한계가 뚜렷하다. 어차피 정세균ㆍ정동영ㆍ손학규 3파전으로 전개될 당 대표 경선이다. 자기들끼리야 치열하게 싸우겠지만 국민이 보기엔 밥과 나물의 싸움이다. 그네들끼리의 당권경쟁은 비빔밥에 밥을 더 넣을지 나물을 더 넣을지의 차원 밖에 되지 않는다. 별별 레시피를 다 써도 어차피 결과물은 비빔밥이다.

하긴 이렇게 짚는 것 자체가 어리석다. 쇄신결핍증이 중증에 이른 민주당에 특효처방을 주문하는 것이기에 그렇다. 어차피 현실적인 방법은 소걸음이다. 한 발 한 발 내딛되 굳세게 내딛는 것이다. 문제는 누가 ‘소’ 역할을 할 것이냐는 점이다.


유일한 대안은 개혁 성향 의원들이다. 가뭄에 콩 나듯 여기저기에 산개해 있는 몇몇 의원들이 그나마 대안이다. 이들이 나서서 당 쇄신을 요구하고 당 밖 개혁세력과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당 체질 개선을 위한 문호 개방을 선창하고 문지기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 당 노선 변화를 위한 선명투쟁을 주창하고 선봉대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

헌데 이들은 뭉치지 않는다. 한나라당조차 중립파니 쇄신파니 해서 바람을 잡고 감초 역할을 하는 의원들이 뭉쳐 있는데 민주당 의원들은 이조차도 하지 않는다. 개별 플레이를 하거나 주류 또는 비주류로 갈려 묻어가고 있다. 당 대표 경선 결과에 따라 당권 향배가 달라지고, 당권 향배에 따라 자신의 입지가 달라지는 점을 고려해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주변 경계에만 골몰하고 있다.

그래서 거듭 확인한다. 민주당의 쇄신결핍증이 중증에 이르렀음을 이들을 통해 거듭해서 확실하게 확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떨치지 못한다. 이들의 역할에 대한 마지막 미련을 끝끝내 버리지 못한다. 이마저 버리면 민주당에 대해 더 이상 기대할 게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것 외에도 다른 이유가 하나 있다.

공간이 열렸기 때문이다. 7.28재보선 참패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쇄신 공간이 활짝 열렸기 때문이다.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과 비판은 적지 않았지만 결정적 계기는 없었다. 민주당이 2008년 총선 이후 치러진 각종 재보선에서 최소한 ‘기본’은 했기에 쇄신 움직임이 본격화할 계기와 동력은 완비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누가 봐도 명백한 민주당의 패배이니까 쇄신 깃발을 들 이유와 동기는 뚜렷하다.

지켜볼 일이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아니라 개혁 성향 의원들의 동태를 지켜볼 일이다.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민주당에 대한 기대치와 대처법이 달라진다.

▲ 민주당 최고의원회의 장면. ⓒ민주당

Posted by '토씨'


잔치집이 초상집으로
7.28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했습니다. 이재오 후보가 서울 은평을에서, 윤진식 후보가 충북 충주에서 당선되고 이상권 후보가 인천 계양을에서, 김호연 후보가 충남 천안을에서, 한기호 후보가 강원 철원ㆍ화천ㆍ양구ㆍ인제에서 당선된 겁니다. 반면에 민주당은 광주 남구와 강원 원주, 태백ㆍ영월ㆍ평창ㆍ정선 등 3곳에서만 당선자를 배출했습니다. 서울 은평을과 충북 충주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뤘는데도 한나라당이 승리한 점, 그리고 세종시 수정 무산 후 한나라당 후보가 충청지역 2곳에서 모두 이긴 점이 눈길을 끕니다. 이번 재보선 투표율은 34.1%였습니다. <기사 보기>
잔치집이 초상집 되는 건 순식간.

민감부위 건드리면
한ㆍ리비아 갈등과 관련해 외교 소식통은 “(추방된 국정원)직원이 (카다피 국가원수의) 4남측에 새로 줄을 대보려고 하다가 리비아의 오해를 산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권력세습 가능성이 높은 리비아에서 후계 문제는 매우 민감한 사안인데 우리가 이를 건드렸다는 겁니다. 외교 소식통은 또 “추방된 (국정원) 직원이 현지어에 능통하지 못해 한국인 통역을 한 명 데리고 다니며 정보활동을 (했는데) 리비아 당국이 이 통역을 체포하기 위해 현지 교민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우리 선교사와 농장주 등을 구속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기사 보기>
민간부위 건드리면 과민대응하는 법.

대북제재는
미국 행정부가 마련 중인 1단계 대북 제재 ‘블랙리스트’에 북핵 물품 총책으로 알려진 윤호진 남천강무역회사 대표 등 5명이 우선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슈퍼노트’ 유통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과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등도 블랙리스트에 오를 전망이라고 합니다. 로버트 아인혼 대북ㆍ대이란 제재조정관은 다음달 1일 방한해 우리 당국과 대북 제재 방안을 협의할 예정입니다. <기사 보기>
대북제재는 북한의 버티기 능력 시험무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장관들도 대기업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납품 중소 협력업체들은 원자재 가격이 인상되고 있는데도 (대기업으로부터) 납품단가 인상은커녕 인하 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수출 대기업의 호조에 비해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 서민경제의 회복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올해 2분기 삼성전자가 5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이익을 냈는데 가슴이 아팠다. 이를 보고 더불어 함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반해 정병철 전경련 상근 부회장은 어제 조석래 회장을 대신해 읽은 ‘2010제주하계포럼’ 개회사를 통해 천안함ㆍ세종시ㆍ4대강 등을 거론하며 “나라가 올바르게 나아가려면 정부와 정치권이 중심을 잡아 국가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방향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사 보기>
이 사안에 대해선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됩니다.

공기업에서도 굿을
한전이 중소기업인 BI에너지연구가 특허 출원 중인 신기술 정보를 가로챘다고 합니다. 한전 남서울본부 변전운영팀이 지난 1월 BI에너지연구가 개발한 ‘물을 이용한 냉방시스템’을 검토하고 싶다고 연락한 데 이어 이 시스템의 기술적 설명이 담긴 제안서와 견적서를 요청했는데 계약은 하지 않고 BI에너지연구의 기술을 변전소에 적용했다는 겁니다. <기사 보기> 
공기업에서도 굿 좀 하시죠.

퇴행이 유행이라
사학분쟁조정위의 내일 상지대 정이사 선임을 앞두고 구 재단이 비리로 물러난 김문기 전 이사장을 정이사로 추천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 사분위원은 “김 전 이사장을 정이사로 선임하는 것에 대해선 보수 성향의 사분위원들도 반감을 가지고 있다”며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기사 보기>
요즘 퇴행이 유행이라.

판사님부터
사법연수원 교재 ‘알기 쉬운 사법연수생 예절’ 중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법정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판사에게 대들어서는 안 된다.’ 재판장에게 말할 것이 있으면 그냥 ‘재판장님’이라고 하는 것보다 ‘존경하는 재판장님’이라고 말하는 게 좋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이것만이 아닙니다. 또 있습니다. ‘판사가 서류를 보고 있을 때에는 말하지 말고 기다렸다가 판사가 앞을 볼 때 말하는 것이 좋다’는 내용입니다. <기사 보기>
판사님부터 먼저 막말을 삼가시죠.

군대는 갔다 왔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정선재 부장판사가 지난 23일 30대 황모 씨에 대해 직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전국에 지명수배했습니다. 황씨가 정당한 사유 없이 예비군 훈련을 연속 불참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지만 법정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황씨는 해운과 레저 등 10여개 회사를 계열사로 둔 경북의 유력기업 창업주의 손자로 현재 모 운수업체 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황씨는 8번의 동종 전과가 있다고 합니다. <기사 보기>
그래도 군대는 갔다 왔네. 

여러분 생각은?
부산 사상구가 관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자녀에게 학원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사상구와 협약을 맺은 52개 학원에 수강할 경우 50% 할인혜택을 주는 방법으로 지원하는데요. 현재 대상자 2587명 중 180명이 신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교조 부산지부는 “공교육에서도 방과후학교 바우처 제도 등을 통해 저소득 계층 자녀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결국 공교육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비판한 반면 사상구 학원연합회측은 “사교육의 순기능도 있고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사교육 조장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기사 보기>
여러분은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Posted by '토씨'


서울 은평을은 7.28재보선의 전략지역이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나온다고 전제하면 그렇다.

이재오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더불어 이명박 정부의 핵심사업인 4대강 사업 전도사다. 그런 그를 누르면 대여 메시지가 선명해진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의 확고한 심판 의지를 또 한 번 전달할 수 있다.

그래서 민주당 안팎에서 개혁 공천을 거론한다. 이명박 정권의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 상징성과 선명성이 큰 인물을 내세워 판을 키우고 선거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타당한 주장인데도, 그리고 재보선이 코앞인데도 움직이지 않는다. 민주당 지도부는 쓰다 달다 말 한 마디 하지 않는다. 팔 걷어붙이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인물난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전에는 선거 승리를 보증하지 못하는 정당이었기에 후보군이 몸을 사렸지만 지금은 아니다. 반MB 표심이 확인됐기에 야당 후보도 한 번 해볼 만한 자리로 인식될 만하다. 민주당이 사람을 찾고자 하면 못 찾을 것도 없다.

다른 요인을 살펴야 한다. 다른 선거, 즉 당 대표 경선이다.


민주당 안에서 은평을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물들은 ‘준척’이다. 최고위원(장상ㆍ윤덕홍)과 상임고문(한광옥ㆍ정대철)이 각각 두 명이다. 한 표가 아쉬운 당 대표 후보로선 크지는 않지만 무시할 수도 없는 영향력을 지닌 인물들이다. 표를 모으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표를 갉아내는 데는 한 힘 쓸 수 있는 인물들이다. 이들과 척을 지면 좋을 게 없다. 앞장서서 이들의 배제를 주창하면 자신이 당 대표 경선에서 맨 먼저 배제될 수 있기에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당선가능성이 문제가 되면 모르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두터운 반MB표심이 재보선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믿기에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다. 야권연대만이 승리를 담보하면 모르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절박하지 않다. 야권연대가 아니어도 당선될 수 있다고 믿기에 굳이 안달할 이유가 없다. 이럴 땐 좋은 게 좋은 거다.

형편이 이렇다. 민주당이 민심에 역행할 여지가 상존한다. 반MB 정서에 편승해 반표심 공천을 감행할 소지가 엄존한다.

방법은 달리 없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는 수밖에 없다. 제 머리 못 깎는 그들에게 바리캉을 드는 수밖에 없다. 누가 봐도 고개 끄덕일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인물을 당의 틀을 뛰어넘어 시민후보로 내세워야 한다. 이렇게 해서 민주당 내의 ‘거래’ 여지를 봉쇄하고 ‘역행’ 기미를 차단해야 한다. 나아가 이렇게 해서 민주당 전당대회를 진보논쟁으로 몰아가야 한다.

언제까지 밥상 차려주고 수저까지 쥐어줘야 하는지 갑갑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지금 당장은 이게 적정 해법이니까.

▲사진=민주당 지도부가 6.2지방선거 당선자들에게 꽃을 달고 있다. ⓒ민주당

Posted by '토씨'


예상은 했다. 조짐도 있었다. 그래서 낯설지 않다.

당권은 그 자체가 유혹거리다. 더구나 이번에 당권을 거머쥐면 별 탈이 없는 한 2012년 총선 공천을 주도한다. 당 내에 대권 도전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뿐인가. 지방선거에서 ‘횡재’까지 했다. 이 ‘횡재수’가 2012년 총선 때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니 당권은 곧 ‘로또’다. 그래서 민주당 사람들이 파당을 지어 피터지게 싸우는 것이다. 떡이 커지면 군침도 많이 흘리는 법이다.

해도 너무 한다는 말은 하지 말자. 아무리 그래도 할 일은 하라는 말도, 후보단일화를 모멘텀 삼아 야권연대 논의를 더욱 숙성시키라는 말도, 지역 편중 현상과 회색 노선을 차제에 재검토하라는 말도 하지 말자. 그런다고 될 일이 아니다.

어차피 3개월이다. 전당대회를 늘이고 줄일 수 있는 기간은 선거를 전후로 3개월에 불과하다. 전당대회를 미루고 이 기간 동안 민주당의 환골탈태와 물갈이를 이룬다는 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어차피 이번 전당대회는 ‘그들만의 잔치’로 끝날 수밖에 없다.

여지도 별로 없다. 그 밥에 그 나물이다.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 하는 사람들 대개가 흘러간 ‘올드보이’이거나 이미 심판 받은 ‘패자’다. 민주당을 구성하는 의원 대개도 새로운 시대 흐름에 부응하지 못하는 ‘노장’이거나 색깔이 불분명한 ‘회색인’이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면 어차피 선택수는 ‘비빔밥’ 밖에 없다.


국민 입장에선 차라리 7.28재보선 공천에 더 많은 관심을 쏟는 게 생산적이다.  MB정부 뿐만 아니라 민주당에게도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 재보선이 효과적이기에 그렇다. 민주당 내에서 7.28재보선의 최대 격전지인 서울 은평을 후보로 ‘올드보이’를 공천하려 한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기에 그렇다.

그래야 ‘이후’를 대비할 수 있다. 단 한 사람이라도 더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인사가 민주당에 들어가 환골탈태의 선봉장 역할을 해야 전당대회 ‘이후’를 준비할 수 있다. ‘그 밥’과 ‘그 나물’이 2012년 총선 공천을 주도하고 대권 도전로를 독점하려는 움직임에 탈을 낼 수 있다. ‘새 술’이 들어가야 ‘새 부대’를 만들 여지를 만들 수 있다.

굳이 전당대회를 규정하고 싶다면 내거는 게 좋다. 민주당의 문호를 개방할 수 있는 방안, 즉 개혁적 공천을 이룰 수 있는 제도적 장치, 야권 연대 논의를 숙성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뭐냐고 출마자들에게 묻고 답을 요구해야 한다. 그렇게 환골탈태의 계기를 강제하고 기정사실화 해야 한다.

‘계륵’ 민주당을 대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분리하는 것이다. 살점과 뼈를 가르는 것이다. ‘뜨거운 감자’ 민주당을 대하는 가장 유용한 방안은 기다리며 준비하는 것이다. 포크를 들고 먹기 좋을 정도로 식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사진=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장면 ⓒ민주당 홈페이지

Posted by '토씨'


청와대로선 어쩔 수 없다. 지방선거에서 졌다고 냉큼 인적쇄신을 단행하고 세종시ㆍ4대강에 손을 대면 밑천이 바닥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말한 것처럼 7.28재보선이 문제다. 모두 8곳에서 치러지는 재보선, 미니 총선이 될 수밖에 없는 재보선, 또 한 번의 정권 심판장이 되게 돼 있는 재보선에서마저 지면 어떻게 되겠는가. 인적쇄신을 단행하고 세종시ㆍ4대강에 손을 댔는데도 또 지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 때 가서 뭘 또 내놓겠는가.

가정상황보다는 실제상황에 가깝다. 7.28재보선이 치러지는 8곳의 면면을 보면 그렇다. 서울 1곳, 인천 1곳, 강원 3곳, 충남ㆍ북 각 1곳, 광주 1곳이다. 모두 야당 광역단체장을 배출한 곳이다. 그만큼 반MB정서가 강한 곳이다.

일단 진다고 보는 게 속 편하다. 7.28재보선에서도 여당이 패배할 것이라고 상정하고 정치 일정과 계획을 짜는 게 효율적이다. 인적쇄신을 하더라도 재보선이 끝난 다음에 하고, 정책기조를 바꾸더라도 재보선 결과를 본 다음에 하는 게 낫다. 그래야 지불하는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또 아는가. 청와대의 다짐처럼 중도실용을 전면에 내세워 여론몰이를 하면, 여권의 계획처럼 거물들을 대거 재보선에 내세워 선전을 하면 의외의 성과를 거둘지 누가 알겠는가. 그러면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인적쇄신도 소폭으로 줄일 수 있고 정책기조도 큰 틀을 유지할 수 있다.

청와대로선 밑져야 본전인 게임이다. 그래서 일단 버티는 것이다. 여당 초선의원들의 정풍 수준의 쇄신 요구도, 야당의 내각 총사퇴 요구도 일단 못 들은 체 하는 것이다.

주목할 건 그 다음이다. 어차피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라면 7.28재보선 후 딱 한 번만 치르는 게 효율적이라는 청와대의 판단 기저에 깔려있는 또 다른 셈법이다. 7.28재보선을 ‘바닥’으로 설정하고 이후 상승장세를 꾀하는 또 다른 전략이다.

청와대가 이렇게 판단하는 데에는 두 개의 근거가 있다. 하나는 경제고 다른 하나는 의석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말하지 않았는가. “1분기 경제성장률이 7년 만에 최고”라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서민과 취약계층을 보듬는 친서민 기조를 어이갈 것”이라고. 이 말엔 기대가 깔려있다. 경제 성장 기조를 이어가면, 여기에 ‘친서민 이벤트’를 가미하면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 때의 민심을 다시 조성할 수 있다는 기대다. 선거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수도권 화이트칼라층을 다시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기대다.

국회는 변하지 않았다. 지방권력은 야당에 내줬지만 의회권력은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 사실이 믿음을 키운다. 의제 설정권을 갖고 있는 청와대가 적당한 시기를 골라 선거 여파를 차단하는 거대 이슈를 터뜨리고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이를 뒷받침하면 청와대가 국정주도권을 다시 거머쥘 수 있다는 믿음이다. 터닝 포인트에서 회심의 일격을 가하면 내년까지 권력기반을 공고히 다질 수 있다는 믿음이다.

관건은 한나라당 의원들이다. 남유럽발 재정위기와 같은 외부변수를 제외하고 순전히 내부변수만을 살피면 관건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동요폭에 달려있다.

지방선거에서 직격탄을 맞은쪽은 친박이 아니라 친이다. MB정권을 떠받치고 있는 친이가 반MB 바람에 휘말려버렸다. 이들이 동요하면, 이들이 정권의 명운보다 금배지의 수명에 더 신경을 쓰는 상황이 연출되면 청와대가 꾀하는 ‘대반전’의 동력이 줄어든다. 그래서 필수다. 무슨 일이 있어도 친이를 확고히 틀어쥐어야 한다.

순탄치는 않아 보인다. 7.28재보선까지는 반MB 정서를 달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부채질할 공산이 크기에 그렇다. 인적쇄신과 정책기조 변경에 ‘배째라’로 일관하면 반MB정서가 더 커지기에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정하지 못한다. 청와대가 친이에게 어떤 ‘시그널’을 보낼지 알 수 없기에, 친이의 쇄신 움직임이 용두사미로 끝난 게 한두 번이 아니기에 단정하지 못한다. 곪아가는 상처가 곧 터질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없다. 

▲사진=한나라당 초선의원들이 6일 모임을 갖고 쇄신책을 논의하고 있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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