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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언론이 난리다. ‘동아일보’는 “여권이 구제역 침출수에 빠졌다”는 한나라당 안팎의 흉흉한 말을 전하면서 강원도와 경남 김해을 선거결과가 구제역 민심에 의해 좌우될지도 모른다고 전한다. ‘중앙일보’는 한 발  더 나아가 “구제역으로 인한 민심이 흉흉하다”며 “구제역 재앙이 제2의 광우병 사태로 번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왜 아니겠는가. 구제역 침출수가 여의도로 흐르면 문제가 커진다. 정치판을 흔들고 국정을 흔든다.

정책이 곧바로 정치문제화 하는 건 아니다. 특정 사안, 특정 정책이 사회적 시빗거리가 된다고 해서 그것이 곧장 정치지형을 규정하는 게 아니다. 의견이 즉각 태도로 전화되는 것 또한 아니다. 특정 사안, 특정 정책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세운다고 해서 그것이 즉각 표심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다. 거기엔 단서가 따른다. ‘그들의’ 문제가 ‘나의’ 문제가 돼야 한다는 단서다. ‘관전자’의 입장에서 ‘당사자’의 입장으로 바뀌어야만 정책에 대한 정치적 민감지수가 올라가면서 의견이 태도로, 태도가 행동으로 전환된다.

그런 점에서 구제역 침출수는 단서조항의 벽을 통과하고 있다. 전국 지도를 ‘곰보빵’으로 만든 구제역 매몰지 지도가 농촌문제를 전국의제로 전환시키고 있다. 뻘건 침출수와 밀도 높은 바이러스 검출량이 축산문제를 환경문제로 전환시키고 있다. ‘강 건너 불’을 ‘발등의 불’로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결코 발생해서는 안 되지만 행여 발생할지도 모를 일이 현실화 된다면 문제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진다. 구제역 침출수가 4대강 본류로 흘러들고, 매몰지 바이러스가 전염병을 유발하면 민심은 3도 이상의 화상을 입고, 그 화기는 고스란히 여권으로 향한다.

혹여 한강 수계에 조성된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흘러나와 팔당 상수원으로 흘러들면 문제는 극점에 이른다. 정국 향배의 키를 쥐고 있는 수도권 민심에 불을 지르고, 이명박 정권의 정치적 주춧돌인 친이계에 회복 불능의 내상을 입힌다.

단순히 정치판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다. 이명박 정권의 핵심 국정과제인 4대강 사업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뻘건 구제역 침출수가 4대강 공사현장에 흐르는 황톳물과 뒤섞이면 4대강 사업의 명분이 흔들린다. 4대강 수질을 살리려 한다는 명분이 4대강 수계에 제멋대로 조성한 매몰지의 흉측한 몰골에 압도당하고, 더불어 이명박 정권의 핵심 국정은 이율배반의 멍에를 뒤집어쓰게 된다.

혹여 이 현상이 한강 수계에서 발생하면 4대강 사업을 상대적으로 먼발치에서 바라보던 수도권 민심을 흔들면서 여론 지형을 뒤바꿔 버린다.

보수언론은 그래서 빨간불을 켜는 것이다. 문제가 보통 심각한 게 아닌데도 하릴없이 뒷짐 지거나 쓸데없이 개헌불만 지피는 모습이 답답해 청와대가 직접 나서라고 다그치는 것이다.

▲사진=경북 영천 고경면의 한 매몰지에서 핏빛 침출수가 흘러나와 분뇨 차량으로 처리하고 있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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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만남은 ‘소문난 잔치’다. 먹을 게 별로 없는 잔치란 뜻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만나서 여러 가지 국정 현안에 대해 기탄없이 얘기하면 좋겠다”고 했지만 그럴 여지가 별로 없다. 최대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박근혜 총리’ 건은 이미 물 건너갔다. 지난 16일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그렇게 선언했다. “이제 끝난 문제”라고 했다.

최대 안건이 물 건너간 상황에서 두 사람이 기탄없이 얘기할 게 뭐가 있을까? 4대강 사업? 이건 합의를 보기 어렵다. 이 문제에 관한 박근혜 전 대표의 입장은 ‘발 안 담그기’다. 정부와  국민 사이에 벌어지는 치열한 논란에서 한 발, 아니 두 발 비껴 나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야 협조를 당부하고 싶겠지만 박근혜 전 대표가 내보일 수 있는 반응의 최대치는 ‘소이부답’이다.

이것 말고도 있긴 하다. 권력실세들의 국정농단 의혹사건도 있고 다시 불거진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도 있다. 하지만 하나는 이명박 대통령이 껄끄러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박근혜 전 대표가 반대하는 것이다. 논의해봤자 갈등만 유발하는 의제들인 것이다.

이런 현상을 피하기 위해 여러 소소한 국정에 대해 얘기를 나눌 수는 있겠지만 이는 중요하지 않다. 두 사람의 회동을 염원하고 주선한 이들의 목표가 계파 화합, 보수 연합이란 점에 입각해 볼 때 ‘급’이 안 맞는 사안들이다.

빈약한 의제만이 근거는 아니다. 두 사람의 회동이 ‘소문난 잔치’로 끝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하는 다른 근거가 있다.


지난 16일 물러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부부싸움을 해도 화해하려면 따질 건 따지고 넘어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권 실세, 청와대 핵심으로 통했던 그가 정치권과의 갈등, 세종시 국회 부결과정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여기서 엿볼 수 있다. 이동관 전 수석은 청와대를 가해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청와대도 피해자라고, 백 번 양보해서 봐도 쌍방 과실의 당사자라고 생각한다.

이 전 수석의 이런 정서가 그 개인의 것이 아니라 청와대 전체가 공유하는 정서라면 두 사람의 만남에 군불을 때는 사람들이 바라는 ‘진정성 있는 대화’는 어렵다. 대화를 하기는 쉬워도 대화f를 좋게 끝내기는 어렵다. 싸움 끝에 화해를 시도하다가 더 큰 싸움을 벌이는 여느 부부들처럼 더 큰 갈등을 안고 등 돌릴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만남은 전혀 준비돼 있지 않다. 의제도 그렇고 정서도 그렇다. 그런데도 이미 날짜를 잡았다. 7.28재보선 전후로 만나기로 잠정 약속했다.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두 사람의 만남은 통과의례다. 여권 내에 일고 있는 위기감과 화합 주장을 달래기 위해 잠시 짬을 내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자기 지역구 행사에 나가 눈도장 한 번 찍고 돌아서는 것처럼 책 잡히지 않기 위해 인사치레를 하려는 것이다.

이미 확인되고 있지 않은가. 청와대와 친이는 한나라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일로매진하고 있고, 박근혜 전 대표는 총리직을 거부하고 박사모는 친이 핵심 이재오 후보의 낙선운동에 몰두하고 있는 점이 확인되고 있지 않은가. 이런 마당에 두 사람이 만나다고 뭘 바꿀 수 있겠는가.

▲사진=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해 9월 16일 청와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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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세종시 문제 외에 다른 문제로 이명박 대통령과 각을 세운 적이 있었나? 공천ㆍ인사 같은 정치 요인 외에 정책 요인을 갖고 정면대결을 불사한 적이 있었나?

없거나 약하다. 본인은 지난 16일 친박계 초선 의원 8명을 만나 미디어법이나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해서도 할 말 다 했다고 주장했지만 그건 그의 주장일 뿐이다. 다른 주장도 있다. 미디어법은 틀었다가 유턴했고, 쇠고기 수입 문제는 원칙론, 양비론을 펴는 데 그쳤다는 주장이다. 더불어 사실도 있다. 4대강 문제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는 사실이다.

이렇게 되짚는 이유가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과거가 이명박 대통령의 미래를 점치는 힌트가 되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서 전망한다. 세종시 수정안 부결로 이명박 대통령이 조기에 레임덕에 빠져들 수 있다고 전망한다. 세종시 수정안 부결을 통해 수적 열세를 절감했기에 국정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런 전망엔 전제가 깔려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처한 정치적 현실, 즉 수적 열세가 지속되고 강화될 것이란 전제, 그리고 박근혜 전 대표가 수적 압박의 선봉에 설 것이란 전제다.

하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미디어법과 쇠고기 수입 문제, 그리고 4대강 사업에 대해 보여 온 박근혜 전 대표의 태도만이 근거는 아니다. 하나 더 있다. 친박계 초선 의원 8명과의 만남에서 추가한 그의 말 한 마디다. 그가 그랬다. 당 대표 출마 요구에 대해 “당 대표를 맡아 정책에 대해 바른 소리를 하면 또 다시 친이-친박 갈등으로 비칠 것”이라고 대답했다.

명백하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 당장, 지속적으로 대립각을 세울 생각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과 거리를 두면서 ‘광 팔’ 기회를 모색할지언정 정면 대결을 불사하면서 ‘대박 아니면 쪽박’ 베팅을 할 생각은 현재로선 없다.

그럴 만하다. 박근혜 전 대표가 세종시 수정안 부결에 앞장서 정치적 위상을 재확인하고 정치적 기반을 다졌다고는 하나 마냥 이득만 챙긴 건 아니다. 세종시 수정에 찬성했던 보수파 다수의 눈화살을 맞아야 하는 처지에 빠지기도 했다. 지방선거 패배 후 보수파 내에서 당의 화합, 나아가 보수연합 주장이 나오는 판에 보수정권의 기반을 허물어뜨리는 일에 앞장설  이유가 없다. 박근혜 전 대표 입장에서 지금은 관리할 때이지 결판 낼 때가 아니다.

물론 박근혜 전 대표의 계획대로 세상이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당장 현안이 불거졌다. 쇠고기다. 이명박 대통령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전시작전권 전환시점 연기와 한미FTA 실무협상을 합의하는 바람에 쇠고기 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정부는 전작권과 FTA는 별개라고, FTA와 쇠고기 역시 별개라고 주장하지만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은 많지 않다. 오히려 상당수 국민은 쇠고기 수입 확대가 FTA 비준의 조건이고, FTA가 전작권의 조건이라는 지적에 고개 끄덕인다. 이런 여론이 강화되면 극심해진다. 2008년 때처럼 촛불이 밝혀질지는 미지수지만 논란이 극심해질 것만은 분명하다.

박근혜 전 대표로선 시험이요 시련이다. 전작권과 FTA와 쇠고기를 갈라서 말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시험이요 양시양비론을 구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시련이다. 그의 어록 후렴구가 된 “국민이 원하는대로”를 읊조리면 그의 이념적 정체성이 도마 위에 오름과 동시에 집토끼가 반발할 테고 ‘수입 개방 지지’를 주창하면 그의 정치적 외연이 좁혀지면서 산토끼가 펄쩍 뛸 것이다.

여기까지다. 박근혜 전 대표가 정면대결을 피하며 거리두기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시한은 여기까지다. 이 시한을 넘기면 박근혜 전 대표는 입장을 정해야 한다. ‘가’든 ‘부’든 똑부러지게 말해야 한다. 특유의 '묵언전술'로 소나기를 피하려 해도 여론이 풀어주지 않을 것이기에 한 마디 해야 한다.

그에 따라 갈릴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의 선택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심화될 수도 있고 연기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러니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은 미우나 고우나, 좋든 싫든 ‘국정의 동반자’요 ‘정치 파트너’다.

▲사진 =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2008년 1월 회동장면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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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큰 물고기는 잡았다가 놓친 물고기다. 자로 잴 필요도 없고 어탁으로 뜰 필요도 없는, 마음속의 월척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에겐 세종시가 그런 것이다.

그에겐 ‘확신’이었다. “국정의 효율을 생각하든, 국가경쟁력을 생각하든, 통일 후 미래를 생각하든”(14일 대통령 대국민 연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게 세종시 수정안이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어항에 담을 수 있다고 믿은 월척이었다. “전국적으로 보면 찬성이 50%가 넘는 (게)”(16일 총리 국회 답변) 세종시 수정안이었다.

이러니 얼마나 안타깝겠는가. 묵직한 손맛이 전율을 타고 전해졌는데 입맛을 다셔야 하니 얼마나 속이 상하겠는가.

그래서 친이계 의원들을 앞세워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에 부의하려는 것이다. 비록 손에서 놔줘야 하지만 그래도 기록에 남기기 위해 ‘인증샷’이라도 찍으려 하는 것이다.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찬반 의원 명단을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기 전에 잡기 월척을 잡을 뻔했다는 ‘흔적’을 역사에 남기려 하는 것이다. 마음속의 월척이었던 만큼 흔적 또한 그에 걸맞은 크기로 남기려 하는 것이다.

이해한다. 이것저것 다 빼고 인지상정 차원에서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아쉬움만큼이나 클 야속함까지 이해한다. 국민의 50%가 세종시 수정안을 찬성하는데도 국회 의석으로 바리케이드를 치는 야당과 친박을 향한 야속함과 섭섭함까지 이해한다. 하지만 이해하지 못한다. 역지사지 차원에서 보면 그 다음은 이해할 수 없다.


‘확신’은 논외로 하자. 저마다 갖고 있는 ‘확신’을 앞세우면 평행선을 달릴 테니까. 정운찬 총리뿐만 아니라 여권 인사 다수가 합창한 ‘찬성률 50%’만 갖고 이야기 하자.

‘찬성률 50%’를 상회하는 건 세종시 수정안만이 아니다. 과거의 미디어법도 그랬고 지금의 4대강 사업도 그렇다. 50% 정도가 아니라 70%, 80% 가까운 국민이 반대했고 반대한다. 그런데도 밀어붙였고 밀어붙인다.

야당의 마음이 어떨까? 언론ㆍ환경단체, 나아가 국민의 마음은 어떨까? 국회 의석으로 바리케이드를 치는 여당과 이명박 대통령을 보는 마음이 어떨까? 같거나 더 클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갖는 답답함만큼이나 속 터질 것이고, 이명박 대통령이 갖는 섭섭함만큼이나 속이 상할 것이다. 50%가 아니라 70%, 89%의 반대율을 보이는 사안조차도 마구잡이로 밀어붙이는 여권의 행태를 보면서 부글부글 끓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알까? 이런 국민의 마음을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헤아릴까?

▲사진=국회 국토해양위가 22일 전체회의를 열어 세종시 수정법안을 부결시키고 있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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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대표가 사퇴하고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물러난다고 해서 바뀔까? 4대강사업을 중단하고 세종시 수정을 포기한다고 해서 바뀔까? 국정기조가 완전히 바뀔까? 바뀌지 않는다. 가지는 치겠지만 뿌리를 도려내지는 못한다.

이명박 대통령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본심을 부각하고자 하는 말 또한 아니다. 어쩌면 그는 바뀔지 모른다. 본심은 몰라도 낯빛은 필요에 따라 바꿀지 모른다. 그래도 바뀌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는 세력, 이명박 대통령이 더더욱 의지하지 않을 수 없는 세력이 바뀌지 않는 한 이명박 대통령의 본심은 바뀔 수 없다.

찬찬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여권이 지방선거에서 완패한 주된 이유는 두 가지다. 여론조사와 천안함이다. 전자는 오판을 불렀고 후자는 오용을 낳았다. 전자는 범보수표만 결집해도 선거 승리는 무난하다는 착각을 낳았고, 후자는 범보수표 결집을 위한 행동을 촉구했다.

하지만 달랐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넘나든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수도권에서 여당 후보들이 여유있게 승리할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도 ‘뻥’으로 드러났다. 50%를 넘나든 건 MB가 아니라 반MB였고, 차이를 보인 건 여야 후보의 지지율이 아니라 실제와 가상이었다. 

천안함 또한 달랐다. 대통령이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북한에 대한 응징에 들어가면 범보수표가 결집할 것이란 전망과 기대 또한 ‘뻥’으로 드러났다. 결집한 건 범보수표가 아니라 범민주표였고 분열한 건 범보수 내에서의 강과 온이었다.

이 점을 돌아보는 이유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에워싸고 있는 세력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가 이 두 현상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를 헛발질로 내몬 가장 큰 사유는 공포였다. 멀리는 미네르바와 ‘PD수첩’에 대한 수사부터 가까이는 천안함 유언비어 단속과 선관위의 선거쟁점 논의 금지가 정부에 비판적인 발언을 잘못했다가는 걸린다는 공포를 자아냈고, 이 공포가 야당표를 꼭꼭 숨게 만들었다. 천안함도 그랬다. 과도한 공세가 공포를 불렀다. 북한과 ‘친북좌파’에 대한 과도한 공세가 전쟁과 공안에 대한 공포를 불렀고, 이 공포가 거꾸로 안정과 평화 희구심리를 자극했다.

주목지점은 주체다. 이렇게 공포를 유발한 주체는 MB정부만이 아니었다. 이명박 대통령을 에워싸고 있고 MB정부를 떠받치고 있는 강경보수세력이 더 열성적인 주체였다. '광장'에 대한 적개심, 그리고 ‘레드’에 대한 적개심으로 똘똘 뭉친 이들이 MB정부에 ‘강경’을 주문했다. ‘촛불’에 데였고 ‘햇볕’에 탈수증 걸렸던 과거 경험을 적개심에 아로새겼던 이들이 ‘강경’을 주문했고 주도했던 것이다.

이들은 변하지 않는다. 선출된 권력이 아니어서 바뀌지 않고 직접 심판 받을 일이 없어서 바뀌지 않는다. ‘광장’을 억누르고 ‘레드’를 축출해야 자신들의 세력기반과 영업기반이 넓어지기에 바뀌지 않는다. 판이 바뀌고 정세가 바뀌면 자신들의 입지가 축소되기에 바뀌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들로부터 탈출하지 못한다. 정치적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짜’ 중도실용노선을 채택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추진할 힘이 없기에 그렇다. 강경 보수세력을 버리고 온건 보수세력, 그리고 중도층에 기대어 ‘진짜’ 중도실용노선을 펴고 싶어도 온건ㆍ중도층의 세력이 미미하기에, 온건ㆍ중도층이 언제 또 표변할지 모르기에 힘을 얻을 수 없고 믿음을 키울 수 없다. 자칫하다간 권력기반이 일거에 허물어지는 불상사를 당할 수 있기에 모험할 수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쩔 수 없다. 미우나 고우나 ‘믿는 구석’에 더 의지할 수밖에 없다. 강경 보수세력의 등에 올라타 달릴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바뀌지 않는다. 냉전, 수구, 퇴행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기에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가 없다.

▲사진=이명박 대통령이 5월 24일 천안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기 위해 전쟁기념관에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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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웬일로?
정부가 간통죄를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법무부 산하 형사법개정특위가 최근 회의를 열어 형법 241조 간통죄를 삭제하기로 합의한 건데요. 법무부는 올 상반기까지 형법 개정안을 정부 입법안으로 확정해 올 연말쯤 국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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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길을 끄는 건 법관인사위. 법관 인사에 법무장관의 입김을 ‘우회적으로’ 불어넣겠다는 건데. 재판관여한 신영철 대법관이 ‘형님!’ 하겠네. 

법상식 공부 다시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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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왜 피멍 드나 했더니 ‘쪼인트’ 때문이었구만.

死대강 사업의 사례
4대강 사업으로 일자리를 잃게 될 농민이 2만 4763명입니다. 하천 둔치에서 농사를 짓던 사람들인데요. 조정식 민주당 의원이 국토부에서 입수한 ‘지자체 하천점용 경작지 현황ㆍ사업구간내 사유지’ 자료에 나온 내용입니다. 정부는 점용허가를 받은 농민과 농지에 대해서는 2년치 영농비를 보상할 계획이지만 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농가에는 보상을 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기사 보기>
4대강 사업이 ‘死대강 사업’일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

상경객 봇짐 뺏는 격
사립학교 입학금이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합니다. 일부 자율형 사립고의 경우 20만원으로, 일반 국ㆍ공립고 1만 4100원의 14배에 달합니다. 서울지역 외고 입학금은 모두 40만원이며, 경기지역 일부 외고는 50만원입니다. 사립대도 마찬가지인데요.  한국외대가 103만원으로 가장 비싸고 이어 고려대 102만 9천원, 동국대 102만 2천원, 연세대 101만 8천원, 성신여대 100만 2천원 순입니다. 입학금 책정기준이 없어 빚어진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일부 대학은 등록금을 동결한 뒤 입학금을 올리는 편법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기사 보기>
비유하자면 서울역에서 두리번거리는 상경객의 봇짐 뺏는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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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정리하면 교육감의 권한을 축소하겠다는 건데, 시도교육감 선거 전망이 암울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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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게…. 유권자는 밥 한 끼 얻어먹어도 최대 50배의 과태료를 무는데 겨우 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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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떠나 한 가지 의문사항만 제기하면…. 직선 교육감의 권한을 임명제 교육장에게 넘기면 비리가 없어지나요?

학력평가 예산 없애면
진보신당이 시도 교육청의 지난해와 올해 예산자료를 분석한 결과 학력평가 예산은 올린 반면 급식 예산은 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충북의 경우 지난해 학력평가 예산은 지난해 11억 7400만원에서 올해 59억 700만원으로 403% 증액한 반면 급식 예산은 144억 7900만원에서 117억 1400만원으로 19.1% 줄였습니다. 서울도 학력평가 예산을 48.3% 늘린 반면 급식 예산을 11.9% 줄였습니다. <기사 보기>
거꾸로 해석합시다. 학력평가 예산을 없애면 무상급식 예산은 확충됩니다.

자기표절 했다는 얘기
어제 치를 예정이던 대전지역 초등학교 6학년 자체 진단평가가 전격 취소됐는데요. 대전교육청은 현재 6학년이 5학년이던 지난해 11월 이미 진단 평가를 치러 불필요하다는 여론이 많아 취소했다고 밝혔지만 이유는 다른 데 있었습니다. 시험문제가 2008년 전국 6학년을 대상으로 치른 문제를 그대로 베낀 것이었던 건데요. 전교조가 이 문제를 제기하자 대전교육청은 “문제는 2008년 당시 서울시교육청 주관으로 전국 시도 교육청이 참여해 출제한 것이어서 베낀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기사 보기>
대전교육청의 주장은 완전 표절이 아니라 자기 표절이라는 것.

제2롯데월드는?
포스코가 2008년 6월 경북 포항시 동촌동에 신제강공장 증축공사에 들어가 1년 공사 끝에 높이 84.7미터의 건축물 골조를 완성했는데요. 이 건축물은 해군전투비행단 활주로에서 2키로 떨어진 곳으로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상 비행안전 5구역에 해당돼 66.5미터 이상 구조물을 세울 수 없는 곳에 지어진 것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군이 공사를 중단시키고 이상희 당시 국방장관이 법적으로 대응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는데요. 하지만 국방부가 돌연 태도를 바꿔 지난 2월 국회 보고를 통해 “올해 1~3월 비행안전 영향평가를 실시해 건축허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달 19일 “지역구가 포항인 동료 국회의원에게 ‘제발 봐 달라’는 청탁을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기사 보기>
유승민 의원 주장을 들으니까 궁금해지네요. 제2롯데월드는 누가 ‘제발 봐 달라’고 청탁한 걸까요?

후원금 내면 후원 받는다?
장애인고용공단이 지난해 11월말 기획관리실장 명의의 이메일을 전국 지사 기관장들에게 보냈습니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이사장님과 이사님들의 인맥으로 조직확대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기관장님들도 잘 알겠지만 이런 일은 정공법으로는 안 된다…이 사안이 국회 환노위에서 의결되고 예산결산심의위를 거쳐 본회의까지 가려면 갈 길이 멀다. 이분들(국회의원)에게 계속 도움을 받으려면 후원금 밖에 없다.” 공단은 이와 함께 “각 기관장들은 이번 취지를 충분히 2급 상당 직원들에게 설명하고 동참을 부탁해 달라”며 후원금을 본부 기획관리실 송모 직원 계좌로 보내라고 적었습니다. <기사 보기>
후원금을 내면 후원을 받는다는 얘기.

산골벽지의 4대강 사업
정부가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6월부터 광주 광산구 왕동마을 앞 왕동저수지를 넓히고 둑을 높이는 사업을 시작하는데요. 이 사업을 하면 마을 일부가 물에 잠기고 진입로마저 없어져 마을이 섬이 되는데도 이주ㆍ보상대책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이 4개월째 매일 마을회관 앞에서 ‘4대강 살리기 반대’ 외치고 있다고 합니다. <기사 보기>
참고사항 한 가지. 왕동마을은 영산강 지류에서 6키로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감기에 걸려도
보건복지가족부가 올해부터 기초생활수급자의 근로능력 판정기준을 새로 적용하고 있는데요. 먹는 약 개수와 근로능력을 연관 짓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당뇨가 있어 약을 한두 가지 먹고 있으면 근로능력 1단계로, 서너 가지 먹고 있으면 2단계로 판정하는 식인데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가 이의 전면폐기를 요구했습니다. “약을 많이 먹어도 당뇨 합병증이 없어 일할 수 있는 능력이 더 뛰어난 사람도 많다”며 “먹는 약 개수로 근로능력을 평가하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는 게 인의협의 주장입니다. <기사 보기>
감기에 걸려도 항생제에 소화제에 진통제에 진해ㆍ거담제까지 대여섯 가지 약을 먹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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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