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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전운이 감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7일 이후 직권상정 가능성을 시사하고 고흥길 문방위원장은 26일 미디어관련법 상정을 예고한다. 파국으로 내달리고 있는 것이다.

근데 이상하다. 한나라당 안에서 다른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문방위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이 말했다. “(미디어 관련법을)상정만 해준다면 2월 중에는 처리하지 않겠다는 수정제안도 (민주당이)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한나라당의 3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이 말했다. “괜한 정치적 논란을 일으킬 법안은 뒤로 미루고 한나라당이 경제에 올인 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또 있다. 여권 실세인 이상득 의원이 지난 8일 이명박계 비공개 모임에서 했다는 말이다. “앞으로 100일이 국정을 판가름한다”고 했다.

종합하면 이렇다. 한나라당은 전투태세를 갖추지 못했다. 당내 이견이 공공연히 표출될 정도로 집안 단속에 실패하고 있다. 초재기에 몰려있는 것도 아니다. 꼭 2월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절박감도 없다. 오히려 앞으로 100일을 내다볼 정도다.

그럼 뭔가? 성동격서 전략일까? 야당의 말초신경을 미디어 관련법에 집중시킨 다음에 다른 쟁점법안을 처리하려는 걸까?

가능하지 않다. 한나라당이 이렇게 처리하도록 야당이 방치한다면 그건 거래 또는 전략의 기본도 모르는 행위다. 열세 야당이 강구할 수밖에 없는 연계전략 카드를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다. 이렇게 상상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오히려 이 점에 착목할 필요가 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경고했다.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직권상정할 경우 지난해 12월 외통위 사태가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상임위 활동 전면 보이콧을 경고한 것이다.

야당이 이렇게 나오면 쟁점법안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상임위가 사실상 마비되고 법안 심의는 중단된다. 결국 기댈 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뿐인데 이조차 불투명하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은 국민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할 때만 할 것”이라고 선을 그어버렸다.


그래서 궁금하다. 한나라당은 도대체 뭘 어쩌자는 것인가? 당장 처리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미디어 관련법으로 전운을 고조시키는 이유가 뭘까?

그게 고리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 입장에서도 미디어 관련법이 고리이기 때문이다.

의장 직권상정 카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 한나라당이 강구할 묘책은 따로 없다. 오로지 하나, 쟁점법안에 대한 일괄타결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먼저 변해야 한다. 핵심 쟁점인 미디어 관련법에 대한 입장을 조정해야 한다. 야당이 내세우고 국민이 그렇게 바라볼 정도로 ‘등가교환’의 모양새를 만들어줘야 하고 그러려면 최소한 미디어 관련법에서 양보안을 내놔야 한다. 철회 또는 대폭 수정 카드를 내놓고 금산분리와 출총제 같은 ‘경제법안’을 따내야 한다.

민주당 입장도 마찬가지다. 의석수가 절대 열세인 자신들 입장에서 일괄타결을 통해 주고받기를 하는 것 자체가 성과다. 그래서 굳이 마다 할 이유가 없다. 다만 한 가지가 걸린다. 거래품목이다, 사문화 되다시피 한 출총제를 내주는 것까지는 강구할 수 있어도 금산분리마저 맥없이 내주면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 경제민주화의 근간을 흔들었다는 지지층의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런 역풍을 피하려면 분산시켜야 한다. 관전자의 눈길을 상징효과가 큰 쪽으로 돌려야 한다.

맞아떨어진다. 미디어관련법을 놓고 전운이 고조되면 극적 효과는 배가된다. 한나라당의 ‘양보’는 대승적 결단이 되고 민주당의 ‘거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된다.

문제는 시기다. 일괄타결을 이룰 시기를 언제로 잡느냐가 중요하다. 당기면 잡음이 나온다. 여야 모두 ‘너무 쉽게 내줬다’는 내부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미루는 게 좋다. 가급적 2월 국회 이후로 미루는 게 좋다. 이왕이면 4월 재보선 쟁점이 되지 않도록 멀찌감치 미루는 게 좋다.

근데 난감하다.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그 사이에 몇 가지 변수가 돌출될 수 있다.

한나라당의 원내 지도부가 바뀐다. 누가 원내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타결의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

재보선 결과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행여 어느 한 당이 참패를 하는 상황이 빚어지면 정국지형이 바뀌고 이해의 균형관계가 깨진다.

여야 모두 일괄타결의 불가피성을 인정한다면 남는 문제는 결국 시기다. 어떤 시기에 어떤 모양새를 연출하며 일괄타결을 이뤄낼지가 관건이다. 무작정 당기지도 않고 마냥 미루지도 않는, 절묘한 타이밍을 잡아내는 게 관건이다.

물론 단편적일 수 있다. 이런 진단과 전망이 반쪽짜리에 불과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상수, 바로 청와대의 희망과 욕심을 살피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뜨뜻미지근한’ 홍준표 체제 대신 강성 원내 지도부를 세운 다음에 입법전쟁을 재촉발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한나라당 홈페이지

Posted by '토씨'

한나라당의 김무성 의원이 말했다. 박근혜계의 좌장인 그가 청와대 오찬모임이 끝난 지 만 하루가 지나지 않아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대통령 임기 1년 동안은 조용하게 협조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일체의 소리를 내지 않고 협조를 해왔다”고 했다. 그런데도 일부에서 왜 비협조적이냐고 비판을 했다며 “2월 국회가 끝나면 건전한 비주류로서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

해석의 여지는 없다.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이다. 제 갈 길 가겠다는 뜻이다. 여차하면 주류와의 정면대결도 불사하겠다는 뜻이다.

특별한 말은 아니다. 어차피 ‘여당 속 야당’ 길을 걸어온 박근혜계다. 제 목소리 내고 제 갈 길 가겠다는 얘기에 새로운 건 없다.

눈길을 끄는 건 시점이다. ‘마이 웨이’의 시작점을 2월 국회 종료 때로 설정한 게 도드라진다. 왜일까? 왜 이 때일까?

두 가지 요인이 있다.

하나. 여권의 계획대로라면 2월 국회는 MB입법을 마무리하는 국회다. 이명박 대통령 입장에선 국정의 기초를 닦는 국회이고, 한나라당 입장에선 ‘필수과제’를 털어내는 국회다. 이 점이 중요하다. 2월 국회에서 MB입법을 마무리하면 한나라당은 한시름 놓게 되고 박근혜계 입장에선 싸워볼 여지가 생긴다. 국정의 발목을 잡는다는 부담감을 떨쳐내고 당내 투쟁에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이 창출된다.

둘. 2월 국회가 끝나면 한나라당은 정비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4월 재보선 결과까지 반영하면서 당 지도부 전체를 물갈이하는 대규모 개편을 단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한 인물이 등장한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귀국한다. 이게 문제다. 그의 귀국이 한나라당 정비의 성격과 폭을 규정할지 모른다. 박근혜계를 포위·압박하는 방향으로 당 정비 방향을 몰아갈지 모른다. 김무성 의원이 지난해 말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귀국을 ‘전쟁선포’로 규정하면서 “신발끈을 동여매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걸 상기할 필요가 있다. 김무성 의원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어떨까? 박근혜계와 이명박계는 정말 일전을 불사할까? 일전을 불사하면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이르다. 결과를 예측하는 건 너무 빠르다. 결과보다는 오히려 전제를 먼저 되짚는 게 생산적이다.

김무성 의원은 ‘2월 국회 종료=MB입법 마무리’를 전제해 놓고 있지만 이게 어그러질지 모른다. 야당의 반대도 반대이지만 무엇보다도 박근혜 전 대표가 MB입법의 ‘과정’과 ‘국민적 공감대’를 언급한 점이 크다. 이 발언이 한나라당의 속도전에 브레이크를 걸고 그 결과 MB입법이 미완으로 끝날 수도 있다.

이러면 날카로워진다. 이명박계의 심기가 사나워지고 박근혜계에 대한 공세가 매서워진다. ‘통합’ 명분에 밀려 대놓고 싸우지 못하던 이전 태도를 벗어버리고 ‘책임’을 묻는 초강경 태세로 나올 수 있다. 과연 이런 공세를 박근혜계가 막아낼 수 있을까?

방어막은 있다. 4월 재보선이다. ‘미니 총선’이 될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하지 못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은 약화되고 한나라당의 내부 동요는 커진다. 그래서 필요하다. 박근혜 전 대표의 ‘선거 파워’를 용도폐기할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답보 또는 하락세를 보이면 보일수록 ‘박근혜 효과’의 효용성은 커진다.

사정이 이렇다. 유동 요인이 너무 많다. 전쟁 발발 요인과 전쟁 억지 요인이 혼재돼 있고, 화력의 세기를 좌우할 요인 또한 어지럽게 널려있다.

전망은 미루는 게 낫다. 선수들은 아직 경기장에 나오지도 않았다. 락커룸에서 몸을 풀고 있을 뿐이다. 천천히 기다리고 찬찬히 살펴도 된다. 선수들이 출발점에 섰을 때, 2월 국회의 끝이 보일 때 그 때 가서 전망을 해도 늦지 않다.

어차피 싸움의 본질은 ‘계파의 이익’이다. 관중까지 덩달아 다급해할 필요가 없다.

▲사진=김무성 한나라당 의원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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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전광석화·질풍노도의 속도전은 공염불이 됐다. 진군 나팔소리가 울려야 할 자리에서 파열음이 새어나온다. ‘경향신문’의 표현을 빌리자면 지금 공무원 사회는 난리도 아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온다. 개각 보도다. 오늘도 나왔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질되고 그 자리에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 앉을 것이라는 보도다. 그뿐인가. 한상률 국세청장의 사퇴를 놓고 입씨름이 오가고,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감사원의 내사를 받고 있다.

실상이 이렇다. 누구는 입각을 희망해 흘리고, 누구는 낙마에 반발해 저항한다. “현직들은 자리보전을 위해, 도전자들은 낙점 받기 위해, 세력들은 주도권을 쥐기 위해 상대를 겨냥한 각종 음해와 비난을 확대재생산하고(한국일보)” 있는 것이다.

분위기가 이러니 일이 제대로 될 리 없다. 국세행정에 매진해야 할 국세청장이 경주와 대구에 가 골프 치고 술 마신 게 대표적인 예다.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지하벙커에 들어가 독전하고 있지만 공무원 사회는 지하 깊숙이 숨어 두더지 게임을 하고 있다.

누굴 탓할 일이 아니다. 문제의 근원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다. 하는 건지 마는 건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게 하는 모호한 태도가 아전인수와 자가발전과 마타도어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해는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모호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대충은 이해한다.

MB입법이 연말에 마무리만 됐다면 이러지 않았을 것이다. 연내 입법만 달성했다면 정부와 한나라당을 아우르는 여권 인적 개편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12월에 사표를 받은 1급 고위공직자에 대한 후속인사도 말끔하게 처리해 공무원 사회의 전열을 정비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꼬여버렸다. MB입법이 2월로 넘어가 버렸다. 이러면 한나라당 인사의 ‘차출’이 어려워진다. 그 뿐인가. 급한 마음에 개각을 서둘렀다가 ‘강부자’ ‘고소영’ 논란이 다시 불거지면 기름을 끼얹는다. MB입법을 저지하기 위해 배수진을 칠 야당에게 창을 쥐어준다.

그래서일 것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나서 미뤄진 법안 처리가 더 중요하다며 개각이 이뤄진다면 그 시점은 설 연휴 이후일 것이라고 말한 이유가 이것일 것이다 .

근데 이 말 또한 모호하다. ‘설 연휴 이후’가 특정되지 않은 게 문제다. ‘설 연휴 이후’가 ‘2월 임시국회 직전’을 뜻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 2월 초일까? 아니다. 여야가 쟁점법안을 ‘합의처리 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고 ‘협의처리’하기로 했으니까 국회가 개회되자마자 뚝딱 MB입법을 밀어붙일 수는 없다. 어차피 2월 말까지는 가야 된다. 다시 말해 설 연휴 이후에도 개각의 조건은 창출되지 않는다.

참 난감하게 됐다. 개각을 서두르면 국회가 싸움판이 되고 개각을 미루면 공무원 사회가 싸움판이 된다.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쩔 것인가? 일각에서 거론하는 것처럼 단계적 개편을 강구할 것인가? 경제부처와 4대 권력기관장만 우선 바꾸려 할 것인가?

모른다. 이명박 대통령이 실제로 그렇게 할지 안 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안다. 그렇게 해봤자 큰 차이가 없다는 건 안다.

사실 그게 전부다. 경제부처와 4대 권력기관장이 개각의 팥소다. 최대 문제로 떠오른 민생과 민주와 직결되는 자리라는 점에서 그게 전부다. 자리 수로는 일부이지만 내용상으로는 이명박 집권 2년차를 상징하는 자리다. ‘부분’이라고 해서 국회와 국민이 ‘대충’ 넘어갈 성질의 자리가 아니다.

어차피 묘수는 없다. 정면돌파하거나 전면재검토 하거나 둘 중 하나다. 개각과 MB입법을 패키지로 묶어 단번에 밀어붙이거나 개각과 MB입법을 분리해 접근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

전자는 극심한 반발과 공격을 야기하는 문제가 있고, 후자는 국정 타이밍을 놓친다는 문제가 있지만 별달리 강구할 뾰족수는 없다. 어차피 정치나 행정 어느 한쪽에서는 감점요인을 안고 있는 것이다.

▲사진=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Posted by '토씨'

이상하다. 반길 줄 알았는데 경계한다. ‘미네르바’ 구속을 놓고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노란불을 깜박거린다. 


‘조선일보’가 그랬다. “‘미네르바’ 구속의 떡고물 챙기려는 무리들”을 비판했다. “여기에서 어떻게 정치적 이득이나 챙길까 두리번거리는 한 제2, 제3의 가짜들이 이 사회를 다시 한 번 크게 어지럽힐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가 그랬다. “미네르바 소동, 정치 쟁점화 대상 아니다”라고 힐난했다. “야권에서 사태를 과도하게 부풀려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짚은 행태”라고 했다.


뭘 경계하는 걸까? ‘미네르바’ 처벌은 당연하다고 앞장서 평가한 마당에 뭘 우려하는 걸까?



다른 데를 보면 안다.

‘동아일보’가 주장했다. “철부지 누리꾼들의 행위는 역설적으로 사이버 모욕죄 도입의 정당성을 뒷받침해줄 뿐”이라고 했다. 한나라당 제1정책조정위원장인 장윤석 의원이 말했다. “미네르바 수사는 사이버 공간에 대한 법적 규제 도입에 도움이 되는 면이 있다”고 했다.


바로 이거다. 사이버 모욕죄 도입에 미칠 영향이다.

‘동아일보’와 한나라당은 ‘미네르바’ 구속이 사이버 모욕죄 도입에 주단을 깔 것이라고 보는 반면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정반대로 본다. ‘미네르바’ 구속이 사이버 모욕죄 논란을 키울 가능성을 우려한다. 그런 논란이 “사회를 다시한번 크게 어지럽힐” 가능성을, 그렇게 해서 야권이 “떡고물” “정치적 이득”을 챙기는 상황을 경계한다.


여론이 호의적이라면 ‘동아일보’와 한나라당의 ‘희망’이 맞을 것이다. 여론이 ‘미네르바’ 구속을 당연한 사법조치로 받아들인다면 사이버 모욕죄 도입까지 밀어붙일 힘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여론이 나쁘다. ‘미네르바’ 구속을 놓고 보수진영 내에서조차 이견이 나온다. 한 개인의 의견 때문에 대외신인도가 출렁이는 국가라면 그게 정상적인 국가냐고 반문한다. 인터넷 글은 모두 자신이 쓴 것이라고 인정한 사람이 도주를 하겠느냐고 되묻는다.


이런 여론 지형 안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상징이 변하고 있다. 사이버 모욕죄의 정당성을 상징하던 악플이 퇴조하고 사이버 모욕죄의 부당성을 상징하는 표현의 자유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 조직화되고 있다. ‘미네르바’ 구속을 전후해 사이버 모욕죄 반대 목소리가 행동으로 전이되고 있다.


이런 흐름이 강화된다면 흔들린다. 사이버 모욕죄 진군로에 바리케이드가 쳐지고 ‘MB입법’이 흔들린다. 


그나마 다행이다. 비판 여론이 사이버 모욕죄에만 맞춰진다면 어떻게 해볼 수 있다. 여차하면 법안 처리를 뒤로 미룬 채 적당한 때를 기다리면 된다. 


헌데 그럴 것 같지가 않다. 2월 임시국회의 최대 쟁점인 미디어 관련법으로까지 불똥이 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본질이 같다. 미디어 관련법 논란의 핵심은 여론 독과점이다. 사이버 모욕죄 논란의 핵심은 여론 통제다. 미디어 관련법과 ‘미네르바’ 모두 여론 길들이기, 또는 입 틀어막기라는 큰 화두 위에 놓여있다.


결합할 게 뻔하다. 미디어 관련법과 사이버 모욕죄가 하나의 패키지로 묶일 게 자명하다. 표현(언론)의 자유에 속하는 ‘민주’의 문제로 성격 규정될 게 분명하다.


이러면 배수진을 칠 수밖에 없다. 야당으로선 정치 쟁점화하지 않을 수 없고 2월 임시국회는 어지럽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바로 이런 상황을 경계한다. ‘미네르바’ 구속이 2월 임시국회를 경직되게 만들까 우려한다.


하지만 부질없다. 화살은 이미 시위를 떠났다. 검찰의 수사로,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로 불은 이미 지펴졌다. 


▲사진 = ‘미네르바’로 알려진 박모 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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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내홍에 휩싸이지 않겠느냐는 전망 때문에 이렇게 묻는 게 아니다. 그건 ‘당연지사’다. 차명진 대변인이 사표를 냈고 이명박계 의원 모임인 ‘함께 내일로’가 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이들이 지도부를 겨냥하고 있는 건 세상이 다 안다.

묻는 건 내홍의 최종 귀착점이다. 내홍이 정말 지도부 교체로 이어질지, 교체된다면 새 지도부의 성격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에 묻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대안부재 상황을 들면서 지도부 교체 불가를 주장하지만 목소리가 작다. 오히려 청와대와 한나라당을 받치고 있는 보수언론·보수단체의 초강경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중앙일보’는 “대통령이 믿었던 여당과 국회의장의 한계는 이미 확인됐다”며 “큰 정치는 대통령이 직접 해야 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친이계도 이번 사태에서 아무 역할을 못했고, 친박계는 수수방관했다”며 "청와대(는) ‘한나라당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일관하는 정치력의 빈곤을 드러냈다“고 했다.

두 신문이 똑같이 주문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야당을 설득하고 국민에게 호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액면만 놓고 보면 의례적인 주문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대통령이…정치리더십을 발휘하면 설령 야당의 동의를 얻지 못하더라도 더 큰 민심의 후원을 얻을 수 있다”는 ‘중앙일보’의 사설 구절에 따르면, 그리고 ‘약골 웰빙’ 체질을 비판하는 ‘동아일보’의 사설 구절에 의거하면 이들이 주문하는 ‘대통령의 큰 정치’는 ‘직접 돌파’다. 더불어 한나라당 지도부 교체는 ‘대통령의 큰 정치’를 위한 밑돌쌓기 차원, 즉 친정체제 강화다.

한 발 더 나간 주문도 있다. 지도부 뿐만 아니라 아예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주문이다.

‘조선일보’가 그랬다. “간판만 같은 당이지 물과 기름 사이인 친이·친박이 당을 두 쪽으로 갈라놓고 있는 한 새 지도부를 뽑는다고 한나라당 병이 나을 수 없다”며 “그런 ‘두나라당’으로는 이 나라를 이끌지도 못한다”고 했다.

보수단체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어제 열린 보수단체 신년인사회에서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이 “한나라당 의원들 중에 국회사태에 대해 양비론을 펼치는, 적과 동지를 구분하지 못하는 ‘똥덩어리’보다 못한 의원들이 있다”고 했다. ‘똥덩어리’는 치우는 게 상례다.

보수언론과 보수단체의 주문을 취합·수용하면 한나라당은 ‘전투정당’이 돼야 한다. 당을 결사체 수준의 균질집단으로 만들고, 투사형 인물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여의치 않다. 수용하고 싶어도 수용하기가 어렵다.

‘조선일보’나 보수단체의 주문대로 박근혜계를 쳐내거나 억누르면 더 큰 화가 닥친다. 박근혜계를 쳐내면 원내과반이 무너지고, 억누르면 반발이 세진다. 어떤 경우든 한나라당의 어수선한 상황을 걷어내는 게 아니라 더 심화시키는 쪽으로 영향을 미치게 돼 있다.

강성 인물로 지도부를 교체하는 것도 말처럼 쉽지가 않다. 홍준표 원내대표를 바꾸면 당내 온건파의 반감을 살 수 있고 이것이 결국 박근혜계의 기반을 강화시켜 줄 수 있다.

어떤 경우든 상처 덧만 키우는 꼴을 보기 십상이다.

여권이 모색할 수 있는 가장 무난한 수는 현 지도부에 2월 임시국회를 맡기는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MB입법'을 마무리 해야 하니까 지도부 교체에 따른 혼란과 지연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일단 현 지도부의 분발을 촉구하는 게 순리다. 그렇게 한 뒤 2월 임시국회의 전공을 보고 지도부 교체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근데 어쩌랴? 이 타이밍이 또 문제가 된다. 현 지도부가 2월 임시국회까지 맡게 되면 지도부 교체 시기는 3월이 된다. 바로 이재오 전 의원이 귀국하는 시점이다. 이게 문제다. 강성 목소리 볼륨이 올라갈 조건이 됨과 동시에 반대 목소리 볼륨 또한 올라가는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도 한나라당이 ‘평온’을 찾을 수 있는 길은 없다. 내홍은 구조화되고 상시화되게 돼 있다.

딱 하나, 예외 경우가 있긴 하다. 2월 임시국회에서 ‘대첩’을 이루는 길이다. 야당과 여론의 반대를 정면돌파해 ‘MB입법’을 완성하는 길이다. 그러면 평온은 당분간 유지할 수 있다. 국민 다수와 척을 져야 한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사진=책임론에 휘말린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오마이뉴스

Posted by '토씨'

이견이 없다. 모두가 입을 모은다. 여야 합의는 ‘미봉’에 불과하다고, 2월 임시국회에서의 재격돌은 기정사실이라고 전망한다.

어떻게 될까? 재격돌이 불가피하다면 누가 열쇠를 쥐고 있을까? 한나라당? 민주당? 둘 다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김형오 국회의장이 재격돌 향배를 결정할 열쇠를 쥐고 있다.

먼저 2월 임시국회 상황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합의’든 ‘협의’든 원만한 처리는 기대하기 어렵다. 여야가 ‘합의처리 노력’ 또는 ‘협의처리’하기로 한 쟁점 법안들이 순차적으로, 즉 ‘협의처리’ 법안이 먼저 처리되고 그 다음에 ‘합의처리 노력’ 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협의처리’ 법안이 ‘합의처리 노력’의 정도를 규정하는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2월 임시국회가 열린다고 여야 간의 ‘합의’ 또는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볼 근거는 거의 없다.

압박할 게 뻔하다. 2월 임시국회에서마저 쟁점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지지층의 호된 질타에 시달리기에 여권이 김형오 의장을 강하게 압박할 게 뻔하다. 쟁점법안 일괄처리를 위한 직권상정을 요구할 게 자명하다.

김형오 의장이 여권의 요구를 받아들일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임시국회에서처럼 대화와 타협을 끌고 갈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다.


이번 임시국회를 거치면서 김형오 의장은 성과를 거뒀다. 국민 뇌리에 고뇌하는 모습을 각인시켰고 중립 이미지를 아로새겼다. 고뇌 어린 충정으로 여야간 대화와 타협을 요구하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의장으로서 해야 할 도리’를 다 한 모양새를 연출했다.

이게 무기가 될 수 있다. 그 덕분에 김형오 의장은 ‘여당 출신 의장’에서 ‘중립 의장’으로 자리 이동을 했다. 그 덕분에 김형오 의장이 취하는 조치는 ‘편파적인 선택’이 아니라 ‘불가피한 선택’으로 치장될 수 있다. 김형오 의장이 ‘참을만큼 참았다’고 외치면서 감행하는 직권상정을 ‘고뇌 어린 충정’으로 감쌀 포장지가 마련된 것이다.

여건도 좋다. 본회의장 점거농성은 풀렸다. 민주당이 재차 점거농성에 들어가려 해도 쉽지 않다. 한나라당이 앉아서 두고 볼 리가 없다.

이런 상황이 김형오 의장의 선택을 추가로 규정한다. 직권상정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상황이 해소됨으로써 김형오 의장이 한나라당의 직권상정 요구를 마냥 내칠 명분이 약화되는 것이다.

여야 합의가 1월 임시국회의 ‘반전 드라마’였다면 직권상정은 2월 임시국회의 ‘반전 드라마’다. 그럴 가능성은 상존한다. 

▲사진=김형오 국회의장이 5일 여야 원내대표 회담을 주재하고 있다.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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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