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이니까….’
처음 느낌은 이랬다. 흔히 보는 홍보전략 쯤으로 치부했다.
‘으잉?’
되돌아봤다. ‘김부선’이란 이름 석 자 옆에 병기된 ‘진보신당’ 당명이 도드라지면서 그냥 그랬던 느낌은 혼란으로 바뀌었다.
누구나 다 안다. 김부선 씨는 영화 ‘애마부인’보다 대마초 흡연을 금지한 마약법에 대해 위헌소송을 낸 사람으로 더 유명하다. 그런 김부선 씨를 진보신당이 홍보대사로 선임했다. 어떻게 봐야 할까?
전화기를 들어 진보신당 관계자 몇 명에게 연락을 취했다.
“김부선 씨는 대마초 흡연을 두둔해온 인물 아닙니까? 그럼 진보신당도 같은 입장인가요?”
대답은 한결 같았다.
“그 문제에 대해선 당에서 정식 논의한 적이 없습니다.”
좀 뜨악했다. 김부선 씨를 홍보대사로 선임할 요량이었다면 그의 이름 석 자에 오버랩 되는 ‘대마초’를 충분히 검토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전화를 한 번 더 걸었다. 김부선 씨의 선임 배경에 대해 비교적 소상히 알고 있는 관계자라는 소개를 받은 터였다.
이 관계자는 ‘개인 의견’이라면서 이런 대답을 내놨다.
“대마초 합법화까지는 아니더라도 비범죄화 정도는 검토하는 게 진보가 추구해야 할 다원성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대화는 거기서 끝났다. 물어볼 게 한둘이 아니었지만 총선 때문에 바쁘다고 했다.
독백을 할 수밖에 없다.
당장 이런 반문이 튀어나온다. 김부선 씨가 제기한 위헌소송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2005년 11월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대마초는 담배보다 더 심각한 폐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한 규정이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까지 인용할 필요가 없다. 진보가 추구해야 하는 소중한 가치 가운데 하나가 국민 건강권이다. 이 가치에 입각하면 ‘백해’일지 ‘십해’일지는 모르겠으나 ‘무익’한 건 맞다.
이렇게 보면 분명하다. 김부선 씨의 주장은 틀렸고 진보신당의 홍보대사 선임은 바람직하지 않다.
근데 왜일까? 상큼하지가 않다.
몇몇 나라에서 대마초 흡연을 용인하고 있는 현실이 걸린다. 무엇보다도 건강에 해가 되는 걸로 따지면 담배도 만만치 않은데, 게다가 중독성이 강한데 이건 허용하고 중독성이 없는 대마초를 금지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오래된 주장도 무시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의 결정과는 정반대로 이런 주장은 대마초가 담배보다 폐해가 '덜' 심각하다고 한다.
그래서다. 합법화는 무리가 있다 해도 비범죄화 정도는 검토해볼 수 있지 않느냐는 말이 여운을 남긴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5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엄하게 다스리는 건 과하다는 주장이 이어진다.
독백을 하고 또 해도 결론을 간명하게 내릴 수가 없다.
그냥 맡길 밖에. 이럴 땐 집단 지성에 의지하고 사회적 공감대에 기반하는 게 현명한 처사다.
그래서 묻는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대마초 흡연에 대해서, 대마초 홍보대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슈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돌발영상' 징계한 청와대기자단, 그들은 정당한가? (94) | 2008/03/10 |
|---|---|
| '대마초 홍보대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11) | 2008/03/10 |
| 민주당 2% 부족하다 (0) | 2008/03/10 |
| '돌발영상'에 담긴 언론의 '묵언행보' (60) | 2008/03/0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