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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중심복합도시'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1/13 세종시 수정안을 '신안'으로 개명한 까닭은? (4)
  2. 2009/08/31 심대평 탈당 이후…누가 웃을까? (13)
  3. 2008/09/23 <조선일보> 전망대로만 된다면야… (45)


궁금했지만 넘겼다. 다른 신문은 모두 세종시 ‘수정안’이라고 하는데 유독 ‘중앙일보’만 ‘신안’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궁금했지만 그러려니 했다. ‘중앙일보’의 관련 기사에 등장하는 여권 관계자들이 ‘신안’이라고 부르니까 그냥 따라 쓰는가 보다 했다. 그럼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는 왜 ‘수정안’이 아니라 ‘신안’이라고 부를까 하는 궁금증이 다시 도졌지만 이 또한 그냥 넘겼다. 정부 용어 따로 민간 용어 따로 인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기에 ‘관가용 용어’ 쯤으로 치부했다.

헌데 가볍게 흘릴 사안이 아닌 것 같다. ‘조선일보’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두 음절의 ‘신어’에 복선이 깔려있다고 한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을 담당했던 인사들이 이달 초에 정운찬 총리 측을 만나 조언했단다. 세종시 문제를 ‘노무현 대 이명박’의 구도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단다. 다만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기보다는 ‘과거 대 미래’ 등의 구도로 국민을 설득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충고했단다. 그 뒤 여권 관계자들은 원안과 수정안을 각각 ‘과거형’과 ‘미래형’으로 대비시키는 화법을 쓰고 있단다.

논하지 말자. 아직도 ‘노무현 타령’이냐고, 영면에 든 사람을 꼭 깨워야 하느냐고 되묻지 말자. 여권의 형편이 넉넉하지가 않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판이니 뭔들 못하겠느냐고 너그럽게 헤아리자.

딱 하나만 짚자. 이런 프레임 설정이 정확한 것인지,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만 짚자. 결론부터 말하면 없다.

찬찬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세종시, 즉 행복도시 안은 ‘노무현 안’이 아니었다. 행복도시 안은 원조 ‘노무현 안’인 행정수도 안을 한나라당이 앞장서고 헌법재판소가 뒤따라 무산시킨 뒤 나온 타협안이었다. 더 엄밀히 말하면 ‘박근혜 한나라당’이 행정수도 안을 무산시킨 걸 뒷수습하기 위해 동조한 타협안이었다.

새삼스런 정리가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 스스로 그렇게 말하고 있다. 세종시 원안은 여야가 의회 민주주의의 시스템 하에서 국민과 한 약속이라고, 그래서 쉬 바꿀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 점을 감안하면 ‘노무현 대 이명박’의 프레임 설정은 핀트가 어긋난 것이다. ‘노무현+박근혜 대 이명박’ 프레임에서 한 인물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왜곡 소지가 다분한 설정이다.

그래도 좋다. 어차피 정치적 프레임이란 게 ‘진실’ 범주가 아니라 ‘전략’ 범주에서 짜이는 것이니까 아무래도 좋다. 효과만 볼 수 있다면 왜곡도 서슴지 않는 게 정치적 프레임이니까 그런가 보다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성공할 수 없다. ‘죽은 영혼’을 불러낸다고 해서 ‘산 사람’을 구원할 수는 없다. 그들 말대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미 고인이 돼 버렸으니까 함부로 건드릴 수가 없다. 그래서 ‘노무현표 세종시’가 아니라 ‘낡은 세종시’를 부각시킬 수밖에 없다.

헌데 이 전략이 박근혜 전 대표를 건드린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손잡았던 박근혜 전 대표의 행적을 건드리고, 수정안에 반대하는 박근혜 전 대표의 의지를 자극한다. 박근혜 전 대표를 ‘과거’로 내몬다. 더불어 커진다. 박근혜 전 대표의 행동 반경과 대응 수위가 노무현 전 대통령 몫까지로 확장된다. 구안 대 신안, 구정권 대 신정권의 대립구도가 아니라 여 대 여의 대립구도만 한층 강화된다.

 ▲캡쳐 = 1월 13일자 ‘중앙일보’ 기사

Posted by '토씨'


지적이 똑같다. 보수언론과 진보언론 모두 청와대를 비판한다. 심대평 총리 카드가 무산된 데에는 청와대의 책임이 적잖다고 입을 모은다.

서툴렀다고 한다.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를 총리로 기용하려면 사전작업에 공을 들였어야 한다고 한다. 명색이 정당 대표인 사람을 기용하려면 정책연합과 같은 청사진을 내놓고 정상적인 통로를 통해 협상을 벌였어야 한다고 한다.

일탈했다고 한다. 심대평 총리 카드는 지역주의 연합에 다름 아니라고 한다. 통합형 개각 효과를 극대화하고, 충청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지역주의 세력과 무분별하게 연합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한다.

덤터기를 썼다고 한다. 심대평 대표의 탈당으로 선진창조모임의 원내교섭단체 지위가 상실되는 바람에 한나라당은 완충장치를 잃은 채 민주당과 가파른 대립을 벌이게 됐다고 한다.

이런 비판을 종합하면 결론은 쉽게 나온다. 청와대는 손해를 봤다. 혹을 떼려다가 혹을 붙이게 됐다. 통합형 개각은 김이 샜고, 정치적 노림수는 자충수가 됐다.

근데 왜일까? 켕긴다. 너무 단선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마저 살피지 않은 이면이 있는 것 같다. 이런 것이다.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심대평 대표의 탈당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은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다. 대전충남지역 일부 기초단체장들이 심대평 대표와 행동을 같이 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하니까 이미지만 상처를 입은 게 아니라 조직이 약화되는 결과도 안게 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심대평 대표가 탈당 선언을 하면서 이회창 총재에게 각을 분명히 세웠기 때문에 ‘배후 기습’에도 대비해야 한다. 세력은 약해졌는데 전선은 이중으로 쳐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이 청와대, 나아가 한나라당에게 두 가지 기회를 만들어준다. 맹주가 사라진 틈을 비집고 진군로를 열 기회를 열어주고, 이게 아니더라도 거중 조정의 기회를 만들어준다. 

자유선진당 단독 구도가 되든, ‘심대평당’과의 경쟁 구도가 되든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어느 당이든 대전충남 지역에서 지배주주의 지위를 잃고 소액주주가 되기 때문에 중앙정치 무대에서의 정치적 영향력은 반감된다. 이런 처지를 극복하고 다시 지역 맹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지역 민심에 ‘전리품’을 내놔야 한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지원이나 산업경제적 지원과 같은 정책을 끌어내야 한다. 이게 골칫거리가 된다. 대전충남지역에 대한 지원 권한을 갖고 있는 곳은 청와대와 한나라당, 따라서 이들의 행보에 보조를 맞춰야 전리품을 챙길 수 있다. 자유선진당이나 ‘심대평당’은 이전보다 더 확실히 한나라당에 협조해야 하고, 한나라당은 자유선진당(과 ‘심대평당’)을 쥐락펴략 할 여지가 그만큼 많아진다. 

실상이 이렇다. 당장은 손해 같지만 길게는 이익이 될 수도 있는 게 심대평 총리 카드 무산이다. 대전충남지역의 이익과 직결되는 정책을 잘 조율하면 의외의 큰 소득을 얻을 수도 있다. 물론 행정중심복합도시에 야박하고, 수도권 규제 완화에 박차를 가하는 정책을 펴면 민주당의 입지를 넓혀주는 결과를 빚겠지만 이런 극단적 상황을 배제하면 조율 기술에 따라 충청 지역을 관리할 수 있다.

근데 문제가 있다. 이런 분석과 전망 또한 단선적이다. ‘전칭’의 오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들여다보면 안다. 대전충남지역에서 반MB 정서가 유포되는 동안에도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호감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그래서 분석했다. 일각에서 ‘심대평 총리’ 카드에 친박근혜 정서를 희석시키기 위한 포석이 깔려있는 것으로 봤다. 이명박 대통령이 ‘충청 총리’를 기용하고 충청 지원책을 잇따라 내놓음으로써 반MB 정서와 함께 친박근혜 정서를 줄이려 한 것으로 봤다. 대전충남지역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어깨를 겨룰 MB직계 인사를 키우려 한 것으로 봤다.

이게 무산됐다. 대전충남지역 민심을 MB에게로 향하게 할 매개를 잃어버렸다. 설령 청와대가 충청지원책을 내놔도 그 효과를 정치적으로 쓸어 담을 채집통을 잃어버렸다. 대전충남지역에서 MB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이끌 결정적 계기를 잃어버렸다.

기묘한 현상을 빚을지 모른다. 이런 사정이 박근혜 전 대표에게 어부지리를 챙겨줄지 모른다. 청와대가 정책면에서 충청 지지를 이끌어내더라도 그보다 더 큰 정치적 지지를 박근혜 전 대표가 챙기는 결과를 빚을지 모른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버는 상황이 연출될지 모른다. 이회창이라는 걸림돌이 왜소해진 상태에서 정부의 충청 지원책을 뒷바람 삼으면 지지율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사진=탈당 선언한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종부세 완화에 찬성할 수 있다. 완화가 아니라 폐지를 한다고 해도 군말 할 생각이 없다. <조선일보>가 내놓은 전망대로만 된다면 순순히 정부와 여당의 결정에 따를 용의가 있다.

<조선일보>가 그랬다. “이번 조치로 인해 저가 주택 수요가 줄고 ‘고가 1주택’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부세 완화 조치로 “가구에 따라 적게는 몇백만원, 많게는 몇천만원의 부담이 사라지면서 고가 주택 보유 성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삼 확인했다. “‘1가구 1주택’ 시대가 정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종부세 완화에다가 “앞으로 3년 이상 보유, 3년 거주 1가구 1주택자에 대해서는 양도세 부담도 대폭 줄어드는” 요인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얼마나 쾌청한 전망인가? 돈 많은 사람들이 1주택에 만족하면 투기가 사라진다. 더불어 저가주택 가격이 투기요인 때문에 상승하는 일도 없어진다. 그만큼 서민의 내 집 마련 기회도 넓어진다.

이렇게만 된다면 돈 많은 사람들이 99칸 기와집에서 살든 100평짜리 펜트하우스에서 살든 관여할 일이 아니다. <조선일보>의 전망과 예상이 현실화하기만 한다면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근데 그럴 것 같지가 않다.

종부세를 도입한 취지 가운데 하나가 투기 차단이었다. 과세기준을 기준시가 6억원 이상으로 정하고, 세대별 합산과세를 했던 이유가 그것이었다. 한 가구가 필요 이상으로 여러 채의 주택을 보유하는 걸 막기 위해서였다. 투기 목적으로 사들인 여러 주택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환수하기 위해서였다.

근데 이 게 풀린다. 정부와 한나라당의 종부세 완화 조치에 따라 투기 차단 장치가 풀린다. 과세기준을 9억원으로 올리고 세율을 3분의 1로 깎아주면 주택 보유 여지가 두세 채에서 서너 채로 넓어진다.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다. 종부세 완화 조치는 투기의 필요조건을 갖춰주는 것이다.

물론 충분조건까지 풀세트로 갖춰진다고 말할 수는 없다. <조선일보>도 거론한 것처럼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상황이고,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투기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할 수는 없다. 더구나 주택대출 규제는 아직 풀리지 않았고 금리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하지만 이런 요소가 어느 순간 가신다면, 그래서 투기의 충분조건까지 갖춰진다면 종부세 완화가 기폭제 기능을 할 수 있다. ‘고가 1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저가 다주택’까지 마구잡이로 사들이는 현상을 촉발할 수 있다.

이 분석은 지극히 평범한 것이다. 어려운 경제이론을 들먹일 필요도 없는, 한국 땅에서 이사 몇번 다녀본 사람이면 누구나 터득했음직한 경험칙이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전혀 엉뚱한 전망을 내놨다.

왜일까? <조선일보>는 왜 현실과는 한참 괴리된 전망을 내놓은 걸까?

기본 설정이 다르다. <조선일보> 해당 기사 어디에도 ‘투기’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기사 행간을 지배하는 개념은 ‘주거’다. 따라서 부동산 거래의 성격도 실소유로 규정돼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투기’ 요인을 <조선일보>는 논하지 않는다.

토를 달지는 않겠다. 필요가 없어서가 아니라 효용이 없어서다. 남들 다 아는 얘기다.

이 점만 확인하고 마무리하자.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전국민의 절반 가량이 셋방살이를 한다고 전했다. 전국의 주택 가운데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는 자가주택 비율은 55.6%, 서울의 자가주택 비율은 44.6%라고 했다.

분석도 곁들였다. 투자나 임대수입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시했다. 자가주택 비율이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대전(52.0%)은 행정복합도시 영향으로 투자 목적의 수요가 유입된 데 따른 것이고, 경기지역에서 자가주택 비율이 가장 낮은 과천(39.2%)은 재건축을 바라보는 투기수요가 많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의 보도를 간단하게 갈무리하면 이런 얘기가 된다.

‘‘투자’ 또는 ‘투기’ 수요가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있다.‘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