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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주장했다. 다시 부상한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해 장자연 씨 소속사 전 대표 김모 씨 수사가 핵심이라고 했다. “경찰이 핵심인물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아직도 온갖 풍설이 나도는 등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편지의 진위 여부는 알 수 없다. 가짜일 수도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맞다. ‘조선일보’ 주장 그대로다.

어찌어찌해서 공개될지 모른다. 장자연 씨가 지인 전모 씨에게 보냈다는 50통의 편지가, 그 속에 담긴 ‘장자연 리스트’가 공개될지 모른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그것이 공개된다고 해서 의혹 해소가 완결되는 건 아니다.

‘장자연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당사자들이 자기는 아니라고, 리스트는 장자연 씨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강변하면 도리가 없다. 입증해야 한다. ‘장자연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당사자들의 행적을 밝혀내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소속사 전 대표 김씨가 등장한다. 장자연 씨가 남긴 편지에 따르면 100번이 넘는 성접대 대부분이 김씨의 강요와 협박에 못 이겨 이뤄진 것이라고 하니까 김씨가 증언만 하면 모든 의혹은 말끔해 해소된다.

하지만 쉬워 보이지 않는다. 김씨가 있는 사실을 그대로 밝힐 이유를 찾기 힘들다. 장자연 씨가 편지에 남긴 성접대가 사실이라고 전제하면 그렇다.

김씨는 2009년 기소돼 지난해 11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60시간을 선고 받았다.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1심 선고내용에 성상납 강요 혐의는 없다. 재판부가 인정한 혐의는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장자연 씨를 폭행하고 협박한 혐의다. ‘사적인 술자리 등에 장자연 씨를 동석시킨 점’도 인정했지만 성상납 강요 혐의를 특정하진 않았다. 애당초 공소사실에 성상납 강요 혐의가 들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판결이 나온 것이다.

바로 이 점 때문이다.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씨가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김씨가 성상납 강요 혐의를 인정하면 자신의 죄가 추가된다. 2심이 진행되고 있는 협박-폭행 혐의 외에 성상납 강요 혐의가 추가돼 기소된다. 그리고 강화된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었던 1심 형량보다 훨씬 무거운 판결이 내려질 수 있다. 김씨로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정반대일 수 있다. 김씨가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해 ‘장자연 리스트’는 허구라고, 장자연 씨가 착오에 의해, 또는 의도적으로 거짓을 꾸며낸 것이라고 주장하면 판이 뒤바뀐다. ‘조선일보’의 표현을 빌리면 “온갖 풍설”이 “어처구니없는 일”로 공인된다.

물론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장자연 씨가 편지에서 밝힌 것처럼 성상납을 강요받은 다른 사람들이 있다면, 이들이 증언을 한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어렵다. 그 뒤에 돌아올 멍에가 너무 엄청나기 때문이다.

결국 남는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재판부가 장자연 씨의 편지 내용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것이다. 검찰이 김씨에게 성상납 강요 혐의를 덧붙여 추가기소하지 않더라도, ‘장자연 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을 기소하지 않더라도 재판부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미 기소된 사람들이 있다. 2년 전 ‘장자연 리스트’ 파문 때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특정인 등을 거명해 고소당한 민주당 의원들이 있다. 이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아, 깜빡했다. 또 하나의 방법이 있긴 하다. 검찰이든 경찰이든 한 점 의혹을 남기지 않기 위해 전면 재수사를 하는 방법이다. 정말 그렇게 할지, 그렇게 한다 해도 끝까지 파고들지 잘 모르겠지만….

▲사진=고 장자연 씨 영정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자기 덫에 빠진 ‘인해전술’
친이계가 의원총회를 열어 세종시 당론을 변경하려고 시도하고 있죠? 이와 관련해 ‘조선일보’가 친박계 의원을 뺀 한나라당 의원 12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응답자 116명 가운데 ‘수정안 찬성’은 88명, ‘수정안 반대 및 의총 불참’은 9명, ‘찬반 답변 유보’는 19명이었습니다. 의원총회에서 당론 변경하려면 113명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기사 보기>
당론을 변경하려면 113명의 지지가 필요하니까 25명의 ‘수정안 지지’를 더 끌어내야 한다는 얘기가 되는데요. ‘입장 유보’ 19명을 모두 끌어들여도 6명이 모자랍니다. 숫자를 믿고 밀어붙이던 ‘MB표 의정전략’이 자기 덫에 갇힌 셈인가요?

발본색원 야간집회
한나라당이 집시법 개정안을 제출했는데요.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야간 옥외집회 금지조항을 오히려 강화하는 내용입니다. 야간 옥외집회 금지시간을 지금의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서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로 바꿨고, ‘질서유지를 조건으로 관할 경찰서장이 야간집회를 허용할 수 있다’는 현행 조항은 아예 삭제해버린 건데요. <기사 보기>
이런 걸 ‘발본색원’이라고 하나요? 뿌리를 아예 도려내버리는 것…. 물론 이러면 집회의 자유도 뿌리부터 흔들리겠죠.

아직도 ‘빨간색’인가
고 윤이상 씨 고향인 경남 통영시가 윤이상 평화재단을 통해 평양 윤이상 음악연구소가 소장한 고인의 흉상을 복제해 기증해 줄 것을 북측에 요청한 뒤 지난해 6월 인천항에 도착한 흉상의 반입신청을 통일부에 냈으나 승인 보류 결정이 났습니다. 고인의 육필 악보를 비롯해 동백림사건 관련 자료를 ‘통영국제음악당’에 전시할 계획도 무산됐는데요. 국정원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국정원측은 부인했습니다. <기사 보기>
국정원 개입 여부를 떠나 본질적인 물음을 던져야 합니다. 고 윤이상 씨는 아직도 ‘빨갱이’ 인가요? 아니면 북한제 흉상이 빨간색인가요?

막말의 정신병리학
판ㆍ검사와 교사에 이어 이번엔 공무원이 막말을 했습니다. 인권위 조사 결과 행안부 사무보조원 계약을 해지당한 20대 김모 씨가 관련 기록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이 “OOO야, 이건 완전히 정신병자야, 너 정신병자니까 욕을 하지” 등의 욕설을 했다는 건데요. <기사 보기>
‘정신병자’를 입에 올렸으니까 인용하죠. 막말을 서슴지 않는 행태는 어떤 정신적 결함에 따른 걸까요?

보너스 따로 촌지 따로
보건복지가족부가 의료기관이 제약업체로부터 약을 싸게 사면 싸게 산 약값 차액의 70%를 구매 이윤으로 주기로 했습니다. 또 의료기관이 제약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형사처벌은 물론 의ㆍ약사 자격정지 기간을 기존 2달에서 최장 1년으로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기사 보기>
취지는 십분 공감하나 현실은 어떨지…. 시장은 아직도 보너스 따로 촌지 따로 관행이 남아있거든요.

안 봐도 비디오
한국교육개발원 조사 결과 지난해 초ㆍ중ㆍ고교 교사 10명 중 1명이 기간제 교사였습니다. 초등학교는 10.1%, 중학교는 9.9%, 일반계고교는 10.6%, 전문계고교는 9.5%가 기간제 교사였는데요. 교과부는 2008년에 학교자율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일시적 결원이 생겼을 때만 한시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 ‘계약직 교원 임용지침’을 폐지해 학교에서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비정규직 교사를 뽑을 수 있도록 한 바 있습니다. <기사 보기>
교장의 학교경영능력을 평가한다고 하지, 비정규직 교사 채용 제한은 풀어주지…. 이러면 결론은 뻔한 것 아닌가요?

청년백수 믿었나
일부 기업이 ‘차별 채용’을 하고 있습니다. 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채용 공고를 내면서 ‘09년도 공단 인턴으로 5개월 이상 근무한 자’라는 조건을 단 바 있는데요. 인권위는 공단이 인턴채용 때 나이 제한을 뒀고 해당 경력자에게만 지원자격을 줬기 때문에 연령 및 신분에 의한 차별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생명보험협회는 계약직 모집공고에서 ‘상경ㆍ법정ㆍ인문ㆍ사회계열 전공’ ‘최종 졸업한 학교의 전학년 평점이 평균 B학점 이상’으로 지원 자격을 제한했는데요. 인권위는 이를 학력 차별로 봤습니다. 또 문구업체인 교보하트렉스는 재무팀 신입ㆍ경력사원 채용공고 자격요건에 ‘회계학ㆍ경영학 전공자(남 사원 선호)’라고 버젓이 써넣기도 했습니다. <기사 보기>
청년백수 숫자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니까 맘껏 호기부려도 큰 탈 안 날 꺼라고 생각했나요?

60여년 전의 편지
서울대 국사학과 석사과정 대학원생인 정무용 씨가 해방 직후인 1947년 미 트루먼 대통령의 특사로 방한한 사절단에게 보낸 한국인들의 편지 450건을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서 찾아냈는데요. 이 중에는 “친일파와 모리배의 악질 자본주의, 부분별한 개인주의적 태도로 직장 등은 운영불능에 처했고 실업자는 홍수처럼 거리로 쏟아져 나와 걸인생활을 한다”고 호소한 편지가 있었습니다. 우익청년단의 테러와 이에 협조하는 경찰을 비판하는 편지도 있었는데요. “완장을 찬 청년 오십 명이 트럭을 타고 와서 무조건 구타하였습니다. 이유는 삐라를 뿌렸다는 것입니다. 그 후에 전야(밭과 논)에서 일하는 우리 농부를 경찰은 무조건 트럭에 태워서 유치장에 넣습니다. 우리 농민은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기사 보기>
노파심에 다시 확인합니다. 이 편지 내용들은 60여년 전의 것입니다.

Posted by '토씨'


어제 아침이었습니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각에 아들이 문자 메시지를 보냈더군요. 

‘아빠, 편지 봤어?’

느닷없이 웬 편지 타령인가 싶어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습니다. 

‘무슨 편진데?’
‘…아니, 관리비 고지서…’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가 뭐 반가운 편지라고 이른 아침부터 호들갑인가 싶어 그냥 “알았어” 하고 끊었습니다. 그리곤 까맣게 잊었죠.

집에 들어가니 침대 옆 탁자에 문제의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 봉투가 놓여있더군요. 달갑지 않았습니다. 한파로 끌어올린 보일러 온도만큼 관리비 또한 늘어났을 게 분명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관리비는 전 달에 비해 8만원 넘게 더 나왔더군요.

한숨 크게 내쉬고 봉투를 집어던지려던 순간 흰 종이가 끼어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포장이사업체의 천연색 홍보전단과는 다른 순백의 종이였습니다.

‘아빠에게.
아빠, 나 때문에 화나거나 짜증날 때가 자주 있지? 비록 작은 돈이지만 받아주고 앞으로 오래오래 살자. 메리 크리스마스!!!
아빠의 자랑스런 장남, ○○올림’

순백의 종이엔 분명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지렁이가 기어가듯 한 글자 한 글자가 제각각 누워있었습니다.

어버이날에 학교에서 반강제로 쓴 의례적인 편지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쓴 편지를, 그것도 크리스마스에 받은 게 처음이라 의외였지만 그보다 더 놀라웠던 건 ‘돈’이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밖에 안 된 놈이 아빠에게 돈을 주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환갑 넘은 아버지와 서른 넘은 아들 사이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이니까요. 

뜨악한 느낌을 지우지 못한 채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 봉투를 다시 뒤졌습니다. 하지만 없었습니다. 봉투 안에는 10원짜리 동전 하나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에 아들을 소리쳐 불렀습니다.

“무슨 돈인데?”
“응, 만원.”
“만원? 네가 돈이 어딨어?”
“용돈 아껴서 모은 거야.”
“그걸 왜 아빠에게 줘?”
“아빠 돈 버느라고 힘들잖아.”
“그래서 보태주려고?”
“응.”
“근데 왜 돈이 없냐?”
“심부름하느라고 썼어.”
“심부름? 무슨 심부름?”
“할머니가 뭐 사오라고 하셨는데 돈 꺼내기 귀찮다고 일단 그 돈으로 쓰래.”
“그래서?”
“나중에 받았어.”
“그럼 왜 아빠한테 안 줘?”
“히히, 깜빡했어.”

저도 웃고 아들도 웃었습니다. 저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고 아들은 뒷머리를 긁적였습니다. 그리곤 잠깐 동안의 정적…. 여전히 미소를 흘리는 아빠를 남겨둔 채 방을 나가던 아들이 돌아서며 한 마디 하더군요.

“아빠, 선물 좀 잘 감춰.”
“왜?”
“△△이 봤잖아.”

초등학교 3학년인 동생이 장롱 속에 숨겨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발견했다고 밀고하는 아들이 양미간을 찌푸립니다. 천재라더니 조그만 선물 하나 제대로 감추지 못하냐는 투로 침대에 널브러진 아빠를 내려다봅니다.

벌써 다 컸나 봅니다. 아빠의 고충을 헤아리는 것도 그렇고, 같은 돈으로 아빠와 할머니의 환심을 동시에 사는 것도 그렇고, 생색은 다 내면서도 결국은 제 주머니로 돈을 집어넣는 것도 그렇고…. ‘원소스 멀티유스’의 비법에다가 봉이 김선달의 비기까지 벌써 깨우친 것 같습니다^^

팔불출이라고 욕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아빠에게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 아들은 정말 “자랑스런 장남”입니다^^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