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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6/08 쌍용차에 협상 벌일 '사'가 있나요? (19)
  2. 2008/10/29 구본홍은 물러나지 못한다 (9)
  3. 2008/06/19 덤프 기사 아내의 가계부 (130)

1.
나오는 이야기는 모두 같습니다. 이대로 가면 공멸이니까 어떻게든 해법을 도출해야 한다며 노사 합의를 종용합니다. 정리해고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에 대해 언론을 비롯한 제3자는 다들 이렇게 말합니다.

‘공자님 말씀’입니다. 그래서 토를 달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무력합니다.

2.
‘노사 협상’은 성립할 수 없습니다. 현 상태로는 그렇습니다.

쌍용자동차엔 협상장에 앉을 ‘사’가 없습니다. 명목상으로 ‘사’를 대표하는 두 명의 공동관리인에겐 아무 권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법원이 임명한 사람들입니다. 법원을 제쳐놓고 독자적으로 해법을 모색할 권한이 이들에겐 없습니다.

결정권을 쥐고 있는 법원의 의지는 확고합니다. 회사 존속의 조건으로 감원과 자금 조달계획을 내놓으라고 합니다. 말이 좋아 두 가지 조건이지 사실은 순차 조건입니다. 채권단은 자금 지원의 조건으로 감원을 요구하고 있으니까요.

어쩔 수가 없습니다. 법원은 정책을 펴는 곳도, 정무적 판단을 내리는 곳도 아닙니다. 객관적 현실에 기초해 냉정하게 경영적 판단을 내리는 곳일 뿐입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3.
‘이대로 가면 공멸’이라는 얘기는 기만적인 얘기입니다. 더불어 잔인한 얘기입니다.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노사 협상은 원천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노조가 정리해고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한 노사 자율 합의는 성립할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대로 가면’이란 얘기는 ‘이대로 받아들이라’는 얘기와 같습니다.

노조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대로 가면 공멸이니까 직장 동료와 그 가족의 생존권을 제물로 삼자고 얘기하는 건 노조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대로 가면’이란 얘기는 윽박지르는 것과 같습니다. 너까지 죽을래? 아니면 너라도 살래?라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4.
눈을 다른 데로 돌려야 합니다. 권한없는 ‘사’와 물러설 수 없는 ‘노’에서 해법을 찾을 수 없다면 다른 데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합니다. 법원이 판단의 준거로 삼는 ‘객관적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곳에 가서 해법을 요구해야 합니다.

그곳이 바로 정부입니다. 자금 지원 결정권을 갖고 있는 곳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고, 산업은행의 실소유주가 정부이기 때문입니다.

5.
정부가 나설 명분과 이유도 있습니다.

노조는 나누자고 합니다. 고용만 보장하면 임금을 깎아 총비용을 줄이는 걸 감수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니 제발 정리해고만은 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합니다.

‘잡 셰어링’입니다. 노조의 이런 주장은 이명박 정부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주창했던 ‘잡 셰어링’과 다를 바가 전혀 없습니다. 임금을 줄이고 비용을 줄여 한 명의 노동자라도 더 고용하자는 정부의 캠페인과 똑같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아무 말이 없습니다. 노사 자율 교섭 원칙만 읊조리면서 뒷짐 지고 있습니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는 헤아릴 수 있습니다.

정부에게 쌍용자동차는 ’원 오브 뎀‘일 겁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온리‘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과는 달리 정부 입장에선 자동차산업 전체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고, 어느 정도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겁니다. 그래서 쉽게 나서지 못하는 것일 겝니다.

그래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그러면 그럴수록 정부가 더 나서야 합니다. 국가경제 전체의 관점에서 쌍용자동차의 해법을 모색하려는 기조를 유지하고자 한다면 더 적극 나서야 합니다.

아무 죄도 없이,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희생을 강요당해야 하는 노동자들을 국가가 끌어안을 수 있는 방법을 내놔야 합니다. ‘잡 셰어링’을 구호로 외칠 게 아니라 구체적 방법으로 제시해야 하고, 구조조정의 억울한 희생자들을 구호할 복지책을 내놔야 합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아무 말이 없습니다. 비빌 곳 없는 노동자들에게 ‘자력갱생’ 하라고 읊조리면서 팔짱 끼고 있습니다.

▲사진=쌍용자동차 노조의 파업 장면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백약이 무효다. 백가가 합창해도 쇠귀에 경 읽기다.

경제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경질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언론계 인사도 그렇다.

‘연합뉴스’의 최대주주인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에 최규철 전 동아일보 논설주간을 내정했다고 한다. 신문유통원장에 임은순 전 경향신문 논설위원을 내정했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언론특보를 지낸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을 또 다시 언론계에 ‘낙하산 투하’하려고 한단다.

이로써 분명해졌다. YTN사태의 해법은 없다. 청와대가 물러설 가능성은 없다.

100일 넘게 싸우고 있다. YTN 사원들이 이명박 후보 방송특보를 지낸 구본홍 씨를 사퇴시키기 위해 투쟁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YTN 사원만이 아니라 언론계와 학계·시민사회단체가 모두 나서 ‘낙하산 사퇴’를 외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또 다시 낙하산 투하를 준비하고 있다. 이게 뭘 뜻하겠는가. 귓등으로도 들을 의사가 없다는 뜻이다. ‘구본홍 사퇴’는 말할 것도 없고 ‘낙하산’ 주장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런 뜻을 공공연히 천명한 것이다.

사실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구본홍 씨를 두고 ‘낙하산’이라고 비난하는 데 대해 청와대가 그랬다. 그는 ‘낙하산’이 아니라 ‘방송전문가’라고 했다.

청와대의 인식이 이러니 구본홍 씨를 상대로 자진사퇴를 권유하는 일은 기대할 수 없다. 유능한 ‘방송전문가’가 사원들의 ‘억지 주장’에 밀려 사퇴하면 인사를 한 사람의 체면이 구겨지고 인사 원칙이 흐트러진다. 

청와대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구본홍 씨가 알아서 물러나는 일도 기대할 수 없다. 청와대가 판박이 인사를 내놓으며 의지를 추스르고 있지 않은가. ‘방송전문가’가 무릎 꿇으면 ‘뉴스전문가’와 ‘신문전문가’에 도미노 영향을 준다. 하나의 선례가 되고 하나의 기준이 된다. 구본홍 씨는 물러나지 못한다. 본인이 그렇게 하고 싶어도 청와대가 뜯어말릴 판이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니 비로소 보인다. YTN사원이 왜 지구전을 펴는지 그 이유를 알만하다.

질긴 쪽이 이기게 돼 있다. 힘 대 힘의 대결구도로 치달을수록 성패는 지구력에서 갈리게 돼 있다. 끝까지 버티는 쪽이 이기게 돼 있다. YTN 사원은 지금 그 길을 가고 있다. 파업투쟁을 아껴둔 채 이른바 게릴라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질기게 싸우기 위해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럼 청와대는 어떨까? YTN사원의 게릴라전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배수진을 치고 있다. 퇴로를 닫은 채 방어에 전념하고 있다. 상대가 지치기만을 기다리면서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위험하다. 배수진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격퇴 비책을 갖고 있어야 한다. 여기저기서 몰려드는 세력을 일거에 내칠 수 있는 반전의 비책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밀린다. 밀려서 물에 빠지게 된다.

청와대와 구본홍 씨는 그 비책을 갖고 있을까? 한 번 썼다가 반발만 산 사원 징계 방법 말고 다른 비책을 갖고 있을까?

▲사진 =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구본홍 씨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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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와 건설노조의 파업 현장은 어느 파업 현장보다 결기를 띤 모습이다. 16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건설노조의 17일 과천정부종합청사 집회에선 조합원들이 자신의 덤프와 굴착기에서 떼어난 번호판을 목에 걸고 나섰다. 자신들의 호구책을 걸고 나선 것이다.

‘생계형’ 파업으로도 불리는 이번 화물연대와 건설노조 파업이지만 언론의 초점은 결국 언제나 그랬듯이 물류·건설 현장의 운행·가동 중지로 모아지고 있다. 극심한 생활고에 생존을 위해 나섰다는 그들의 속사정은 ‘힘들겠거니’ 또는 ‘엄살’ 쯤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정말 그럴까?

“하루하루 버티는 게 꿈 같아요. 남편한테 ‘한 사람 희생하고 남은 식구 새 살림 살게 도둑질이라도 하라’고까지 하는데,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라서….”

건설노조 조합원 김신철(54·가명) 씨의 아내 이정희(49·가명) 씨를 만났다. 오전 8시에 출근해 저녁 11시나 돼야 돌아오는 식당일을 마치고서다. 처음엔 한사코 거절했다. 적자 인생을 보여주는 게 무슨 자랑거리냐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말문이 터지기 시작한다.

“18년 전 남편이 덤프 일을 시작할 때는 ‘부수익’도 있고 경기가 나쁘지 않았죠. 그런데 그 IMF 때문에 건설회사에서 부도수표를 남발하더니만 그 뒤론 우리처럼 덤프 하나 믿고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사람들은 먹고 사는 게 걱정이 됐죠. 이 악물고 벌어보자고 재작년에 15돈(톤)에서 25돈 중고 덤프를 4000만 원에 대출받아 몰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적자를 내고 있으니….”

이 씨가 남편의 4월 매출내역서와 6월 결제분 카드 고지서를 꺼내 온다. 비오는 날 등을 빼고 20일을 새벽 4시에 나가 하루 15시간씩 일 해 올린 총매출액이 736만 2000원. 그러나 하루 평균 300km 이상 운행을 하며 나가는 기름값이 400여만 원(2080리터×1800~1900원대)에 이른다. 지난해 7월부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다 올 초부터 천정부지로 뛴 기름값은 매일같이 김 씨의 숨통을 죄고 있다.

이번엔 카드 고지서. 이 씨가 남편 김 씨에게 ‘덤프에만 들어가는 경상비’ 사용목적으로 준 유일한 김 씨 소유의 카드다. 전달에 중고 덤프가 말썽을 부려 들어간 수리비에 타이어, 부품값 등으로 결제한 금액이 277만 6000원이다. 회사의 요구로 관행처럼 과적을 하다 보니 낡은 덤프가 배겨날 수가 없어 수리비가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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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중고 덤프 할부금이 148만 원, 차량보험료가 60만 원이 나갔다. 여기까지만 마이너스 150만 원이다. 덤프에 들어가는 돈 만이다. 김 씨의 식대, 기타 잡비까지는 계산할 엄두도 못 낸다. 게다가 4월 수익은 어음 기일이 남아 김 씨의 수중에 아직 들어오지도 않았다.

“목숨이 붙어있으니깐 사는 거라고 애기 아빠 덤프 동료 와이프들이랑 만날 얘기 하죠. 저번 달에는 도저히 메울 길이 없어 시댁 식구들한테 500만 원을 빌렸어요. 이젠 더 이상 융통할 데도 없고…. 이러다보니 자살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된다니까요.”

이 씨가 식당에 나가 버는 돈은 월 130만 원. 대학 졸업반 아들과 고3 딸의 교육비에 생활비, 월세, 각종 세금에 덤프 적자까지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아들은 군대 다녀와 2년간 아르바이트를 해서 복학했어요. 그런데 그 돈도 내가 관리한답시고 다 썼어요. 다음 학기엔 융자를 받으라고 했죠. 우리 딸은 올해 수능 봐야 하는데 돈 달라는 이야기 할 때마다 맡겨놨냐고 소리를 질러버리고, 딸은 또 ‘그럼 나 대학 안 간다’고 하고…. 부모가 할 짓이 아니죠.“

결국 눈물을 훔친다. 술 담배도 안하고, 사교육은 꿈도 못 꿨지만 잘 커준 아들이 ‘그럼 저라도 일을 나가겠다’고 말했다는 대목에서다. 순대 장사, 과일 장사를 하면서 손목이 망가져 지난해 수술까지 받았지만 식당일을 안 다닐 수가 없다.

“작년 6월에 살던 곳에서 재개발한다고 집주인한테 쫓겨나 이 곳 40만 원 월세집에 들어왔죠. 그나마 우리는 좀 나은 편이죠. 인근에서 살던 남편 동료는 강제철거를 당해 아직까지 살 집을 구하지 못하고 길에서 천막을 친 채 구청과 싸우고 있어요.”

김 씨가 노조(이 씨 표현으로는 ‘연대’)에 가입한다고 했을 때 이 씨는 무척 반대했다고 한다. 월 3만 원 회비가 아까워서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반대할 것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연대를 하고 나서야 건설회사에서 수금을 내주더라구요. 우리나라는 말로 좋게 해선 안 되나 봐요.”

‘살 길이 뭐가 있겠냐?’고 물었다. 이 씨는 발주처니 원칭, 하청이니 어떤 정책이니 하는 것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대신 정부에 호소했다.

“방법? 휴… 제 주위에 덤프 하는 사람들은 다 임대 아파트 아니면 달동네, 지하방에서 살아요. 남편 있는 마누라들은 모두 덤프에서 손 떼고 노가다라도 뛰라고 말하죠. 나라 전체가 힘드니 어떻게 하냐, 시간 지나면 나아지지 않겠냐고 위안 삼았지만 이젠 너무 지쳐요. 정부에 하소연한다고 투쟁하는 것 같은데, 국민들을 위해 나라가 있다면 일만 하고 한 평생 살아온 사람들도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요.”

▲사진 위=멈춰선 덤프트럭들 ⓒ오마이뉴스
▲사진 아래=건설노조원 가족의 가계부와 신용카드 청구서 ⓒ시민사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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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