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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26 민주당엔 꽃놀이패, 대통령엔 폭탄 (4)
  2. 2008/02/18 '김대중 퍼포먼스'가 손님 쫓는다 (6)

얽히고설킨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잘 보면 보인다. 실마리가 나와 있고 가닥이 잡혀있다. 총리 인준․장관 인사청문 방향은 이미 잡혀 있다.

이렇게 질문을 던지면 상황이 한결 간명해질 것이다. 통합민주당은 왜 총리 인준 표결에 불참하려 하지 않는가?

통합민주당이 한승수 총리 인준을 거부할 요량이라면 이것처럼 확실한 방법은 없다. 그런데도 인준 표결 불참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이 대목에서 결론은 나온 것이나 진배없다. 인준안은 가결될 공산이 크다.

총리 인준은 정국 변수 아니다

통합민주당의 의석은 141석이다. 여기에 한승수 총리 후보자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놓은 민노당의 의석 9석을 더해도 겨우 150석이다. 과반수를 가까스로 넘기는 의석이다.

이 의석을 믿고 인준안 부결을 ‘강제 당론’으로 정해 밀어붙이는 건 무리다. 그랬다가 한두 명의 의원이 ‘반란표’를 던지면 통합민주당은 참화를 면치 못한다.

‘권고 당론’이나 ‘자유 투표’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둘 중 어느 것이든 강제성이 없다. 거꾸로 말하면 ‘반란표’의 가능성을 인정한다는 얘기이고, 인준안 가결을 감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총리 인준 문제는 더 이상 정국 향배를 좌우하는 관건이 아니다.

통합민주당이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를 보이콧하기로 한 점도 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총리 인준을 묵인 또는 방조하면 바람막이를 확보하게 된다. 극단적 발목잡기라는 역풍을 막아내는 바람막이다.

바람을 차단하면 불을 지피는 데 한결 수월하다. 불을 지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래오래 불놀이를 할 수 있다.

장관은 인준할 수 없다. 인사청문회를 연 다음에 의견을 표명할 수 있을 뿐이다. 장관 후보자의 꼬리표를 뗄지 말지는 전적으로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몫이다. 통합민주당이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하기로 한 건 바로 이 점을 겨냥한 것이다. 화력을 집중하고 지구전을 펴기 위함이다.

남주홍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할 통일외교통상위는 통합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인사청문회를 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한나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환경노동위만 나서 박은경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기도 쉽지 않다. 그 순간 한나라당은 ‘독주 여당’이 된다. 인사절차도 꼬인다. 박은경 후보자의 꼬리표는 떼주고 남주홍 후보자의 꼬리표는 계속 놔두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

인사청문회 개최를 두고 두 당이 대치전선을 형성하면, 그리고 이 대치전선이 장기화되면 통합민주당에게 득이 된다. 총선에 유리한 소재를 계속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못한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더라도 통합민주당은 밑질 게 없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선과 독주를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또한 총선용으로 안성맞춤이다. 정반대의 경우, 즉 이명박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두 후보자를 낙마시켜도 문제될 게 없다. 그러면 통합민주당은 사실상 ‘승리’를 선언하고 정국의 고삐를 쥐게 된다.

민주당은 꽃놀이패 쥐고, 대통령은 폭탄 떠안고

통합민주당은 꽃놀이패를 쥐고 있다. 총리 인준을 버리고 장관 인사청문회 보이콧을 취함으로써 상대가 어떤 패를 꺼내도 느긋할 수 있는 판을 조성한 것이다.

거꾸로 이명박 대통령은 난감하게 됐다. 폭탄을 넘겨받은 상황이다. 어떤 묘수를 짜내도 유탄을 피하기가 쉽지 않다.

어차피 최선책은 없다. 차선책을 택할 수밖에 없다. 국회 대치상황을 지켜보다가 적당한 시점에 발을 빼는 게 그나마 나은 수다. 허송세월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대승적 차원에서 장관 후보자 교체를 단행한다고 포장하는 게 지금 상황에서 강구할 수 있는 차선책이다.

시점은 조율할 필요가 있다. 먼저 나설 필요는 없다. 가급적 늦게, 즉 통합민주당이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무산시킨 후에 택일하는 게 좋다. 그래야 통합민주당의 발목잡기에 애간장을 녹이다가 어쩔 수 없이 후퇴하는 모양새를 보일 수 있다. 그래야 후퇴 결정에 ‘고뇌’의 흔적을 새길 수 있다.

청와대에서 인사 청문회를 본 다음에 두 후보자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말이 흘러나오는 점을 유념해서 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 글은 '프레시안'에 게재된 글입니다.

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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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말은 없었다. 하지만 퍼포먼스 효과는 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박3일 동안 호남에서 휴가를 보내는 동안 정치적 발언을 한 건 없다. 통합민주당의 출범에 대해 "환영한다"고 한 마디 한 게 전부다.

그런데도 말이 많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찾은 곳이 특별하다고 말한다. 아들 홍업 씨의 지역구인 무안·신안, 그리고 최측근인 박지원 전 장관의 출마 예정지인 목포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아들과 측근이 밀착 수행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과 공천 경쟁을 벌이는 사람들은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길 만으로도 지역 정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서 털어놓는 불평이다.

근거가 있는 불평이다. 불평이라기보다는 비판에 가깝다. 홍업 씨와 박지원 전 장관 모두 위법 행위로 사법처리를 받은 사람들이다. 한나라당의 공천 기준을 적용한다면 애초에 공천 신청이 불가능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후광을 비추려 하는 건 결코 좋은 모습이 아니다.

이해할 수 있었다. 대선 때 '전통적 지지층 복원'을 주문하고 '통합'을 촉구하면서 '훈수정치'를 한 것은 한 발 물러서서 볼 수 있었다. 이른바 '정통민주세력'의 줄기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선거 개입'이란 비난을 쉬 내치지 못하면서도 한 발 양보해 보려고 했던 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훈수정치'가 개인 차원에 머문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정통민주세력'이 공유해야 할 가치를 주창한 것으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은 다르다. 최소한의 '공익'은 찾아볼 수 없다.

지극히 편향적이다. 자신의 아들, 그리고 최측근을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전부다. 왜 이들이 공천을 받아야 하는지, 그것이 이른바 '정통민주세력'의 공통의 이익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어떤 근거도 찾을 수 없다. '뒷배'를 봐주고 '후광'을 비추려는 의도로 읽힐 뿐이다.

이러면 부작용이 커진다.

통합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으로 당선 안정권인 호남에서의 공천 경쟁은 더 극심해졌다. 이런 와중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뒷배정치'에 나서면 공천이 왜곡된다. 쇄신 또는 물갈이의 상징효과를 극대화해야 할 호남에서 '과거회귀 공천'이 이뤄지면 통합민주당의 이미지는 퇴행하고 총선 경쟁력은 반감된다.

총선 후도 문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후광'을 받은 구 동교동계 인사들이 원내에 진출하면 세력이 형성된다. 동교동계의 부활에 버금가는 세력화다.

이들이 미래지향적인 역할을 할 건 없다. 포용정책 수호자로 나설지 모르지만 그 건 이미 통합민주당 인사들이 폭넓게 공유하는 가치다. 굳이 이들이 수호자를 자처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과거회귀적인 기능할 할 공산이 크다. 지역주의, 계파정치 부활의 창구가 될 수 있다. 더구나 호남 외 지역 인사들의 원내 진출 실적이 미미하면 이들의 활동 폭은 더 커지고 통합민주당은 '도로 민주당'으로 격하된다.

그래서다. 통합민주당 지도부가, 박재승 위원장의 공천심사위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후광'에 가림막을 칠지 모른다. 그래야 통합민주당이 살기 때문이다.

근거도 있다. 지난해 4.25보궐선거에 출마한 홍업 씨가 구 민주당의 총력지원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씨의 지원유세에도 불구하고 49.7%의 득표율로 어렵사리 당선된 예가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보여준 사례다.

게다가 통합민주당의 적수가 없다. 민주당과의 합당으로 단일 후보를 낼 토대를 닦았다. 홍업 씨나 박지원 전 장관이 공천 탈락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한 번 해볼 만한 여지는 충분하다.

자충수가 되기 쉽다. 통합민주당이 '뒷배정치'를 거부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궁지에 몰린다. 팔을 안으로 굽히려다가 그 팔로 자신의 가슴을 칠 수 있다. 이른바 '정통민주세력'의 생존을 노심초사하던 '원로'의 이미지는 삭탈되고 일탈행위를 한 '아버지' '보스'의 이미지만 얻게 된다.

정치에서 불명예 퇴장하는 길을 스스로 여는 것이다.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