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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25 공허한 주장 뒤에 감춰진 박근혜의 계산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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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복당시켜달라고 했다.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연대 당선자 전원을 일괄 복당시켜달라고 했다.

될까? 현재로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 이유는 박근혜 전 대표의 말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그랬다. 친박연대 비례대표 공천 비리 의혹에 대해 "비례대표 문제에 대해서는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해서 그 결과에 따라 잘못이 있다면 당연히 법적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게 문제다. 검찰의 수사 결과 한 점이라도 비리가 나오면 한나라당의 '복당 불가' 입장에 힘이 실린다. 당 이미지를 깎아내리면서까지 비리 집단을 통째로 받을만큼 한나라당은 절박하지 않다. 

그럼 한 점 의혹도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박근혜 전 대표의 말대로 "과잉수사, 표적수사, 야당탄압"으로 결론 나면 어떻게 될까? 그래도 마찬가지다.

비틀어 봐야 한다. 검찰의 "과잉수사, 표적수사, 야당탄압"이 정치적 고려에 의해 진행된 것이라면, 그리고 거기에 여권의 심중이 담긴 것이라면 얘기는 하나로 모아진다. 검찰이 과잉·표적 수사를 할 만큼 '탄압'의 의지가 강했다는 얘기가 된다. 친박연대를 받아들일 마음이 눈꼽만치도 없었다는 말이 된다.

이건 어떨까? 친박무소속연대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말처럼 선별 복당을 하는 건 어떨까? 친박연대는 제쳐놓고 친박무소속연대만 받아들이는 건 어떨까?

이 또한 가능하지 않다. 한나라당 의중 때문이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잘랐다. "말도 안 되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했다.

어느 모로 보나 복당 가능성은 없다. 현재로선 그렇다.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는 박근혜 전 대표다. 그런데도 굳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공허한 주장을 했다. 정작 궁금한 건 바로 이것이다. 이유가 뭘까?

유일한 단서는 전당대회다. 박근혜 전 대표가 복당을 조건으로 내건 '전당대회 불출마'가 유일한 단서다.

두 가지 분석이 가능하다. 어차피 일괄 복당은 불가능한 일, 차라리 이걸 고리로 걸어 전당대회 출마 명분을 축적하려 했을 수 있다. 일괄 복당이 안 되면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추후 생각해 보겠다"며 여운을 남긴 걸 봐서도 이런 추측을 가능케 한다.

하지만 위험이 너무 크다. 전당대회에 출마했다가 행여 대표직을 거머쥐지 못하면 이보다 더한 낭패가 없다. 친박세력 축출로 가뜩이나 좁아진 당내 입지가 더욱 오그라든다.

막연한 가능성이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아무리 대중성을 갖고 있다고 해도 당내에선 소수다. 친박으로 분류되는 당선자라고 해야 30명 정도에 불과하다. 당원 투표로 이뤄지는 전당대회에서, 국회의원과 당원협의회위원장의 '동원'이 결정적 역할을 하는 전당대회에서 '소수파'의 수장이 당권을 거머쥐기는 쉽지 않다.

다른 하나의 추측 역시 명분이다. 하지만 성격이 전혀 다른 명분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전당대회를 거쳐 새 지도부가 꾸려진 후를 대비한 명분 축적이다.

한나라당이 일괄 복당을 불허했는데도 박근혜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으면 이미지가 좋아진다. 인내와 화합의 이미지를 얻게 되고 계파 수장 이미지는 희석된다.

7월 전당대회를 치르고 나면 두 가지 상황이 함께 달라진다. 박근혜 전 대표와 각을 세웠던 강재섭 체제가 물러남으로써 새 지도부가 '과거사 청산'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18대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됨으로써 의정의 불안정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나라당으로선 마음을 조금 놓아도 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전략이 무엇이든 박근혜 전 대표가 반드시 얻게 되는 정치적 부수효과도 있다.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연대를 관리할 수 있다. 친박연대의 비례대표 공천 의혹이 불거진 후 벌어지는 두 집단 간의 틈새를 메우면서 행동통일을 주문할 수 있다. 자신이 당에 머리를 숙여가면서까지 두 집단을 챙기려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데 오늘 기자간담회처럼 좋은 수단은 없다.

둘러보니 그렇다. 어떤 경우이든 박근혜 전 대표가 잃을 건 없다. 현재의 과제 즉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연대의 전열 유지를 꾀하면서, 미래의 상황 즉 7월 전당대회에서의 유동적 상황에 대비하는 데 꼭 필요했던 게 오늘의 주장이다.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