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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km가
어제 일본 후쿠시마 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50대 일본인 남성에게서 기준치인 1마이크로시버트가 넘는 방사선이 확인됐습니다. 이 승객은 후쿠시마현 인근해 거주하는 사람으로 방사선이 나온 부위는 머리 외투 신발 등이었습니다. 바로 외투와 신발을 폐기하고 다시 측정하자 0.46마이크로시버트로 낮아져 당국은 입국을 허용했습니다. 같은 비행기로 들어온 한국인과 일본인 등 3명도 1차 게이트에서 방사선이 검출됐으나 2차 기준치를 넘지 않아 그대로 통과됐습니다. 한편 정부는 일본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과 교포들에 대해 후쿠시마 원전 반경 80km 밖으로 대피하라고 권고했습니다.
80km가 100km가 되고 200km가 되는 건 아닌지.
 
‘위험한 상황’은 어떤 상황?
각국 정부가 일본에 체류하고 있는 자국 국민들에게 탈출 권고를 내리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이런 조치를 내리지 않고 있는데요. 주일 한국대사관의 페이스북 등에 귀국 권고 조치를 내려달라는 글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김재경 씨는 “대사관에서 귀국을 권고해 주면 일본 회사와 일 마무리가 수월해진다”며 “정부의 귀국 권고 발표가 일본에서 취업비자로 일하는 많은 한국인에게 꼭 필요한 조치”라고 호소했습니다. 유학 비자를 받아 일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신선미 씨도 “귀국 권고 등의 공식 조치가 내려져야 (떠날 때) 눈치가 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외교부측은 “아직 귀국 권고를 발표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밝혔습니다.
어떤 상황이 ‘위험한 상황’인가. 다른 나라 사람들은 다 떠나는데.

원전 정책, 글로벌 이슈잖아
경주지역 시민단체들이 운전 수명 연장을 검토 중인 월성 1호기의 영구 폐쇄를 주장했습니다. 경주핵안전연대 회원들은 어제 경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후쿠시마 제1원전의 연쇄폭발 사고는 노후한 원전일수록 지진 등의 자연재해에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노후한 월성원전 1호기의 수명 연장 계획을 철회하고 영구폐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월성원전 1호기는 1983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중수로형’으로, 2013년 3월에 설계수명 30년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교과부는 6월에 10년 수명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경주시 월성원전 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는 원전이 있는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주민들의 몸 안 삼중수소 농도가 평균 23.6리터당 베크렐로 경주시내 주민의 0.919리터당 베크렐보다 25.7배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삼중수소는 중수의 중성자 포획과정에서 생기는 방사성 물질로 몸 안에 쌓이면 암과 기형을 유발합니다.
작금의 글로벌 이슈는 원전정책. 우리라고 피해갈 수 없지.

천만다행
일본에 파견된 우리 신속대응팀이 교민 4명을 구조했습니다. 신속대응팀은 16일 일본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의 한 주택에서 6일간 고립돼 있던 교민 김영순 씨와 김씨의 두 언니, 형부를 구해냈습니다. 김씨는 11일 자신을 만나러 일본에 온 언니 점순 영분 씨 및 형부 서원석 씨와 집에서 점심을 먹다 대지진과 쓰나미로 갇혔습니다.
천만다행. 수고하셨습니다.

설마 이 문제에서도?
북한이 어제 지진국장 명의의 통지문을 기상청장 앞으로 보내 백두산 화산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와 현지답사, 학술토론회 등의 협력사업을 추진하자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남북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들어 일각에서 백두산 화산 재폭발 가능성이 제기됐고, 기상청에서는 이달 초 ‘선제적 화산 대응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설마 이 문제에서도 북한의 ‘진정성’ 문제를 따지는 건 아니겠지?

왜 이리 허술해
정부가 배를 타고 월경했던 북한 주민 27명을 어제 서해상에서 북한에 인계하려고 했으나 이들이 타고 온 5톤짜리 목선이 고장 나 불발에 그쳤습니다. 목선 엔진이 고장 나 유사한 엔진으로 교체했으나 출발 직전 고장을 일으킨 겁니다. 정부가 이 사정을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통해 북한에 전달했습니다.
대북 문제인데 이렇게 허술하게?

다 압니다
어제 열린 최시중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천정배 민주당 의원이 세금 탈루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천 의원은 2008년 3월 청문회에서 최 후보자 아들이 경영하는 빵집 임대료 3700만원을 최 후보자가 대신 내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넉 달 후인 그해 7월에  세금을 냈다며 애초 세금을 탈루했다가 청문회에서 문제가 되자 뒤늦게 세금을 낸 것 아니냐고 공격했습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증여를 했지만 탈세 의사는 없었고, 착오를 발견한 뒤 나중에 바로잡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김재윤 민주당 의원은 최 후보자가 분당 부동산을 매입하고 5개월 뒤에 신도시 계획이 발표됐다며 당시 기자였던 최 후보자가 취재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이용해 투기를 한 게 아니냐고 따졌습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결혼 전 재벌가 가정교사를 하면서 택지개발에 참여하게 돼 운 좋게 집을 마련할 수 있었고, 그 뒤 집을 옮기고 노후설계를 하는 과정에서 재산이 늘어났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최 후보자는 종편의 ‘낮은 채널 번호 배정’ 문제와 관련해 “적절한 채널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대표적 지원”이라며 “2기 임기에서 첫째 구실이 그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첫째 구실이 종편 산파-후견이라는 거, 말 안 해도 다 압니다.

뭘 보도하란 말인가
대법원이 어제 X파일을 보도한 혐의로 기소된 이상호 MBC 기자에 대해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X파일 사건은 1997년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과 이학수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장이 호텔에서 만나 그해 예정된 대선에 정치자금을 지원하는 문제와 검사장급 검사들에게 뇌물을 주는 방법을 논의한 것을 불법 녹음한 국정원 ‘미림팀’의 자료를 2005년 7월 보도한 사건인데요. 1심 재판부는 보도가 정당행위라며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선고유예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대법원은 통신의 비밀 보호를 전제한 뒤 “국가기관의 불법 녹음 자체는 물론 누설과 공개까지 금지해야만 도청을 하려는 유인이 제거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기자와 함께 기소된 김연광 전 ‘월간조선’ 편집장에 대해서는 녹취록 전문을 게재하는 등 최소한의 주의도 기울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심의 선고유예 결정을 확정했습니다.
도대체 뭘 보도하란 말인가. 

파업이 곧 업무방해는 아니죠
대법원이 2006년 철도노조 총파업을 주도해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영훈 전 철도노조 위원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은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게 아니다”며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뤄져 사용자의 사업 계속 의사가 제압될 때에만 집단적인 근로 거부를 위력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는데요. 이는 파업과 업무방해죄의 연관성을 엄격히 해석한 것입니다. 기존 판례는 ‘집단적인 근로 제공 거부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저해돼 손해를 발생시킨 것은 당연히 위력에 해당하므로 위법성 조각 사유가 없는 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파업=업무방해’라는 등식이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한다는 건 세상이 다 알던 얘기.

보고 판단합시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가진 조찬 월례회동에서 “국책사업에 대해 여야가 아니라 여여 갈등이 되고 있어 문제”라며 “차분히 논리를 가지고 따지기도 전에 무슨 유치전 하듯이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국책사업에서 정치 논리는 배제돼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이 대통령이 말한 국책사업은 동남권 신공항 사업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발표가 임박했으니 보고 판단합시다. 진짜 정치 논리가 배제됐는지.

쓸데없는 발표를 왜 해?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16일 국회에 출석해 구제역 매몰지 주변 오염을 막기 위해 첨단 IT감지기를 설치하는 방안을 백지화했다고 밝혔습니다. 맹 장관은 ‘첨단 센서 도입’이 어떻게 되고 있느냐는 이미경 민주당 의원 질문에 “쓸데없다는 생각이 들어 하지 말라고 했다”며 “전문가들도 다 아니라고 해서 취소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지난달 15일 ‘구제역 매몰지 종합대책’을 내놓으며 매몰지 주변 관측정에 첨단 IT감지기를 달아 매몰지에서 흘러나오는 침출수로 인한 토양과 지하수 오염을 자동으로 경보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15일 발표가 쓸데없는 일이었다는 얘기.

Posted by '토씨'


진실은 묻히지 않는다
2009년에 연예계 성접대 비리를 폭로하고 자살한 장자연 씨가 지인에게 50통의 편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장씨는 편지에서 31명에게 100번 넘게 접대를 했다며 이들의 직업을 기록했습니다. 연예기획사와 제작사 관계자 뿐 아니라 대기업과 금융기관, 언론사 관계자까지 포함된 명단입니다. 장씨는 이들을 ‘악마’로 표현하며 “회사도 아닌 3층 접견실, 그리고 삼성동 신사동 청담동 수원 인계동 등의 가라오케와 룸살롱에서 접대를 했다”며 “오라면 가라면 벗으라면 그렇게 한 것이 수십번도 아닌 100번도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장씨는 자살을 암시하며 “내가 잘못된다면 이 사람들 모두 꼭 복수해줘”라고 적기도 했습니다. <기사 보기>
진실은 결코 묻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운 사례.

첩보전은 끝없어
중국이 우리 군 극비계획을 해킹했다고 신학용 민주당 의원이 주장했습니다. 신 의원은 “중국 측이 우리 국방부 컴퓨터를 해킹했고 고고도 무인정찰기 도입과 관련된 대외비 정보에 접근했다는 보고를 정부 관계자로부터 받았다”며 “정부는 아직까지 중국 측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채 어떻게 처리할지를 고심 중이라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미국의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의 판매를 미국에 요청한 끝에 2009년 미국 정부의 결정을 얻었으나 예산 때문에 도입 계획을 늦추다가 지난해 천안함 사건 이후 2011년 정부 예산에 착수자금 452억원을 편성했습니다. <기사 보기>
공중 정찰을 뒤에서 캤다? 첩보전은 끝없어.

도대체 멀쩡한 성능이 뭐야?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해 군이 지난해 6월 실전 배치한 K-11복합소총이 불량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오쉬노부대에 배치된 20정 중 7정에서 사격통제장치의 레이저 거리 측정과 초기화 기능이 작동되지 않는 등 8건의 불량이 나타났고, 다른 부대에 배치된 2정에선 사격 시 총열이 움직이거나 신관 설정값에 오류가 발생하는 등 4건의 결함이 나타났습니다. 제3의 부대에 배치된 2정에선 레이저 수신 렌즈 내부에 물방울이 맺히고 야간 거리 측정이 안 되는 등 3건의 결함이 발생했고, 제4의 부대에 배치된 5정 중 2정에선 5.56mm탄을 단발로 격발했는데도 여러 발이 발사됐습니다. K-11은 5.56mm 소총탄 외에 건물 뒤에 숨은 적을 공격할 수 있는 20mm 공중폭발탄까지 발사할 수 있는 소총으로 한 정당 가격이 1500만원입니다. 지금까지 개발비로 187억원이 투입됐으나 여러 결함 때문에 생산이 중단돼 총 7개 부대에 39정만 전력화 됐습니다. <기사 보기>
도대체 멀쩡한 부분, 성능이 뭐야?

신무기 또 나오나?
북한이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 교란전파를 쐈다고 합니다. 개성 인근지역에서 5~10분 간격으로 간헐적으로 발사했다고 하네요. 이로 인해 4일 서울과 수도권 서북쪽 일부 지역에서 GPS 수신장애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와 관련 김태영 전 국방장관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방위 감사에서 “북한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차량탑재장비로 50~100km의 범위에서 GPS 전파교란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기사 보기>
교란전파에 대응하는 신무기가 또 나오나? 끝없는 군비경쟁. 

평화가 곧 삶이자 돈인데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이장단협의회가 최근 대북전단 날리기 행사가 임진각에서 이뤄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시에 요청했습니다. 북한이 임진각을 명시해 조준타격 입장을 밝히자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지역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이같이 요청한 겁니다. 일부 주민들은 대북전단 날리기 행사가 계속되면 물리적 저지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북전단을 날려온 단체들은 8~10일 임진각에서 풍선으로 대북전단을 날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기사 보기>
주민들에겐 평화가 곧 삶이요 돈인데.

웬 연좌제?
여야가 국회의원에 대한 입법로비를 사실상 허용하는 내용의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행정안전위에서 통과시킨 데 이어 이번 주에 법사위와 본회의에서도 처리할 계획입니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정자법 개정안이 본회의로 넘어오면 자유투표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고,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소액 다수에 의한 후원은 가장 좋은 정치자금 모금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김무성 원내대표와도 이런 취지에 공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임동규 한나라당 의원 등 여야 의원 54명이 직계존비속의 법 위반과 처벌에 의해서는 당선무효가 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4일 발의했습니다. 이들은 헌법이 연좌제를 금하고 있다는 점을 들면서 “본인의 잘못이 아닌 친족의 잘못으로 당선 무효라는 불이익을 받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사 보기>
가족이 ‘공범’인 경우엔 연좌제와 무관하다는 것도 모르나?

되풀이되는 실수라면
정부가 번역오류 지적에 따라 수정 제출한 한EU FTA 협정문에서 또 심각한 오류가 발견됐습니다. 국내 건축사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외국 건축사의 자격 요건에 대한 한글본 표현이 영문본, 독문본과 다릅니다. 한글본에는 ‘외국 건축사 자격을 취득한 5년의 실무수습을 한 자는 간단한 시험만 합격함으로써 대한민국 건축사 자격 취득이 가능’한 것으로 돼 있으나, 영문본에는 ‘5년 실무수습’이란 요건이 전혀 기술돼 있지 않습니다. 정부가 존재 자체를 부인했던 서비스시장의 역진방지 조항이 영문본과 독문본에는 포함돼 있기도 합니다. 또 금융서비스 분야 방카슈랑스 개방 규정에 ‘상업은행 상호저축은행 또는 증권회사의 2인 이하 직원만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음’으로 돼 있는데 영문본에는 ‘단 2인의 직원’으로 돼 있습니다. <기사 보기>
되풀이되는 우연은 결코 우연이 아니죠. 실수도 마찬가지.

해명이 곧 고백?
연임이 결정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땅 투기 의혹이 다시 제기됐습니다. 최 위원장은 1985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논 673제곱미터를 사들였고, 1991년 충남 아산시 온천동의 논 321제곱미터를 사들였는데요. 당시에는 전업농가 또는 농가가 되려는 자만이 농지매매증명서를 받아 논을 살 수 있었지만 최 위원장은 서울에 살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방통위 측은 “도시계획구역 안의 농지는 농지매매증명을 받지 않아도 예외적으로 매입이 가능했는데 두 땅 모두 도시계획구역으로 설정된 곳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최 위원장은 또 위원장 취임 초기 6개월간 6800만원에 달하는 판공비를 썼으며 대부분 고급 호텔에서 사용한 바 있고, 3년 전 33억원이던 예금이 38억원으로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기사 보기>
‘도시계획구역’ 해명은 개발 노리고 땅 샀다는 고백인데.

이참에 모두 다
서울대 음대 성악과의 박미혜 교수가 학교 규정을 어기고 예고생을 상대로 2년 넘게 개인교습을 했습니다. 서울대 ‘타교 출강 처리지침’에 따르면 ‘입시에 영향을 주는 등 사회적 물의를 야기시킬 우려가 있는 각급 학교의 출강’을 금지하고 있으며 부득이한 경우 총장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습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잘 아는 분의 자녀를 가르쳐 준 것일 뿐”이고 “고3 입시생은 아니였다”며 “총장의 허락없이 교습한 것에 대한 처벌은 달게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레슨비로 시간당 2만원만 받았다고 밝혔으나 예고에 출강하고 있는 한 강사는 “일반 강사들도 15만원 정도 받는데 현직 교수가 2만원만 받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사 보기>
줄줄이 터져나오는 비리. 그래 이참에 다 까놓고 도려내자.

참 엉뚱한 ‘자율’
자율형 사립고가 비입시 과목 교사들을 퇴출시키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자율형 사립고는 실업 기술 등의 비입시 과목 교사나 수업 평판이 낮은 교사에게 수업이나 보직을 주지 않고 대신 컴퓨터를 고치거나 학교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업무를 주면서 명예퇴직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에선 지난 1년 사이 7명의 교사가 그만 뒀습니다. 또 다른 자율형 사립고에선 지난해 학벌이 좋은 교사를 다수 뽑아 배치한 반면 전자나 기계 등 전문 교과를 담당해온 교사 5명에겐 따로 수업을 주지 않고 행정업무를 처리하도록 했습니다. 이밖에 한 자율형 사립고에서는 지난해 학생 상담을 맡던 교사에게 “보직이 없으니 도서관에 가서 책을 정리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기사 보기>
참 엉뚱한 ‘자율’.

학부모 표 끌어모으기엔 ‘딱’
감사원이 139개 지자체가 설립, 운영 중인 145개의 장학재단을 대상으로 실태 감사를 실시했는데요. 그 결과 기부금품 모집과 기금 운용에 공무원들을 동원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전남 강진군수는 5급 이상 공무원별로 1억원의 장학기금 모집 목표액을 설정해 실적을 보고하도록 지시하고 실적이 우수한 공무원에게 일본 여행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는데요. 그 결과 강진군과 각종 공사 용역 물품 계약을 맺은 업체 324곳이 지난 5년간 645차례에 걸쳐 14억원의 기부금을 냈습니다. 예천군 등 12곳은 자체 수입으로 소속 공무원 인건비조차 충당하지 못하는데도 장학재단에 344억원을 출연했습니다. <기사 보기>
장학재단처럼 학부모 표를 끌어모으기에 ‘딱’인 게 없거든. 

Posted by '토씨'


지난 11일이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국회에 출석해 말했다. 종합편성채널의 채널 번호 부여는 방통위가 아니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권한이지만 행정지도를 통해 효율적인 채널 관리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지상파에 인접한 낮은 채널 번호를 종편에 부여하겠다는 뜻이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발언이 전해지자마자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방통위가 종편에 낮은 채널 번호를 주라고 압박하면 위헌소송까지 불사할 것이라는 취지를 밝혔다.

그로부터 이틀 뒤. 서울서부지검이 태광그룹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호진 회장 등의 세금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캔다며 대대적으로 공개수사에 나선 것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다음 날인 어제는 태광그룹의 계열사인 티브로드홀딩스가 큐릭스홀딩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방송법 개정을 위한 정관계 로비와 이호진 회장 일가의 사익 추구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공교롭다. 이 세 개의 사안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으면 ‘오얏나무 아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정부가 종편에 낮은 채널번호를 부여하기 위해 (M)SO에 대한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볼 수도 있는 장면 말이다. 태광그룹에 쏟아지는 각종 의혹은 논외로 하고 태광그룹 수사와 종편 채널 부여문제와의 상관관계만 살피면 그렇다.

태광그룹이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는 티브로드홀딩스는 전체 77개의 유선방송 권역 가운데 22개의 권역을 확보하고 있는 1위 사업체다. 게다가 태광그룹의 인사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산하 SO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이런 태광그룹이 궁지에 몰리면 SO의 대정부 저항력이 약화된다. 종편에 낮은 채널번호를 부여하려는 방통위에 맞서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과잉 해석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서울서부지검이 태광그룹을 압수수색하기 1년여 전인 지난해 9월부터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가 태광그룹의 방송법 개정 로비 의혹을 내사해 왔다니까 사건의 선후관계와 인과관계를 일방적으로 정리하는 건 무리일지 모른다.

하지만 약하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도 ‘오얏나무 뿌리’는 뽑히지 않는다. 당장 반문이 나온다. 왜 내사를 1년 넘게 끌어오다가 이제야 본격 수사에 나서느냐는 반문이다. 태광그룹의 방송법 개정 로비 연장선상에서 불거진 것으로 의혹을 샀던 청와대 전 행정관과 방통위 직원 성접대 사건이 지난해 3월에 터졌고, 서울 마포경찰서가 한 달여 뒤 ‘성접대는 있었지만 로비는 없었다’는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사건 수사가 사실상 종결 됐던 점을 상기하면 그렇다. 왜 그 때 뿌리를 도려내지 않고 묻어 뒀다가 다섯 달이 지난 후에야 내사에 나서게 됐는지, 왜 내사를 시작한 지 1년이 넘도록 조용히 있다가 이제야 공개수사에 나서게 됐는지를 주목하면 그렇다.

참고사항이 있다. 검찰의 내사와 비슷한 추이를 보인 움직임이다. 공정거래위가 지난해 9월초부터 조사에 나섰다. MSO가 방송채널사업자(PP)와 공정거래를 하는지 등을 캐겠다며 국내 유수의 MSO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조사에 들어간 지 1년이 넘었지만 공정거래위는 아직까지 조사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종합하면 겹친다. 검찰의 내사와 공정거래위의 조사를 한 데 묶으면 시점이 일치하는 걸 알 수 있다. 미디어법이 강행처리 된 직후에 두 기관이 거의 동시에 내사․조사에 들어간 점을 읽을 수 있다.

이걸 마냥 우연의 일치라고 치부해야 할까?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이라고 흘려버려야 할까? 꼭 그렇지 만은 않다. 공정거래위의 MSO 조사에 종편 선정을 앞두고 SO의 채널 편성권을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그 때부터 제기됐으니까.

우연의 일치라고 봐도 달라지는 건 별로 없을지 모른다. 선후관계가 어떻게 되든 검찰 수사와 공정거래위 조사가 MSO에 대한 ‘행정지도’ 효과를 가져 올 개연성을 완전히 부정하지 않는 한 결과는 같을 것이라고 봐야 하니까.

▲사진=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보도가 여러 번 나왔다. 종합편성채널에 진출하려는 신문사들이 발바닥에 불이 나게 뛰고 있다고 한다. 재계 순위 30위 안의 대기업은 물론 코스닥 상장 벤처기업과 지방 중견기업들, 그리고 재외동포 기업인들을 돌며 종편 투자를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일각에선 이런 움직임을 곱지 않게 바라보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 정상적인 투자 유치전으로 이해할 측면이 없지 않다. 

문제는 다른 데 있다. 발바닥에 불이 나게 뛰는 현상이 문제가 아니라 발바닥에 불이 나게 뛰어야만 하는 사정이 문제다.

한 대기업 임원이 그랬단다. “종편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하면 1년 정도 괴롭힘을 당하겠지만, 들어가면 10년간 돈 내고 휘둘려야 한다는 것이 재계 일반의 생각(한겨레)”이라고 했단다.

분위기가 이렇다. 돈에 관한 한 개가 울고 갈 정도로 후각이 발달한 기업들이 손사래를 치고 있다. 돈이 된다면 중소기업 영역은 물론 동네 골목상권까지 치고 들어가는 대기업이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많이 다르다. 미디어법을 밀어붙이면서 정부와 여당이 펼쳤던 주장과 기업이 내보이는 모습은 상반된다. 정부와 여당은 다채널로 가면 미디어 산업이 발전할 거라고, 방송통신 융합시대에 부응하면 글로벌 미디어 기업을 키울 수 있다고 했지만 기업은 믿지 않는다. 정부와 여당은 방송이 ‘황금알’을 낳을 것이라고 호언했지만 기업은 ‘오리알’ 신세를 면하려고 발버둥을 친다.

그럴 만하다. 시장 상황만 놓고 보면 기업이 ‘노 땡큐’를 연발할 만하다.

방송광고 시장이 포화인 상태에서 채널을 늘리면 파이 키우기가 아니라 파이 쪼개기 결과가 빚어진다. 방송이 발전하는 게 아니라 동반 쇠락하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KBS 수신료를 올리는 대신 KBS2의 광고 방송을 금지한다고 해도 ‘새 발의 피’다. 이렇게 해서 창출되는 광고량은 대략 3000억원. 기존의 공중파와 신규 종편이 나눠 갖는다고 가정할 때 살림살이에 크게 보탬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방송광고공사 독점 체제 해체가 현실화 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방송광고공사 독점 체제 해체 후 공영 미디어렙과 민영미디어렙 양사 체제가 구축되든, 방송사별로 미디어렙을 별도 설치하든 광고 수주전쟁이 불을 뿜을 건 불 보듯 뻔한 일. 이 전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는 곳은 시장을 선점하고 매체 파워가 센 곳이 될 수밖에 없다. 기존 공중파 방송 말이다.

아무리 봐도 돈 될 여지가 없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은 고사하고 내수 시장에 뿌리내릴지조차 불투명하다. 적게 버는 만큼 적게 쓰기 위해 외국 드라마 등을 싼 값에 수입하기 시작하면 글로벌 미디어 기업으로 크는 게 아니라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봉’이 되기 십상이다. 기업은 바로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그랬다. 지난 22일 국회에 나와 “내년 초에나 종편 사업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말에 종편 사업자 2-3곳을 선정하겠다던 기존 입장에서 물러섰다.

방송통신위는 미디어법에 대한 헌재 결정과 방송법 시행령 성안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언론계는 다르게 본다. 종편 사업자 수를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희망하는 신문사에 모두 허가장을 내주자니 ‘부실화’를 부를 게 뻔하고, 한 곳만 내주자니 ‘특혜 시비’와 ‘반발’을 자초할 게 자명하기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풀이한다. 경제 논리만으로도 골치가 아픈데 정치논리까지 감안해야 하다보니 머리가 깨진다고 진단한다.

두고 볼 일이다. 방송통신위가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솔로몬의 지혜는 아기가 반으로 잘리는 불상사는 없을 것이라고 확신에 기초한 것이지만 방송통신위는 이런 확신을 가질 수 없다. 광고를 반으로 자를 수도, 합칠 수도 없고, 사업자를 여럿으로 나눌 수도, 합칠 수도 없다. 어떻게 할 것인가? 

▲사진=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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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물어보자.

대안정책야당을 한다고 해서 투쟁을 안 할 건가? 선명투쟁야당을 한다고 해서 정책개발을 안 할 건가?

단순함을 무릅쓰고 이렇게 물어보는 이유가 있다. 대안야당이니 선명야당이니 하는 입씨름이 말장난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 하나는 종부세고 다른 하나는 인사다.

종부세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을 때 민주당이 다짐했다. 종부세 과세기준 6억원, 종부세율 1∼3%만은 반드시 지키겠노라고 다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법안 소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1월 24일 별도 브리핑을 갖고 헌법재판소에서 합헌결정을 받은 종부세 과세기준금액(주택 6억원)과 세율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되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장기보유 1주택자에 대한 감면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다시 한번 확인하기도 했다

어떻게 됐을까? 민주당 다짐은 지금도 굳건히 지켜지고 있을까? 그렇지가 않다. 확정은 안 됐지만 잠정합의를 봤다. 기획재정위 조세법안 소위에서 종부세 과세기준 6억원을 유지하되 1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3억원의 기초공제를 해주기로 한나라당과 사실상 합의를 봤다. 반드시 지키겠노라고 다짐했던 종부세 과세기준을 내준 것이다.

걸핏하면 촉구했다. 사퇴하라고 민주당이 목소리를 높였다. 한승수 총리를 비롯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어청수 경찰청장 등을 향해 전방위로 사퇴 공세를 폈다.

어떻게 됐을까? 한 사람도 물러나지 않았다. 쌀직불금 파문에 휩싸인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이 물러나긴 했지만 이는 민주당의 투쟁 성과이기보다는 여론 공세의 결과물에 가깝다(정운천 농림부장관, 김도연 교과부장관, 박미석 수석의 경우도 이봉화 차관과 비슷한 경우다). 민주당은 무작정 지르기만 했을 뿐 마무리는 전혀 하지 못했다. 불교계가 들고 일어나고 여론도 꽤 동조했던 어청수 경찰청장 사퇴조차 관철시키지 못했다.


확인할 수 있다. 전자의 예에서 흔들리는 민주당을, 후자의 예에서 무력한 민주당을 확인할 수 있다. 대안을 내세우고 타협을 강조하며 애초 입장을 스스로 허무는 민주당의 모습을, ‘옹고집’ 이명박 대통령만 탓하며 은근슬쩍 입 씻는 민주당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민주당의 최대 문제는 일관성 결여다. 더불어 일관성을 담보하는 전략의 부재다. 죽기살기로 싸워야 할 사안과 대안정책을 내놓고 주고받기를 할 사안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종부세 과세기준보다 세율 고수가 더 중하다고 판단했다면, 부자만을 위한 법인세․소득세․상속세 인하를 저지하기 위해 주고받기 거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 애당초 호언하고 장담해서는 안 됐다. 종부세 과세기준을 반드시 지키겠노라고 공언하며 국민에게 헛된 믿음을 심어줄 게 아니었다.

사과 한 마디로 사퇴 주장을 거둬들일 만큼 중한 사안이 아니었다면 애당초 사퇴를 주장해서는 안 됐다. ‘옹고집’ 대통령이 사퇴 주장을 일축할 것이 뻔했다면 배수진을 치고 싸워야 했다. 일을 벌이기만 하고 하나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는 무기력 야당 인상을 심어줄 게 아니었다.

대안야당이니 선명야당이니 하는 입씨름은 다음 문제다. 시급한 문제는 번지수 찾는 법을 깨우치는 일이다. 돌밭에 씨 뿌려봤자 싹 나오지 않고 인천 앞바다가 사이다라 해도 컵이 없으면 마시지 못 한다. 자나깨나 대안만 제시하고 주야장청 투쟁만 벌일 게 아니라면 강온과 완급을 조절하는 전략은 필수다. 시기와 상황을 헤아리는 혜안 또한 필수다.

민주당은 이게 없다. 입만 살았지 주변을 살필 눈과 여론을 들을 귀는 닫혀 있다. 그래서 부질없다. 대안야당이니 선명야당이니 하는 입씨름이 한가하다.

몰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전략을 운용하려면 중심이 서야 하고 중심을 세우려면 색깔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라서 혹평하는 게 아니다. 대안야당론이 우향우를 선호하고 선명야당론이 좌향좌를 추구한다는 사실을 몰라서 비판하는 게 아니다. 한미FTA와 같은 중대사안을 놓고 노선 분화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을 몰라서 힐난하는 게 아니다.

노선은 추상적인 것이라는 사실, 노선이 힘을 발휘하는 건 개개 사안에 적용될 때라는 사실을 재삼재사 강조하기 위해서다. 노선투쟁을 할 정도로 복잡하지도 않은 사안에 대해서조차 중심을 잡지 못하는 민주당이 갑갑해서다. 더 단순하게 말하면 노선투쟁을 할 만큼 민주당이 준비돼 있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흔히 말하지 않는가. 개념 인지와 응용은 별개라고, 머리는 좋은데 공부는 못 한다고 말하지 않는가. 바로 이 점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진=민주당 내 개혁그룹인 ‘민주연대’ 발족식 장면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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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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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보기 나름이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는 절대 안 된다는 논리엔 감히 범접하기 힘든 가설이 전제돼 있다. 대통령의 최측근이 방송통신 정책의 사령탑을 맡으면 방송이 정치논리에 휘둘리면서 독립성은 사라지고 어용방송이 부활할 것이라는 가설이다.

쉬 내칠 수 없는 가설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이 가설을 섣불리 진실이라고 인정할 수도 없다. 역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실세 중의 실세가 방송통신위원장을 맡으면 외풍을 차단할 수 있다. 실세가 아니고서는 곳곳에서 나타날 방송 간섭을 강단있게 막아낼 힘을 가질 수 없다.

이렇게 보면 비토론이나 옹호론이나 모두 가설을 전제로 한 임의 주장에 불과하다. 그래서 성급하게 판정할 수가 없다.

그럼 뭘까? 최시중 내정자의 적합성을 가늠할 요인은 뭘까?

아주 간단하다. 최시중 내정자가 바람막이를 할지 아니면 정치적 바람잡이가 될지를 가르는 요인은 그의 머리와 가슴에 있다.

우선 떠오르는 게 철학이다. 방송 독립성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바람막이와 바람잡이의 운명을 가를 것이다.

하지만 철학은 잴 수 없다. 살아온 이력과 경력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최시중 내정자는 "언론인이자 여론조사인으로서 평생 독립성과 객관성, 중립성을 강조하는 직업인으로 살아왔다"며 "걱정말라"고 하지만 이력서 한켠에 '정치 참모' 경력이 버젓이 기재돼 있다.

철학은 아니다. 이걸 갖고 최시중 내정자의 적합성을 잴 수는 없다.

그럼 남은 요인이 뭘까? 가슴에 해당하는 철학으로 가늠할 수 없다면 머리를 헤짚는 수밖에 없다. 전문성이다.

따지고 보면 이것처럼 중요한 게 없다. 독립성이나 중립성과 같은 추상적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전문적 식견을 동원해야 한다. 그래야 철학은 '원론'의 영역에서 '실천'의 영역으로 자리이동을 할 수 있다.

이 점을 기준으로 삼으면 최시중 내정자는 부적합한 인사다.

최시중 내정자에게선 방송이나 통신에 대한 전문성을 찾아볼 수가 없다. 통신사 기자를 거쳐 동아일보 기자와 한국갤럽 회장을 지낸 게 이력의 전부다. 방송이나 통신 영역에서 활동한 경력은 전무하다.

최시중 내정자 본인은 "통신사, 방송사, 신문사 등을 모두 거쳤다"며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없다.

그가 거쳤다는 통신사는 '뉴스 에이전시'이지 '정보 통신사'가 아니다. 번지수가 달라도 한참 다른 회사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방송사 경력도 그렇다. <동아방송>에서 일한 적이 있다고 하지만 이 또한 고래적 얘기다. 그가 일했다는 <동아방송>은 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 통폐합된 라디오 방송국을 말한다. 그것도 60, 70년대의 라디오 방송국이다. 디지털 전환을 앞두고 있는 요즘의 방송환경과는 비교하려야 비교할 수 없는 먼 옛날의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부적합할 뿐만 아니라 우려스럽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초대 방송통신위원회가 할 일이 너무 많다. TV의 디지털 전환, IPTV 설립, DMB 활성화와 같은 굵직한 정책과제들을 풀어야 한다. 여기에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KBS2TV와 MBC 민영화 문제도 가든 부든 결론을 내려야 한다.

독립성이나 중립성과 같은 가치 하나로 정책결정을 할 수 있는 사안은 거의 없다. 하나 같이 현재의 방송기술 환경, 그리고 미래의 기술발전 여지와 시장규모 등을 전문적으로 따져 하나하나 포석을 놔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들이다.

조금만 경험해본 사람은 안다. 방송과 통신 융합이 얼마나 복잡한 기술기반 위에서 운위되는 얘기인지, 그래서 기술공부를 하려 해도 자고 나면 새로 나오는 신기술로 기만 팍팍 죽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체험한다.

맞지 않는다. 한국의 방송통신 산업 전반, 더 나아가 우리 경제의 미래성장동력과 직결되는 전문적인 과제들을 전문적 식견이 없는 사람이 좌지우지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부적합을 주장하는 이유가 더 있다. 정책결정 환경이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또 하나의 정책과제가 신문과 방송의 겸영이다. 이 정책과제는 정치 문제이고 언론 문제일 뿐 아니라 방송통신 문제이기도 하다. 신문과 방송의 겸영을 허용한다손 치더라도 겸영 대상 방송을 IPTV와 케이블방송에 한정할 건지, 아니면 궁극적으로 공중파 방송으로까지 확장할 것인지에 따라 판이 달라진다. 흔히 지적하는 여론시장이 달라질 뿐만 아니라 방송시장 자체가 달라진다.

무엇 하나 빼놓을 수가 없다. 모든 정책과제가 독립해 있는 게 아니라 긴밀히 맞물려 있다. 문화적 요인과 산업적 요인 뿐 아니라 기술적 요인까지 두루 아울러 다각적으로 검토해 종합적으로 결론을 내려야 하는 사안들이다.

이런 것들을 전문적 식견 없이 '독립성에 대한 의지' 하나 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건 무리다. 무리일뿐더러 헛된 것이기도 하다.

바로 이 점을 의식했는지 최시중 내정자는 이렇게 말한다. "지휘자는 반드시 스페셜리스트로서 전문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백번 양보해서 맞는 말이라고 치자. 장관급 위원장이 기술 하나하나를 쪼개 살피는 것도 좀스러운 일일 수 있다고 이해하자.

그래봤자다. 방송통신위원장은 제너럴리스트로도 족하다고 인정해도 달라지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앞서 언급했듯이 제너럴리스트의 최대 덕목인 독립성에 대한 최시중 내정자의 철학을 확신할 근거는 별로 없다.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