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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다. 조각 정보와 의혹은 쏟아지지만 얼개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왜 민간인인 김종익 씨를 사찰했는지, 왜 공식 보고라인을 거치지 않았는지는 여전히 의문사항으로 남아있다. 총리실이 자체 조사 끝에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니까 일단 지켜보는 게 순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인할 수 있다. 김종익 사찰과 박연차 세무조사가 놀랄만치 겹친다는 사실만은 언론 보도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다.

시점이 겹친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김종익 씨를 사찰하기 시작한 건 2008년 9월이었다. 국세청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간 지 두 달 후에 사찰에 들어간 것이다.

내용이 겹친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김종익 씨를 사찰하면서 주되게 캐물은 항목은 ‘노무현’과 ‘촛불’이었다. 그가 노사모 회원인지, 그가 촛불집회 자금을 댔는지가 주된 조사 항목이었다. 박연차 전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다.

두 기관 모두 촛불집회 직후 ‘노무현 관련 인물’을 대상으로 자금의 흐름을 파악한 것이다. 과연 이것이 우연일까?

참고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5월말에 말했다고 한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촛불집회에 대해 보고하자 이 대통령이 “1만 명의 촛불은 누구 돈으로 샀고, 누가 주도했는지 보고하라”고 화를 냈다고 한다. ‘조선일보’가 당시 보도한 내용이다. 이 또한 우연일까? 이명박 대통령 지시 따로, 김종익 사찰 따로, 박연차 세무조사 따로였을까?

겹치는 게 하나 더 있다. 보고라인이다. 두 기관 모두 공식 보고라인을 타지 않았다. 국세청은 박연차 세무조사 결과를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거치지 않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보했다. 공직윤리지원관실 또한 총리실이나 민정수석실을 거치지 않고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에게 따로 보고했다.

물론 다르다. 국세청의 직보 대상은 이명박 대통령이었지만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보고 대상은 이영호 비서관에 그쳐있다. 그래서 차원이 같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눈 여겨 볼 대목이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이명박 대통령이 공직윤리지원관실의 ‘활동’ 만은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조선일보’가 지난 3일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가 “특정 지역 출신 인사들이 공직사회와 갈등을 빚어 구설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가 대통령에게도 여러 차례 올라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핵심 참모가 “공직사회에는 적당한 견제와 감시가 필요하다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이고 포항 라인이 그런 역할을 해온 데 대해서는 어느 정도 평가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또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검찰이 밝힐 내용들이다.

▲사진=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어이없어 하지 마라. 분개하지도 마라. 대통령이 ‘반성’을 촉구하고 한나라당이 ‘사기극’이었다고 강변하는 것은 ‘촛불 시민’을 누르기 위해서가 아니다. 정반대다. 결속시키기 위해서다. ‘촛불’을 공격함으로써 보수층이 ‘선거 촛불’을 들도록 만들려는 심산이다.

그러면 이긴다. 보수층을 결속시키면 지방선거는 따 논 당상이 된다.

이명박 정권 들어 치러진 재보선 결과를 보면 안다. 여권이 왜 ‘산토끼’를 제쳐놓고 ‘집토끼’에 올인하는지 그 연유를 알 수 있다.

늘 앞섰다.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민주당을 최소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그런데도 졌다. 대부분의 재보선에서 민주당에 졌다.

보수층이 태만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마음을 투표소에서 발산하는 게 아니라 장롱 속에 가둬버렸기 때문이다. 재보선이 ‘반MB’ 판이 되도록 방치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50% 이상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한나라당 지지율 또한 민주당보다 10%포인트 이상 앞선다. 하지만 빛 좋은 개살구다. 대통령을 좋아하고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표심이 기표를 하지 않으면 여론조사 수치는 모의고사 성적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울분’을 자극하는 것이다. 뒤통수 얻어맞은 영상, 앉아서 손해 보는 느낌을 보수층에게 전파시켜 만회심리를 추동하려는 것이다.

이러면 탄탄대로를 달린다. 보수층 결집의 또 다른 매개인 ‘천안함’에 방호벽을 설치함으로써 ‘괴담’과 ‘선동’의 여지를 차단할 수 있다. ‘광우병 괴담’으로 ‘광란의 선동’을 일삼던 세력이 다시 발호하고 있다는 경계음을 자동으로 울릴 수 있으므로 보수층의 투표심리를 인양할 수 있다.

유시민 예비후보의 ‘천안함 소설’ 발언을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문제 삼고 보수언론이 성토하는 것에서 읽을 수 있다. 민주당 추천으로 민군 합동조사단 조사위원이 된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를 교체해달라고 국방부가 국회에 요청한 것에서 읽을 수 있다. 이미 시작됐다. ‘촛불 광란’ 이미지를 ‘천안함’에 오버랩시켜 ‘괴담’과 ‘선동’이 발호할 여지를 원천 차단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걱정할 필요 없다. 이런 시도가 진보 표심을 역자극하는 결과를 빚더라도 걱정할 필요 없다. 그래봤자 소수다. 보수층 결집 규모보다 적기에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어차피 한 표 차 승리도 승리다.

부동층이 자극 받는 것이 약간 걸리긴 하지만 이 또한 크게 염려할 바는 아니다. 지방선거 투표율이 50%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전망 아닌가. 투표할 의향도, 동기도 없는 부동층에게 멱살 잡고 싸우는 모습을 보이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들이 팔 걷어붙이고 앞으로 나서겠는가. 아니면 진저리 치며 뒤로 물러서겠는가.

▲사진=촛불시위 장면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누가 위로할 수 있을까
천안함 함미 절단면 부근에서 김태석 상사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민간 인양업체 잠수사가 기관조정실 부분에서 발견한 후 해난구조대가 시신을 수습했습니다. 고 김태석 상사는 발견 당시 상하의 모두 해군의 얼룩무늬 작업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기사 보기>
오열하는 유족과 절망하는 실종자 가족들…. 누가 이들의 가슴앓이를 위로할 수 있을까요? 

애당초 불가능했다는데
사고 발생 직후 군은 “실종자들이 격실의 문을 닫았다면 최대 69시간 생존이 가능하다고 밝혔는데요. 애당초 불가능한 얘기였다고 합니다. 천안함은 격실마다 환풍기가 설치돼 바닷물이 새어 들어오게 돼 있다는 건데요. 민주당 서갑원 의원이 어제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제기한 내용입니다. 방수 기능을 포함해 외부와 완전히 차단되는 환풍기는 이순신함 등 최근에 건조된 KDX-2급 이상의 함정에만 설치돼 있다고 합니다. <기사 보기>
실낱같은 희망을 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좋게 이해하고 싶지만 그래도 냉정한 판단과 기민한 대처가 부족했다는 점은 입에 올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도대체 뭔가?
천안함 생존자들이 어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쿵’ 하는 소리가 난 뒤 3~5초 후에 ‘꽝’ 소리가 났고 이어 배가 90도 기울었다고 했고, 물기둥도 못 봤고 화약냄새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음탐기에 특별한 신호가 없었으며, 사고 직전 비상상황이 아니었고, 함정 내부 결함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기자회견에 앞서 민군 합동조사단이 사고 발생 시각을 26일 밤 9시 22분경으로 확정해 발표했습니다. <기사 보기>
그럼 도대체 사고 원인이 뭔가?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어뢰 공격도 아니고 암초 좌초도 아니고 함선 결함도 아닌데.

장기전 가나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드림호’가 어제 밤 8시 10분경 소말리아 영해에 진입해 연안에서 약 8km 떨어진 곳에 닻을 내렸습니다. 해적들이 청해부대에 선원 모두가 안전한 상태라고 전하며 청해부대가 ‘삼호드림호’에 근접한다면 선원들의 안전이 위험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기사 보기>
아무래도 장기전의 협상으로 갈 듯.

지연 전술? 반전 모색?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1심 선고가 내일 내려질 예정인데요. 검찰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혐의에 대해 별도 수사에 나서 내일 선고 공판 때 새로운 수사 내용을 재판부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검찰의 증거 제출에 대해 변호인측이 동의하지 않으면 재판부가 직권으로 증거 채택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요. 재판부가 증거로 채택하면 선고가 미뤄지고 다시 재판 기일을 잡아 증거조사에 들어가게 됩니다. <기사 보기>
지연 전술? 반전 모색? 관건은 '새 증거'의 품질.

신종 알레르기
한국대학생문화연대 소속 대학생 4명이 6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천안함 침몰사건 희생자ㆍ실종자를 위한 촛불집회’를 열려고 하자 경찰이 “화재 위험이 있다”며 10분만에 해산시켰습니다. 경찰은 4일에도 같은 주체가 같은 내용의 집회를 열자 이 단체의 전ㆍ현직 대표 2명에게 집시법 위반 혐의로 출석을 통보했습니다. 1일에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천안함 실종자의 무사귀환과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돌아가려던 최승국 녹색연합 사무처장과 장난감 촛불을 들고 있던 네티즌 등 2명을 연행했습니다. <기사 보기>
의학계는 뭐하나? 전 세계 의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촛불 알레르기’가 한국에서 빈발하는데.

무슨 안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지난달 22일 북한의 ‘조선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연행피해자 문제대책위원회’와 합의했습니다.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남북 대표단 200여명이 평양에 모여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여성토론회’를 여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통일부가 지난달 29일 정대협에 공문을 보내 “토론회의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대규모 인원이 방북하면 안전문제 등이 있어 인원을 10명 정도로 줄이고 행사 장소도 개성으로 바꾸면 허가를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대협이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토론회 개최를 수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기사 보기>
무슨 안전? 금강산과 같은 피격? 개성과 같은 억류? 그렇다면 10명으로 줄이고 개성으로 옮기는 게 무슨 소용인가?

학원과 똑같네
서울 양천구에 있는 K고교가 지난해에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의 하나로 ‘담임 멘토링’을 개설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업 및 진로 상담을 해주고 돈을 받고 있습니다. 수강학생들이 주1회 30분 정도 담임 교사를 만나 상담을 받는 프로그램인데 한 달 수강료가 올해 2월까지는 2만 8천원이었다가 3월부터 4만 2천원으로 올랐습니다. 교사들의 당연한 몫인 학업상담까지 돈 받고 하느냐는 지적에 대해 학교측은 “담임  교사들이 저녁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서 학생들을 상담해 주기 때문에 수강료를 받도록 한 것”이라며 “원치 않는 학생들은 수강 신청을 하지 않으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사 보기>
수업료 받고 수업 해주고, 상담료 받고 상담 해주고…. 학원과 다른 게 하나도 없네.

국회는 감감무소식
MBC 서울본사 노조가 월요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데 이어 어제부터는 19개 지역 노조도 가세했습니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MBC 장악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국회 청문회와 국정조사 및 특검 수사 실시, 김재철 사장의 즉각 퇴진 등을 요구했습니다. <기사 보기> 
4월 국회가 열렸는데 청문회도 국정조사도 감감 무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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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새삼 발견합니다. 미디어법 강행처리를 전하는 뉴스 밑에 달리는 댓글들을 보면서 확인합니다. 재투표와 대리투표 실상을 전하는 화면이 또렷한데도 해석의 문제로 몰고가는 한나라당의 태도를 술안주 삼는 사람들을 보면서 되새깁니다.

답답해 합니다.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 현실에 답답해 하고 힘겨워 합니다.

새삼 느낍니다. 미디어법 강행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이중성에 '혹시나'와 '역시나'를 교차시키는 국민의 마음을 읽으면서 새삼 느낍니다. 민주당 의원들의 총사퇴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국민의 시선을 살피면서 새삼 느낍니다.

잡고 싶어 합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합니다.

힘겨워 합니다. 촛불을 들어도, 향불을 피워도, 시국선언을 해도 변하지 않는 현실에 힘겨워 합니다. 기막혀 합니다. 일보 후퇴는 해도 그것을 이보 독주를 위한 몸풀기쯤으로 여기는 정부를 보면서 답답해 합니다.

멀리 살필 필요가 없습니다. 천성관 파동이 증명합니다. 향불이 피워올랐을 때 한나라당은 국정쇄신을 주문했고, 그 핵심 과제로 인적쇄신을 지목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근원적 처방을 운위했고, 중도통합과 친서민을 표방했습니다. 이렇게 군불을 때운 다음에 내놓은 첫작품이 '천성관'이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어이없어 했고 분노했습니다.

천성관 파동이 커질 기미를 보이자 지체없이 낙마시켰습니다. 평소의 MB 인사스타일과는 달리 재빨리, 전폭적으로 국민의 비판 여론을 수용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어서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나섰습니다. 재투표와 대리투표의 블랙 코미디가 연출되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단숨에 밀어붙였습니다.

국민들이 답답해하고 힘겨워 하는 건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호소하고 비판하고 요구해도 변하지 않는 위정자, 변하지 않는 정치집단 때문입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을 씻지 못하면서도 박근혜 전 대표에게 눈을 돌렸고, 역시 '혹시나' 하는 마음을 거두지 못하면서 민주당을 바라봅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변모시킬 수만 있다면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그들을 바라봤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느낍니다. 민심의 저류가 용솟음 치지 못하면 고입니다. 고이면서 썩습니다. 정치적 허무주의와 패배주의가 민심을 휘감게 됩니다. 미련을 버리는 방법으로 외면을 선택하게 됩니다.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닙니다. 이렇게 정치적 허무주의가 유포되고, 이렇게 탈정치화가 가속되면 악순환에 빠집니다. 민심이 답답해하는 정치를 바꿀 동력을 잃게 되고, 답답해하고 힘겨워 하는 마음은 각질이 돼 버립니다. 영원히 침잠하는 건 없다고, 침잠하면 할수록 용솟음 치는 세기가 커진다고 굳게 믿지만 과정의 인내가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습니다.

절실합니다. 작은 성취가 절실할 때입니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조문이 생동하는 모습을 실증할 수 있는, 작지만 귀중한 사례가 절실할 때입니다.

그것이 뭐든 상관없습니다. 그것이 헌법재판소의 '방송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수용'이든, 아니면 더 나아가 '미디어법 재개정'이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국민 스스로, 국민 힘으로 작지만 근본적인 성취를 이뤄냈음을 실감할 사례입니다.

Posted by '토씨'

1.
어제 차 안에서 우연히 들었습니다. 한 라디오프로그램 청취자가 보낸 큰스님에 대한 얘기였습니다.

자식을 잃은 어미처럼 크게 상심한 사람이 찾아왔을 때 큰스님들이 보이는 모습에 공통점이 있다고 합니다. 아무 얘기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설프게 ‘좋은 말씀’ 하려 하지 않고 그냥 듣는 답니다. 슬며시 빈 찻잔에 차를 따라주거나 밥을 준다고 합니다. 목이 마를까봐, 허기가 질까봐 그렇게 한답니다. 그렇게 해서 맘껏 토해내게 한답니다.

큰스님들을 바라볼 필요까지 없습니다. 일상에서 겪는 일이기도 합니다. 아파하는 친구에게 격려 또는 충고의 한 마디를 던지는 게 부질없다는 걸 일반인들은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냥 들어주는 것, 그냥 옆에 있어주는 것이 최선의 태도라는 것을 체득하고 있습니다.

큰스님도 알고 일반인도 압니다. 토해내는 이도 알고 듣는 이도 압니다. 가슴에 묻어두면 안 된다고, 토해내게 해야 한다고, 그렇게 해서 가슴에 응어리가 맺히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다들 알고 있습니다. 


2.
어리석습니다. MB정부는 정말 어리석습니다. 정치가 인생사 이치와 다르지 않다는 걸 깨우치지 못합니다.

틀어막으면 맺힌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면 추모하는 마음에 미워하는 마음이 포개진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민 가슴에 묻히고,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 눈 밖에 난다는 사실을 깨우치지 못합니다.

틀어막아봤자 소용없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향불이 곧 촛불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촛불은 굵고 짧게 타오르지만 향불은 가늘고 길게 타오른다는 사실을 깨우치지 못합니다.

3.
압니다. 상처 받기 싫어서 그런다는 걸, 촛불에 데일까봐 겁나서 그런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부질없습니다.

이미 데였습니다. 촛불이 아니라 향불에 이미 화상을 입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후임자의 도리, 정부의 도리는 빨간 불꽃에 검게 그을렸습니다.

인정해야 합니다. 데였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막을 수 있습니다. 화상의 기운이 살갗을 파고드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부풀어오른 물집이 안으로 스며들어 고름이 되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방법이 따로 없습니다. 국민 가슴에 맺히는 응어리를 풀어주는 겁니다. 보내는 자의 마지막 도리를 다 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MB 정부는 추모객을 덕수궁 돌담 밑으로 밀고, 서울광장을 경찰버스로 둘러칩니다. 그렇게 한켠으로 내몰면서 사그라지기를 기다립니다.

어리석습니다. MB정부는 정말 어리석습니다. 그렇게 하면 사그라지는 게 아니라 맺힙니다. 국민이 덕수궁 돌담 밑으로 내몰리는 게 아니라 MB정부가 서울광장에 갇힙니다.


▲사진=경찰 버스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호외와 국화꽃을 붙이는 시민(위)과 경찰버스에 에워싸인 서울광장(아래)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32.7-36.6-33.5-34.1%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조선일보’ ‘한겨레’가 이명박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렇게 나왔다.

참담한 기록이 하나 더 있다. 이탈표다. ‘경향신문’과 ‘한겨레’가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들에게 물었다. 지금 다시 대선을 실시하면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겠느냐고 물었다. 그 결과 ‘투표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각각 38.2%, 33.4%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이 48.7%였던 점, 그리고 이 지지층의 3분의 1이 떨어져 나간 점과 35% 안팎의 현 지지율이 맞아 떨어진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실망해 이명박 대통령에 의탁했던 중도층은 이미 떨어져 나갔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 곁에는 보수층만 남아있다. 35% 안팎이라는 전통적인 보수층만이 이명박 대통령을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어떨까? 지금이 이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앙상한 지지기반에 살을 붙일 수 있을까? 다시 중도층을 끌어올 수 있을까?

이론적으론 가능하다. 여론은 수시로 변하는 거니까. 게다가 촛불시위 때 10%대로 곤두박질쳤던 지지율을 곱절 가깝게 끌어올린 경험도 있다. 추가 상승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근거는 없다.

하지만 가설이다. 추가 상승 가능성은 백지상태에서나 도출할 수 있는 추상적 가설이다.

현실영역은 지뢰밭이다. 오늘의 이명박 대통령을 있게 한 ‘경제’가 시한폭탄으로 매설돼 있다. 그 누구도 단기간에 반전할 것이라고 자신하지 못하는 ‘경제’가 이명박 대통령의 발목을 잡아당길 게 뻔하다.

이렇게 보면 꼭지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획득한 35% 안팎의 지지율은 그가 거둬들일 수 있는 최고의 소출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약간의 여지가 있긴 하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지지하지도, 반대하지도 않는 층이 약간 남아있다. 여론조사에서 ‘모름’ 또는 ‘무응답’ 반응을 보인 5∼10%의 국민이다. ‘유보층’일지도 모를 이들에게 호소하면 지지율이 약간 올라갈지 모른다.

문제는 '약간'의 정도다. 이들에게 호소한다고 해서 모두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감동'을 받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많아봤자 역시 '약간'이다. 더구나 출발점이 잘못 돼 있는지도 모른다. 이들 모두를 ‘유보층’으로 묶는 게 잘못된 것인지도 모른다. 1년 동안 보고 겪었는데도 ‘모름’ 또는 ‘무응답’ 반응을 보였다면 오히려 ‘무관심층’으로 보는 게 더 타당할지 모른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을 어떻게 운영하든 애당초 관심이 없는 그런 층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기반을 넓히려면 이동해야 한다. 정책 기조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살짝 틀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이탈한 중도층을 다시 끌어와야 한다.

불가능한 일이다. 이 또한 이론영역에서나 운위될 수 있는 계획에 지나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현실영역에서 그렇게 움직이면 반발한다. 35% 안팎의 보수층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동요한다. 이명박 정부의 정체성에 회의를 품으며 공세를 가한다.

가상상황이 아니다. 이문열 씨 같은 보수 논객은 지금도 핏대를 세우지 않는가. 이명박 정부가 촛불에 혼비백산해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고 비난하지 않는가.

잃는 게 더 많다. 제 얼굴에 지우개를 대는 순간 집토끼 우리가 열린다. 더불어 이명박 정부는 죽도 밥도 아닌 정치적 뻘에 갇힌다.

이명박 정부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그냥 내달리는 것이다. 우향우 깜박이를 켜고 마구 내달리는 것이다. 산토끼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집토끼 간수에 전념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본전치기라도 하는 것이다.

▲사진=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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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이명박 대통령이 말했다.

“할 때가 되면 하고 안 할 때가 되면 안 하면 되지 미리 안 한다 할 필요가 있느냐.”

“4대강 정비를 하는 대신 대운하는 국민이 원치 않으면 절대 안 한다는 것을 천명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건의를 받고 한 말이다.

주목할 게 있다. 박희태 대표의 말 한 구절이다. “국민 원치 않으면 절대 안 한다”는 한 구절에 방점을 찍을 필요가 있다. 새로운 말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 직접 천명한 말이다.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6월에 국민 앞에 나와 공개적으로 한 말이다.

박희태 대표는 그 때 그 말을 복기한 것에 불과한데도 이명박 대통령은 심드렁하게 받았다. 6월 그 때의 마음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면 결코 내보일 수 없는 삐딱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뭘까? 이명박 대통령이 손바닥을 반쯤 뒤집은 이유가 뭘까? 궁지에서 탈출했다고 믿기 때문일까? 국민 저항이 분출되는 엄혹한 상황을 돌파했다고 믿기 때문일까? 국민 저항이 다시 조직되기 어렵다고 확신하기 때문일까? 밀어붙여도 된다고 자신하기 때문일까?

이것 갖고는 모든 걸 설명할 수 없다. 근거가 확보되지 않은 믿음은, 그런 허약한 믿음에 기초한 거친 행동은 요행을 바라는 것이고 모험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다른 뭔가가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런 믿음을 뒷받침하는 뭔가를 부여잡았다고 봐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속내를 추정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실마리는 ‘때’다. 6월 그 때와 지금 이 때가 다르다는 점이다.

촛불이 타오르던 6월 그 때는 팍팍하지 않았다. 지금처럼 먹고살기가 팍팍하지 않았고, 지금처럼 처지가 불안하지 않았다. 그래서 국민 개개인이 정책적 판단을 생계에 저당 잡히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생태 환경보다 생계 환경에 골몰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뇌리에 대운하가 남아있다면 지금처럼 좋은 때는 없다. 4대강 정비사업으로 일자리를 조금이라도 창출하고 먹거리를 조금이라도 늘리면 허물 수 있다. 외곽 즉 지방에서부터 대운하 반대 여론을 각개격파할 수 있다.

사례도 있다. 4월 총선에서 욕망의 선거를 부채질 해 수도권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뉴타운 공약 하나로 여당의 정치신인이 야당의 정치거물을 제압하는 결과를 창출했다.

크게 욕심 부릴 필요는 없다. 수도 한복판에 깃발을 꽂는 것까지 기대할 필요는 없다. 교두보만 확보하면 된다. 60∼70%에 달하는 대운하 반대 여론을 50%로 떨어뜨리기만 하면 된다.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을 만들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국민이 원치 않는 상황”을 희석시키면 ‘안 할 때’를 ‘할 때’로 바꿀 수 있다. 국민의 찬반 여론을 경청한 대통령이 통치권 행사 차원에서 결단을 내리는 것으로 포장할 수 있다.

물론 걸림돌이 나타나지 않으리라 자신할 수는 없다. 아니 이미 걸림돌은 삐져나와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대는 둘째 치고 여권 내 대운하 반대론자들이 엄존하고 그 맨 앞자리에 박근혜 전 대표가 서 있다. 

여권 내 반대론자를 설득하지 못하면, 박근혜 전 대표를 제어하지 못하면 추진력이 반감된다. 여권 내에서조차 동의를 구하지 못한 날림 정책으로 내몰리게 된다.

그래서 쏟아붓는 것이다. 4대강 정비사업 예산 14조원 가운데 절반 가까운 돈을 낙동강에 쏟아 부으려는 것이다. 대운하 기초사업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대운하 여론 조성사업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기에 돈을 뭉텅이로 쏟아 부으려 하는 것이다.

낙동강 유역을 대운하 찬성 쪽으로 돌려놓으면, 영남의 민심을 얻으면 박근혜 전 대표의 입지를 좁힐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표로부터 대운하 찬성 입장을 끌어내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가 입 닫고 있게 만들 수 있다. 더불어 여권 내 반대론자들이 조직화되는 걸 막을 수 있다.

이 고비만 넘기면 된다. 여권 내 교란요인만 제거하면 밀어붙일 수 있다. 지지율 10%에 불과한 민주당의 반발을 누르는 것쯤은 일이 아니다.

어떨까? 떡 줄 사람의 계산은 이렇다 치고 떡 받을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

참고할 게 있다. '부산일보'의 사설 한 구절이다. "수도권 규제 완화는 즉시 효과가 나타나지만 지역발전 대책은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막연한 미래적 효과뿐"이라고 했다. "한쪽엔 현금을 주고 다른 한쪽엔 어음을 주는 꼴"이라고 했다.

평가가 박하다. 수도권 규제완화로 얼어붙은 몸을 녹이기에는 지방발전대책의 온기가 너무 약하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팍팍한 살림살이를 약한 고리로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실제 지방에서는 그 팍팍한 살림살이와 팍팍한 심사가 웬만한 자극으로는 깨지지 않을 정도로 굳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놓지지 말자. 바로 이 점이 대운하의 '할 때'와 '안 할 때'를 가르는 요인이 될 수도 있으니까.

 ▲사진 제공=프레시안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