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대표 본인만 당 정체성 훼손이 아니라고 보는 게 문제다. 기능적이고 효율적인 원내 활동을 위한 방편이라고 하지만 국민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왜 700~800여명의 당원들이 최근 순식간에 당을 떠났는가? 문 대표가 답을 해야 한다. 문 대표와 의견이 다르면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는 게 현재의 창조한국당이다. 당 쇄신? 문 대표가 당무를 지배하지 않는 것이다.”
창조한국당과 자유선진당의 이른바 ‘창자연대’에 반발해 지난 7일부터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국민은행 들머리에서 단식농성을 벌이는 김서진 창조한국당 최고위원을 12일 만났다.
그의 앞에는 ‘그만두고 싶을 때, 딱 한걸음만 더!’라는 부제가 붙은 ‘그래도 계속 가라’는 제목의 책이 놓여있었다. 대선 직후부터 내홍이 끊이지 않았던 창조한국당을 바라보는 그의 심경이 반영된 것일까?
김 최고위원은 단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사람중심 희망정치’라는 새로운 정치실험을 주장했던 문국현 대표는 부패하고 무능한 구태정치를 답습하는 작금의 행태에 대해 당원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며, 이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적 요구를 수용하지 못한다면 문 대표 개인이 자유선진당에 합류하는 것이 정치적 도리”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폭거’, ‘희대의 꼼수’, ‘정치적 코미디.’ 기자회견문에 담긴 표현이다. 그러면서 그는 ‘문국현 대표, 당신이 떠나라’고 일갈했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의 전제라는 ‘쓰리 포인트’(쇠고기, 대운하, 중소기업) 외에 다른 것은 상관없다는 말인가. 더구나 쇠고기 청문회를 둘러싼 자유선진당의 태도는 이마저 훼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아가 ‘공기업 재벌 분양정책’(그는 공기업 민영화를 이렇게 불렀다) 등 창조한국당의 지향과 벗어난 기조를 자유선진당이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정책정당의 핵심은 자신의 가치와 노선을 국민으로부터 평가 받는 것인데 이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김 최고위원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원내교섭단체 구성은 이미 기정사실이 됐다. 되돌릴 길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은 ‘해체’를 주장한다.
“‘창자연대’ 해체를 위한 당내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단순히 원내교섭단체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단식투쟁은 그동안 계속 흔들려온 당 정체성 확립 요구라는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언제까지 단식을 계속할지는 뜻을 같이하는 당원 동지들과 논의를 거쳐야 하겠지만 지금은 기한 없이 진행할 생각이다.”
당 내외에서는 김 최고위원의 단식투쟁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이 있다. 최고위원의 위치를 망각한 당 대표 흔들기, 또는 민주당과의 합당을 바라는 탈당파그룹의 당 훔치기라는 비난이 그것이다.
“나는 ‘사람중심 희망정치’라는 창조한국당의 기조와 이를 위해 처절하게 일해 온 당원들을 잊을 수가 없다. 부분 정책연대는 자유선진당이든 민주노동당이든 필요하면 가능하다. 하지만 원내교섭단체 구성은 다른 문제다. 정책정당을 표방한 이상 편법과 변칙이 아닌 정도를 걸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민주당과의 합당? 명확히 지역정당인 민주당과 어떻게 한다는 것 역시 정도가 아니지 않는가.”
쇄신 방향을 묻자 그는 자괴감을 토로하며 말을 이어갔다.
“당 대표의 절대적 권위에 의한 사당화가 근본적 문제다. 지난달 12일 전당대회를 통해 집단지도체제가 만들어지긴 했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실제로 당을 운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당 대표와 이를 둘러싼 분위기가 개선되지 않는 한 문제는 계속된다.
이번 경우에도 나중에 중앙위 회의를 통해 추인은 됐지만 기습적인 ‘창자연대’ 직전까지 어떤 타협이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보고를 요청해도 구두 답변만 돌아올 뿐이었다. 다양한 의견에 대한 논의과정과 합의가 정당의 기본적 메커니즘임에도 창당 이후 당헌 당규에 의거한 절차적 민주주의가 한 번도 실행된 적이 없다.”
결국 핵심은 문국현 대표다. 김 최고위원이 단식 기자회견문에 적시한 것처럼 문 대표가 당을 떠나는 것만이 잃어버린 정체성을 회복하고 창조한국당이 사는 길이 될 수 있을까?
“국민들은 진정성이 담긴 정치에 목말라 하고 있다.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볼 것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다소 강한 표현을 썼다. 지금도 문 대표가 생각을 바꾸길 희망한다. 하지만 정체성의 혼란을 일으킨다면 떠나야 하는 게 맞다. 당의 정체성에 반한다면 나를 비롯해 누구나 마찬가지다.”
59년 광주 태생인 김서진 창조한국당 최고위원은 경실련 기획실장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서울본부 상임집행위원장을 거쳐 지난 총선에서 창조한국당 후보로 강북구 갑에 출마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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