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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토끼'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01/05 두마리 토끼와 박근혜의 '토끼길' (1)
  2. 2010/05/13 '촛불 공격'에 깔린 선거 계산법 (4)
  3. 2008/09/25 MB는 '올무'에 걸렸다 (29)


희한하다 못해 재밌다. 부조화 현상이 너무 심하다.

“망국적 포퓰리즘”을 비난한 오세훈 서울시장에 이어 김문수 지사도 말을 섞었다. ‘복지 포퓰리즘’을 거론하며 “공산주의보다 위험할 정도로 국민 의식상태를 좀먹는 것”이라고 했다.

오세훈 시장과 김문수 지사의 언행이 희한하다고 평하는 이유는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말에 담겨있다. 그가 그랬다. “여론에 따라 가볍게 움직이면 우리 지지기반에 큰 실망을 안겨주게 된다”며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까지 잃어버린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여론에) 너무 불안해하고 일희일비하는’ 수도권 의원들을 향해 이렇게 쏘아붙였다.

김무성 원내대표의 말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이나 김문수 지사나 똑같이 불안해하고 일희일비해야 한다. “급변하는 시대 분위기와 표심에 따라 우왕좌왕”해야 한다. 그들이 수도권에 정치적 터를 잡고 있는 사람들이기에, 차기 대권을 노리는 사람들이기에 그래야 한다. 김무성 원내대표의 말을 전해들은 서울의 한 초선 의원이 “집토끼만으로 선거를 이긴 적이 있느냐”고 반문한 것처럼 이들 또한 반문해야 한다. 헌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 수도권 의원들은 좌불안석인데 수도권 단체장들은 요지부동이다. 두 부류 모두 수도권에 기반을 둔 범친이계인데도 부조화 언행을 노출하고 있다.

이런 부조화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포획 대상인 토끼가 다르기 때문이다. 수도권 의원들은 총선에서 곧장 민심, 즉 산토끼와 대면해야 하지만 수도권 단체장들은 상관이 없다. 이들은 대권을 노리는 이들이기에 대권 후보가 되려면 산토끼 이전에 집토끼부터 잡아야 한다.

이렇게 보면 부조화 현상이랄 것도 없다. 바라보는 대상이 다를 뿐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아니다. 범위를 인물에서 당으로 넓히면 얘기가 달라진다. 부조화 현상은 여전하다.

집토끼를 잡기 위해 ‘복지 포퓰리즘’을 비난하고, 산토끼를 잡기 위해 ‘포퓰리즘’에 발을 담그는 것이라면 이는 심각한 괴리현상이 노정되고 있음을 뜻한다. 당심과 민심이 따로 놀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부조화 현상은 이것만이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복지 행보에도 부조화 현상이 나타난다.


박 전 대표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에 대해 그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오히려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 특별연설에서 똑같은 말을 하고, 김문수 지사 역시 “큰 방향은 적절하다”고 평했을 정도다. 그런데도 다르다. ‘복지 포퓰리즘’을 비난하는 측에 대해 산토끼들이 싸늘한 시선을 보내는데도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는 따스한 눈길을 보낸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렇다. 이유가 뭘까?

해답은 박근혜 전 대표의 언행에서 찾아야 한다. ‘복지 포퓰리즘’을 이구동성으로 비난한 이명박 대통령, 오세훈 시장, 김문수 지사와는 달리 박근혜 전 대표는 야권의 보편적 복지에 각을 세우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선택적 복지란 용어 사용도 극력 자제하고 있다. 단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라는 그럴 듯하지만 실상은 모호한 복지 개념만 되읊고 있다.

이게 원인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각을 세우지 않음으로써 산토끼들로 하여금 선택적 판단을 할 여지를 부여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경계지점에서 모호한 언행으로 양다리 걸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정리할 수 있다. 당심과 민심의 부조화 현상은 한나라당의 경직성에서 비롯된 것이고, ‘박근혜표 복지’의 실상과 평가의 부조화 현상은 박 전 대표의 모호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더불어 전망할 수 있다. 때가 되면 걷힌다. 박근혜 전 대표의 모호성 또한 어느 시점이 되면 유지할 수 없게 된다. 박근혜 전 대표 또한 선택적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보편적 복지와 선택적 복지의 틈바구니에서 벗어나 어느 한쪽에 두 발 모두 담가야 한다.

이때가 되면 분명해질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 주류의 시각에 귀의하면 그 또한 경직성의 울타리에 갇힐 것이고, 정반대의 선택을 하면 집토끼가 울타리를 박차고 나갈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토끼의 중요한 특징은 남이 낸 길을 가는 것보다 자신이 낸 길로만 다니는 것”이라며 마치 제3의 길이 있는 것처럼 말했지만 쉽지 않은 얘기다. 정치가 현실이고, 현실이 구체성을 특징으로 한다면 ‘박근혜표 복지’가 각론으로 접어드는 순간 별 수 없이 보편 또는 선택의 옷을 입어야 한다.

물론 바지는 보편으로, 저고리는 선택으로 챙겨 입는 절충형 코디도 있을 수 있지만 이건 남우세스럽다. 자칫하다간 보수와 진보 양쪽으로부터 ‘컨트리 패션’이란 비난을 사기 십상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언급한 ‘토끼길’이란 게 자칫하다간 집토끼와 산토끼 모두 외면하는 '킬로드'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사진= 박근혜 전 대표가 3일 대구를 방문해 신년 행사를 갖고 있다.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어이없어 하지 마라. 분개하지도 마라. 대통령이 ‘반성’을 촉구하고 한나라당이 ‘사기극’이었다고 강변하는 것은 ‘촛불 시민’을 누르기 위해서가 아니다. 정반대다. 결속시키기 위해서다. ‘촛불’을 공격함으로써 보수층이 ‘선거 촛불’을 들도록 만들려는 심산이다.

그러면 이긴다. 보수층을 결속시키면 지방선거는 따 논 당상이 된다.

이명박 정권 들어 치러진 재보선 결과를 보면 안다. 여권이 왜 ‘산토끼’를 제쳐놓고 ‘집토끼’에 올인하는지 그 연유를 알 수 있다.

늘 앞섰다.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민주당을 최소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그런데도 졌다. 대부분의 재보선에서 민주당에 졌다.

보수층이 태만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마음을 투표소에서 발산하는 게 아니라 장롱 속에 가둬버렸기 때문이다. 재보선이 ‘반MB’ 판이 되도록 방치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50% 이상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한나라당 지지율 또한 민주당보다 10%포인트 이상 앞선다. 하지만 빛 좋은 개살구다. 대통령을 좋아하고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표심이 기표를 하지 않으면 여론조사 수치는 모의고사 성적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울분’을 자극하는 것이다. 뒤통수 얻어맞은 영상, 앉아서 손해 보는 느낌을 보수층에게 전파시켜 만회심리를 추동하려는 것이다.

이러면 탄탄대로를 달린다. 보수층 결집의 또 다른 매개인 ‘천안함’에 방호벽을 설치함으로써 ‘괴담’과 ‘선동’의 여지를 차단할 수 있다. ‘광우병 괴담’으로 ‘광란의 선동’을 일삼던 세력이 다시 발호하고 있다는 경계음을 자동으로 울릴 수 있으므로 보수층의 투표심리를 인양할 수 있다.

유시민 예비후보의 ‘천안함 소설’ 발언을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문제 삼고 보수언론이 성토하는 것에서 읽을 수 있다. 민주당 추천으로 민군 합동조사단 조사위원이 된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를 교체해달라고 국방부가 국회에 요청한 것에서 읽을 수 있다. 이미 시작됐다. ‘촛불 광란’ 이미지를 ‘천안함’에 오버랩시켜 ‘괴담’과 ‘선동’이 발호할 여지를 원천 차단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걱정할 필요 없다. 이런 시도가 진보 표심을 역자극하는 결과를 빚더라도 걱정할 필요 없다. 그래봤자 소수다. 보수층 결집 규모보다 적기에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어차피 한 표 차 승리도 승리다.

부동층이 자극 받는 것이 약간 걸리긴 하지만 이 또한 크게 염려할 바는 아니다. 지방선거 투표율이 50%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전망 아닌가. 투표할 의향도, 동기도 없는 부동층에게 멱살 잡고 싸우는 모습을 보이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들이 팔 걷어붙이고 앞으로 나서겠는가. 아니면 진저리 치며 뒤로 물러서겠는가.

▲사진=촛불시위 장면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한나라당의 한 의원이 말했다. 정부가 종부세 완화안을 발표한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이 지나치게 편협하게 집토끼 구하기에 나서면 안 된다”고 말했다.

틀렸다. 이 의원의 진단은 일반적인 것이었지만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왔다.

하루 뒤 민주당의 이용섭 의원이 공개했다. 여론조사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종부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부의 종부세 완화안에 대한 찬성 의견('부동산을 많이 소유한다고 세금을 더 내게 해서는 안된다')이 12.9%에 불과했다.

같은 날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 결과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25.6%였다.

두 조사결과를 조합하면 이런 결론이 도출된다.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절반이 종부세 완화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인 것이다.

누가 봐도 명백하다. 종부세 완화안은 집토끼용이 아니다. 오히려 토끼우리의 문을 활짝 연 것과 진배없다. 집토끼가 산토끼가 되는 길을 열어준 것과 다름없다.

왜일까? 정치적 측면만 놓고 보면 이명박 대통령은 막심한 손해를 보고 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무모한 행보를 보이는 걸까?


흥미로운 비교거리가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7월 30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이 조사 결과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는 19%로 나온 반면 종부세 완화 정책에 대해서는 29%가 지지하는 것으로 나왔다.

오판을 했을지 모른다. 논란 국면에서의 국민 여론과 실행 국면에서의 국민 여론이 다르다는 걸 주지하지 못한 채 집토끼만은 종부세 완화에 찬성할 것이라고 굳게 믿었는지 모른다. 집토끼를 고무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덩달아 올라갈 것이라고 확신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단정할 수는 없다. 이런 단정을 가로막는 말이 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어제 말했다. “잘못된 징벌적 과세로 1명의 피해자라도 있다면 다소 인기가 없더라도 원칙에 따라 바로잡는 것이 정부 여당의 역할”이라고 했다.

눈길을 끈다. “다소 인기가 없더라도”라는 짧은 말이 귀에 와 박힌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최대한 확대 해석하면 이런 얘기가 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지율에 연연해하지 않고 소신껏 밀어붙였다는 얘기가 된다.

아무래도 좋다. 원인이 오판이라고 해서 달라지는 게 없고 소신이라고 해서 변화되는 게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여론에 갇혀버렸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렇게 보면 이해하기 쉽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일각의 요구대로 종부세 과세기준을 다시 6억원으로 되돌리면 어떻게 될까?

들고 일어날 게 뻔하다. 6억원과 9억원 사이에 있는 사람들이 “애들 장난하나”라며 격심하게 반발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물론 지켜보는 절대 다수의 국민들은 정부의 오락가락 행정에 ‘썩소’를 날릴 것이다.

바로 이 점을 의식했는지 이명박 대통령이 ‘고’를 선택했다. 어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정부 원안대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당청혼선 여지를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 실시간 대처를 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지만 그래도 결과는 같다. ‘시종일관’ 면모를 보여도 국민은 비판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지지층 절반을 포함한 절대 다수의 국민이 등을 돌린다. 이러면 종국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소신' 추진력은 떨어지게 돼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무’에 걸렸다.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치면 칠수록 더 강하게 조이는 ‘종부세 올무’에 걸려버린 것이다.

▲사진 출처=청와대 홈페이지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