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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1/19 민주당, 산통 깨지마라 (7)
  2. 2009/05/21 독일의 '자칭' 부자, 한국의 '무늬만' 부자 (17)


민주당의 보편적 복지안을 검증하겠다고 나선 김효석 의원이 일갈했다. “복지정책을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훈계했다.

그래도 해야겠다. 민주당의 보편적 복지안을 정치공학적 관점에서 분석해 봐야겠다. 문제의식은 김효석 의원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경로는 정치공학의 길로 잡아야 할 것 같다. 이것처럼 민주당의 허장성세를 밝히는 데 좋은 방법이 없다.

전면전은 함부로 펼치는 전략이 아니다. 드넓은 중원에 좌군, 중군, 우군을 일렬횡대로 배치해 상대와 맞서는 전면전은 힘의 우위, 또는 힘의 균형을 이뤘을 때 펼치는 전법이다. 아울러 최후에 펼치는 전법이다. 상대의 주력을 궤멸시킴으로써 전쟁을 마무리 지을 때 쓰는 전법이다.

민주당은 지금 전면전을 펼치고 있다. 무상의료를 좌군 삼고, 무상급식을 중군 삼고, 무상보육을 우군 삼아 질풍노도의 기세로 내달리려고 하고 있다.

오죽 좋을까? 민주당의 이런 전법이 먹혀들면, 그래서 복지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으면 오죽 좋을까?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자멸을 자초할 가능성이 더 크다.

이유는 멀리 있지 않다. 한나라당을 정점으로 한 보수세력의 저항이 만만치 않고, 국민의 증세 거부감이 상당하다는 점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여기에 민주당 안에서 제동을 거는 세력까지 나타났다. 김효석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20명이 보편적 복지안에 대한 정책검증모임을 만든다고 하지 않는가.

이 상태에서 민주당이 전면전을 벌이면 궤멸한다. 안팎으로 저항에 봉착했으니 좌군이 뚫리는 건 시간문제다. 좌군이 뚫리면 중군과 우군 또한 부서진다. 전열이 깨지는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무패라 했다. 민주당이 행해야 하는 건 ‘지피’ 이전에 ‘지기’다. ‘너 자신’부터 먼저 돌아보는 것이다. 20%대에 머물고 있는 당 지지율, 잇단 ‘뻥정치’ 탓에 ‘양치기 목동’으로 전락해 버린 신세 등을 고려하는 것이다.

이 점을 고려하면 민주당에 맞는 전법은 전면전이 아니라 유격전이다. 상대의 후미에 진지를 구축하고, 이 진지를 거점 삼아 세력을 넓히는 전법 말이다. 이 유격전을 통해 지지 세력의 사기를 북돋우고 중립세력에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다.

무상급식이 그런 예다. 무상급식이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보편적 복지안’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실현가능한 보편적 복지안’이었기 때문이다. 국민이 내 지갑 열지 않고도 얼마든지 실현할 수 있는 복지안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지금 주력해야 하는 일은 ‘제2의 무상급식’을 개발하는 것이다. 무상급식처럼 ‘실현가능한 보편적 복지안’을 특정해 실천궤도에 올려놓는 일이다. 전면적인 보편적 복지안은 그 후에, 최종적으로 내놓아야 한다. 살면서 단 한 번도 보편적 복지를 체험해 보지 못한 국민으로 하여금 실감케 한 다음에 내놓아야 한다. 수입과 지출 항목만 있는 국민의 가계부에 투자 항목을 신설케 한 다음에 내놓아야 한다. ‘제1진지’와 ‘제2진지’를 잇는 선에 국민이 자발적으로 모여들게 한 다음에 내놓아야 한다.

어리석은 장수가 병권을 쥐면 부하를 죽이고, 선무당이 칼춤을 추면 사람을 잡는다고 했다. 민주당이 지금 절실히 새겨들어야 하는 말이 바로 이 말이다.  산통 깨지 말란 말이다.

 ▲사진=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장면 ⓒ민주당

Posted by '토씨'


읽고 또 읽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뉴스가 아니기에 읽고 또 읽었습니다. 참 별난 사람들이 희한한 얘기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고 또 읽었습니다.

독일의 부유층 23명이 경제위기 해결을 위해 세금을 인상하자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총자산 50만 유로(약 8억 5천만원) 이상의 독일 국민이 향후 2년간 연 5%의 세금을 추가로 내고, 2년 후에는 정부가 부자 중과세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해 늘어난 세원을 환경보호와 교육 보건 복지 등에 사용하자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부자들이 앞장서서 증세를 요구했다는 소식도 눈길을 끌었지만 그보다 더 강하게 눈길을 사로잡은 건 기준이었습니다. 부자의 기준 말입니다.

이들이 부자의 기준금액으로 제시한 8억 5천만원은 연소득이 아닙니다. 금융자산도 아닙니다. 총자산입니다. 동산과 부동산을 모두 합한 것입니다.

8억 5천만원의 자산가라면 부자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그렇습니다. 서울의 웬만한 30평형대 아파트 가격이 그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중산층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도 독일인 23명은 이들을 부자로 규정하면서 세금을 더 내자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희한하다고 하는 겁니다. 참 별난 사람들이라고 하는 겁니다.

미국과 영국은 부자 증세를 하는데 왜 우리나라는 부자 감세를 하는지를 따지지는 않겠습니다. 지방세 수천만원, 수억원을 안 내고 버티다가 골프회원권 압류 소식에 화들짝 놀라 세금을 납부하는 몰지각한 자산가들을 비난하지도 않겠습니다. 주가가 곤두박질 친 틈을 타 코흘리개 손주들에게 주식을 나눠줘 증여세를 적게 낸 대기업 회장들을 꼬나보지도 않겠습니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면서 국세청 세무조사를 무마하거나 추징금을 깎기 위해 동분서주한 천-박 두 회장의 지난 행태를 힐난하지도 않겠습니다. 너무 눈에 익은 장면들이니까요.

한국 사회에서 통용되는 기준이 있습니다. 부자를 가르는 기준금액입니다. 100만 달러입니다. 총자산이 아니라 금융자산만 100만 달러인 사람들을 일컬어 부자라고 합니다. 언론은 이 기준금액을 갖고 우리나라 부자의 숫자와 비율을 산출하곤 합니다. 하지만 아니라고 합니다. 독일의 자칭 ‘부자’ 23명은 그게 아니라고 합니다.

물론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23명의 기준을 독일 사회 전체에서 통용되는 기준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칠 수가 없습니다. 독일의 자칭 ‘부자’ 23명의 ‘마음’만은 흘릴 수가 없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귀족의 책임)’에 대한 관념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기에 그냥 넘길 수가 없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제된 의무’가 아니라 ‘자발적 책임’으로 읽으면 분명해집니다. ‘오블리주’의 전제는 자신을 ‘노블레스’라고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독일의 자칭 ‘부자’ 23명의 마음은 바로 그런 것입니다. ‘노블레스’가 돼 어깨에 힘주고 싶어서가 아니라 ‘오블리주’를 더 많이 짊어지기 위해 자청한 것입니다.

대비됩니다. 한국의 ‘진짜’ ‘노블레스’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있는 사람이 더 한다’는 속설을 증명이라도 하듯 회계조작부터 재산 명의 변경까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아냅니다. 어떻게든 ‘노블레스’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눈에 불을 켭니다.

어떤 독일 사람들은 부자가 되려고 안달을 하고 어떤 한국 사람들은 부자에서 빠져나가려고 혈안이 되니 차이가 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명백합니다. 독일은 부자 나라, 한국은 가난한 나라입니다.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