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굳이 살필 필요가 없다. ‘조선일보’가 ‘통사설’에서 밝힌 그대로다. “세종시 문제는 8년전 ‘노무현 대통령 후보라는 정치인’이 선거용으로 출제했던 과거의 문제에 지나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당론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박근혜 전 대표가 정부안에 반대하고 있고, 야당도 반대하고” 있으니까 ‘과거의 문제’를 청산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깨끗이 포기하자는 것이다.
관심사는 여파다. ‘조선일보’의 ‘통사설’이 이명박 정부와 정치권에 미칠 파장이다. 팽팽한 힘의 균형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여권 내 세종시 역학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 박근혜 전 대표에 이어 보수언론의 한 축마저 등을 돌려버렸는데도 이명박 대통령과 그 계파가 밀어붙일 것인지가 관심사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정부에 붙었던 ‘독선’ ‘독주’ ‘밀어붙이기’ 등의 딱지들은 제한된 것이었다. 여 대 야 또는 정부 대 국민의 관계에서 붙여졌던 딱지였다. 이명박 정부가 야당 반발과 국민 여론을 제치고 밀어붙이기에 나설 때 여권, 나아가 보수파는 분열한 적이 없다. 오히려 보수파가 이명박 정부에 독선의 논리를 강화하고 독주의 에너지를 공급했다. 이런 판이 바뀌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에 이어 ‘조선일보’까지 세종시 수정안 반대 대열에 합류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불도저’ 추진력이 반감되는 것이다. 과연 이런 상태에서도 이명박 대통령과 그 계파가 특유의 밀어붙이기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까?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어 보인다. 설 여론시장이 문을 닫는 2월 중순이 되면, 그리고 세종시 관련 법률개정안 5개가 국회에 제출되는 2월말~3월초가 되면, 아무리 길게 잡아도 이명박 정부와 그 계파가 처리 시점으로 잡고 있는 4월이 되면 성적표가 나온다.
어차피 ‘우’와 ‘미’는 없다. ‘수’ 아니면 ‘가’다. 이명박 정부와 그 계파가 보수파의 분열에도 불구하고 세종시 수정안을 관철시키는 경우 또는 세종시 수정안을 깨끗이 포기하는 경우라면 그들의 정치력은 ‘수’일 것이다. 반대로 죽도 밥도 아닌 상태로 진창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양새를 연출한다면 그들의 정치력은 ‘가’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나 첨언하자. 평가대에 오르는 건 이명박 정부만이 아니다. ‘조선일보’ 또한 평가대에 선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사위원들 앞에 도열해서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심사를 받게 된다.
이 또한 두고두고 지켜볼 일이다. ‘조선일보’의 세종시 입장 표명이 종편 사업자 선정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캡쳐=‘조선일보’ 1월 28일자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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