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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20 평화를 관리하려면 다가가야 한다 (24)
  2. 2009/05/24 조문 방해, 이건 아닙니다 (10)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코미디다. 28살 밖에 안 된 김정은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이어 최고 권력자가 되는 현실은 난센스다. 우리가 아는 한 김정은은 한 일이 없다. 북한에서 말하는대로 하면 ‘백두의 혈통’, 우리의 일상용어로 하면 ‘유전자’를 이어받았다는 것 외에는 그가 북한 최고 권력자가 돼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 엄밀히 말해 사기업에 불과한 재벌의 2·3세 상속조차 곱게 보지 않는 우리 아닌가. 하물며 2400만 북한 주민의 삶을 짊어져야 하는 북한 최고 권력자 자리를 단지 부모 잘 만나 거머쥐는 모습이 어찌 좋게 보이겠는가. 그건 부조리에 가깝다.

그런데도 원치 않는다. 김정일 위원장 사후의 북한이 급속히 붕괴되는 일은 원치 않는다. 김정은 체제가 불안정성에 휘말리는 것 또한 원치 않는다. 

이유는 하나다. 한반도 평화 관리가 절대명제요 지상과제이기 때문이다. 한반도 평화 관리만이 국민의 안녕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이 점증되는 수준을 넘어 붕괴상태로 이어지면 악몽 같은 상황이 도래한다. 김정은 체제의 붕괴가 한반도 전체를 아수라장 같은 혼미 상태로 내몬다.

솔직하게 묻고 답하자. 북한 체제가 붕괴해 수십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이 월남을 했을 때 우리는 그들을 감당할 여력과 의지가 있는가. 군사적 위기가 고조돼 하루하루를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는 상황을 감내할 수 있는가. 금전적·정서적 비용을 지불할 준비가 돼 있는가.

우리의 현실이 이렇다. 북한을 앞에 두고 모순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북한 최고 권력자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못하면서도 최고 권력자의 정치기반이 안정되기를 기대하는 게, 부인하고 싶어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다.

감정적·도덕적 접근은 도움이 되지 못한다. 감정의 배설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생산성은 없다. 이성적·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북한발 불안요인을 극소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금 조문 논쟁이 한창이지만 그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줄기가 아니라 가지다. 본질적인 문제는 남북간 교류다. 민간을 넘어 당국간 교류까지 모색해야 한다.

한반도 주변 4강이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이 점증될 경우 주변 4강, 특히 미국과 중국이 어떤 전략으로 나올지 가늠하기 힘들다. 만에 하나의 상황에까지 대비한다면 남북간 핫라인을 구축하는 건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사항이다. 한반도의 운명이 미중의 선택에 따라 갈리는 상황을 방지하려면 남북간 교류를 통해 완충제 겸 방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정부가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

조문은 이를 위한 출발점이다. 남북간 교류를 트기 위한 시작이요,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첫발이다. 이희호 씨나 권양숙 씨의 조문을 막을 이유가 없다. 그건 사적 조문이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북한이 조문단과 조전을 보낸 데 대한 답례 차원이다. 이런 사적 조문을 막을 게 아니라 오히려 정부 차원에서 조의를 표하는 것까지 모색해야 한다.

좋아서가 아니라 필요해서 하는 말이다.  

▲사진=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 전 김정은과 함께 기업소를 시찰하는 모습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이명박 대통령이 지시했습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어긋남이 없도록 정중하게 모시라고 했습니다.

예우하지도 않았고 정중하게 모시지도 않았습니다. 경찰은 서울 덕수궁 앞에 차려진 임시 빈소용 천막을 걷어냈고 조문객의 앞길을 가로막기도 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부했습니다.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원망하고 있습니다. 봉하마을에선 이명박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찢겨지고 한승수 총리,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정동영 의원 등의 조문이 가로막혔습니다.

헤아릴 수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진 후 청와대발 뉴스 가운데 하나가 ‘사회적 파장에 대한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고인에 대한 조문이 행여 제2의 촛불로 번질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울먹이던 한 친노 인사가 울부짖었습니다. 정권과 검찰과 조중동을 향해 ‘당신들이 원한 게 이것이었냐’고 되물었습니다. 친노 인사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정치적 타살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닙니다. 이건 아닙니다. 정중하게 모셔야 하고 원망하지 말아야 합니다. 일단은 그래야 합니다.

가려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지낸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건 결코 개인사가 될 수 없습니다. 그건 정치적 사안이고 역사적 사건입니다. 더구나 정치적 타살 주장이 불거진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가려야 합니다. ‘정치적 타살’이라면 그 근거를 대고 책임을 물어야 하고, ‘정치적 타살’이 아니라면 그 역시 반론을 펴고 자중을 당부해야 합니다. 원망하는 마음도, 경계하는 마음도 아닌 얼음장 같이 차가운 마음으로 캐고 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지금은 추모할 때입니다. 예우를 다해 상여를 멜 때입니다. 일단은 그래야 합니다.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시간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하지만 경건한 마음으로 고인을 보낼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사진=이명박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쓰러져 있다(위)
          경찰이 덕수궁 앞 조문객을 가로막고 있다(아래) ⓒ오마이뉴스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