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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20 진보 야권, 뭐하고 계십니까? (3)
  2. 2010/06/04 MB는 바뀌지 않는다 (13)
  3. 2009/01/04 여권이 초강경으로 돌아선 이유 (41)


2008년 10월 리먼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지 1년 가까이 됐을 때다. 이명박 대통령은 ‘친서민 중도실용’이란 아젠다를 들고 나왔다. 다시 1년 후 이명박 대통령은 ‘공정한 사회’ 아젠다를 던졌다.

효과는 쏠쏠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친서민’으로 지지율을 5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공정한 사회’도 마찬가지다. ‘중앙일보’가 지난 16~18일 전국의 성인 남녀 2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4.3%였다.

진보세력은 ‘쇼’ 또는 ‘이벤트’라고 비판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실용 아젠다를 정치적 곤경을 모면하기 위한 정치적 레토릭 정도로 치부한다.

맞다. ‘친서민’ 아젠다가 노무현 서거국면과 김대중 서거국면의 경과점에서 나왔고, ‘공정한 사회’ 아젠다 역시 6ㆍ2지방선거 참패 뒤끝에 출시된 점을 볼 때 그 같은 혐의점을 떨쳐낼 이유는 전혀 없다. ‘친서민’과 동시에 천성관 사태가 터졌고, ‘공정한 사회’와 동시에 ‘유명환 딸’ 특채 파문이 불거진 점까지 고려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실용 아젠다는 ‘속빈 강정’이라고 비판해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실용 아젠다는 여전히 살아있다. 정국을 반전시키고 위기를 돌파하는 동력으로 기능한다. 왜일까?

물량공세 때문일까? 언론을 통해 아젠다를 끊임없이 확대재생산하기 때문일까? 물론 그런 면도 있을 것이다. 아젠다가 유행을 탄다면, 유행은 반복에서 비롯되는 것이니까. 하지만 이것만으론 모든 걸 설명할 수 없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체험을 뛰어넘는 홍보는 없다. 국민은 홍보 이전에 ‘천성관’을 보고 ‘유명환 딸’을 봤다.

다른 면을 봐야 한다. 못 미더우면서도 끝내 버리지 못하는 국민의 심저다. 고단한 살림살이에서 비롯된 기대감이다.

‘친서민’과 ‘공정한 사회’를 글로벌 금융위기의 반사체로 이해하면 헤아릴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신자유주의가 위기국면에 빠져들고 국가의 시장개입 필요성이 점증하는 상황이 그 같은 아젠다를 낳았다고 파악하면 가늠할 수 있다. 진정성 여부와는 별개로 핀트 조절만은 정확했다는 사실을, 그 핀트가 국민의 심저에 닿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정치적 레토릭 면에 국한해서 보면 이명박 대통령(의 비서진)은 현존하는 그 어떤 정치인보다 앞선 감각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오해를 살지 모르겠다. 이 같은 진단이 ‘엠비어천가’로 비쳐질지 모르겠다. 그게 아니다. 이렇게 진단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실용 아젠다는 성공하기 어렵다. “자칫하면 좌우대립축의 중간영역 적당한 곳에서 인기영합주의적이거나 기회주의적인 정책을 추진하기 쉽다”는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의 지적에 힘입어 하는 말만이 아니다. 증좌도 있다.

지방선거 때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야권의 무상급식 공약을 내쳤다. 친서민 중도실용을 외치던 그들이 ‘친서민’을 홍보할 수 있는 실용정책을 거부했다. 그러다 이제 와서야 중산층까지 아우르는 ‘친서민’ 정책을 내놓는다. 중산층 보육료까지 국가가 책임지겠다면서 생색을 낸다.

이게 증명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실용 아젠다엔 레토릭만 있을 뿐 뿌리는 없다. 더불어 증명한다. 중산층 보육료 지원에 대해 핵심 지지기반인 보수언론이 ‘좌향좌’로 평하는 것이 증명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실용 아젠다는 “정치적 현실로도 제약이(정정길)” 있다. 좌우대립축에서 먼저 보수파에 의해 기회주의적 정책으로 공격 받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다는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아젠다가 기회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해서 그것이 곧 진보세력의 우월을 증명하지는 않는다.

진보세력은, 진보 야권(민주당 전당대회 주자들도 대부분 진보임을 자처하니 일단 포함시키자)은 이명박 대통령과는 정반대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초호화 이벤트에 걸맞은 명품을 출시하지 못한다면 진보세력은 히트상품에 어울릴 법한 이벤트를 창안하지 못한다. 무상급식 성공사례에 힘입어 복지를 강조하고 진보를 운위하지만 거기서 멈춘다. 논의만 무성할 뿐 무상급식 후속 상품을 출시하지 못하고, 복지ㆍ진보와 같은 추상어를 대체할 생활어를 개발하지 못한다. 흔히 얘기하는 정치적 비전, 정치 프레임을 만들지 못한다. 진보 야권엔 컨텐츠도 없고 기획력도 없다.

박정한 평가가 아니다. 진보 야권의 히트상품인 무상급식 공약이 김상곤 경기교육감의 정책에서 빌려온 것이라는 점을 참조하면 결코 박정한 평가가 아니다. 한가한 지적도 아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따뜻한 보수’ ‘복지국가론’을 ‘열공’하고 있다는 점을 참조하면 결코 한가한 지적이 아니다.

보수정권마저 ‘친서민’을 외칠 정도로 진보적 복지정책이 블루오션을 형성하고 있는데 진보세력은 여전히 도랑물에서 ‘개헤엄’을 치고 있다. 강조하고자 하는 건 바로 이점이다.

▲사진=이명박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정한 사회’ 아젠다를 내놨다.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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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정몽준 대표가 사퇴하고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물러난다고 해서 바뀔까? 4대강사업을 중단하고 세종시 수정을 포기한다고 해서 바뀔까? 국정기조가 완전히 바뀔까? 바뀌지 않는다. 가지는 치겠지만 뿌리를 도려내지는 못한다.

이명박 대통령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본심을 부각하고자 하는 말 또한 아니다. 어쩌면 그는 바뀔지 모른다. 본심은 몰라도 낯빛은 필요에 따라 바꿀지 모른다. 그래도 바뀌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는 세력, 이명박 대통령이 더더욱 의지하지 않을 수 없는 세력이 바뀌지 않는 한 이명박 대통령의 본심은 바뀔 수 없다.

찬찬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여권이 지방선거에서 완패한 주된 이유는 두 가지다. 여론조사와 천안함이다. 전자는 오판을 불렀고 후자는 오용을 낳았다. 전자는 범보수표만 결집해도 선거 승리는 무난하다는 착각을 낳았고, 후자는 범보수표 결집을 위한 행동을 촉구했다.

하지만 달랐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넘나든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수도권에서 여당 후보들이 여유있게 승리할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도 ‘뻥’으로 드러났다. 50%를 넘나든 건 MB가 아니라 반MB였고, 차이를 보인 건 여야 후보의 지지율이 아니라 실제와 가상이었다. 

천안함 또한 달랐다. 대통령이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북한에 대한 응징에 들어가면 범보수표가 결집할 것이란 전망과 기대 또한 ‘뻥’으로 드러났다. 결집한 건 범보수표가 아니라 범민주표였고 분열한 건 범보수 내에서의 강과 온이었다.

이 점을 돌아보는 이유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에워싸고 있는 세력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가 이 두 현상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를 헛발질로 내몬 가장 큰 사유는 공포였다. 멀리는 미네르바와 ‘PD수첩’에 대한 수사부터 가까이는 천안함 유언비어 단속과 선관위의 선거쟁점 논의 금지가 정부에 비판적인 발언을 잘못했다가는 걸린다는 공포를 자아냈고, 이 공포가 야당표를 꼭꼭 숨게 만들었다. 천안함도 그랬다. 과도한 공세가 공포를 불렀다. 북한과 ‘친북좌파’에 대한 과도한 공세가 전쟁과 공안에 대한 공포를 불렀고, 이 공포가 거꾸로 안정과 평화 희구심리를 자극했다.

주목지점은 주체다. 이렇게 공포를 유발한 주체는 MB정부만이 아니었다. 이명박 대통령을 에워싸고 있고 MB정부를 떠받치고 있는 강경보수세력이 더 열성적인 주체였다. '광장'에 대한 적개심, 그리고 ‘레드’에 대한 적개심으로 똘똘 뭉친 이들이 MB정부에 ‘강경’을 주문했다. ‘촛불’에 데였고 ‘햇볕’에 탈수증 걸렸던 과거 경험을 적개심에 아로새겼던 이들이 ‘강경’을 주문했고 주도했던 것이다.

이들은 변하지 않는다. 선출된 권력이 아니어서 바뀌지 않고 직접 심판 받을 일이 없어서 바뀌지 않는다. ‘광장’을 억누르고 ‘레드’를 축출해야 자신들의 세력기반과 영업기반이 넓어지기에 바뀌지 않는다. 판이 바뀌고 정세가 바뀌면 자신들의 입지가 축소되기에 바뀌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들로부터 탈출하지 못한다. 정치적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짜’ 중도실용노선을 채택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추진할 힘이 없기에 그렇다. 강경 보수세력을 버리고 온건 보수세력, 그리고 중도층에 기대어 ‘진짜’ 중도실용노선을 펴고 싶어도 온건ㆍ중도층의 세력이 미미하기에, 온건ㆍ중도층이 언제 또 표변할지 모르기에 힘을 얻을 수 없고 믿음을 키울 수 없다. 자칫하다간 권력기반이 일거에 허물어지는 불상사를 당할 수 있기에 모험할 수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쩔 수 없다. 미우나 고우나 ‘믿는 구석’에 더 의지할 수밖에 없다. 강경 보수세력의 등에 올라타 달릴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바뀌지 않는다. 냉전, 수구, 퇴행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기에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가 없다.

▲사진=이명박 대통령이 5월 24일 천안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기 위해 전쟁기념관에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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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역으로 헤아리면 보인다. 여권이 로텐더홀을 먼저 ‘접수’하려는 이유를 살필 수 있다.

직권상정을 하려면 심사기일을 지정해야 한다. 이게 문제다. 심사기일을 지정하는 건 곧 직권상정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 민주당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보좌진과 당직자를 총동원해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는 의원들을 엄호하려 할 것이다. 본회의장 바로 앞의 로텐더홀에 인력을 증강배치해 직권상정 길에 바리케이드를 치려 할 것이다. 이런 상황을 막으려면 심사기일을 지정하기 전에 로텐더홀을 먼저 ‘접수’해야 한다. 그래야 심사기일 지정과 직권상정 사이의 시간적 간극과 물리적 마찰을 최소로 줄일 수 있다.

여권의 흉중이 이렇다. 작심한 것이다. 직권상정을 통해 85개 중점법안을 강행처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궁금하다. 왜 이리 강수를 두는 걸까? 여야 원내대표가 이룬 ‘가합의’를 한순간에 휴지조각으로 만든 이유가 뭘까? ‘가합의’를 잘 손질하면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모양새 좋게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데도 이렇게 서두르는 이유가 뭘까?

물론 간단하다. 강경파가 득세했기 때문이다. 이명박계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가 '가합의'를 일거에 내쳤기 때문이다.

관심사는 이런 현상이 아니다. 강경파가 무리수를 감수하면서까지 '가합의'를 부정해야 했던 이유, 이게 궁금하다.

시간이다. 이것이 문제다. 이들은 시간을 질질 끌 만큼 여유롭지가 않다. 오히려 절박하다. 그래서 다급해하고, 그래서 경직되는 것이다.

몇 개의 어록에 새겨져 있다. 여권의 다급한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정정길 대통령실장 - 내년 2월이 되면 대졸 실업자들이 쏟아지고, 3~4월이 되면 많은 중소기업들이 부도가 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상황을) 구조적 문제로 돌리게 되면 현 정부나 체제에 대한 위협세력이 될 수 있다. (12월 1일, 박근혜계 의원들과의 만남에서)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 (한미FTA)문제가 새해로 넘어가 3월에 춘투와 결합이 되게 되면 소위 FTA 문제를 중심으로 반대세력들이 결집하고 또 3월 춘투상황과 같이 뭉치면 국가 경영하는데 굉장히 어려움이 온다. (12월 23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박종희 한나라당 의원 - (민주당 의원들은)시간 끌어서 이명박, 한나라 아무것도 못하게 해서 4월 춘투로 모티브를 잡겠다는 것이다. (12월 31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청와대와 한나라당 공히 걱정한다. 올 봄에 사람들이 거리에 쏟아져나오는 걸 우려한다. 제2의 촛불이 켜지는 걸 극도로 경계한다.

여야 원내내표가 ‘가합의’한 대로 쟁점법안 처리를 미루면 갈등이 ‘봄’을 관통한다. 단순히 스치고 지나가는 게 아니라 봄 정국에 기름을 붓는다. 그래서 차단하려는 것이다. 무리수가 따르더라도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에 쟁점법안 처리를 마무리하려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쟁점이 뇌관이 되는 일을 방지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봄’을 통제하는 법적 장치를 완비하려는 것이다.

결국은 이런 것이다. 체념을 강요하고 통제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쟁점에 마침표를 찍음으로써 자포자기의 심정을 유발하고, 그래도 불복하는 사람들은 억누르려는 것이다.

잘될까? 여권의 이런 셈법이 먹혀들 수 있을까?

그래 보이지 않는다. 다른 게 아니라 앞서 복기한 어록이 가능해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정정길 대통령실장 말에 따르면 문제의 근원은 ‘구조’에 있다. 법안이 아니라 먹고살기가 어려워지는 ‘민생구조’에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와 박종희 의원의 말에 따르면 법안 강행처리에도 불구하고 ‘상수’는 엄존한다. 한미FTA는 먹고살기에 근본적 의문을 던지는 ‘상수’로 기능하고, 춘투는 생존권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상황’으로 전개된다.

분명하다. 여권 인사들의 진단에 따르면 ‘불씨’는 꺼지지 않는다. 85개 법안과는 무관하게, 직권상정과는 무관하게 ‘속불’은 계속 타들어가게 돼 있다.

강행처리가 자포자기의 정서를 유발할 것이라는 전망 또한 어설프다. 객관적 판단보다는 주관적 희망에 경도돼 있다. 85개 중점법안을 기정사실로 만들면 오히려 공분과 결기를 강화시킬 수 있다. 차라리 현재진행형의 ‘쟁점’으로 남겨두면 타협의 여지에 주목한 국민들을 방관 지대에 머물게 하련만 과거완료형의 ‘현실’로 굳혀버리면 배수진을 친 극한적 반발을 부를 수 있다. 여권 내 온건파가 그토록 우려했던 1996년 노동법 날치기 파동과 같은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여권 입장에선 이런 부작용을 감안해도, 이런 부작용이 우려돼도 어쩔 수 없다.

멈칫 대면 뒤에서 공격당한다. 보수 지지층으로부터 ‘물 정부’라는 비난을 받아야 하고, 떠나는 보수 지지층을 속절없이 배웅해야 한다.

이럴 바에는 밀어붙이면서 상황을 관리하는 게 낫다. 일단 85개 법안과 ‘봄’의 연결선을 끊고, 개각과 같은 국정 이벤트를 펼쳐 상황을 희석시키는 게 낫다. 사태를 예의주시하다가 불복하는 사람들이 나오면 이른바 ‘사회질서법’을 앞세워 통제하는 게 낫다.

장사 비법은 ‘단골’ 확보에 있고, ‘단골’ 유지 비법은 ‘한결같음’에 있다.

▲사진 = 국회 경위들이 3일밤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중이던 민주당 당직자들을 끌어내려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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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