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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뭘 하려는 건지?" 다 알면서
엄기영 MBC 사장이 사퇴했습니다.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야당 추천 이사들이 불참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어 보도ㆍ제작ㆍ편성 본부장을 내정한 데 이어 곧바로 주총을 열어 내정안을 확정한 데 반발해 사퇴한 건데요. 엄 사장은 “도대체 뭘 하려는 건지”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섰습니다. <기사 보기>
“도대체 뭘 하려는 건지” 정말 몰라서 이런 말을 남긴 건 아니겠죠?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더니
금호아시아나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오너 일가로부터 채권단에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의결처분권도 위임하는 합의서를 받고,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리방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전 회장 부자가, 금호타이어는 박삼구 명예회장 부자가 경영하는 방안입니다. <기사 보기>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네요. 덩치는 줄어도 ‘회장님’ 신분은 유지하는 걸 보니….

남는 장사 했네
현대차 소액주주 14명과 경제개혁연대가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가 받아들였습니다. 자신의 보증채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대차 자금으로 경영상태가 열악한 현대우주항공 등에 유상증자 하고 회삿돈을 횡령한 데 대해 책임을 물은 건데요. 하지만 재판부는 정 회장의 배임 및 횡령으로 발생한 손해액을 1438억원으로 판단하고도 배상액은 700억원으로 판결했습니다. 현대우주항공 관련 배임의 경우 IMF 상황에서 정부정책과 채권금융기관들의 요구에 따라 부득이하게 보증채무를 부담하게 된 점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기사 보기>
이거 남는 장사 아닌가요? 결과적으로 챙긴 이익의 절반만 토해내면 되니까….

'주민 자치'와 '토호 자치'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행정체제개편특위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2014년부터 특별시와 광역시의 자치구를 준자치구로 변경해 구의회를 없애기로 했습니다. 자치구의 통합을 촉진하고, 지역 유지들의 친목 모임으로 전락한 구의회의 낭비적 요소 없애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기사 보기>
이럴 때 쓰는 말이 '대략난감'인가요? 지방자치 취지는 살려야 겠고, 토호 놀이터가 된 지방의회 현실을 나몰라라 할 수도 없고…. 결국 핵심은 '토호 자치'를 '주민 자치'로 바꾸는 건데….

야권 공조의 1등 공신은?
민주ㆍ민노ㆍ창조한국당ㆍ진보신당 대표들이 모여 경찰의 민노당 서버 압수수색을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공조를 펴기로 했습니다. 이들은 첫 번째 공조사업으로 정운찬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조만간 공동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민노당측이 서버의 하드디스크 2개를 떼어가 전교조와 전공노 소속 수사 대상자 303명의 민노당 가입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고,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이와 관련해 오병윤 사무총장에 대해 증거인멸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기사 보기>
핵심 사실인 공무원의 정당 가입 여부는 수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아니까 논외로 하더라도 한 가지 사실은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검찰과 경찰이 야권 공조의 1등공신이라는 점.

돈 더 줄테니 학생 쥐어짜라?
교과부가 내년부터 교사성과급에 학교별 평가 결과를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총액의 10%는 학교 단위의 평가실적을 반영해 차등지급한다는 건데요. 학교별 평가 기준에 일제고사 성적 향상도를 포함시킨다고 합니다. <기사 보기>
간단히 말하면 ‘돈 더 줄테니 학생 성적 쥐어짜라’는 거죠?

돈 줄테니 양심 팔아라?
한국작가회의가 한국문화예술위의 문예진흥기금 지원을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문화예술위가 기금 지원조건으로 ‘시위 불참 확인서’ 제출을 요구한 데 반발해 이렇게 결정한 건데요. <기사 보기>
이것도 간단히 말할 수 있습니다. ‘돈 줄테니 양심 걸어라.’ 양심이 각서로 담보되는 게 아니란 점을 고려하면 그렇습니다.

'한명숙 수사'와는 영 다르네
전남대 의대 모 교수가 지난해 9월에 전공의협의회에 고발당했습니다. 수년간 전공의들에게 회식비와 유흥주점 술값 등을 내게 한 혐의가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광주지검 형사3부는 이 교수의 혐의 중 대가성 있는 부분은 기소유예, 대가성 없는 부분은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전공의협의회는 전공의들의 피해 진술과 유흥주점 술값 영수증 등을 증거로 제출했는데도 검찰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기소유예 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기사 보기>
‘한명숙 수사’가 그러지 않았나요? 물증 없이 돈 줬다는 사람의 진술에만 의지해 기소하지 않았나요? 이 사례에 준하면 이 교수는 당장 기소감인데….

선생님 입에 걸레 물면
판사ㆍ검사에 이어 이번엔 교사입니다. 국가인권위는 서울 모 고교 2학년 담임교사가 폭언했다며 학생 학부모가 2008년 12월 진정을 낸 데 대해 인격권 침해라고 판단했는데요. 이 교사는 한 학생 주도로 학교폭력이 발생하자 종례시간에 “인간쓰레기들, 바퀴벌레처럼 콱 밟아 죽여버리겠다. 너희가 사람 XX냐”라고 폭언을 했다는 겁니다. <기사 보기>
아실지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입에 걸레 물면 학생들 마음엔 오물이 묻는다는 것.

Posted by '토씨'


불가사의하다. 감초를 안 섞고 호들갑을 안 떤다. 아이티 지진 참사 때는 ‘우리는 안전한가?’라고 끝없이 외던 언론이 도요타 리콜사태 때는 침묵으로 일관한다. 그 흔한 ‘우리 차는 안전한가?’라는 질문 한 번 제대로 던지지 않는다.

남의 일이 아니다. 가속페달 결함으로 시작됐다가 ‘해당 협력업체의 결함 가능성 부인’과 ‘리콜 대상 이외 차종에서의 이상 발견’을 거치면서 급발진사고 전반으로 번진 게 도요타 사태인 점을 감안하면 강 건너 불구경 할 일이 아니다.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며 뒤 돌아서서 박수 칠 일 또한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급발진 사고가 발생한다. 주차장 벽을 박고, 가드레일을 박고, 앞차를 박는 일이 연이어 발생한다. 그런데도 원인이 규명되지 않는다. 브레이크 등이 들어온 차가 앞으로 돌진하는 장면이 CCTV 화면에 고스란히 잡혔는데도 제조사는 사고 책임을 운전 미숙으로 돌리면서 리콜 조치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법원이 급발진 사고 원인을 제조사가 규명하라는 판결을 내린 뒤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미국에서만 발생하는 급발진사고가 아니고, 일본 업체에만 닥친 악재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급발진사고일 수 있고, 우리 업체에 닥칠 악재일 수 있다. 그런데도 언론은 점검하지 않고 경계하지 않는다. 도요타 할부금을 갚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느냐는 미국 소비자의 호소는 충실히 전하면서 제조사에 문전박대 당하는 국내 소비자의 안전은 뒷전으로 돌린다.

아예 안 하는 건 아니다. 하나 하긴 한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말은 충실히 전한다. 어제 경영전략회의에서 임원들에게 했다는 그의 말, 도요타 사태의 원인과 진행 상황 등을 면밀히 조사해 현대기아차는 이런 일이 절대로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는 그의 말은 충실히 전한다.

어디 현대기아차 뿐이겠는가. 르노삼성에게도, GM대우에게도, 쌍용차에게도 해당되는 ‘지극히 당연한 말씀’이다. 하지만 감질 난다. 정몽구 회장의 말은 ‘미구에 닥칠지도 모를 개연성’을 경계한 말이다. 미구가 아니라 어제 그제 발생한 급발진사고와는 상관없는 말이다. 그래서 위안이 되지 않는다. 안심할 수도 없다.

눈 씻고 찾아보니 하나 더 나온다. 도요타가 국내에서 판매된 차량에 대해서도 리콜 조치를 취할 것이란 뉴스다. 하지만 역시 없다. 국내 제조사가 국산 차량을 (이게 어려우면 급발진 사고가 난 차량만이라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언론의 촉구는 들리지 않는다.

굳이 짚지 말자. 불가사의한 도요타 보도 배경을 헤치지 말자. 그냥 우국충정으로 이해하자. 자동차 수출시장을 확대할 절호의 기회에 초를 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이해하자. 만사불여튼튼이 더 큰 국익을 가져다 준다는 사실을 환기하고 싶지만, 국민의 안전은 어쩌냐고 묻고 싶지만 그냥 덮고 가자. 

Posted by '토씨'

#1

<서울신문>에 두 사람이 등장했습니다. 김포외고에 합격했다가 목동 종로엠학원에 다녔다는 이유로 합격 취소 통보를 받은 박모 군과 그 어머니입니다. <서울신문 기사 보기>

토로했더군요. 지난 3년 동안 코피를 20번은 흘리고, ‘무한도전’ 같은 인기 프로그램 한 번 안 보면서 공부를 했다고, 그래도 다음달 20일에 치러지는 재시험을 보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미리 빼낸 문제를 보고 합격한 ‘나쁜 아이’라고 친구들이 비아냥거리는 게 싫어서, 재시험을 보면 범법행위를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에 응시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 학생은 미리 빼돌린 시험문제를 나눠준 버스에 타지 않았습니다. 시험 날 어머니가 직접 승용차로 시험장까지 데려다줬다고 합니다.

박모 군의 말이 긴 여운으로 남습니다.

“외교관이 되겠다는 꿈도 필요 없다. 법대에 가서 10년이 걸리더라도 내 힘으로 이 사건을 꼭 파헤치겠다.”

꿈과 상상이 뛰놀아야 할 가슴에 원망과 결기가 쌓이고 있습니다. 이제 겨우 중3인 어린 학생의 가슴에….

#2

이제 ‘군’이라는 호칭을 쓸 수 없겠네요. 벌써 3년차 대학생이 됐으니까요.

학내 종교자유를 외치다가 퇴학 당한 강의석 씨가 지난달 5일 소송에서 이겼습니다. 모교인 서울 대광고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1심에서 승소판결을 받았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원고 일부 승소판결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한 청구는 기각됐으니까요.

뜻밖이었습니다. 일부이나마 소송에서 이긴 강의석 씨 입에서 예상치 못한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사법시험 공부를 했지만 최근 들어 법조인 길을 포기하려고 마음먹었다.”

현실을 바로 잡겠다고 법대에 진학한 강의석 씨였습니다. 그런 그가 법조인의 길을 포기하겠노라고 선언했습니다.

“신앙의 자유라는 법학 교과서에 나와 있는 당연한 판결을 얻는 데도 2년이라는 시간을 끄는 모습을 보니 사법부에 대한 회의가 들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강의석 씨의 말엔 결기조차 담겨 있지 않습니다. 사법부의 판결 결과보다 판결 과정에 지친 흔적도 묻어납니다.차라리 체념이라고 하는 게 더 맞는 풀이일지 모릅니다.

두렵습니다. 법조인의 꿈을 키우고 있는 중3 박모 군이 강의석 씨의 나이가 되어 어떤 결정을 내릴까요?

'오버'일지도 모릅니다. 박모 군은 박모 군이고 강의석 씨는 강의석 씨일 뿐입니다. 두 학생의 경험을 같은 양푼에 넣고 비빌 이유는 없습니다. 과하다 싶은 느낌을 주는 강의석 씨의 결정을 인정하는 면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사서 걱정을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박모 군이 울먹이며 말했습니다.

“어른들 세계에서 벌어진 일로 왜 내가 피해를 봐야 하나.”

어른들 세계에선 지금도 허다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기지역 외고 교감 일부가 출제문제가 봉인된 서류봉투를 맘대로 뜯어보고, 그것도 모자라 뜯긴 봉투를 그대로 놔둔 채 점심을 먹으러 가도 외고 합격 취소 처분과 같은 단호한 처분을 내리지 않습니다.

대법원장이 화이트칼라 범죄를 단호히 징벌하라고 말했지만 일선 판사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을 '신속하게' 집행유예로 풀어줍니다.

어른들 세계는 정답과 정도가 없이 흐느적거리는데 어린 학생들에겐 규율과 원칙을 강요합니다.

박모 군과 강의석 씨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일반명사'일지 모릅니다.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