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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법안'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1/30 당청, 갈등으로 가나 (3)
  2. 2009/01/29 박근혜는 할 말이 없다 (2)
  3. 2009/01/02 조중동의 '뿔'이 가리키는 것은 (17)

이해할 수 없다.

걸림돌이 삐져나왔고 난제가 쌓여있다. ‘용산 참사’ 뒷수습이 급하고 쟁점법안 처리가 골치 아프다. 2월 임시국회를 맞는 한나라당의 사정이 이렇다. 그런데도 또 하나 꺼내들었다.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법을 고치겠다고 한다. 2월 임시국회에서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이러면 저항을 야기한다. 노동계의 ‘춘투’를 ‘동투’로 앞당긴다. 미디어 관련법이나 이른바 ‘사회질서법’에 반대하는 세력, 그리고 ‘용산 참사’ 규탄 세력과 노동계가 연합하는 결과를 유발한다. 한나라당으로선 전혀 달갑지 않은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물론 상식선에서 파악하면 이해 못할 게 없다. 7월이면 100만명으로 추산되는 비정규직법 1차 적용대상 노동자들의 사용기간이 만료된다. 비정규직법을 바꾸려면 그 전에 해야 한다. 이 타이밍이 바로 지금이다.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하면 개정을 장담할 수 없다. 3월은 4월 재보선 공천 때문에, 4월은 재보선 실시 때문에 법안 처리에 집중할 수 없다. 처리 시점을 5월쯤으로 미뤄도 되지만 너무 위험하다. 법 개정 시도가 한번만 삐끗하면 사용기간 연장 시도는 물거품이 된다. 법을 바꿀 수 있는 시점은 2월 임시국회 때뿐이다.

하지만 너무 단순하다. 이렇게 상식적으로 움직이는 건 좌우를 살피지 않고 앞만 보고 내달리는 행태와 같다. 하나를 얻으려다 열을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는 단선적 행태다.

그래서일까? 한나라당의 태도가 모호하다. 2월 임시국회에서 비정규직법을 바꾸겠다고 말은 하는데 힘을 주지는 않는다. 당정청 협의에서 의원입법으로 발의하기로 했는데 대표발의 의원이 나서지 않는다. 어제 한국노총을 찾은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사전논의를 하지 못한 걸 ‘반성’한다고 했고, “무리하게 강행처리할 법이 아니다”라고 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비정규직 사용기간 4년은 기간이 너무 길어 노동계도 강하게 반발할 것”이라고 했다.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한나라당은 비정규직법 개정 의지가 없다. 그냥 시늉만 하는 것이다. 청와대의 주문에 억지춘양 격으로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청와대의 강력한 요구로 법 개정 논의가 시작됐다”는 보도에 기초하면 그렇다.

놓치지 말자. 이게 단서다. 2월 임시국회를 전망할 수 있는 유력한 단서다. 비정규직법 뿐만 아니라 다른 쟁점법안의 명운을 점칠 수 있는 강력한 단서다.

청와대는 밀어붙이려 한다. 이것저것 재지 않고 돌진하려 한다. 그에 맞춰 한나라당이 돌격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국정 일정 못잖게 국민 여론을 살핀다. 입각 꿈이 좌절된 후 대통령 임기는 한 번이지만 국회의원 임기는 무한대라는 사실에 착목한다.

극명하지 않은가. 청와대는 주문하지만, 그에 맞춰 박희태 대표는 동분서주하지만 홍준표 원내대표는 장승처럼 앉아있다. 입을 닫고 요지부동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2월 임시국회가 코앞인데도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지 않고 있다.

갈등의 씨앗이 꼬물거리고 있는 것이다. 집권 초기의 대통령 위세에 눌려 움트지 못했던 생존 논리를 꺼내들고 있는 것이다. ‘돌격’ 모드에 ‘탐색’ 모드를 추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단정하지는 말자. 갈등의 씨앗이 어떻게 생장할지 예단하지 말자. 고려할 요소가 너무 많다.

대통령의 위세는 아직도 건재하다. 한나라당이 정면에서 맞대응하기는 아직 이르다. 이 요소는 당분간 유지될 상수다.

한나라당이 이런 상수를 비껴가려면 변수가 돌출돼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를 유임시키는 악수를 두던지, ‘용산 참사’와 쟁점법안에 대한 국민 저항이 더 크게 조직되던지 하는 상황이다. 그래야 청와대를 향해 항변할 거리가 생기고 따로 움직일 명분이 생긴다.

하지만 아직 자리잡지 않았다. 한나라당의 태도를 최종적으로 규정할 요소는 아직도 가변상태, 유동상태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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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언론은 주목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다음달 2일 청와대 오찬모임에서 어떤 얘기를 할지 신경을 곤두세운다.

부질없다. 과한 관심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말하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면 할 말이 없다.

참석자가 20명이 넘는 자리에서 말을 하면 얼마나 하겠느냐고 내다보기에 이렇게 진단하는 게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말은 늘 짧았다. 길어야 두세 문장이었다. 발언 기회와 시간은 관건이 되지 못한다.

중요한 건 계제다. 박근혜 전 대표는 지금 말할 계제가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입에 올릴 수 있는 현안은 두 가지다. ‘용산 참사’와 ‘쟁점법안’이다. 하지만 이미 말했다. ‘쟁점법안’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고통과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고 했다. ‘용산 참사’에 대해서는 “너무 빨리 진압에 들어간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그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비참하게 목숨을 빼앗긴 것이 비통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말해놓곤 수습에 나섰다. 박근혜계 의원들이 나서 ‘쟁점법안’ 자체가 아니라 처리절차를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고, 경찰의 조기·과잉진압에 대해선 말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여기서 알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선을 넘으려 하지 않는다. 싸우되 전면전은 피한다. 제동을 거는 것으로 싸움의 목적을 한정하고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싸움의 성과를 갈음한다.

박근혜 전 대표의 이런 행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타이밍이다. 발언 파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타이밍, 발언 명분을 극대화할 수 있는 타이밍이다.

이게 포인트다. 박근혜 전 대표의 ‘말정치’를 좌우하는 건 타이밍인데, 그 타이밍을 좌우하는 건 박근혜 전 대표의 몫이 아니다. 그건 주어지는 것이다. 주어진 조건과 형세의 흐름에 맞춰 박근혜 전 대표는 타이밍을 골라잡을 뿐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말할 계제가 아니라는 얘기가 이래서 나온다. 박근혜 전 대표에겐 아직 ‘2차 발언’을 할 조건이 주어지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표가 문제 삼은 ‘쟁점법안’의 처리절차는 일단 해소됐다. 여야가 ‘쟁점법안’ 처리 방향에 합의해 도장까지 찍었다. 그 뒤 달라진 건 없다. 2차 입법전쟁은 아직 개시도 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표가 ‘쟁점법안’에 대해 ‘2차발언’을 하려면 다시 공방이 벌어져야 한다.

박근혜 전 대표가 비판한 것으로 ‘알려진’ 경찰의 조기·과잉진압 부분은 확정되지 않았다. 검찰이 다음달 초에 수사결과를 발표한다고 하는데 그 시점이 청와대 오찬모임 이후다. 박근혜 전 대표가 ‘용산 참사’에 대해 ‘2차 발언’을 하려면 검찰의 수사결과에 대한 여론판정이 먼저 내려져야 한다.

달리 해석할 필요가 없다. 박근혜 전 대표가 청와대 오찬모임에 참석하는 배경을 과도하게 의미 부여할 필요가 없다. 책 잡히지 않기 위해서라고 해석하면 된다. 제한전의 관건인 수위 조절을 위해 ‘의무 방어전’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사진=지난 5일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 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전 대표 ⓒ한나라당


Posted by '토씨'

조중동이 뿔났다. 한나라당에 맹공을 퍼붓는다.

‘동아일보’는 민주당의 “몽니작전”에 결국 다 내주는 것이냐고 힐난한다. ‘조선일보’는 한나라당이 야당과 이룬 ‘가합의’를 “야당에 백기를 든 것이나 다름없는 합의”라고 평가절하한다. ‘중앙일보’는 직권상정을 미루는 김형오 국회의장을 향해 “기계적인 대화・타협 요구 이해 안 돼”라고 비난한다.

헤아릴 수 있다. 조중동이 보기에 한나라당은 무력하다. 미디어 관련법은 “기한없이 합의처리하도록 노력”하고, 한미FTA 비준안은 “2월 국회에서 협의처리”하며, 금산분리 완화는 “조속한 시일 내에 협의처리” 하고, 13개 사회법안은 일단 뒤로 미루기로 했으니 뭐 하나 건진 게 없다. 특히 조중동이 가장 크게 관심을 갖는 미디어 관련법에 대해 가장 ‘세게’ 가합의를 해줬으니 심사가 좋을 리 없다.

내다볼 수 있다. 조중동의 이런 맹공이 상승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다. ‘조선일보’의 표현을 빌리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주류(이명박계)가 가합의에 불만스런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중동이 기름을 부으면 한나라당 안에서 강경 불길이 치솟을 수 있다. 가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사실을 안다. 조중동과 한나라당 내 강경파가 손잡고 가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들어도 이후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안다.


친절하게도 ‘조선일보’가 알려줬다. 한나라당이 가합의를 이룬 배경에 여론 역풍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깔려있다고 했다. “격렬한 몸싸움 끝에 강행 통과에 성공하더라도 2004년 탄핵 때처럼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을 수 있고, 이 경우 향후 정국이 결코 여권에 유리하게 전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고 했다.

놓치지 말자. ‘조선일보’가 분석한 이 배경이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

민주당이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옥쇄작전’에 들어갔을 때 그랬다. 언론노조가 총파업에 나섰을 때 그랬다. 조중동이 일제히 나서 맹비난을 퍼부었다. ‘폭력’을 부각시켰고 ‘밥그릇’을 질타했다. 그런데도 여론은 움직이지 않았다. 국회 폭력사태에 대한 책임을 한나라당에 더 크게 물었고, 신문・방송 겸영 허용 등에 대해서도 더 많이 반대했다.

바로 이게 포인트다. 무력한 건 한나라당이 아니라 조중동이다.

조중동이 어떤 매체인가. 신문시장의 7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는 매체다. 이런 매체가 합창을 했는데도 여론이 돌아서지 않았다. 조중동이 힘 합쳐 여론을 선도하고자 했으나 오히려 여론에 척을 지는 결과를 빚고 말았다.

쇠퇴했다는 얘기다. 조중동의 위세가 약화됐다는 얘기다. 신문시장을 70%가 아니라 90% 석권해도 여론을 쉬 움직이지 못한다는 얘기다.

바로 이게 이유일 것이다.

조중동이 방송을 갈망하는 이유가 이것일 것이다. 조중동 세 신문의 판매부수를 모두 합해도 웬만한 방송 프로그램 시청자에 견주지 못하는 현실을 극복하지 않는 한 영향력을 키울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한나라당 원내지도부가 조중동의 뭇매에도 불구하고 합의를 이루려고 하는 이유 또한 이것일 것이다. 조중동이 아무리 목청 돋워도 크고 넓은 여론시장은 따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사진 = ‘동아일보’ 2일자 기사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