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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놓고 정치공작 
2007년 대선 때 김경준 씨가 BBK 의혹을 제기했을 때 한 통의 편지가 이명박 캠프에 의해 공개된 바 있습니다. 김경준 씨가 귀국 전 미국 교도소에 있을 때 1년간 수감생활을 함께 한 신경화 씨가 김씨에 앞서 국내로 송환돼 대전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는데 이때 김씨에게 썼다는 편지였습니다. ‘나의 동지 경준에게’라는 편지에는 “이곳에 와 보니 자네와 많이 고민하고 의논했던 일들이 확실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네.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해 가지고 나오는 보따리도 불필요한 것들을 다 버리고 오길 바라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당시 이명박 후보 진영은 편지에 나오는 ‘큰집’이 청와대를 뜻한다며 “노무현 정권이 야당 후보를 흠집 내기 위해 김씨를 기획입국 시킨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편지는 신경화 씨의 동생인 신명 씨가 쓴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신명 씨는 ‘세계일보’ 기자와 만나 “편지는 형이 쓴 게 아니라 내가 작성했다”며 “당시 형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편지를 쓸 수밖에 없었다. 편지를 쓰도록 강요한 세력이 있지만 지금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신명 씨는 당시 형이 미국에서 복역하고 싶어했는데 편지 작성을 제안한 인사가 “형 이름으로 편지만 썾주면 미국 이송 등을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사 보기>
신명 씨 주장이 맞다면 어떤 ‘세력’이 정치 공작을 벌였다는 얘기.

아무리 눈멀었다고 해도
중국 여성 덩신밍 씨의 USB에서 법무부 지식경제부 경찰청 소속 전 영사 등과 친밀한 포즈로 찍은 사진이 나왔습니다. 또 김정기 당시 상하이 총영사와 외교부 소속 영사는 물론 경제단체 현직 고위간부 및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다른 한 명과 함께 촬영한 사진도 나왔습니다. 덩씨와 연루된 사람이 최소 7명은 된다는 얘기입니다. 이 자료들은 덩씨의 남편 진모 씨가 지난 1월 국무총리실 공직윤리복무관실에 제보한 것인데요. 진씨의 제보 내용 중에는 덩씨가 수집한 정보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수행원들의 상하이 방문 일정 및 동선, 국내 주요 정치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비롯해 영사관 월별 비자 발급 현황 및 비자 심사 대리기관, 비자 대행신청 여행사 현황 등입니다. 덩씨와의 문제로 귀국한 지식경제부 소속 전 상무관은 감찰조사에서 지난해 5월 상하이 엑스포 당시 이 대통령의 의전차량 이동 일정 및 수행원 관련 정보가 담긴 문건을 덩씨에게 제공했다고 시인했습니다. 한편 김정기 전 총영사는 어제 공직복무관리관실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번 사건은 미녀 스파이 사건이 아니라 정보기관이 나를 음해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벌인 것”이라며 “총영사 사무실 책상서랍에 들어 있던 비상연락망을 누군가 사진으로 찍어서 누출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과 함께 근무한 모 부총영사를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했습니다. <기사 보기>
대통령 일정과 동선은 비밀인데 이걸 넘겨? 아무리 덩씨에게 눈멀었다고 해도….

‘장자연 리스트’, 31명에서 60명으로
장자연 씨의 지인으로 현재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전모 씨를 최근 면회한 지인이 “장자연 씨가 전씨에게 쓴 편지는 800통 정도, 전씨가 장씨에게 보낸 건 1000통이 넘는다”며 “(공개된 편지 50여통 외의) 나머지 편지에도 술 접대에 대한 장씨의 고충이 적혀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지인은 또 “(미공개) 편지에는 술자리에 있었던 인사들의 이름도 있다”며 “장자연 씨가 작성한 술 접대자 명단은 60여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지인은 미공개 편지에 적힌 인사들의 이름을 직접 봤으나 공개할 수 없다고 했고, 전씨가 편지와 명단 등을 주변 사람 여러 명에게 나눠줘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사 보기>
31명에서 60명으로. 사건은 갈수록 진흙탕으로. 

개혁과 밥그릇의 상관관계
국방부가 ‘국방개혁 307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에 합동군사령부의 기능을 추가해 합참의장에게 군령권과 군정권을 부여하는 내용입니다. 또 각 군의 균등한 참여를 보장한다며 합참에 근무하는 육해공군의 보직 비율을 2대1대1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전에 국방선진화추진위는 보직자의 비율을 1대1대1로 맞추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국방부는 또 444명인 전체 장군 숫자를 2020년까지 15% 줄이기로 했다면서도 “정확한 감축 규모는 더 논의해 봐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습니다. 국방부는 지난 7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 계획을 보고하면서 장성 감축 비율을 10%로 하겠다고 했으나 이명박 대통령이 “병력은 2020년까지 20% 가량 줄어드는데 장성은 10%만 감축된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까요?”라고 말하자 이날 밤 감축비율을 15%로 고쳤습니다. 국방부의 ‘국방개혁 307계획’의 ‘307’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날짜를 뜻하는 것입니다. <기사 보기>
두고 봅시다. 개혁과 밥그릇의 상관관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상생한 곳은 따로 있네
공정거래위가 지난 1월 ‘2010년도 하도급거래 서면 실태조사 결과’를 언론에 공개하려 했으나 청와대가 막았다고 합니다. 공정위는 1월 21일 조사결과를 24일에 브리핑 하겠다고 기자들에게 고지했다가 23일 밤 돌연 취소 통보했는데요. 당시 공정위는 “실태조사가 한참 전에 시행된 것이어서 지금 공개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는 이유를 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명박 정부 출범 뒤에 대-중소기업 간 하도급 거래에서 불공정 관행이 더 심화된 것으로 조사된 결과 때문이라고 합니다. 공정위는 당시 청와대에 파견 나가 있던 행정관과 사전에 협의를 했습니다. <기사 보기>
상생한 곳은 따로 있네.

500명이라도 채용하나 했더니
고용노동부가 경기도 분당에 대형 직업체험관을 짓고 있습니다. ‘한국 잡월드’라는 이름의 이 직업체험관은 청소년들에게 여러 일자리를 경험하게 한다는 명분으로 세워지는 것으로, 대지 2만 5000여평에 연면적 1만 2000여평의 초현대식 건물입니다. 이 건물 건축에 들어가는 돈은 2000억원으로 고용노동부의 올해 일반회계 예산 1조 3700억원의 15%에 맞먹는 금액이며, 청년취업인턴제예산 1934억원보다 많은 금액입니다. 고용노동부는 법인을 따로 설립해 직원 500명을 두고 이 시설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기사 보기>
그래도 500명은 채용하지 않나 했는데 알고 보니 대부분 공무원들이 꿰찰 자리.

좁고 낡아?
국회가 현재 진행 중인 제2 의원회관 신축 및 현 의원회관 리모델링 공사비용으로 2212억 9300만원을 책정했습니다. 현 의원회관이 좁고 낡았다며 2009년 4월부터 짓기 시작한 제2의원회관은 지하 5층 지상 10층 규모입니다. 의원회관의 경우 부지 매입비가 전혀 들지 않는데도 2212억원이나 들이는 것은 의원회관을 초호화판으로 짓는다는 얘기입니다. <기사 보기>
좁고 낡아? 복도 바닥이 반질반질하던데.

파산 난 게 또 있네
선재성 광주지법 파산부 수석부장판사가 관할했던 법정관리회사 76곳 중 19곳의 법정관리인과 관리인 대리, 감사 등이 선 판사의 광주일고 동문들이라고 합니다. 또 선 판사와 변호사와 결탁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한 변호사는 “선 부장판사가 2002년 형사합의부 부장을 맡고 있을 때 동기동창인 강모 변호사가 해당 재판부에서 공직선거법 사건과 공직자 뇌물사건에서 무죄판결을 받아 논란이 됐다”며 “당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두 사람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는 성명서 발표를 심각하게 검토했다”고 전했습니다. <기사 보기>
파산 난 게 또 있네. 그의 명예. 

동문 밀고 전관 밀고
‘조선일보’가 지난해 2월 퇴직한 부장판사 이상 전관 변호사 27명이 지난해 말까지 수임한 사건 965건을 분석한 결과 전관이 선임된 사건을 전관과 같이 근무했던 재판장에게 배당한 사례가 177건에 달했습니다. 이는 ‘퇴임한 지 1년 미만인 전관 변호사가 맡은 사건을 퇴직 전 6개월 이상 같은 법원에서 근무한 재판장에게 배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예규를 어긴 것입니다. 로펌으로 가지 않고 단독 개업한 전관 변호사 9명이 1인당 수임한 형사본안 사건은 평균 52건으로 일반변호사의 6.3건보다 8배나 많았습니다. <기사 보기>
누구는 동문 밀어주고 누구는 전관 밀어주고.

진실을 수장시켜 버렸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소장품이 사라졌습니다. 화가 주경의 1930년대 작 연필 드로잉인 ‘인물습작’이란 작품으로 유족이 1990년대 기증한 것입니다. 이 작품은 2006년 주경 탄생 100주년전과 대구 기념전에 나갔다가 수장고로 돌아온 후 증발됐습니다. 그 뒤 문화체육관광부가 특별감사를 벌여 담당자를 조사하고 수장고를 다시 뒤졌으나 사라진 경위가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미술관 측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지 않고 담당 전현직 직원 7~8명에게 관리소홀 등을 이유로 서면 경고  등의 징계만 내리고 작품 가액만큼 나눠 변상하는 선에서 사건을 무마했습니다. 작품을 기증한 유족들에게 분실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습니다. <기사 보기>
진실을 수장시켜버렸네. 

Posted by '토씨'

단정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사안의 성격이 다르고 수사 주체도 다르다. ‘장자연 리스트’ 수사와 연예인 마약사건 수사는 분명 별개다.

근데 왜일까? 자꾸 걸린다. 시점이 걸리고 상태가 걸린다.

이틀만이다. ‘장자연 리스트’ 중간수사결과가 발표된 지 이틀 만에 마약사건 수사내용이 공개됐다. 일요일인데도 서둘러 공개됐다.

그럴 수 있다. 수사가 마무리된 상태라면 괜히 묵힐 필요가 없다. 근데 그런 것 같지가 않다.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다. 이번에 적발된 주지훈 씨 외에도 톱스타급 연예인 서너 명을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경찰은 서둘러 발표했다. 사건만 발표한 게 아니라 피의자의 신원까지도 속속들이 공개했다. 주지훈 씨가 마약 복용 사실을 시인했다며 그의 이름 석 자를 공개했다. 범행 정도가 무겁다면 모르겠는데 그렇지가 않다. 경찰은 주지훈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초범인 점 등을 들어 이같이 조치했다고 하니 범행 정도를 가볍게 본 것이다. 

물론 경찰도 할 말은 있다. 공개 주체는 경찰이 아니라 언론이다. 기자들의 성화에 못 이겨 연예인 신원을 알려주면서 실명보도 여부는 알아서 판단하라고 했단다.

주지훈 씨 등이 ‘공인’이란 점도 참작했을 법하다. 사회 모범을 보여야 할 ‘공인’이 위치에 걸맞지 않은 행동을 했으니 신원을 공개해 사회적 귀감으로 삼는 효과도 기대했을 법하다.

너무 그럴싸한 상황이고 너무 그럴듯한 논리라서 그럴까? 바로 이 점 때문에 더욱 거슬린다. ‘장자연 리스트’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공인’에 해당하는 인사들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은 게 걸린다. 무혐의 처분 받은 유력언론사 임원이야 그렇다치고 입건한 사람의 실명조차 공개하지 않은 게 걸린다. 도무지 일관성을 찾을 수가 없다.

아무튼 경찰의 ‘친절한’ 수사내용 공개 후에 뚜렷한 흐름이 생기고 있다. 경찰의 브리핑 후 포털 사이트에서 주지훈이란 이름 석 자가 검색어 1위에 오르고, 사회 톱뉴스가 마약사건으로 도배되고 있다. 그 덕분에 ‘장자연 리스트’ 중간수사는 어느새 ‘구문’이 되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오비이락’인지, 아니며 ‘떡 본 김에 제사 지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지훈’이 뜨면서 ‘장자연’이 저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사진=경찰이 지난 24일 ‘장자연 리스트’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Posted by '토씨'

경찰이 ‘장자연 리스트’ 수사결과를 다음 주에 발표한단다. 사법처리 대상은 5명. 고 장자연 씨의 전 매니저 유씨와 소속사 전 대표 김씨, 현직 PD와 기획사 대표, 그리고 수사 막판에 등장한 전직 언론인이란다. 나머지 7명에 대해서는 무혐의 또는 수사 중지 결정을 내릴 예정이란다.

익히 예상했던 바라 무감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다. 황당하다.

한 경찰 관계자가 그랬다. “유력 언론사 대표는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조사에 응하지 않을 뜻을 밝혀왔지만 아직 조사할 부분이 남아있다”고 했다. 조현오 경기경찰청장이 그랬다. “유력 인사 가운데는 혐의를 입증할 만한 근거를 갖고 오면 조사에 응하겠다는 식으로 버티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수사 실상이 이랬다. 소환 조사는 둘째 치고 방문조사조차 변변히 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수사 결과를 발표한단다. 무혐의 또는 수사 중지 결정을 내릴 거란다.

해외로 도피했거나 잠적한 사람이라면 모르겠다. 신병을 확보할 방법이 없는 경우라면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유력 언론사 대표로서 버젓이 활보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조사조차 하지 않고, “아직 조사할 부분이 남아있다”고 시인하면서도 서둘러 수사결과를 발표한다고 하니 도대체 누가 수긍할 수 있겠는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는 판이다. 다음 주에 소환 조사한 뒤 영장을 청구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판이다. 국가가 법률까지 만들어 ‘예우’를 하는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조차 엄정하게 사법의 칼날을 들이대는 판에 사인에 불과한 사람에게 질질 끌려다니니 도대체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여기서 멈추자. 할 말이 태산 같지만 멈추자. 이미 나왔다. ‘조선일보’가 할 말을 대신 해줬다. 역시 ‘할 말은 하는 신문’이다.

힐난했다. “경찰은 지금껏 고인과 유족의 한을 풀어주지도, 죄 있는 사람을 가려내지도, 억울한 사람의 누명을 벗겨주지도 못했다”며 “이러고서…도마뱀 꼴 자르는 식으로 대충 수사를 끝내려 한다면 경찰이 설 땅은 없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맞다. 지극히 당연한 꾸짖음이다.

제기했다. “경찰 수사와 언론 취재로 드러나고 있는 (고 장자연 씨 소속사 전 대표) 김씨의 인맥은 연예계나 방송계 등 예상 활동범위를 훨씬 넘어 각계에 두루 걸쳐 있다. 경찰 수사를 가로막는 세력이 있다는 의혹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장씨 사건의 진실은 일본에 있는 김씨를 데려와 장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 씨와 대질시키면 쉽게 밝혀지게 돼 있다. 그런데도 경찰은 ‘김씨를 빨리 데려올 방법이 없다’고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맞다. 지극히 기본적인 문제제기다.

아쉬운 점이 하나 있긴 하다. 역시 ‘지극히 기본적인’ 문제다.

‘조선일보’가 정면에서 문제제기를 할 요량이었다면 이 점도 추가했어야 한다.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며 조사에 응하지 않는” 유력 언론사 대표의 행태를 꼬집었어야 하고, 그런 유력 언론사 대표에 질질 끌려다니는 경찰의 행태를 비판했어야 한다.

‘조선일보’가 우려한 “경찰 수사를 가로막는 세력”의 위세가 유력 언론사 대표와 경찰의 행태에 투영됐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에 하는 말이다.

▲‘조선일보’ 4월 17일자 사설

Posted by '토씨'

결국 나왔습니다.

‘장자연 리스트’ 수사본부가 그랬답니다. “일본에 체류 중인 (연예기획사 대표) 김씨의 신병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일부 수사대상자에 대해 참고인 중지에 들어간다‘고 했답니다.

수사를 중단하겠다는 뜻입니다. 김씨의 신병을 확보할 때까지 수사를 잠정적으로 중단하겠다는 뜻입니다.

다행입니다. 그나마 수사 종결이 아니라 중단이라면 다행입니다. 언젠가는 수사를 재개할 테니까요.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습니다. 김씨가 제 발로 귀국할 것 같지 않습니다. 일본 경찰이 김씨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 같지도 않습니다. 범죄인 인도신청에 적극 응한 다른 나라의 예는 거의 없습니다.

뻔합니다. 경찰의 수사가 중단 또는 종결되면 ‘장자연 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이 고개를 뻣뻣이 세울 겁니다. ‘장자연 리스트’의 일부 내용이라도 공개한 인물과 언론에 역공을 가할 겁니다. ‘장자연 리스트’의 내용을 ‘사실무근’으로 전제해 놓고 ‘생사람 잡은 무고꾼들’을 ‘응징’하려 할 겁니다. 소송대란이 일어나겠죠.

‘응징’ 리스트에 오를 사람들의 안위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그들의 ‘장자연 리스트’ 공개 행위가 정당한지 여부도 논외로 하겠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고 장자연 씨의 ‘해원’입니다.

‘장자연 리스트’는 고 장자연 씨의 사실상의 유서입니다. 자신이 겪은 고초와 살아생전 혼자 짊어져야 고뇌를 고스란히 남긴 육필입니다. 이게 묻힙니다. 경찰이 수사를 ‘중단’ 또는 ‘종결’하면 고 장자연 씨가 각혈하듯 토해낸 고백이 묻히고 원한이 묻힙니다.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11월 28일 50대 이모 씨가 경기도 평택의 한 저수지 부근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흘 전 딸을 목 졸라 살해한 뒤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입니다.

대학교에 다니던 딸이 친구와 쇼핑몰을 만들기 위해 2007년 3월 사채업자한테서 300만원을 빌린 게 화근이었습니다. 이 빚이 1500만원으로 불어났고, 돈을 갚지 못한 딸은 사채업자의 강요에 룸살롱으로 내몰렸습니다. 여기서 하루에 3회까지 성관계를 갖도록 강요당했습니다. 그런데도 빚은 6700만원으로 불어났습니다. 견디다 못한 딸이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다른 빚이 더 있다는 사채업자의 협박에 짓눌린 아버지는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겁니다.

그 뒤 경찰이 나섰습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수사에 나섰습니다. 누가 고소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부녀의 사연을 전한 신문기사를 보고 자발적으로 수사에 나서 넉 달 간의 끈질긴 수사 끝에 사채업자와 룸살롱 마담 등을 구속했습니다.

수사는 쉽지 않았습니다. 추적 끝에 딸의 친구들을 찾아냈지만 진술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친구들이 사채업자의 협박에 겁을 먹어 입을 닫았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그 뒤 석 달 동안 친구들을 설득합니다. 그리고 4월초, 딸 친구들로부터 사채업자의 신원과 행각에 대한 진술을 얻어내 관련자들을 사법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한 수사 경찰관이 그랬답니다. “죽은 부녀의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풀렸으면 좋겠다”며 “다시는 이런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불법 대부업을 더욱 강력히 단속해야겠다”고 말했답니다.

당연합니다. 죽은 부녀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게 사회의 도리이고 사법기관의 의무입니다. 멀쩡한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는 사회 부조리를 없애는 게 ‘해원’의 가장 유력한 방법이기에 하는 말입니다.

다시 돌아봅니다. ‘장자연 리스트’ 수사본부의 행적을 돌아봅니다.

너무 짧습니다. 참고인들을 집요하게 설득해 결정적 진술을 얻어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습니다. 일본에 체류 중인 김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얼마나 집요하게 노력했는지도 전해지지 않습니다. 이 점을 감안하면 한 달은 결코 긴 기간이 아닙니다. ‘장자연 리스트’ 수사를 개시한 지 한 달 만에 사실상의 수사 ‘종결’을 운위하는 건 섣부르고 안일한 짓입니다. ‘수사 시늉만 내다 말았다’는 비판을 자초하는 짓입니다.

그냥 그렇게 덮어버리기엔 고 장자연 씨의 억울함이 너무 크고, 사회에 미친 충격파가 너무 크고, 국민이 안을 실망감이 너무 큽니다. 그리고 또 하나, 그냥 덮어버리기엔 고 장자연 씨의 육필에 담긴 이른바 사회 유력인사들의 행각이 너무 부도덕합니다.

Posted by '토씨'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이종걸 의원이 ‘장자연 리스트’에 오른 유력언론사와 대표의 실명을 사실상 공개한 데 대해 해당언론사가 내놓은 ‘보도참고자료’는 저널리즘의 정수를 보여준다. 한 문장 한 문장 밑줄 그어가며 정독할 필요가 있다.

▲면책특권을 가진 국회의원이라 하더라도 대정부 질문에서 전혀 근거없는 내용을 '아니면 말고'식으로 물어, 특정인의 명예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것은 면책특권의 남용에 해당됩니다. 면책특권을 악용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는 즉각 중단돼야 합니다.

→이론의 여지가 없다. 오죽했으면 헌법을 고쳐서라도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겠는가. 국회의원의 ‘아니면 말고’식 폭로는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본건과 관련해,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을 보도하거나 실명을 적시, 혹은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을 보도하는 것은 중대한 명예훼손죄에 해당되므로, 관련 법규에 따라 보도에 신중을 기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어디 ‘본건’ 뿐이겠는가. 면책특권에 기댄 국회의원의 ‘아니면 말고’식 폭로를 그대로 받아 적은 언론사가 한둘이 아니고, 신중을 기하지 않은 보도가 한두 건이 아니다.

▲본사는 근거없는 허위사실들이 유포됨으로써 무고한 사람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는 현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관계 당국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이번 사건의 진상을 하루 속히 밝혀줄 것을 요청합니다.

→맞다. 면책특권에 기댄 국회의원의 폭로 내용이 정말 ‘근거없는 허위사실’이라면 그 고통이 얼마나 크겠는가. 유감 표명이 아니라 분기탱천을 해도 시원치 않을 것이다.

이로써 원리는 충분히 학습했다. 면책특권을 남용한 국회의원의 ‘아니면 말고’식 폭로는 지탄받아 마땅하며, 그런 폭로를 신중을 기하지 않고 보도하는 언론도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원리를 다시금 확인했다.

이제 응용하자. 이 원리를 다른 사례에 적용시켜보자.

2008년 10월 20일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대검찰청 국정감사 도중 ‘DJ비자금’을 폭로했다. 2006년 2월 중소기업은행이 발행한 100억원 양도성예금증서(CD) 사본과 은행의 ‘발행사실 확인서’라는 문건을 제시하면서 수사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 폭로는 허위로 판명났다. 넉 달 뒤인 올해 2월 대검 중수부는 100억짜리 CD와 DJ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발표했다. 추적 결과 그 CD는 모 업체가 2006년 2월 8일 명동 사채업자의 돈을 빌려 발행한 것으로 보험회사가 두 단계를 거쳐 현금화해 회사 운영자금으로 모두 썼다고 밝혔다.

어땠을까?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남용을 준엄하게 꾸짖은 그 언론사는 이 건을 어떻게 보도했을까?

상세히 전했다. DJ측이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펄쩍 뛰는데도 주성영 의원의 폭로내용을 상세히 전하면서 DJ측의 반박은 기사 말미에 곁들였을 뿐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며칠 후 ‘비자금 사건 뒤엔 왜 늘 CD가’ 등장하는지를 자세히 풀어주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실상이 이렇다. 원리따로 응용따로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 자신은 ‘바담풍’ 하면서도 남에겐 ‘바람풍’을 읊조리라고 훈계한다.

여기까지만 하자. ‘너도 했으니 나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은 차마 못하겠다. 그러면 그 언론사 말마따나 ‘무고한 사람들이 큰 고통’을 받는다. 그러면 언론플레이로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국회의원들의 ‘한건주의’를 더욱 부추긴다.

이종걸 의원의 경우만 예외로 놓을 수는 없다. 그가 주워들은 얘기만 갖고 폭로한 게 아니라고 해서, ‘장자연 문건’에 적시된 내용을 언급했다고 해서 모든 게 정당화될 수는 없다.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 수사가 꼬리 자르기식, 면죄부 주기식으로 흐르고 있다는 비판이 무성하지만 형식적으로만 놓고 보면 수사는 여전히 진행형이고 그 누구의 어떤 혐의도 확정되지 않았다. 형식논리에 불과한 걸 알지만, 그래서 무력하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이렇게 밖에 말할 수 없다.

할 거라면 늦췄어야 한다. 수사가 종료된 후에, 수사가 종료됐지만 진실논란이 여전할 경우에 질의했어야 한다. 더 이상 사법기관의 정상적인 수사절차에 기대할 수 없으니까, 국회의원이 나서 진실 규명의 불씨를 어떻게라도 살려보려는 충정을 내보이면서 제기했어야 한다. ‘장자연 문건에 아무개가 나오는데 보고받은 바 있나’라고 물을 게 아니라 ‘장자연 문건에 버젓이 적시돼 있는데도 왜 무혐의 처리가 됐나’라고 물었어야 한다.

이게 이유다. ‘그 언론사’의 표리부동과 자가당착을 비판하면서도 이종걸 의원의 공개내용을 받아 적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욕 하면서 닮아가는 우를 범하고 싶지는 않다.

▲사진 = ‘장자연 리스트’에 오른 ‘유력언론사’ 이름과 대표 성씨를 공개한 이종걸 민주당 의원 ⓒ이종걸 의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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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특별법’이 아니라 ‘형법상 강요죄’라고 한다. 경찰이 ‘장자연 리스트’ 수사선상에 오른 사람들에게 ‘성매매 특별법’이 아니라 ‘형법상 강요죄(교사 또는 방조)’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해는 한다. ‘성매매 특별법’ 위반행위를 입증하려면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당사자가 성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하거나, 성행위의 흔적과 대가를 찾아야 한다. 쉽지 않다. 장자연 씨는 이미 고인이 됐다. 경찰이 남성 4명의 DNA를 확보했다고 하지만 그것이 성행위를 입증하는 직접적 물증이 되기는 어렵다. 게다가 사안의 성격상 성행위의 금전적 대가가 오갔을 가능성은 극히 적다. 경찰이 ‘성매매 특별법’ 대신 ‘형법상 강요죄’를 들여다보는 사정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만하다.

일단 이렇게 이해하고 묻자. 그럼 잘 될까? ‘형법상 강요죄’ 혐의는 입증할 수 있을까?

그렇지가 않나 보다. 이명균 경기경찰청 강력계장이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고인이 문건만 남기고 사망한 상태에서 형법상 강요죄를 확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명균 강력계장 말 그대로다. ‘강요당한’ 주체 장자연 씨는 진술을 할 수 없다. 이미 고인이 된 터라 어떻게 강요를 당했고 어떤 압박감을 느꼈는지 구체적으로 진술할 수 없다. ‘강요한’ 주체들이 발뺌할 것이 뻔한 상황에서 ‘강요당한’ 주체의 증언까지 확보할 수 없기에 혐의 입증은 결코 녹록한 일이 아니다.

“잠자리를 강요당한 적 있다”는 표현이 ‘장자연 문건’에 담겨있는 점, 그리고 참고인으로 경찰에 출석한 동료연예인들이 잠자리 강요가 있었다고 진술한 점이 한 가닥 실마리가 될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장자연 문건’에 ‘잠자리 강요’를 한 주체가 특정되지 않았으면 아무 소용없다. 동료연예인들이 잠자리 강요를 느꼈다고 해도 그것을 장자연 씨의 당시 심리상태와 동일시할 수 없기에 소용없다. 이런 글귀와 진술은 기껏해야 정황 수준을 벗어날 수 없다.

마지막 방법, 즉 장자연 씨 소속사 대표 김모 씨가 귀국해 성행위 강요와 ‘포괄적 대가’에 대해 이실직고 하는 경우를 상정할 수 있지만 이럴 가능성은 현재로선 없다. 그는 귀국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추리다보니 할 수 있는 말이 하나 밖에 안 남는다. 그럼 어쩌란 말인가? 술 접대와 잠자리 강요에 괴로워하던 한 여성이 목숨까지 끊었는데, 그리고 이런 상황이 빚어지는 과정에 이른바 사회유력인사들이 다수 등장하는데 그냥 덮을 건가?

갑갑증을 극한수치로 끌어올리는 물음임에 틀림없지만 그래도 호흡을 가다듬자. 사법처리만이 징치 방법인 것은 아니다. 사회적 규탄도 징치의 한 방법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당사자들을 고개 숙이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 또한 성립될 것 같지 않다. 경찰이 ‘출장조사’를 한다고 하지 않는가. 사회 유력인사들을 경찰서로 불러 포토존에 세우는 게 아니라 세상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묻겠다는 것 아닌가. 경찰이 실제로 이렇게 하면 ‘장자연 리스트’에 오른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 수 없고, 그 사람들의 행위를 확인할 수 없다. 그들이 사법처리 대상에서 빠져나가는 순간 그들이 벌인 행위는 ‘사생활’이 된다. 경찰이 이름과 행위를 공개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경찰이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세간에 흘러다니는 '리스트'만 믿고 실명 비판을 하면 영락없이 명예훼손 소송에 휘말린다. 사회적 징치 또한 법률적 속박에 갇히는 것이다.

참으로 갑갑하고 참으로 희한하다. ‘장자연 리스트’ 수사가 법의 한계와 법치의 허상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갑갑하고, ‘장자연 리스트’ 수사와 대비되는 다른 사건이 법의 한계를 뛰어넘는 창의성과 과감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희한하다.

정부가 추진한다. ‘사이버모욕죄’를 신설해 모욕감을 느낀 당사자를 제쳐놓고 국가가 직접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제도화하려고 한다. 어떤 강요행위는 피해자가 입을 열 수 없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받을 판인데 어떤 모욕행위는 피해자가 호소하지 않아도 국가가 대리 징치하려고 한다.

검찰이 규정했다. '용산 참사'를 수사한 끝에 누가 화염병을 던졌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던진 화염병으로 불이 나 사람이 죽었으니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어떤 부적절 행위는 당사자가 누구인지 특정되지 않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갈 판인데 어떤 호소 행위는 똑같이  행위자가 특정되지 않았는데도 국가가 나서 도매금으로 처벌했다.

상식과 통념이 바라본 법과 법치는 이렇게 희한하다.

▲사진=고 장자연 씨 영정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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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태산 같지만 건너뛰련다. 사법기관의 조치를 그대로 받아들이련다. 이춘근 ‘PD수첩’ PD를 체포하고 노종면 YTN노조위원장을 구속한 검찰과 경찰의 조치를 그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법치의 구현으로 전제하련다.

검찰과 경찰이 강변했다.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춘근 PD는 검찰의 세 차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노종면 위원장도 경찰이 우편으로 보낸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강제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PD수첩’ 제작진의 경우 출석에 불응하는 것은 물론 취재자료 원본 제출까지 거부해 압수수색이나 강제구인도 검토한다고 했다.

꼭 이만큼만 하기 바란다. ‘장자연 리스트’에 올랐다는 언론사 대표에 대해서도 꼭 이만큼만 수사하기 바란다.

사법기관이 강조하는 ‘법치’에 따르면 이들에 대한 강제수사는 불가피하다. 도주는 몰라도 증거인멸의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미디어오늘’이 보도했다. 장 씨 유족에 의해 고소된 일간지 대표가 자사 기자들에게 “전혀 사실이 아니니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단다. ‘한겨레’가 보도했다. ‘장자연 리스트’에 대표의 이름이 오른 신문사 간부가 “지난 9일 밤 ‘노컷뉴스’ 취재진 2명이 전 매니저 유 씨를 직접 만나 문건내용을 확인하는 자리에…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종합하면 이렇다. 한편으론 사실관계를 부인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사실관계를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 개인 차원을 넘어 언론사가 이렇게 대응하고 있다.

이것처럼 유력한 정황은 없다. 증거인멸 또는 수사방해의 소지를 의심하는 데 이것처럼 유력한 정황은 없다.

강제수사 여부를 결정하는 데 혐의내용은 주요변수가 되지 않는다. ‘PD수첩’이나 YTN노조, 그리고 ‘장자연 리스트’는 혐의 농도면에서나 사법처리 절차 면에서 전혀 다를 바가 없다.

세 건 모두 형사고소로 시작됐다. 'PD수첩‘은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하면서, YTN노조는 사측이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장자연 리스트‘ 또한 유족이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한 상태다.

혐의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다를 바가 없다. 아직까지는 고소인이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혐의에 불과하다. 더구나 ’PD수첩‘의 경우 1차 수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의 임수빈 전 부장검사가 사법처리 불가 입장을 피력한 일까지 있다.

다른 게 하나 있긴 하다. 혐의의 질이 다르다. ‘PD수첩’과 YTN노조가 언론자유와 연관된 문제라면 ‘장자연 리스트’는 인권유린과 연결된 문제다. 전자가 ‘확신범’ 범주에서 조망될 수 있다면 후자는 ‘파렴치범’ 차원에서 조사될 문제다.

명약관화하다. 더 세면 셌지 덜 해서는 절대 안 되는 게 ‘장자연 리스트’ 수사다.

▲사진=고 장자연 씨(위)와 노종면 YTN노조위원장 ⓒKBS&YTN노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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