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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06/13 영수회담 테이블이 웅변대 될라 (5)
  2. 2010/02/18 ‘747’을 ‘2020’으로 바꾼다 한들… (4)
  3. 2008/12/08 정세균은 무능하지 않다 (7)


지금이 제왕적 총재 시절도 아닌데 무슨 영수회담이냐는 얘기는 생략하자. 그런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니까, 영수회담을 열어 합의를 볼 수 있다면 안 하는 것보다는 백 배 나으니까 굳이 토 달 필요는 없다.

문제는 내용이다. 손학규 대표가 영수회담 의제로 내놓은 품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대학 등록금뿐만 아니라 물가, 일자리, 전월세, 저축은행, 가계부채, 한미FTA, 노사분규까지를 망라하고 있다. 총론으로 보면 민생문제 한 가지이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줄줄이 ‘지뢰밭’이다.

이 의제를 모두 논의하려면 날밤을 새워도 모자라다. 대부분이 돈이 들어가는 것들이고, 무엇 하나 쉬 합의하기 어려운 것들이기에 머리 맞대봤자 박치기로 끝날 공산이 크다. 영수회담 테이블이 웅변대가 되기 십상인 것이다.

물론 방법은 있다. 정상회담 하듯 하는 것이다. 실무진이 회담 전에 의제와 합의 내용을 미리 조율하고 두 ‘영수’는 미리 작성한 합의문에 사인만 하는 것이다. ‘영수’가 만나 날밤 새는 게 아니라 ‘영수’가 만나기 전에 머리 맞대는 것이다.

한데 이렇게 하면 다른 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국회다. 국회가 뻘쭘해질 수밖에 없다.

대학 등록금은 교육과학기술위 소관이고, 물가는 기획재정위 소관이고, 일자리는 환경노동위 소관이며, 전월세는 국토해양위 소관이고, 한미FTA는 외교통상통일위 소관이다. 이렇게  국회의 각 상임위가 현안으로 다루고 있는 문제들을 영수회담 의제로 올려놓고 실무진들이 사전 조율에 나서 일괄타결을 시도하면 국회의 권능은 무시된다. 6월 회기를 열어 한창 논의하고 있는 국회를 개점휴업 상태로 내몬다.

그래도 좋다. 손학규 대표가 내민 의제 하나하나가 민생을 옥죄는 요인들이니까 다루는 장이 어디든 활로를 열기만 한다면 국민 입장에선 굳이 마다 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손학규 대표 측에서 밝힌 것처럼 국회에서 쉬 합의를 보지 못하는 것들이니까 영수회담에서 일괄타결을 시도하는 게 현실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니다.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다.

국회가 민생현안에 합의를 보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청와대에 있다. 4.27재보선 이후 한나라당 일각에서 ‘민생 프렌들리’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이견을 보였던 곳이 청와대다. 쉬 합의를 보지 못하게 만드는 근원이 청와대인데 그곳에 가 일괄타결을 시도한다는 건 의욕과잉의 소치이거나 현실무시 행태다.

손학규 대표가 진정으로 민생 난제에 활로를 열고자 한다면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 목표를 하나로 정하고 집요하게 설득해야 한다. 1996년 노동법 날치기 파동 때 김대중 당시 국민회의 총재가 김영삼 당시 대통령을 만나 해법을 모색했던 것과 같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해야 한다. 손학규 대표가 정녕 “(영수회담을 통해) 국민을 위한 결단이 내려지기를 희망한다"면 그렇게 하는 게 현실적이다.

손학규 대표가 지금 공을 들여야 하는 건 자신이 제반 민생문제에 두루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걸 웅변하는 게 아니라 단 하나의 민생문제만이라도 제대로 해법을 도출하는 것이다.

▲사진=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2008년 5월 청와대에서 만났다. ⓒ청와대

Posted by '토씨'


이게 얼마만인가? 국민 뇌리 저편으로 아득히 멀어져갔던 ‘747’이 다시 나타난다. 다른 데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가 스스로 ‘747’을 꺼내든다.

헌데 이상하다. 항공유를 급유하는 게 아니라 사망진단서를 발급한다. 정부 관계자가 그랬단다. “7% 성장은 선거 공약의 성격이 강했다”며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세울 예정”이라고 했단다. 애당초 ‘747’은 도요타 차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결함 투성이였다는 얘기다. 그래서 자진 리콜 하겠다는 얘기다.

할 말이 많지만 참자. 최소한 ‘공수표’ 발행에 대해 사과 또는 유감은 표명하고 넘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목구멍에서 스멀거리지만 참자. ‘747’을 거울 삼을 태세가 돼 있다면, 정부 관계자 말대로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세우기만 한다면 그깟 한 마디 참는 게 뭐 그리 대수겠는가. 

하지만 미더워 보이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가 ‘747’의 후속 모델로 검토하고 있다는 ‘비전2020’ 또한 ‘문방구 어음’처럼 보인다. 10년 뒤의 경제성장률 5%, 합계 출산율 1.7명,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라는 ‘비전’마저 비전이 안 보인다.

근거를 여기저기서 끌어모을 필요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자진해서 밝혀온 입장만 모아도 반박 근거를 세우기엔 모자람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랬다. “대학 등록금이 너무 싸면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고. 또 말했다. 복지비 예산 증액이 어렵다는 이유로 전면 무상급식을 반대하면서 “있는 사람은 자기 돈으로 사먹으라”고. 출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먹이고 가르치는 비용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이 이런데 누가 국가의 양육ㆍ교육시스템을 믿고 아이를 낳겠는가. 참고로 지난해 사립대와 국ㆍ공립대의 등록금은 5년 전에 비해 각각 165만(28.6%)원, 129만원(44.5%) 올랐다.

출산 환경이 제자리면 성장 환경도 쳇바퀴를 돈다. 출산율을 끌어올려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비전’은 구멍 난 풍선이 되고 만다.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목표도 그렇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7천 달러대로, 4년 전 수준으로 추락했다는 수치는 굳이 들먹일 필요가 없다. 환율이 출렁거릴 때마다 1인당 국민소득액이 몇천 달러씩 등락한다는 현실도 거론할 필요가 없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질이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이 천명한 바 있다. 지난해 8.15경축사에서 소득·고용·교육·주거·안전 등 5대 민생분야를 아우르는 국민행복지수를 연내 개발해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지표로 삼겠다고. 하지만 함흥차사다. 들려오는 소식은 '개발'이 아니라 '지연'이다.  

그래도 안다. 정부가 지수를 개발하지 않아도 국민은 피부로 느낀다. 국민소득은 앞서서 거론했으니 부언할 필요가 없다. 고용은 2008년에 14만 개, 2009년 7만 2천 개가 줄었다. 주거 또한 열악하다. 땅값은 지난해 3월 이후 10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국토해양부 조사), 소형 아파트 가격 역시 올해 2월 가격이 2년 전 가격에 비해 7.84% 올랐으며(부동산뱅크 조사), 전세가도 올해 1월 서울 가격 기준으로 1년 전에 비해 14.12%가 올랐다(부동산114 조사).

현실이 이런데 어떻게 아이를 더 많이 낳고, 그걸 바탕 삼아 성장잠재력과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고, 1인당 국민소득까지 늘리겠는가. 하나마나 한 소리다. ‘현재’에서 ‘비전’의 싹을 돋우지 못하는 한 갖가지 수치는 말 그대로 숫자놀음에 불과하다. 연이율 0%짜리 적금 상품에 가입하라고 조르는 것과 같다.

 ▲캡쳐=‘비전2020’을 보도한 ‘조선일보’ 오늘자 기사

Posted by '토씨'

‘병 주고 약 준다’는 말이 딱 맞을 것 같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갹출하자고 했다. 국회의원들의 세비 10%를 반납해 서민과 중산층 지원에 보태자고 했다. 국회의원 세비 총액이 279억 2100만원이니까 10%를 반납하면 27억 9210만원이 된다. 서민과 중산층 지원에 보태봤자 티도 안 날 금액이다.

100만개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정부가 감세하려는 20조원을 투입하면 연봉 2000만원짜리 일자리 100만개를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정부의 감세 기조를 제대로 꺾지 못했다. 정부의 감세 기조를 효과적으로 꺾었다면 세비 반납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효과를 끌어낼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종부세 과세기준을 지키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세율을 지킨 것도 아니다.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세비 10%를 반납하자는 건 쇼다. 정부의 감세 기조를 꺾지 못한 건 직무유기다. 종합하면, 제 일은 하지 않고 엉뚱한 데서 생색내려는 행위다. 염장 지른 다음에 파스 붙여주는 행위다.

이쯤 해 두자. 말해봤자 입만 아플 것 같다.

정세균 대표가 자평했다. 한나라당과의 합의를 두고 “점수로 매기면 79점 정도”라고 했다. 자신 또한 합의 내용에 만족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혹평할 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선명하게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사하는 것은 운동에서 하는 일로, 정치에선 성과가 1번”이라고 했다.


사고 구조가 다르다. 79점이란 채점 결과를 도출한 평가기준이 해괴할뿐더러 정치와 운동을 이분법으로 가르는 사고법 또한 기묘하다. 일반적인 사고 구조로는 도통 헤아릴 수 없는 발상과 논리다.

이 점만 짚자. 정세균 대표가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성과’에는 당장 손에 쥐는 떡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자.

노무현 정부 시절 얘기다. 열린우리당이 사학법을 개정했을 때의 일이다. 박근혜 의원이 한나라당 대표로 있을 때의 상황이다.

밀어붙였다. 사학법을 재개정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이 장외로 뛰쳐나갔다. 엄동설한에 두 달 넘게 장외를 돌면서 집회를 열었고 사람을 불러모았다. ‘성과’는 없었다. 두 달이 넘는 장외투쟁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사학법 재개정을 관철시키지 못했고 새로 원내대표가 된 이재오 당시 의원은 ‘철군’을 결정했다.

정세균 대표의 사고 구조에 따르면 박근혜 당시 대표와 한나라당은 어리석은 일을 저질렀다. 정치를 하지 않고 운동을 했다. 선명하게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사했다. 동상에 걸리기 일보직전에 빈손을 호호 불며 국회에 복귀했다.

하지만 안다. 모두가 안다.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이 결코 빈수레가 아니었음을 민주당도 알고 정세균 대표도 안다.

각을 세웠고 세력을 결집했다. 사학법을 고리로 노무현 정부와의 전선을 구축했고 그 전선에 기독교계 등이 동참하도록 유도했다. 이 때 뿌린 씨앗이 나중에 얼마나 큰 정치적 성과를 거뒀는지는 굳이 재론할 필요가 없다. 이 때 그러모은 세력은 뉴라이트의 기반이 됐고 한나라당 정권 탈환의 자양분이 됐다.

오해할지 모르겠다. 이런 '사례연구'를 정책은 팽개치고 정치에 골몰하라는 주장으로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그게 아니다. 싸우고 싸워도 안 돼서 '철군'을 하는 일이 있더라도 일관성은 유지하라는 말이다. 모든 상임위 활동을 보이콧 하겠다고 기세를 올리다가 하루도 안 돼 아무 이유없이 고개 숙이는 망측한 모습은 연출하지 말란 말이다.  

무능하다는 말은 하지 않으련다. 그렇게 평하는 것 자체가 호사스럽다. 무능은 의지를 전제 한 개념이다. 의지는 있으나 전략이 서툴러, 능력이 모자라 성취해내지 못할 때 쓰는 말이다.

정세균 대표(나아가 민주당 지도부)는 무능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의지가 없는 사람이다. 싸울 의지, 선명하게 싸울 의지가 없는 사람이다.

더 간단하게 말하면 다른 사람이다. 이전 야당 지도부와는, 그나마 민주당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풀지 않고 있는 국민과는 사고구조가 완연히 다른 사람이다.

▲사진=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민주당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