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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8 박근혜, 이제 몸 푸는 건가 (12)
  2. 2008/09/26 MB내각과 아소내각, 붕어빵이네 (5)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쏟아냈다. 어제 기자들 앞에서 이명박 정부의 인사와 대북정책, 수도권 규제 완화책 등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작심했다고 봐야 한다. 쉬 입을 놀리지 않는 박근혜 전 대표의 스타일에 비춰볼 때, 묵언으로 일관해온 그간의 행보에 비춰볼 때 그렇다. 모종의 결심을 하고 말을 쏟아냈다고 봐야 한다.


그게 뭘까?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선 이유가 뭘까?


이명박 대통령과 차별화를 꾀하기 시작한 걸까? 여당 속의 야당 행보를 본격화하기로 작심한 걸까?


액면만 놓고 보면 그렇다.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은 분명 정조준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을 정면에서 겨냥한 것이다. 이 자체가 차별화 시도다.


하지만 석연찮다. 무엇보다 시점이 너무 빠르다는 게 걸린다. 이명박 대통령이 실정을 거듭한다고는 하지만 아직 집권 1년차를 넘기지 않은, 권력의 힘이 시퍼렇게 살아있는 시기다. 이런 시기에 여당 속의 야당 역할을 자임하는 건 너무 무모하다.


그럼 뭘까? 박근혜 전 대표의 진짜 속내가 뭘까?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제한전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차별화를 꾀하되 행동까지는 나아가지 않는, 이명박 대통령과 대놓고 치고받는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않는 제한된 차별화를 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갈라서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으기 위해서 차별화 전략을 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방증이 있다.


한나라당 안팎에서 신조어가 쏟아진다. 월박(박근혜계로 넘어온 사람), 복박(박근혜계로 돌아온 사람), 주이야박(낮에는 이명박계 밤에는 박근혜계) 등등의 신조어가 난무한다.


단어는 여러 개지만 내용은 하나다. 박근혜계의 외연이 급속도록 넓혀지고 있음을 상징하는 말이라는 점에서 내용은 하나다. 이명박계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말이라는 점에서 내용은 하나다. 


이런 와중에 이상득 의원이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그가 직접 나서 지난달 말 박근혜계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을 만났다.


회동 후 상반된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상득 의원 쪽에선 “당내 화합과 대통령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도와주자고 당부하기 위해 만난 것”이라고 했지만 김무성 의원 쪽에선 “안부 인사 정도를 건넨 자리”라고 했다.


양쪽이 부여한 의미가 다르다. 이상득 의원 쪽에선 애써 ‘화합’을 강조했지만 김무성 의원 쪽에선 이런 의미 부여를 사양했다. 이어서 김무성 의원 뒤에 있는 박근혜 전 대표가 국정운영을 도와주는 것과는 거리가 먼 발언을 쏟아냈다.

상대적으로 절박한 쪽은 이상득 의원, 다시 말해 이명박계라는 사실을 여기서 희미하게나마 건질 수 있다.


이상득 의원이 김무성 의원을 만나기 전후해 당내 의원들과 전방위로 만난 사실이 다시 한 번 입증한다. ‘화합’을 내세우며 여러 의원을 만난 사실에서 이명박계가 세력 단속에 공을 들이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이 방증에 기초하면 얼추 짚을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서 이명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발언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다.


이명박계가 흔들리는 현상, 박근혜계로 전향하는 현상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이런 자발적인 흐름에 윤활유를 뿌림으로써 흐름을 대세로 굳히기 위해서다. 수도권 규제 완화방침으로 급속히 흔들리는 영남권 의원들을 끌어들이고 오바마 당선으로 '이명박 대북정책‘에 회의를 품은 수도권 의원들을 아우르기 위해서다. 그렇게 함으로써 박근혜계의 외연 확장을 기정사실로 굳히기 위해서다.


이렇게 보면 성격을 규정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어제 발언은 일종의 공약 발표다. 당내 의원들을 향해 어느 시점에선가 본격화할 차별화를 예고한 것이다. 정치적․정책적 알리바이를 제시함으로써 동요하는 의원들의 정치적 피난처를 제공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더불어 풀린다. 박근혜 전 대표가 굳이 지금 시점을 택한 이유를 헤아릴 수 있다.


청와대는 부인하지만 한나라당 안에서는 끊임없이 제기한다. 연말 또는 연초 개각을 줄기차게 제기한다. 다른 세력이 아니라 이명박계가 그렇게 요구한다. 그러면서 얹는다. 이재오 전 의원의 복귀를 주장한다.


가정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표로선 이재오 전 의원이 복귀하는 상황을 상정해야 한다. 이재오 전 의원이 복귀해 이명박계를 단속하고 박근혜계에 대해 공세를 펴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지금이 적기다. 이재오 전 의원을 필두로 한 이명박계의 역공에 대응하려면 이재오 전 의원의 발목이 잡혀있는 지금 따낼 수 있는 모든 걸 따내야 한다. 나아가 이재오 전 의원이 복귀하는 상황 자체를 무산시킬 수 있는 여지를 타진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탕평인사를 주문한 까닭을 이렇게 읽을 수 있다. “최고로 잘 할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사라면 전 정부 인사라도 쓸 수 있어야 한다”며 탕평 인사를 주장한 이유를 다시 읽을 수 있다.


누가 봐도 명백하지 않은가. ‘개국공신’의 복귀와 탕평 인사는 상응하지 않는다. 전자가 친정체제의 강화라면 후자는 화합정치의 초석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지금 포석을 놓고 있는 것이다.

Posted by '토씨'

새로 출범한 일본의 아소 다로 내각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세습 내각’이니 ‘세도가 내각’이니 하는 비난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사정을 살펴보니 그럴 만합니다. 각료 18명 가운데 11명이 아버지나 할아버지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은 세습 의원입니다. 입각한 세습 의원 11명 가운데 4명이 총리 가문 출신입니다. 입각한 세습 의원 숫자가 아베나 고이즈미 내각 때보다 두 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그 뿐인가요? 아소 본인 역시 세습 의원이자 64개 계열사를 거느린 아소 재벌 가문 출신입니다. 

조각 명단을 살핀 도쿄의 한 주부가 그랬다네요. “아소를 포함해 (세도가)2-3세가 서민의 삶을 알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제기할 만한 의문입니다. 부모 잘 만나 호의호식하고 출세가도를 달린 사람들이 서민의 고통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자신의 경험과 처지에서 자유롭지 못한 존재가 인간이거든요. 오죽했으면 프랑스 왕비가 빵을 달라는 파리 시민들에게 ‘빵 없으면 고기 먹어’라고 망발을 했겠습니까?

이렇게 보면 도쿄 주부가 했다는 또 다른 말은 실현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우선 경기를 어떻게든 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바람이 공염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소 내각이 경기를 살린다 해도 그것이 민생 호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습니다. 처지가 사고를 규정하고 사고가 정책에 투영되게 돼 있으니까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아소가 일제의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데 들이는 열성의 반의 반만이라도 한국 정치를 공부하는 데 쏟았다면 어땠을까 하고 상상해 봅니다.

한국 정치에 회자되는 명언이 하나 있죠? ‘인사가 만사’라는 말…. 한국 정치에 깊게 새겨진 경험이 하나 있죠? ‘인사가 망사’가 된 경험….

너무 오래 됐네요. 벌써 10년도 더 지난 일이니까요. 그럼 이건 어떨까요? 한국 국민 사이에 ‘강부자 내각’이란 표현이 회자되고 있는 사실, 그 ‘강부자 내각’이 펼치는 정책에 대해 한국 서민이 심하게 반발하고 있는 현상을 주의 깊게 봤다면 어땠을까요? 그래도 ‘무대포 인사’를 감행했을까요?

‘아니오’라고 자답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네요. 아소가 이웃나라의 실정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고 보는 게 오히려 이상합니다. 알고도 ‘무대포 인사’를 감행했다고 보는 게 차라리 타당합니다.

그럼 뭘까요? 도대체 어떤 연유로 ‘망사’로 흐를 게 뻔한 인사를 감행하는 걸까요? 욕심일까요?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쌓고 싶은 욕심에 코드가 일치하고 손발이 맞는 사람을 쓰려 하는 걸까요? 그렇게 해서 국정을 앞만 보고 내달리게 만들려는 걸까요?

하지만 이건 답이 되지 못합니다. 균형을 잃어버리고 통합을 지향하지 않는 국정은 필패라는 사실을 역사가 증명합니다.

도대체 뭘까요? 편향의 밑바닥에 깔려있는 심리는 어떤 것일까요?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