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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고치는 고스톱도
부산저축은행 임직원 20여명이 120개 서류상 회사에 친인척이나 지인을 명목상 임원으로 앉힌 뒤 수백억원의 월급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위장 선임된 명목상 임원은 중복 취업자를 포함해 모두 250명으로, 월급은 1인당 평균 200만원으로 추정됩니다. 이렇게 연간 60억원씩 6년간 돈이 빠져나갔습니다. 부산저축은행 임직원들은 명의를 빌려준 명목상 임원들과 월급을 나눠 가졌는데 한 달 부수입이 1000만원에 이르는 직원도 있었습니다. 한편 대검 중수부는 금감원 대전지원 부국장급 팀장 이모 씨를 어제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이씨는 2009년 3월 실시된 금감원의 부산저축은행 검사에서 검사반장을 맡았는데 이 시기를 전후해 수천만원 이상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감사원은 지난 3월 이씨에 대해 ‘검사 태만’을 이유로 징계처분을 할 것을 금감원에 요구한 바 있습니다. 부산저축은행 검사 당시 은행측의 수천억원대의 자산건전성 부당 분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관련 불법 은폐 등을 충분히 적발할 수 있었는데도 이를 철저히 점검하지 않고 적절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기사 보기>
짜고치는 고스톱도 이 정도로 심하진 않다.
 
‘배째라’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4개 감독기관을 통합해 현행 감독원을 출범시킨 장본인”이라며 “통합할 때 여러 사람이 반대했는데 그동안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고 자평했습니다. 그러면서 “감독권은 공권력적인 행정작용인데 그냥 아무 기관에나 줄 수 있는 게 아니다”며 “행정권의 배분은 헌법에 따른 것이며, (금융감독권 재조정은) 헌법의 대원칙을 훼손한다는 논란을 부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총리실은 13명으로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금융감독 기능의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주축은 ‘모피아’로 불리는 기획재정부 출신들입니다. 정부위원 5명 가운데 4명이 기획재정부 출신이고, 기획재정부 영향권에 있는 한국개발연구원 출신도 두 명이 포함돼 있습니다. 팀장은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와 임채민 국무총리실장이 공동으로 맡았습니다. <기사 보기> 
‘배째라’는 '모르쇠'에서 출발하죠. 

일종의 ‘먹튀’?
4월말까지 현금배당을 결의한 비상장기업 1688개의 배당금을 조사한 결과 1억원  이상 배당받은 주주가 지난해 237명에서 올해 578명으로 급증했습니다. 100억원  이상 배당받은 주주도 지난해 6명에서 올해 14명으로 늘었습니다. 100억원  이상 배당받은 주주 중 7명은 지난 한 해 동안 자신의 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더 많은 금액의 배당을 받았는데요. 의약품 유통업체 보나에스는 지난해 순이익이 229억원인데 대주주 배당은 590억원이었습니다. IT기기 유통업체인 유환미디어는 지난해 7억원 적자를 냈는데도 대주주는 지난해 매출액 150억원에 육박하는 120억원을 배당금으로 받아갔습니다. 상장사의 경우 1800여 회사 중 올해 100억원 이상 배당받은 대주주는 13명 뿐입니다. <기사 보기>
이것도 일종의 ‘먹튀’?

현실성 제로인 ‘립서비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핵포기 문제에 대해 북한이 진정하게 확고하게 하겠다는 의견을 국제사회와 합의한다면 내년 3월 26, 27일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 정상회의에 김정일 위원장을 초대하겠다는 제안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우라늄농축 프로그램 중단 해체 시점 약속과 국제원자력기구의 핵사찰 수용 등 구체적인 비핵화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사 보기>
정상회담 답방을 거부한 김정일 위원장에게 조건을 달아 서울 방문을 제안해? 전혀 현실성 없는 ‘립서비스’.

총기 사용이 문제가 아냐
조현오 경찰청장이 어제 ‘전국 경찰지휘부 화상회의’에서 “(위급상황에서) 권총 등 장구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비겁하고 나약한 직원은 조직에 남아 있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조 청장은 “총기 사용 뒤 책임 문제 때문에 취객 등을 제압하지 못하고 도망가면 국민이 신뢰하겠느냐”며 “난동을 부리는 취객이나 폭력배를 제압하는 상황에선 과감하게 총기를 사용하라”고 말했습니다. <기사 보기>
총기를 못 쓴 게 문제가 아니라 ‘협동’ 안 하고 혼자 도망간 기강이 문제인데.

공감 백배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0월 한 달 동안 인터넷의 블로그, 이미지, 댓글, 동영상 등을 모니터링해 210건의 인종차별 사례를 수집했습니다. ‘G20 회의장 반경 2km 이내에 무슬림 애들 접근금지시켜야 한다. 혹시나 모를 테러를 대비해서 접근시 전원 사살해버려라’ ‘외국 여자와의 국제결혼을 부추겨서 농촌에는 혼혈아들이 엄청나게 태어나고 있고 이것은 심각한 정체성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라는 글들이 있었습니다. 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가수 황보의 외모를 빗대 ‘동남아 스타일’이라고 하는가 하면 영화배우 이선균의 머리 모양을 두고 ‘동남아 마약 판매상’이라는 자막을 썼습니다. 인권위는 법무장관에게 외국인 관련 정책을 수립할 때 인터넷 상의 인종차별적 표현을 개선하는 방안을 포함시키라고 권고했습니다. <기사 보기>
걸핏하면 ‘아랍계’로 오인 받는 입장에선 공감 백배.

그렇다면 왜 이제야?
경기도 성남시가 이숙정 시의원이 행패를 부렸던 주민센터의 조모 동장을 지난 2일자로 다른 주민센터로 전보조치한 데 이어 ‘시민행복 태스크포스팀’으로 근무지를 지정했습니다. 시민행복 태스크포스는 역량 미달 등 이른바 ‘문제 공무원’들을 배치해 일정 기간 현장업무에 투입한 뒤 성과에 따라 복귀 여부를 결정하는 곳으로 사실상 좌천시킨 것입니다. 성남시가 이같이 인사조치한 것은 이숙정 시의원 행패 장면이 담긴 CCTV 자료를 피해자 가족에게 전달한 것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성남시는 “해당 동장이 2010년 1월 폭설 때 하지도 않은 제설작업을 했다고 보고하고 같은 해 말에는 점심 때 과음을 했다가 경고를 받기도 했다”며 “올해 초에는 인사청탁을 하는 등 수차례 물의를 빚어 인사조치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기사 보기>
성남시 해명에도 귀 담아 들을 구절 있지만 그래도 의문은 여전. 그렇다면 왜 이제야…. 

자식에 짐 되기 싫어서
60대 전모, 노모 씨 부부가 8일 오후 경기 용인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발견 당시 전씨는 침실 침대에 반듯하게 누운 채, 노씨는 베란다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노씨가 전씨의 자살을 도운 뒤 스스로 목을 맨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선 유서가 발견됐는데요. 유서엔 아들에게 ‘고맙다. 미안하다. 같이 죽어야지 어느 한명만 먼저 죽으면 짐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전씨는 그동안 알츠하이머 합병증인 치매 증상을 앓아왔고, 노씨는 암 수술을 받고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기사 보기>
자식에 짐 되기 싫어서….

시부모 짐 지기 싫어하다가
서울 서초경찰서가 올케 이모 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시누이 오모 씨를 입건했습니다. 오씨는 어버이날인 8일 자신이 모시고 사는 어머니와 함께 오빠의 집을 찾아 하룻밤 묵었는데 다음날 오전 욕실에서 샤워 중이던 올케 이씨를 흉기로 찔렀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씨의 아버지는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모시려고 하지 않아 둘 사이에 갈등이 생겼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오씨의 어머니와 오빠 등은 사건경위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기사 보기>
시부모 짐 지기 싫어하다가….

캐스팅 보트부터 쥐어봐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가 어제 “우리 당 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물러서고자 한다. 백의종군하겠다”며 사퇴했습니다. 이 대표는 “자유선진당이 변하려면 이회창이란 벽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했고, “우리가 흩어져서 다른 세력의 문전에 걸식하는 비참한 처지가 된다면 경멸과 천시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젊은 인재를 영입하고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 및 무소속 이인제 의원 등과의 연대 뜻을 밝힌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자유선진당 고위 관계자는 “충청권 통합과 당 쇄신을 통해 최대한의 의석을 확보, 캐스팅 보트를 쥔 뒤 한나라당 및 신보수세력과 연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유선진당 대표직은 변웅전 최고위원이 승계했습니다. <기사 보기>
보수대연합? 캐스팅 보트부터 쥐어봐. 되나.

Posted by '토씨'


이제 보니 노회하다. 어차피 안 될 세종시 수정안에 일로매진하고 어이없는 말실수를 거듭하기에 투박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만도 않다. 

정운찬 총리가 입장을 밝힌단다. 먼저 청와대 참모진을 쇄신하고 이어서 국정을 쇄신하라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요구한단다. 어제 주례보고 후 독대를 해서 이렇게 요구하려다가 자리가 마련되지 않아 무산됐는데 다시 대통령과 독대해서라도, 그게 안 되면 ‘페이퍼’로라도 입장을 밝힌단다.

아주 이례적이다. 장관 제청권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총리가 대통령의 고유 인사권에 간여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총리가 대통령의 국정기조를 문제 삼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여전히 투박해 보인다. 이기기 힘든 대상을 향해 ‘하극상’을 연출한다는 점에서, 어차피 승부가 정해진 게임에 판돈을 건다는 점에서 참으로 투박해 보인다. 허나 그렇지만도 않다. 정 총리는 져도 지는 게 아니고 잃어도 잃는 게 아니다.

주목할 게 있다. 정 총리가 ‘도발’을 감행하려 하기 직전에 나온 보도다. 이명박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세종시 수정안이 옳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지만 지역 주민들과 정치권이 수용하지 않으면 무리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보도다. 꼭 이 보도에 기댈 필요도 없다. 지방선거 패배 후 한나라당이 이미 발을 빼고 있다. 세종시 수정이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정리되면 정 총리의 거취도 함께 정리된다. 누가 등 떠밀기 전에 먼저 짐을 싸야 한다. 그래야 추레해지지 않고 일말의 명예라도 건진다.

정 총리는 바로 이 지점에서 반전을 꾀한다. 물러나는 곳을 늪이 아니라 도약대로 삼으려 한다. 이보 전진을 위해 일보 후퇴를 꾀한다.

대통령과 ‘맞장’ 뜨면 상징효과가 극대화 된다. 국민의 반MB정서에 부응하고 한나라당 내의 쇄신 요구에 호응하는 모양새를 연출하면서 소신을 지키고 소통을 꾀하는 자신의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이미 모델도 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가 김영삼 정부 총리로 재직할 때 대통령과 ‘맞장’을 뜨다가 자리에서 밀려났지만 국민에게 ‘대쪽’ 훈장을 받아 정치적 자산으로 삼았던 전례가 있다. 정 총리가 ‘이회창의 길’을 성공적으로 밟을 수만 있다면 전화위복, 새옹지마의 사례를 일굴 수 있다. 이회창은 ‘실수’를 관리하면서 ‘맞장’을 뜬 반면에 정 총리는 ‘실수’를 연발하다가 ‘맞장’을 뜨는 차이가 있지만, 그래서 ‘이회창의 길’을 온전히 밟을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올 법 하지만 그래도 낫다. 이렇게라도 하는 게 무력하게 퇴장하는 것보다 백 배 낫다.

이것만이 아니다. 의외의 ‘횡재수’를 챙길지도 모른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혹시, 행여라도 한나라당 내의 쇄신 요구가 먹혀들면, 그 결과 국정기조가 일정하게 수정되면 정 총리는 손 안 대고 코를 푼다. 자신이 대통령과 ‘맞장’을 떠가며 요구했던 바와 일치하는 것이기에 ‘내 덕’을 은근히 강조할 수 있고,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보호막을 챙긴다. 대통령이 자신의 ‘고언’을 결과적으로 수용하게 되면 총리직에서 자를 명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정 총리는 자리를 보전함과 동시에 ‘브랜드’를 교체할 수 있다. 세종시에 한정된 자신의 정치적 브랜드를 개혁 전반으로 확장하면서 이미지 전환을 꾀할 수 있다. 말 그대로 횡재를 하는 것이다.

정운찬 총리를 향해 노회하다고 평하는 이유가 이렇다. 정치에 닳고 닳은 노정객처럼 밑져야 본전, 잘 하면 대박인 꽃놀이패를 쥐고 흔드니 이렇게 평하는 것이다. 

▲사진=정운찬 총리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정운찬은 ‘제2의 이회창’이 될 수 있을까? 대통령과 각을 세워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고, 나아가 민심을 등에 업고 당심까지 틀어쥐는 기적을 연출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 없다. 여권 일각은 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대통령을 넘어서는 총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안상수)”고 견제구를 날리지만 쓸데없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격이다. 솥뚜껑은 솥뚜껑일 뿐, 자라가 될 수 없다.

얼핏 봐선 색깔은 같다. 홀홀단신으로 정계에 입문한 점, 입문 당시의 정치적 위상이 높은 점, 그리고 캐릭터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닮았다.

하지만 다르다. 한 사람은 풀린 상태에서 출발하고, 다른 사람은 갇힌 상태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한 사람은 생물 총리로 출발하지만, 다른 사람은 무생물 총리로 출발한다는 점에서 결정적으로 다르다.

이회창 총리는 청문회를 거치지 않았다. 검증과정에서 만신창이가 되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었기에 보존할 수 있었다. 도덕성을 ‘무결’ 상태로 보존할 수 있었고, 정치적 소신을 ‘미공개’ 상태로 남겨둘 수 있었다. 덕분에 적절히 활용했다. ‘무결’ 상태의 도덕성을 ‘대쪽’ 이미지의 거름으로 활용했고, ‘미공개’ 상태의 정치적 소신을 능수능란한 정치적 처신의 알리바이로 활용했다. 

정운찬 총리는 이런 ‘복’을 누릴 수 없다. 이회창 총리와는 달리 청문회 과정에서 생채기가 날대로 나 버렸다. 도덕성엔 ‘비리 백화점’이란 딱지가 붙어버렸고, 정치적 소신엔 ‘MB코드 맞추기’란 꼬리표가 달려버렸다.

이런 상태에선 옴짝달싹할 수 없다. ‘권한 없는 총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원칙주의를 내보이면 ‘너나 잘 하세요’란 말이 돌아오기 십상이고, 상황에 따라 정치적 소신을 내보이면 ‘말 바꾸기’란 비판이 쇄도하기 십상이다. 어떤 경우에도 정치적 에너지, 즉 국민 지지를 끌어모을 수 없다.

정운찬 총리가 살아남는 방법은 따로 없다. 그가 정녕 ‘대권’을 꿈꾼다면 외길로 내달려야 한다.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게 아니라 대통령을 충실히 보좌하는 것이다. ‘파워 총리’를 포기하고 ‘반쪽 총리’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도덕성과 소신은 일찌감치 접고 실무 행정능력만 부여잡는 것이다. 그렇게 주어진 소임에 충실히 임하면서 이명박계의 ‘간택’을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보증수표는 아니다. 이런 ‘조용한 길’이 ‘대도’를 열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두 가지 단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첫째, 이명박계가 존속해야 한다는 단서다. 형태만의 존속이 아니라 여권 내 최대 계파의 위치를 유지하면서 ‘이명박의 가치’ 또한 보존해야 한다는 단서다.

둘째, 국민이 변덕스러워야 한다는 단서다. 지금은 도덕성에 혀를 끌끌 차지만 대선 때가 되면 2007년에 그랬던 것처럼 ‘능력’에 솔깃해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단서다.

▲사진=정운찬 국무총리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결과는 뻔하다. 없던 일이 될 것이다. 심대평 총리 카드는 이미 없던 일이 됐고, 심대평 총리 카드 무산 과정을 둘러싼 진실게임은 없던 일이 될 공산이 크다. 청와대와 이회창 총재 모두 더 이상 언급치 않겠다고 하니까 그렇게 되기 십상이다. 

어떨까? 그럼 끝나는 걸까? 소동 또는 해프닝 정도로 치부하면 되는 걸까? 그렇지가 않다. 그렇게 털고 가기엔 이번 사태가 던지는 시사점이 너무 크다.

누구의 주장이 진실인지는 둘째 문제다. 모두가 정당정치 원리에서 일탈했다는 게 우선적인 문제다.


청와대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이명박 대통령은 심대평 총리 카드를 단순한 인사 문제로 바라봤다. 세종시 문제는 정부 입장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고(이회창 총재의 말은 청와대가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었다), 강소국 연방제 문제는 개헌이 수반되는 문제여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주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청와대는 심대평이란 인물을 뽑아갈 생각만 했지 반대급부를 내놓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이게 문제다. 심대평이 누군가. 야당의 당원이자 공당의 대표다. 당적이 다른, 이런 인물을 기용하려면 정식으로 정책연합을 제안해 ‘인물 받고 정책 주는’ 거래를 시도했어야 하고, 동시에 여당으로부터 사전 동의를 구했어야 한다. 이게 정당정치 책임정치의 기본원리다. 하지만 청와대는 하지 않았다. 거래는 하지 않은 채 일방적인 봉사만 기대했다. 자신들이 설정한 ‘국민통합’이란 가치를 앞세우며 무조건적인 지원만 바랐다. 독선과 독주 행태를 재연한 것이다.

이회창 총재도 크게 다를 게 없다. 이회창 총재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자유선진당에게 심대평 총리 카드는 정책연합의 매개였다. 현안과제인 세종시 문제를 풀고, 종국적 과제인 강소국 연방제의 물꼬를 트는 수단이었다. 그래서 정당했다. 이회창 총재가 청와대측에 두 과제를 심대평 총리 카드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제시한 건 이상할 게 없었다. 청와대에선 개헌이 수반되는 문제를 어떻게 조건으로 걸 수 있느냐고 하지만 이건 말이 안 된다. 이회창 총재는 강소국 연방제 추진을 약속하라고 했지 강소국 연방제를 당장 내놓으라고 한 적이 없다.

그래도 문제가 있다. 이회창 총재가 심대평 총리 카드를 정책연합 차원에서 바라본 건 지극히 정당했으나 처리과정은 상당히 부실했다.

당의 정치적 좌표와 정체성이 걸린 문제라면 당내 의사결정구조에 올리는 게 옳았다. 혼자 판단할 게 아니라 당내 의사결정구조에 정식안건으로 올려 집단 토의와 집단 결론을 끌어냈어야 한다. 세종시와 강소국 연방제 사안은 이미 당론으로 정해져 있었다는 게 이회창 총재의 주장이지만 어폐가 있다. 당론이 정해졌다 하더라도 당론 추진과정에 중대한 변수가 돌출되면 새롭게 전략을 짜고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이회창 총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당사자인 심대평 전 대표의 말에 따르면 이회창 총재의 말은 “의원총회에서 (세종시와 강소국 연방제) 얘기가 있었다고 한 게 다(였)다”고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심대평 총리 카드가 언론에 계속 흘러나오는 걸 "유감스러운 일"로 규정하면서 논의 차단을 시도한 적도 있다. 정당정치의 기본인 당내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있는 행동을 보인 것이다.

문제가 하나 더 있다. 모두가 ‘밀실’을 선택했다. 심대평 총리 카드를 인사 문제로 바라본 청와대는 물론 정책연합 차원에서 접근한 이회창 총재 또한 밀실에서 비선 채널을 통해 얘기를 나눴다.

합당하지가 않다. 국민이 선거를 통해 짠 여야구도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시도를 하면서 비밀에 붙인 건 합당하지가 않다.

과거엔 이러지 않았다. 결국 무산된 DJP연합도, 국민은 물론 당원의 반발까지 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도 과정만은 공개됐다. DJP연합은 두 당이 실무협상단을 꾸려 공식협상을 벌였고, 대연정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이크를 잡고 제안했다. 연합 또는 연정의 정당성과는 별개로 과정의 투명성만큼은 최소한으로나마 확보하려고 했다. 헌데 이번은 다르다. 청와대와 야당 당수가 국민 앞에서 진실게임을 벌이는 꼴사나운 장면을 연출할 정도로 비밀리에, 장막 뒤에서, 자기들끼리만 얘기를 주고받았다. 덕분에 전락했다. 국민은, 지역구민은 눈 뜬 장님으로, 결과가 도출된 후에 일방 통보를 받아야 하는 수동적 존재로 전락했다.

코미디에 가까운 정치 현상에 정색하는 이유가, 대충 털고가는 분위기인데도 없던 일로 할 수 없다고 강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심대평 총리 카드를 마냥 ‘선의’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심대평 총리 카드 무산 이후에 불거진 자유선진당의 분란을 단순히 ‘집안일’로 치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심대평 파문은 결코 일회적이고 부분적인 문제가 아니다. 한국 정당정치의 실상과 수준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사진=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지적이 똑같다. 보수언론과 진보언론 모두 청와대를 비판한다. 심대평 총리 카드가 무산된 데에는 청와대의 책임이 적잖다고 입을 모은다.

서툴렀다고 한다.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를 총리로 기용하려면 사전작업에 공을 들였어야 한다고 한다. 명색이 정당 대표인 사람을 기용하려면 정책연합과 같은 청사진을 내놓고 정상적인 통로를 통해 협상을 벌였어야 한다고 한다.

일탈했다고 한다. 심대평 총리 카드는 지역주의 연합에 다름 아니라고 한다. 통합형 개각 효과를 극대화하고, 충청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지역주의 세력과 무분별하게 연합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한다.

덤터기를 썼다고 한다. 심대평 대표의 탈당으로 선진창조모임의 원내교섭단체 지위가 상실되는 바람에 한나라당은 완충장치를 잃은 채 민주당과 가파른 대립을 벌이게 됐다고 한다.

이런 비판을 종합하면 결론은 쉽게 나온다. 청와대는 손해를 봤다. 혹을 떼려다가 혹을 붙이게 됐다. 통합형 개각은 김이 샜고, 정치적 노림수는 자충수가 됐다.

근데 왜일까? 켕긴다. 너무 단선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마저 살피지 않은 이면이 있는 것 같다. 이런 것이다.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심대평 대표의 탈당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은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다. 대전충남지역 일부 기초단체장들이 심대평 대표와 행동을 같이 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하니까 이미지만 상처를 입은 게 아니라 조직이 약화되는 결과도 안게 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심대평 대표가 탈당 선언을 하면서 이회창 총재에게 각을 분명히 세웠기 때문에 ‘배후 기습’에도 대비해야 한다. 세력은 약해졌는데 전선은 이중으로 쳐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이 청와대, 나아가 한나라당에게 두 가지 기회를 만들어준다. 맹주가 사라진 틈을 비집고 진군로를 열 기회를 열어주고, 이게 아니더라도 거중 조정의 기회를 만들어준다. 

자유선진당 단독 구도가 되든, ‘심대평당’과의 경쟁 구도가 되든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어느 당이든 대전충남 지역에서 지배주주의 지위를 잃고 소액주주가 되기 때문에 중앙정치 무대에서의 정치적 영향력은 반감된다. 이런 처지를 극복하고 다시 지역 맹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지역 민심에 ‘전리품’을 내놔야 한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지원이나 산업경제적 지원과 같은 정책을 끌어내야 한다. 이게 골칫거리가 된다. 대전충남지역에 대한 지원 권한을 갖고 있는 곳은 청와대와 한나라당, 따라서 이들의 행보에 보조를 맞춰야 전리품을 챙길 수 있다. 자유선진당이나 ‘심대평당’은 이전보다 더 확실히 한나라당에 협조해야 하고, 한나라당은 자유선진당(과 ‘심대평당’)을 쥐락펴략 할 여지가 그만큼 많아진다. 

실상이 이렇다. 당장은 손해 같지만 길게는 이익이 될 수도 있는 게 심대평 총리 카드 무산이다. 대전충남지역의 이익과 직결되는 정책을 잘 조율하면 의외의 큰 소득을 얻을 수도 있다. 물론 행정중심복합도시에 야박하고, 수도권 규제 완화에 박차를 가하는 정책을 펴면 민주당의 입지를 넓혀주는 결과를 빚겠지만 이런 극단적 상황을 배제하면 조율 기술에 따라 충청 지역을 관리할 수 있다.

근데 문제가 있다. 이런 분석과 전망 또한 단선적이다. ‘전칭’의 오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들여다보면 안다. 대전충남지역에서 반MB 정서가 유포되는 동안에도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호감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그래서 분석했다. 일각에서 ‘심대평 총리’ 카드에 친박근혜 정서를 희석시키기 위한 포석이 깔려있는 것으로 봤다. 이명박 대통령이 ‘충청 총리’를 기용하고 충청 지원책을 잇따라 내놓음으로써 반MB 정서와 함께 친박근혜 정서를 줄이려 한 것으로 봤다. 대전충남지역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어깨를 겨룰 MB직계 인사를 키우려 한 것으로 봤다.

이게 무산됐다. 대전충남지역 민심을 MB에게로 향하게 할 매개를 잃어버렸다. 설령 청와대가 충청지원책을 내놔도 그 효과를 정치적으로 쓸어 담을 채집통을 잃어버렸다. 대전충남지역에서 MB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이끌 결정적 계기를 잃어버렸다.

기묘한 현상을 빚을지 모른다. 이런 사정이 박근혜 전 대표에게 어부지리를 챙겨줄지 모른다. 청와대가 정책면에서 충청 지지를 이끌어내더라도 그보다 더 큰 정치적 지지를 박근혜 전 대표가 챙기는 결과를 빚을지 모른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버는 상황이 연출될지 모른다. 이회창이라는 걸림돌이 왜소해진 상태에서 정부의 충청 지원책을 뒷바람 삼으면 지지율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사진=탈당 선언한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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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는 한다. 불이 나면 급한 불부터 끄는 법이다.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가 그렇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로 금융위기의 고비를 넘겼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첩첩산중이다. 금융 다음은 실물경제다. 아직 몸도 풀지 않은 실물경제 위축이 본격화하면 민생이 파탄 나고 민심이 흉흉해진다.

막아야 한다. 최악의 상황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그러려면 유인해야 한다. 투자를 유인해 고용을 늘리고 경제지표의 낙폭을 줄여야 한다. 당장 전경련이 5조원 신규투자가 가능하다고 화답하지 않았는가. ‘선 지방발전-후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을 하루아침에 뒤집는 이유가 이것이다.

모른다고 볼 수 없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정부가 모른다고 볼 수 없다. 그건 상식이다.

이완구 충남지사가 말했다. “정부 조치는 국민통합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경고가 현실이 될 가능성은 농후하다. 실물경제 위축이 지방에 더 큰 충격파를 미친다는 건 공지의 사실이다. 이런 엄연한 현실 앞에서 지방으로 갈 투자요인을 막아버렸으니 지방 경제가 어떻게 되겠는가. 지역 민심은 또 어떻게 되겠는가. 물어볼 필요가 없다.

정부와 여당에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줄 수 있다. 정부·여당의 지역적 기반은 약회되는 반면에 이회창·박근혜의 정치적 입지는 강화될 공산이 크다.

박근혜 전 대표는 4.·19총선 후 대구 지역경제 발전에 골몰하고 있다. 직접 대구를 찾아 지역경제 활성화 토론을 갖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이런 행보가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와 극명하게 대비되면 영남이 쏠린다. 박근혜 전 대표쪽으로 더 기울어진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누릴 반사이익은 더 크다. 수도권 규제 완화에 직격탄을 맞는 곳이 충청권이란 점을 감안하면 그렇다.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책이 발표되기 몇 달 전부터 ‘충청홀대론’이 나왔던 점을 상기하면 그렇다. 충청 민심이 사나워질수록 이회창 총재의 입지는 넓어진다. 대전·충남에 국한돼 있는 ‘지배력’을 충북으로까지 확장하면서 ‘제2의 김종필’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면 이명박 대통령과 이명박계가 곤란한 상황에 봉착한다. 한나라당 안에서는 ‘박근혜 벽’에 막히고 한나라당 밖에서는 ‘이회창 도랑’에 빠진다.

먼 훗날의 얘기가 아니다. 얼마 남지 않았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후 맥을 놓았던 열린우리당의 모습을 재연할 수 있다. 

수도권을 석권할지 모르니까, 그리고 박근혜계가 딴 살림 차릴 게 아니니까 ‘기본’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수도권 규제 완화는 '응급책'이다. 당장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투여하는 진통제 같은 것이다. 실물경제 낙폭이 크게 나타난다면 수도권 규제 완화는 '언 발에 오줌누기’에 그치게 되고, 수도권 표심의 감흥은 사그러진다.  

박근혜계와의 동거도 그렇다.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박근혜 전 대표의 영남 장악력이 확고해진다면, 그래서 당내 발언권이 세진다면 꼭 그만큼을 양보해야 한다. 권력의 반을 박근혜 전 대표에 내주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게 해서 박근혜 전 대표와 박근혜계의 협조를 얻기만 한다면 그래도 다행이다. 정반대로 박근혜 전 대표가 대선을 위해 몸풀기를 시작하고,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과 차별화 수순에 돌입하면 그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되고 한나라당의 내홍은 구조화한다.

모를 리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명박계가 이같은 이치를 모를 리 없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우려한다. 어제 발표된 수도권 규제 완화에 못잖은, 아니 그보다 더 큰 부작용을 우려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이명박계가 정치적 빈사상태에 빠지기 전에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보는 게 상식적이다. 지방선거 전에 지방을 달랠 수 있는 ‘당근’을 꺼낼 것이라고 예상하는 게 상식적이다. 

그 '당근'이 뭘까? 이미 발표된 공기업 지방 이전이나 이미 확정된 지방 발전계획은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에 따라 ‘약발’을 발휘할 수 없다. 그럼 뭘까? 별도로 내놔야 하는 '당근'이 뭘까? 

힌트가 있다. 김태호 경남지사의 말이다. 그가 그랬다. 정부가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하자 “남해안의 각종 규제를 먼저 풀라”고 요구했다. 

이 힌트에 기대면 답이 보인다. 역시 규제 완화다. 수도권과 같은 수준에서 지방 규제를 푸는 것이다. 환경을 위해 또는 농업발전을 위해 조여놨던 지방 규제를 푸는 것이다. 

이러면 난개발이 성행한다. 제한된 지역에서가 아니라 전 국토에서 마구잡이로 난개발이 이뤄지게 된다.

방방곡곡이 삽질로 몸살을 앓게 되는 것이다.

▲사진=정부가 30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열어 수도권 규제 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국토 이용의 효율화 방안’을 확정했다.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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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충남지사는 또 왜 그럴까? 김문수 경기지사가 정부와 각을 세우는 이유는 이미 짚은 바 있으니까 논외로 하자("'김문수 '도발' 속내? '손학규'를 보라" 참조). 이완구 충남지사는 왜 나서는 걸까?

김문수 경기지사가 정부의 ‘선 지방발전, 후 수도권 규제완화’ 조치에 포문을 연 지 열흘 쯤 뒤에 이완구 지사도 공격을 개시했다. 지난 5일 충남을 찾은 한나라당 지도부 앞에서 ‘충청홀대론’을 격하게 폈고 박순자 최고위원과는 하이톤으로 설전을 주고받기까지 했다.

그러더니 이번엔 김문수 경기지사를 향해 거침없는 언사를 쏟아내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한 김문수 경기지사에게 ‘지도자의 덕목’을 거론하며 “실망했다”고 쏘아붙였고, 정부정책을 따르라고 충고했다.

일각에서는 이완구 지사의 이런 행보를 ‘꿈’과 연결 짓는다. 김종필 씨가 정계를 은퇴한 후 무주공산이 된 충청의 맹주가 되려는 ‘꿈’을 안고 ‘충청인 대변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럴 듯하다. 이완구 지사가 박순자 최고위원과 설전을 벌인 직후 지역 민심이 “속이 다 후련하다” “이런 강한 분이 대권 도전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대전일보>가 전한 걸 보면 상당히 근거 있는 분석 같다.

하지만 아니다. 그렇게 단정하기엔 충청 지역의 사정이 간단치 않다.

정우택 충북지사가 7월 21일에, 박성효 대전시장이 지난 13일에 자유선진당을 찾았다. 지난 12일에는 대전·충남·충북 3개 광역단체가 자유선진당과 정책협의회를 열기도 했다. 한나라당 소속의 충청권 광역단체장 3명이 자유선진당을 찾아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이유가 있다. 자유선진당이 4.19총선에서 충청(특히 대전·충남)지역을 휩쓸다시피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충청 장악력을 더 확장하고 있다. 자유선진당이 ‘충청당’으로, 이회창 총재가 ‘충청 맹주’로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 때문에 한나라당 안에서는 2010년 지방선거 때 충청지역 지자체장이 대거 자유선진당으로 ‘투항’할지 모른다는 괴담이 돌고 있다. 8월 5일 한나라당 지도부가 충남을 찾은 연유도 여기에 있다.

이완구 지사가 이런 현상을 읽지 못할 리 없다. 그가 ‘충청홀대론’을 펴는 이유는 위기감의 발로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호연지기’로 볼 게 아니다. 오히려 ‘궁여지책’으로 보는 게 맞다. 한나라당 안팎에서 돈다는 ‘충청 괴담’에 따르면 이완구 지사는 ‘충청 맹주’는 고사하고 지사직 연임조차 장담할 수 없다. 그의 말대로 정부여당이 충청을 홀대하는 한, 그리고 그가 한나라당 간판을 유지하는 한 그렇다.

방법은 달리 없다. 신한국당에서 자민련으로, 다시 자민련에서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긴 그다. 또 한번 당적을 옮기는 건 멋쩍다. 정면돌파를 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오히려 그게 부가가치를 키울지 모른다. 당적을 다시 옮기면 편안한 안식처는 보장받을지 모르지만 정치적 디딤돌은 얻을 수 없다. 그냥 고만고만한 정치인으로, 충남지사로 연명하는 게 전부일지 모른다.

하지만 한나라당 소속으로 자유선진당의 방벽을 타고 넘을 수만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그건 예선전에서 금메달 후보를 누른 것과 같다. 그 뒤에는 탄탄대로가 열린다.

관건은 자유선진당의 벽을 넘을 수 있는 비책이다. 어지간한 힘으로는 자유선진당의 충청 조직을 누를 수 없고, 웬만한 기상으로는 이회창 총재의 위상을 넘을 수 없다. 비전절기를 확보하는 건 절박하고도 필수적이다.

그래서 감행한다. 실리전과 여론전의 양동작전을 편다.

정부여당 앞에서 ‘충청홀대론’을 폄으로써 실리를 최대한 끌어내려 한다. ‘충청 몫’을 최대한으로 키워 충남도청 쇼윈도에 전시하려 한다. ‘충청 발전’의 상징이 돼 버린 행복도시에 ‘딴죽’을 거는 김문수 경기지사에게 ‘맞장’을 뜸으로써 이미지를 제고하려 한다. 지역 민심을 누구보다 앞장서 헤아리고 대변하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하려 한다.

이완구 지사는 지금 ‘공세적 방어전’을 펴고 있는 것이다.

▲사진=이완구 충남지사 ⓒ충남도청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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