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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저리 똑같을까? 물러나는 사람들의 발언이 똑같다.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물러나면서 그랬다. "투기꾼이 아닌데 억울하다"고 했다.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도 그랬다. "억울하다"는 표현을 직접 쓰진 않았지만 자신의 재산은 모두 물려받은 것이라는 말로 '왜 정당한 부를 문제 삼느냐'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번에도 똑같다. 박미석 사회정책수석도 억울하다고 했다. "다 사실이 아니고", "내가 아니라 남편이 한 일"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힘들다. 변명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오히려 거꾸로 읽는 게 타당해 보인다. 그들은 그렇게 믿고 있다. 자기들은 아무 죄가 없다고, 단지 여론재판에 걸려 희생당하는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모두가 억울하다?…시각·입장이 다르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들의 이런 '당당함'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먼저 짚어야 할 게 있다. 시각차와 입장차다. 국민 정서와 크게 어긋나 있는 이들의 시각이 단지 이들만의 것인지를 짚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을 섬기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태도에 어느 정도 진정성이 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남아있는 사람들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그랬다. '학교 자율화' 조치를 내놓은 후 "전 국민이 환영하고 좋아할 줄 알았다"고 했다. 변도윤 여성부 장관이 그랬다. '생쥐깡' 파문이 일었을 때 "생쥐를 튀겨 먹으면 몸에 좋다더라"고 했다.

'한가한 얘기'를 넘어 '염장 지르기'에 가까운 이들의 발언에서 온기는 전혀 감지할 수 없다. 국민 처지와 국민 정서에 밀착해 있다는 증좌를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으로 농민 생존권과 국민 건강권이 쟁점으로 떠오른 마당에 "값 싸고 질 좋은 쇠고기를 먹게 됐다"고 했다. 어제는 1억원짜리 일본 소를 예를 들면서 “우리도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으면 일본처럼 최고의 쇠고기를 먹으려는 수요자가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 스스로 7% 경제성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52개 생필품조차 집중관리를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런 뜬구름 잡는 얘기를 하고 있다.

꼬투리 잡으려고 복기하는 게 아니다. 말꼬리 잡으려는 의도도 없다. 이런 사고와 입장에 경도된 정부 당국자들이 펼칠 정책이 걱정되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수립한 정책을 펴는 과정에서 나타날 혼선이 우려되기에 하는 말이다.

기우가 아니다. '학교 자율화' 조치의 발상법이 그러 했고 '혁신도시' 정책의 갈짓자 행보가 그러 했다.

'프레스 프렌들리'는 어떻게 될까?

하나 더 말하자. 엇나간 정책과 혼란스런 정책 집행 때문에 국민 반발이 거세지면 이들은 또 뭐라고 할까?

전에는 그랬다. '오해'라고 했다.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에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 반발이 거세지면 이들은 '오해'라고 했다. 진의가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했다.

'원망'이 싹트게 돼 있다. '오해'가 빚어지는 건 '소통'이 왜곡됐기 때문이다. 탓하려 할 것이다. 물러난 각료가 언론을 향해 '억울하다'고 한 것처럼 남아있는 각료들이 언론을 향해 그럴 것이다. '너무 한다'고 할 것이다.

어떻게 할까? 일단 혼선의 여지를 줄일 것이다.

6월이면 18대 국회가 구성된다.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점하는 국회다. 때맞춰 당 대표도 갈리고 원내대표단도 교체된다. 진용을 갖추면 밀어붙일 수 있다. 혼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고 당정간 조율하고 국회에서 입법화할 수 있다.

그래도 남는다. 정부와 여당이 그럴수록, 그렇게 밀어붙이는 정책이 '국민을 섬기는' 것과 거리가 먼 것일수록 국민 반발은 커질 것이다.

이건 어떻게 할 것인가? 국민과의 소통구조를 손대는 방법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 이른바 '프레스 프렌들리'의 방법론을 달리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글은 '프레시안'에 게재된 것입니다.

Posted by '토씨'

<중앙일보>의 논리가 해괴하다. 장관 후보자와 청와대 수석의 ‘자격 논란’이 ‘상황’ 때문에 빚어졌다고 주장한다.

이춘호․남주홍․박미석의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모두 인선 작업 막바지에 새롭게 떠올라 임명된 사람들”이란다. 이렇다보니 “오랜 검증을 받은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검증기간이 짧아 내용도 부실할 수밖에 없지 않았겠느냐”고 한다.

전형적인 상황논리다. ‘검증 주체가 잘못해서’ 문제가 발생한 게 아니라 ‘검증 여건이 받쳐주지 못해’ 문제가 커졌다는 논리다.

<중앙일보>가 말하는 ‘문제상황’

그럼 <중앙일보>가 중시한 ‘문제 상황’은 뭘까? 검증 주체를 막바지로 몰아넣었던 그 상황이란 게 뭘까?

박미석 사회정책수석의 경우 “당초 사회정책수석으로 유력했던 박재완 의원이 인선난을 겪던 정무수석으로 이동하면서” 막바지 상황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춘호․남주홍의 경우 “정부조직법 개정 협상 타결로” 해당 부처가 뒤늦게 되살아난 게 문제였다고 한다.

어처구니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랬다. 박재완 정무수석 내정자를 ‘보직 변경’한 게 아니라고 했다. 오래 전부터 마음속에 두고 있었다고 했다. <중앙일보>의 진단과는 달라도 한참 다른 언급이다.

물론 곧이곧대로 들을 얘기는 아니다. 인사권자가 인선난을 자인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인선난을 인정하면 ‘응급 수혈’된 사람의 자존심이 상처받는다고 염려했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언급이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볼 근거는 분명히 있다.

그럼 이건 어떨까? 청와대 수석은 장관과 다르다. 인사 청문회를 거칠 필요도 없고 시한에 쫓길 이유도 없다. 더구나 청와대 조직개편은 애당초 여야 협상 거리가 아니었다.

여건이 나쁘지 않았다. 인선난이 실제 상황이었다면 좀 더 정밀하게 후보자를 찾을 시간적 여유는 얼마든지 있었다. 그런데도 이명박 대통령은 수석 인선결과를 서둘러 발표했다.

그래서 묻는다. 막바지 상황을 연출한 건 누구인가? 상황인가, 아니면 이명박 대통령인가?

사실관계까지 비튼 상황논리

이춘호․남주홍에 대한 상황논리는 ‘변명’을 넘어 ‘왜곡’에 가깝다. ‘상황’에 대한 해석이 문제가 아니다. 사실 관계 자체가 틀렸다.

이춘호․남주홍 두 사람은 정부조직법 개정 협상이 타결된 후에 급부상한 사람들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부조직법 개정 협상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국무위원 후보 15명을 발표할 때 버젓이 포함됐던 사람들이다. 한 사람은 여성 담당 특임장관 후보, 또 한 사람은 통일 담당 특임장관 후보였다. “뒤늦게” 검증을 할 이유도 없었고 그렇지도 않았던 사람들이다.

묘하게 됐다. <중앙일보>가 사실을 비틀고 상황을 재구성하는 바람에 통합민주당이 ‘공동정범’이 돼 버렸다. ‘자질 논란’이 정부조직법 개정 협상 지연 때문에 빚어졌다면 정부조직법에 강경하게 나왔던 통합민주당도 일정하게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새삼스레 확인한다. ‘상황 탓’이 ‘나’ 뿐 아니라 ‘너’까지 끌어들이는 ‘물귀신 논리’라는 사실, 여론의 화살을 헤매게 만들려는 ‘분신술’이라는 사실 말이다.

참고자료 삼아 몇 구절을 인용하면서 글을 마무리하련다. <중앙일보>의 상황논리를 해괴하다고 평하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구절들이다.

지난 23일이다. <중앙일보>는 청와대 비서관 인선 소식을 전하면서 이런 후문을 곁들였다.

“이명박 당선자는 비서관 인선에도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자신과 호흡을 맞출 ‘베스트’를 뽑기 위해 비서관 인사까지 일일이 챙겼다는 후문이다.”

이 뿐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말을 빌려 이렇게 전했다.

“당선자가 비서관 인선까지 직접 스크린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주변에서 좋은 사람을 추천해도 당선자 자신의 잣대로 판단해 아니라고 생각하면 과감히 퇴짜를 놓은 경우도 있다.”

세세한 후문까지 다 챙긴 <중앙일보>가 왜 다음과 같은 상식적인 의문을 품지 않았는지 의아하다.

청와대 비서관 인사까지 심혈을 기울여 직접 챙기는 사람이 이명박 대통령이라면 장관이나 수석에 대해 어떻게 했을까?

▲이 글은 '프레시안'에 게재된 것입니다.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