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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장관의 어제와 오늘
교과부가 ‘내부형 공모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한나라당은 이를 2월 임시국회 중점추진법안으로 선정했습니다. ‘내부형 공모제’는 교장 자격증이 없는 평교사에게도 교장이 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제도인데요. 교과부의 법 개정안은 ‘학교의 장은 교장 자격증을 받은 사람 중에서 공모를 통해 선발된 사람을 교장으로 임용해줄 것을 임용제청권자(교과부 장관)에게 요청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삽입해 이를 차단했습니다. 또 공모 교장 임명 요청자를 학교장으로 바꿔 교육감의 권한을 박탈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교과부는 전국 공모 교장 임용후보자 377명 가운데 ‘내부형 공모제’를 통해 전교조 소속 평교사가 교장으로 뽑힌 서울 영림중과 강원도 호반초등학교의 교장 임용제청을 거부했습니다. <기사 보기>
참고사항.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한나라당 의원일 때 ‘내부형 공모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협정문이 애들 용돈 기입장이냐?
외교통상부가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한 한-EU FTA 협정문의 일부 수치가 영문 정본과 다른데도 이를 고치지 않고 그대로 비준 동의 절차를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완구류와 왁스류가 원산지로 인정받기 위한 비원산지 재료 허용비가 50%인데 이를 각각 40%와 20%로 틀리게 기록한 건데요.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는 “본질적인 실수가 아닌 단순한 ‘타이핑 에러’”라며 “절차를 되돌려서 국무회의 심의부터 다시 거쳐 재가를 받다 보면 일을 할 수 없다. EU의 양해를 구하고 협정이 발효되면 즉시 고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사 보기>
협정문이 애들 용돈 기입장이냐?

구구절절 맞는 말인데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이익 공유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 위원장은 “초과이익이 나는 것은 대기업의 노력도 있겠지만 중소기업의 노력도 있을 것”이라며 “대기업 이익의 공유대상을 주주, 임직원뿐만 아니라 이익 발생에 기여한 협력 기업으로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 위원장은 이와 함께 이익 공유 결과를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반영해 세제 혜택을 주는 식으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동반성장위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56개 기업을 대상으로 중소 납품업체와 얼마나 잘 상생하는지 평가한 것을 지수로 만들어 내년 3월 이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경련의 양금승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대기업을 압박하고 성적표를 매겨서 진정한 동반성장이 이뤄질 수 있겠느냐”며 “시장경제원리를 훼손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사 보기>
구구절절 맞는 말이긴 한데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신의주서 대규모 충돌
북한 신의주에서 지난 18일경 주민 수백명과 북한 당국이 충돌했다고 합니다. 신의주 시장을 단속하던 보안원들이 한 상인을 때려 혼수상태에 빠뜨리자 피해자 가족들이 거칠게 항의했고 주변 상인들이 대거 동조하면서 충돌로 번졌다고 합니다. 이에 북한당국이 국가안전보위부와 군부대까지 동원해 시위대를 진압했다고 하는데요. 이로 인해 4~5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부상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하네요. 한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달 초 시위를 막기 위해 폭동진압용 특수기동대를 만들라고 지시했고, 이에 따라 각 지역 인민보안국마다 100여명 규모의 기동대가 조직됐다고 합니다. <기사 보기>
잇따르는 북한발 시위 소식. 중동 민주화 바람을 탔다고 보기엔 미디어 환경이 극히 열악한데….

이번엔 의대 교수…폭언 협박 갈취
고려대 의대의 한 조교가 지도교수로부터 폭언과 협박, 노동력 착취 등을 당했다며 지도교수와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통상 의대 출신 대학원생은 월급 250만원을 받는 1급 조교가 되는데 지도교수는 이 조교가 1급 조교가 되는 데 동의해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도교수는 이 과정에서 선천성 심장병으로 군면제를 받은 조교에게 “넌 군대도 면제니까 내 밑에서 몇 년 있는다고 해서 문제될 것 없잖아”라고 말하는가 하면 “내가 네 졸업논문에 도장 안 찍어 주면 그만이다”고 협박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조교는 3년차가 돼서야 1급 조교가 됐다네요. 지도교수는 조교 월급과는 별도로 매달 43만원을 받는 기초의학자 육성 장학금을 연구실에 필요한 비품과 책, 안전용품 구입하는 데 쓰자며 별도의 계좌를 만들어 총 300여만원을 사용했고, 조교에게 각종 심부름을 시키는가 하면 심지어 운전기사 일에 조카 등하교 관리까지 맡겼다고 합니다. 또 지각했다는 이유로 따귀를 때리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했을 때는 학생들을 방치해 두고 다른 지역에 유학 중인 딸을 만나러 가기도 했다네요. <기사 보기>
김인혜 교수도, 이 지도 교수도 빙산의 일각 아닌가요?

교과서 회의 열어야 할 판
개화기 신소설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안국선의 ‘금수회의록’(1908년 출간)이 일본의 정치소설 ‘금수회의인류공격’을 번안한 작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서울대의 서재길 규장각한국학연구원 HK연구교수가 ‘금수회의록’이 일본의 원본 소설에 등장하는 44가지 동물 가운데 8가지 동물을 선택해 번안했다며 “원본 소설의 ‘서언’을 비롯한 본문의 절반가량이 ‘금수회의록’과 일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금수회의록’은 1인칭 관찰자 시점의 ‘나’가 꿈속에서 까마귀 여우 개구리 등 8마리 동물의 회의를 참관한 내용을 기록한 소설로, 현재 18종의 고교 문학 교과서 중 12종의 교과서에 실려 있습니다. <기사 보기>
교과서 회의 열어야 할 판. 삭제할지 말지.

‘청목회’가 어떻게 됐더라?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가 서울 한강로에 있는 KT링커스 노조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노조가 조합원 동의 없이 조합원 명의로 전현직 국회의원들에게 정치 후원금을 제공했다는 중앙선관위 고발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후원금을 받은 의원은 한나라당 김성태 남경필 의원과 민주당 의원 2명 등 모두 10여명이라고 합니다. 의원 1인당 후원금은 수백만~수천만원으로 총액은 1억여원이라고 하네요. KT링커스는 1988년 KT로부터 100% 출자를 받아 설립된 회사로 공중전화 설치 운영 유지보수 등이 주요사업입니다. <기사 보기>
그나저나 청목회 후원금 사건은 어떻게 종결됐지? 까마득하네.

감사 하러 갔다가
105개 저축은행 가운데 22개 저축은행이 금감원 출신을 감사 또는 감사위원장으로 선임했습니다. 특히 올해 영업정지 된 저축은행 7개 가운데 부산2, 대전, 전주, 중앙부산 등 4곳의 저축 은행 감사가 금감원 출신입니다. 부산2저축은행과 대전저축은행 감사의 경우 금감원 국장급 출신으로 각각 검사총괄국과 비은행검사국 등 요직을 거쳤습니다. 그런데도 대주주의 전횡과 무분별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투자를 견제하지 못했습니다. <기사 보기>
감사 하러 갔다가 돈만 받고 왔지요.

법원에서 뺨맞고
동아대 재단이 21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 대학 교수협의회 전 의장 조모 교수와 현 의장 강모 교수를 파면하기로 의결했습니다. 재단은 조 교수가 2008년 2월 동아대병원 신관 공사 진상보고서를 작성해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고, 병원 신관 공사에 참가했던 지역건설사가 지난해 10월 조교수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의 1심 재판에서 5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점을 징계 사유로 들었습니다. 강 교수에 대해서는 조 교수와 함께 고소당한 명예훼손 사건 1심에서 7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점과 연구실적이 부족한 점 등을 징계사유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두 교수가 정휘위 재단 이사장의 비리 의혹을 제기한 교수협의회 전현직 의장들이라는 점 때문에 징계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휘위 이사장은 동아대병원장 손모 씨한테서 병원장 연임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기사 보기>
법원 가서 뺨맞고 학교 와서 화풀이 하는 건가?

Posted by '토씨'

뭔가 대단한 게 있는 줄 알았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전사”할 각오로 학원 심야교습을 단속한다기에 그렇게 알았다. “교과부·한나라당이 같이 오랫동안 준비를 했다”며 “이르면 여름방학부터 단속에 나서겠다”기에 범정부 차원에서 나서는 줄 알았다. 헌데 그렇지가 않은 모양이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말했다. 학원 심야교습 단속에 대해 “교과부에서 실무자 수준으로 대화하는 중인데 준비절차가 없이 성공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했다. 곽승준 위원장에 대해 “앞으로 자제할 것으로 믿는다”고도 했다. 교과부 장관만이 아니다. 교총 회장 출신인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은 곽승준 위원장을 향해 “대학교수 출신이라 현장을 잘 모른다”며 “현실성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처럼 다르다. 곽승준 위원장의 주장과 교과부·한나라당의 주장이 엄청 다르다. 거의 상극에 가깝다.

궁금해진다. 그럼 곽승준 위원장은 뭘 믿고 저렇게 나서는 걸까? 그는 공명심에 사로 잡혀 앞뒤 안 가리고 나대는 돈키호테인가? 아니다. 그렇게 보기엔 발언 강도가 너무 세고 발언 빈도가 너무 잦다. 곽승준 위원장은 어제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또 다시 말했다. 서울 대치동과 목동, 중계동의 학원을 중점 단속대상으로 삼겠다면서 “1천만 학부모와 학생들이 우리 편이기에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정권 안팎의 반발과 냉소에도 불구하고 무소의 뿔처럼 가기로 작정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분석한다. 곽승준 위원장이 이주호 교과부 차관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교육공약을 성안한 점에 주목한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학원 심야교습을 금지하는 내용의 ‘학원 설립·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로 한 점에 주목한다. 정권의 핵심 3인이 물밑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한다. 교과부·한나라당 ‘전체’가 아니라 ‘일부’와 사선에서 조정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이 분석에 따르니 궁금한 게 하나 더 생긴다. 핵심 3인을 뭉치게 한 원동력은 뭘까? 정두언 의원은 “겁이 없어서 나선 것”이라고 했는데 이런 뱃심을 키운 자양강장제는 뭘까?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곽승준 위원장이 그랬다. “3-4년 후 이 정부는 결국 교육과 부동산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했다. “나 같은 교수 출신에게 자리 준 것은 혁신을 하라는 뜻으로 이해한다”고도 했다. 정권의 명운을 걸겠다는 얘기다. 그래서 정권의 최고 책임자, 즉 대통령이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보니 정정할 게 눈에 들어온다. 곽승준 위원장은 “사교육 규제는 전두환 정권도 밀어붙였는데 왜 우리가 못하나”라고 반문했지만 비교가 한정됐다. 전두환 정권 뿐만 아니라 김영삼 정권도 닮아가고 있다. ‘금융실명제’를 전격적으로 내밀었던 김영삼 정권의 ‘깜짝쇼’를 본뜨고 있다. 최고 통치권자의 밀명을 받고 밀실에서 방안을 만들어 느닷없이 들이댄 김영삼 정권의 이벤트를 따라 하고 있다.

아무래도 좋다. 잘 될 수만 있다면 어찌되든 좋다. 하지만 그렇게 될 것 같지가 않다.

금융실명제의 족적을 보면 안다. 시행된 지 십수 년이 흘렀지만 유명무실하다. 정관계 인사의 검은돈 추문이 터질 때마다 등장하는 게 차명계좌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약했던 게 바로 금융실명제다.

전철을 그대로 밟을 공산이 농후하다. 주무부처 장관마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라면 교육공무원의 자발적 참여는 기대하기 어렵다. 위에서 찍어누르니 시늉이야 하겠지만 거기서 그칠 공산이 크다. 안병만 장관의 말처럼 “(위에서)자제할” 그 날을 기다리면서, 또는 ‘힘 빠질’ 그날을 고대하면서 엉덩이만 들었다 놨다 할 가능성이 높다.

검은돈 왕래도 더 성해질 것이다. 법으로 금지하는 순간 불법이 될테니 음지에서 ‘차명과외’를 하고, 그 대가로 검은돈을 주고받는 풍조가 만연할 것이다. 물론 그 주체는 가진 자가 될 것이다. 권세있는 자가 금융실명제를 유린했듯이 가진 자가 사교육 근절 구호를 비웃을 것이다.

돌아볼 필요가 있다. 취지와 실행이 따로 놀았던 금융실명제를 되짚으면서 비교할 필요가 있다. 고관대작의 차명계좌는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지만 가진 자의 ‘차명과외’는 나와 내 자식의 인생이 걸린 문제라는 점, 그래서 취지를 공감 받지 못하고 실행이 공평하지 않으면 어차피 안 되는 문제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자칫하다간 1천만 학부모와 학생을 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각인할 필요가 있다.

곽승준 위원장은 “개혁은 부드럽게, 점진적으로, 조심스럽게, 사려깊게, 점잔 빼면서, 겸손한 태도로 해서는 결코 진척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지만 다른 건 몰라도 교육문제만큼은 사려 깊게, 겸손한 태도로 접근해야 한다.

한나라당 의원마저 제기했다. MB교육의 철학은 규제완화인데 왜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을 펴느냐고 의아해했다. 바로 이 점이다. 대학입시 자율화와 고교유형 다양화를 통해 사교육 유발효과를 극대화해놓고선 사교육을 틀어막겠다고 호언장담하는 행태가 국민에게 어떻게 비쳐지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부드럽게, 그리고 점진적으로 MB교육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더듬어야 한다.

국민이 보기에 곽승준 위원장이 총대를 멘 사교육 근절책은 ‘사정책’이다. 정부의 행정계통을 밟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私)정책’이고, MB교육의 ‘정체성’에 대해 헷갈리게 만든다는 점에서 ‘사(邪)정책’이며, 학생과 학부모를 더 골병 들게 할지 모른다는 점에서 ‘사(死)정책’이다.

Posted by '토씨'

공무원에게도 영혼이 있는가 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국세청의 1급 이상 고위공직자 11명이 사표를 낸 데 대해 여권에서 말한단다. “이명박 대통령의 통치철학과 맞지 않는 공직자들을 걸러내기 위한 인적 개편이 시작됐다”며 당연시 한단다. 1급 공직자 가운데 상당수가 노무현 정부 때 임명된 사람들이니까 솎아내야 한다는 말이 여권 내에서 공공연히 나돈단다.

그럴 수 있다. 길어봐야 5년이다. 헌법이 부여한 이 기간 내에 국정 성과를 내려면 대통령과 철학을 공유하고 비전을 함께 하는 공무원들의 견마지로는 필수적이다. ‘코드’에 기우는 대통령의 모습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이해한다. 야당 생활 10년 하는 바람에 인재를 모으지 못했다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주장을 이해한다. 경우에 따라 한정된 인적 자원을 갖고 돌려막기를 해야 하는 현실 또한 이해한다.

근데 좀 어색하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렇게 추진하면서도 겸연쩍어 하지 않는 여권의 태도가 지켜보는 사람조차 민망하게 만든다.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사를 할라치면 한나라당이 비난을 퍼붓곤 했다. ‘코드・보은・회전문’ 레퍼토리를 앞세워 융단폭격을 가하곤 했다.

이 행태를 답습한다. 자신들이 그렇게 욕했던 '코드・보은・회전문' 인사를 리메이크 한다.

1급 공직자 솎아내기 말고도 사례는 많다. 내각은 ‘고소영’으로 채웠고 공공기관엔 ‘낙하산’을 투하했다. 그 뿐인가. 지난 10일엔 국가 건축정책을 관장하는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에 뇌물수수죄로 징역 5년형을 선고 받은 양윤재 전 서울시 부시장을 앉혔다.

‘코드’와 ‘보은’은 이미 마침표를 찍었다. 남은 건 ‘회전문’인데 이 또한 조만간 기정사실이 될지 모르겠다.

‘한겨레’가 보도했다. 사의를 표명한 우형식 교과부 차관 후임으로 이주호 전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이 입성할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한겨레’가 ‘설’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만큼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아무튼 이 ‘설’이 현실이 되면 완성된다. ‘회전문’도 가동되기 시작한다.

그만 하자. ‘뿌린 만큼 거둔다’는 자연법칙을 환기시키는 것으로 만족하고 다른 점을 짚자. ‘코드・보은・회전문’의 대척점에 서 있는 ‘탕평’의 향배다. 

여권 일각에서 그랬다. 개각을 단행할 때 통합형 인사를 해야 한다고, 이전 정부에서 기용됐던 사람이라도 능력이 있다면 갖다 쓰고, 박근혜계 인사들도 입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능성이 있을까? 별로 없다. 가능성 이전에 의미가 별로 없다. 가능성이 현실화 된다 해도 ‘탕평’은 포장지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

여권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 해석하면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무늬만 탕평’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를 댈 수 있다.

지금 내각은 '친위' 내각이다. 'MB철학'을 공유하는 사람들로 짠 내각이다. 이런 내각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코드가 다른 고위 공직자들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주장에서 추출할 수 있다. 장관은 그리 중요치 않다는 사실을, 정책을 직접 입안하고 집행을 몸소 관장하는 공직자들의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추출할 수 있다. 더불어 추론할 수 있다. 고위 공직자를 ‘코드’에 맞게 도열시키면 장관이 누가 되든 국정 방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추론할 수 있다.

너무 일방적인 분석일까? 청와대가 고위공직자 걸러내기는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했으니까 그것을 갖고 '무늬만 탕평'을 도출하는 건 너무 일방적인 걸까?

그럼 이 점에 눈을 돌리자. 대통령은 '속도'를 주문하고, 한나라당 대표는 '돌파'를 천명하고, 같은 당의 원내대표는 '전쟁'을 선포한다. 국정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그렇게 하겠노라고 다짐한다.

이미 전제돼 있다. 드라이브를 걸려는 국정 방향이 정해져 있고, 내년 한 해 달성해야 할 국정 과제가 설정돼 있다. ‘통합’ 명분에 발목이 잡혀 ‘MB본색’을 내는 데 주저하는 일 따위는 벌이지 않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다. 

'탕평'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별로 없다.  

▲사진=지난 10일 청와대서 열린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촉식 장면 ⓒ청와대

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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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애정이 각별한가 보다.

끄떡없다. 다른 수석들이 경질 대상에 오르내리는 동안에도 이주호 교육과학문화 수석은 무풍지대에 남아 있었다. 내일로 예정된 청와대 비서진 개편에서도 그의 이름은 발견되지 않는다. 심지어 <중앙일보>는 이런 보도까지 내놨다.

“이주호 수석 빼고 전원 교체”

도대체 비결이 뭘까? 다른 수석들이 인적 쇄신 바람에 사시나무 떨듯 하는데도 이주호 수석은 어떤 비결로 ‘뿌리 깊은 나무’로 우뚝 서서 바람에 아니 뮐 수 있는 걸까?

알 도리가 없다. 이주호 수석이 이명박 대통령의 애정을 듬뿍 얻어낼 수 있었던 비결이 뭔지 알아낼 방법이 없다. 상식선에서의 추론이 불가능하다.

알 도리는 없지만 알 만큼은 다 안다. 애정전선의 실상은 몰라도 그 애정이 뒤틀린 것이라는 사실은 웬만큼 다 안다.

바로미터가 있다.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다. 청와대 비서진 개편에 뒤이을 내각 개편에서 경질대상 1순위로 지목되는 사람이 바로 김도연 장관이다. 스승의 날에 모교를 찾아가 ‘지원’을 약속한 처신도 문제이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무리한 교육정책으로 교육계에 혼란을 가중시킨 점이라고 한다. 바로 이 사유가 김도연 장관을 일찌감치 ‘마속’으로 규정짓게 만든 요인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이주호 사랑’이 뒤틀린 것이라고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경향신문>이 보도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아니라 이주호 수석이 주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주호 수석의 “수렴청정” 때문에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부 의견수렴조차 안 되는 단순행정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주호 수석의 측근이 “훗날 책임을 지더라도 앞으로 1년간 다른 의견은 듣지 않고 원안대로 간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교육정책이 ‘학교자율화’ ‘영어공교육’ ‘고교다양화 300’ 등이라고 했다. <경향신문> 보기

<경향신문>만의 진단이 아니다. 보수적인 입장에서 전교조와 각을 세워온 교총마저 이주호 수석 교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지난 9일 성명을 내 “정부의 교육정책 혼선, 인사 파열음, 일관성 없는 정책 추진 등으로 교육정책의 큰 방향이 흔들리고 있다”며 “교육정책 혼선을 바로잡으려면 이명박 대통령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과감하게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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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이 이렇다. 그런데도 이명박 대통령은 거꾸로 달리고 있다. ‘몸통’은 놔두고 ‘깃털’만 뽑으려 한다.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이명박 대통령의 이런 ‘쇄신’을 누가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도대체 누가 이걸 국민의 뜻을 받든 ‘쇄신’이라고 인정할 수 있을까?

오히려 정반대다. 이렇게 이해하게 돼 있다. 갖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나의 길을 가련다’를 선언하는 것으로 이해하게 돼 있다. ‘공교육 포기’ 비판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학교에 ‘경쟁 넝쿨’을 심으려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돼 있다.

참고로 <한겨레>가 오늘 보도한 소식을 전한다. 이주호 수석의 "다른 의견 듣지 않고" 행한 “수렴청정”의 결과일 수도 있는 우리 교육계의 편린이다.

경기 ㅊ초등학교 4학년 딸을 둔 ㅂ씨는 이달 초, 아이의 학교 전학을 심각하게 고민했다. 학교에서 수준별 이동수업을 한다며 수학시험을 치른 뒤 학생들을 상·중·하 세 반으로 나눴는데, ㅂ씨의 딸은‘하’ 반에 들게 됐다. ㅂ씨는 “어깨가 축 처져 집에 온 아이가 공부를 못해서 미안하다며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는데, 너무 속이 상해 같이 울었다”고 말했다. ㅂ씨는 맞벌이를 하는 처지를 탓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단지 수학을 좀 못한다는 이유로 ‘하’ 반에 들어가면 그 아이가 받을 마음의 상처는 누가 책임질지 억장이 무너진다”며 “아무래도 학원에 보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위=청와대 비서진 대폭 개편에도 살아남을 것으로 보이는 이주호 교육 수석 ⓒ오마이뉴스
▲사진 아래=내각 개편 때 경질 1순위로 거론되는 김도연 교육 장관 ⓒ오마이뉴스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