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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신기(神技), 제 머리를 깎다
정치인이 정치자금법 위반했을 경우 벌금 100만원 이상 형 받으면 당선무효가 되는데요.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이 기준을 300만원으로 완화하기로 하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원내대표 간 협상에 넘겼습니다. 벌금 100만원 기준은 10여년 전에 만들어져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네요. <기사 보기>
다시금 확인합니다. ‘제 밥그릇 챙기기’는 늘 집요하고 단호하고 가열찹니다. 새롭게 확인합니다. 스님도 못 하는 ‘제 머리 깎기’를 정치인은 아주 쉽게 합니다.

증인 출석, 더 줄어들겠네
‘형사사범 정보시스템’이 5월부터 가동에 들어가는데요. 경찰이 내사종결한 사안이나 단순 참고인으로 조사받은 사람의 개인기록까지 저장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이 정보는 경찰은 물론 검찰도 볼 수 있고 국정원ㆍ국세청ㆍ관세청 등도 인증절차를 거치면 정보를 공동활용 할 수 있습니다. <기사 보기>
걱정됩니다. 가뜩이나 ‘귀찮아서’ 증언 안 해주는 풍조가 문제인데 이젠 ‘무서워서’ 더 안 할지도 모르겠네요.

법원은 좌파 소굴 아니다
인천지법 형사3단독 권성수 판사가 교사 시국선언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전교조 인천지부 간부들에게 벌금 50~1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교사들의 정치적 의사표현은 일반 공무원보다 더 신중히 행사돼야 하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이 사건의 시국선언 행위는 국가공무원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집단행위에 해당된다”는 판결인데요, 전주지법은 같은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습니다. <기사 보기>
판결에 대한 시시비비를 떠나 이 점은 확실하네요. 보수세력의 호들갑과는 반대로 법원은 다양하다는 것, 좌파 이념에 점령당한 건 아니라는 것….

‘버릇없다’는 말을 버르장머리 없이 써서
지난해 4월 2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 법정에서 판사와 피고 변호사 사이에 말이 오가던 중 원고인 당시 69세의 노인이 대화에 끼어들었습니다. 그러자 당시 39세의 판사가 “어디서 버릇없이 툭 튀어나옵니까”라고 핀잔을 줬고, 이에 모멸감을 느낀 노인은 인권위에 진정을 냈습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인권침해라고 결정했는데요. “통상 버릇없다는 표현은 어른에게 예의를 지키지 않을 경우 나무라는 말인데 39세의 판사가 69살의 노인에게 사용할 수 있는 말이라고 볼 수 없다”는 판단입니다. <기사 보기>
간단히 말하면 이런 뜻입니다. ‘버릇없다’는 말을 버르장머리 없이 썼다는 것…

책임 통감? 자리 보전!
서울시교육청 산하 11개 지역교육청의 교육장과 본청 국ㆍ실장들이 보직 사퇴서를 제출했습니다. 최근 잇따른 비리사태에 책임을 통감하는 차원이라고 하는데요. 교육계에서는 ‘쇼’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최고 책임자인 김경회 부교육감이 빠져있고, 교육전문직 공무원에 대한 정기인사가 3월 1일에 있어 어차피 자리 이동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기사 보기>
교육계의 ‘쇼’ 주장이 맞다면 보직 사퇴는 ‘책임 통감’ 차원이 아니라 ‘자리 보전’ 차원이 되는 거군요.

구멍이 어디 원형지 뿐이랴
어제 오후에 조치원역 앞에서 700여명이 모여 ‘세종시 원주민 생계 및 재보상 비상대책위 2차 집회’를 열었는데요. 참석자 중 절반 이상이 세종시 원주민과 별 관련이 없는 대전지역 주민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대절한 버스를 타고 집회 현장에 왔는데요. 버스 안에서 한 남성이 자신을 인솔자로 소개하면서 “정부가 세종시 홍보를 위해 여러분을 동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또 “현지에 가면 방송국 등에서 인터뷰 요청이 올 텐데 일절 응하지 말라,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면 대전에서 왔다고 말하지 말고 조치원 쪽에서 왔다고 말하라”고 ‘지침’을 내리기도 했답니다.  참석자들은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1인당 3만원씩 받았는데요. 다음주 서울 집회에 참석하면 5~6만원 준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합니다. <기사 보기>
세종시 헐값매각 때문에 돈이 줄줄 새는 줄 알았는데 구멍이 하나 더 있었네요.

박사모가 전열을 북돋우면?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어제 경남지사 출마를 선언하자 박사모의 정광용 회장이 “좋다, 나와라, 박사모에게는 전열을 북돋우어 줄 계기가 될 것”이라는 내용의 논평을 냈습니다. 이방호 전 사무총장은 2008년 총선 때 공천을 주도한 인물로, 당시 친박계 인물 상당수가 낙천되자 박사모가 이방호 전 사무총장의 낙선운동을 벌인 바 있습니다. <기사 보기>
관전 포인트네요. 한나라당이 이방호 전 사무총장을 공천하면? 지방선거 공천에서 제2의 이방호가 나오면? 그래서 박사모가 전열을 북돋우면?

‘피리 부는 사나이’ 때문이면?
이만의 환경부 장관이 기상청에 특별 주문을 했습니다. “지진 발생 전에 나타나는 동물의 이상행동을 지진 예보에 활용할 수 있는지 연구해 보라”는 주문이었습니다. 이만의 장관이 이같은 사실을 밝히면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1993년 제주도 부지사로 근무하던 시절 아침에 목장 문을 열어도 소나 말들이 바깥으로 나가지 않고 나무 아래에 모여 풀을 뜯는 날은 어김없이 그날 오후에 비가 오더랍니다. <기사 보기>
이만의 장관의 노심초사는 높이 사야 하지만 한편으론 괜한 걱정도 드네요. 쥐떼가 대이동하는 걸 보고 대피명령을 내렸는데 알고 보니 ‘피리 부는 사나이’ 때문이었으면 어떡하나요?

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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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지도부가 합창을 했다. '탈당 의원 복당 불가'를 선언했다.

강재섭 대표는 탈당 출마자의 복당 불가를 명시한 당헌·당규는 박근혜 전 대표가 직접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고, 윤리위원회는 무소속 또는 다른 당 후보를 지원하는 건 해당행위라고 규정했다. 이방호 사무총장과 안상수 원내대표는 탈당 출마자의 복당은 절대 안 된다고 거듭 확인했다. 모두가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들이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합창을 한 배경이 뭘까? 대다수가 말한다. 박근혜(계)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공격에 나선 것이라고 한다.

당연한 분석 같다. 대구에 내려간 박근혜 전 대표가 구름 인파를 몰고 다니고 있고, 그의 발언과 발걸음이 음으로 양으로 박근혜계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멀쩡히 구경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제어해야 하고, 그러려면 공격해야 한다.

박근혜(계) 바람은 광풍일까?

근데 이상하다. 분석이 너무 명쾌해서 그런지 허전한 느낌이 든다.

이 점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박근혜(계) 바람이 부는 게 사실이라면 그 기원은 두 개일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중적 인기가 하나이고, 한나라당의 무원칙 공천에 대한 유권자의 반발심리가 다른 하나다. 박근혜(계) 바람은 이 두 요소가 맞물리면서 만들어진 상승기류다.

이렇게 보면 한나라당 지도부는 바람을 차단하는 게 아니라 역풍을 맞게 돼 있다. 탈당 출마자에 대해 복당 불가를 선언한 것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똥고집 행각'으로 유권자에게 비쳐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또 박근혜 전 대표를 직접 공격한 것은 무원칙 공천의 최대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일로 간주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상하다는 얘기가 이 대목에서 나온다. 한나라당이 이 점을 몰랐을 리 없다. 아주 기초적인 이런 사정을 모른 채 헛다리를 짚었을 리 없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박근혜 전 대표를 직접 공격하고 나선 배경이 뭘까?

원점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박근혜(계) 바람이 일고 있다는 대전제가 잘못된 것이라면, 아니 한나라당 지도부가 그렇게 보고 있지 않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한나라당 안에서 바람이 불지 않는다고 장담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하지만 바람이 제어하지 못할 정도로 거세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게 나오고 있다. 친박연대와 무소속연대가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하지만 한나라당 후보를 압도하는 후보는 두세 명에 불과하다. 그것도 모두 영남권이다. 나머지 후보는 잘 해야 한나라당 후보와 박빙의 대결을 벌이고 있는 정도다.

바람엔 맞바람으로

바로 이게 포인트다. 한나라당 지도부 또한 판세를 이렇게 보고 있다면 두 갈래 대응법을 모색하는 건 오히려 자연현상에 가깝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영남권의 '사랑'을 없애는 게 불가능하다면 감정의 농도를 줄이는 게 상책이다. 방법은 번민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 다른 감정, 즉 한나라당에 대한 전략적 투표성향을 자극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복당 불가' 주장은 아주 유용한 도구다. '복당 불가'의 톤이 올라갈수록 박근혜계 후보와 한나라당의 거리는 멀어지고 박근혜계 후보의 당선은 최소화된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사랑'이 비교적 덜한 수도권에선 정면 공격을 하는 게 낫다. '원칙을 따르는 정치지도자'의 이미지에 덧칠을 함으로써 수도권에 출마한 박근혜계 후보들을 이전투구의 싸움꾼으로 몰아가는 게 낫다. 강재섭 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의 이율배반을 강조한 건 그래서 유용하다. 이렇게 묘사해야 박근혜 전 대표는 무원칙한 이중 플레이어가 되고 박근혜계 후보의 표 잠식 현상은 극소화된다.

두고 볼 일이다. 한나라당 지도부의 '박근혜 때리기'가 이런 계산에 기초한 것이라고 해도 그건 '최선의 대응'이지 '최선의 결과'는 아니다. 한나라당 지도부의 '최선의 대응'을 온 몸으로 받아야 하는 맞은편이 구경만 하고 있을 리 없다. 당장 박근혜 전 대표 측근들이 역공을 퍼붓고 있다. 탈당 후 출마는 해당행위라는 한나라당 지도부의 비난에 대해 "당헌·당규도 지키지 않고 공천을 잘못한" 게 해당행위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이 글은 '프레시안'에 게재된 것입니다.

Posted by '토씨'

한나라당이 곤혹스럽게 됐다. 이재오-이상득 두 사람의 권력투쟁이 잠잠해지기도 전에 또 한 번의 물고물리는 당내 싸움을 맞이해야 할 운명이다.

김택기 전 의원의 돈다발 파문은 결국 책임론으로 귀착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당 지지율이 빠지는 판에 한나라당엔 천형과도 같은 차떼기 이미지를 부활시키는 폭거를 저질렀으니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돈다발 파문이 특정 지역구의 판세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또 모를까 전체 선거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에 묵과할 수 없다. 전혀 의외의 인물이 저지른 비리행위라면 또 모를까 이미 철새행각과 비리행각(1993년 국회 노동위 돈봉투 살포사건)으로 윤리위원장이 공천 배제를 주장하고 최고위원회가 재심을 요청했던 인물이 저지른 비리이니 '무대포 공천'에 대한 책임론을 덮을 수 없다.

이미 시작된 삿대질, 그러나…

먼 훗날의 얘기가 아니다. 이미 삿대질은 시작됐다. 당내 일각에서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인명진 윤리위원장 같은 이는 이방호 사무총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대놓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삿대질이 무한궤도 위에서 극렬하게 전개될 것 같지는 않다. 몇 가지 사유가 있다.

이방호 사무총장을 향한 책임론의 성격이 모호하다. 그것이 선거실무 책임자에 대한 당위적 비판인지, 아니면 특정계파 대리인에 대한 정치적 공격인지가 불분명하다. 이 얘기는 '무대포 공천'의 배후 주범이 누구인지 아직 확실치가 않다는 얘기로 연결된다. 그래서 전선을 잡기가 애매하다.

당 안팎에서 김택기 전 의원을 민 게 누구라더라 식의 '카더라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혐의'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기껏해야 연고와 정황에 기댄 막연한 의심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무대포 공천'의 주범이 딱 잡아떼도 달리 대응할 묘수가 없다. 이재오-이상득 권력투쟁 과정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는가. 서로가 서로를 향해 공천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는데 정작 당사자들은 공천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강변했다.

'무대포 공천'의 주범이 밝혀진다 해도 당장 확전으로 가기 힘들다. 시간 때문이다.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보름도 남지 않았다. 이런 시기에 집안에서 삿대질을 하면 야당이 공세무기로 삼는 '차떼기' 이미지만 확대재생산 되고 그에 비례해서 표의 낙하속도가 빨라진다.

어차피 본게임은 총선 후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 이재오 의원의 출마 소식을 접한 정두언 의원이 그랬고, 공천자 55명이 그랬다. "소장파의 충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총선 후에 평가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 만이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도 무원칙 공천을 맹비난하면서 "당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갈등 수위는 표가 좌우한다

사정이 이렇다. 수도권 소장파는 '무대포 공천'의 역풍을 온 몸으로 맞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당내 비주류로 '무대포 공천'의 피해자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이 두 세력이 총선 후에 '무대포 공천'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할 동기와 사유는 충분하다. 당을 바로 잡기 위해서도 그렇고,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도 그렇다.

관건은 결과다. 박근혜 전 대표가 공언했듯이 한나라당의 과반 의석 달성이 필연적으로 실패하게 된다면 책임을 둘러싼 갈등은 극한적인 양상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김택기 리스크'의 가치가 그에 비례해서 올라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의 결과, 즉 과반 의석 달성에 성공한다면 책임 공방은 김빠진 사이다마냥 밍밍하게 끝날 가능성이 크다. '무대포 공천'의 배후 주범이 누구이든, '김택기 리스크'의 파괴력이 어느 정도이든 공천 그 자체는 무난 또는 성공으로 평가되고 그에 맞춰서 이전의 모든 과정은 불문에 부쳐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프레시안'에 게재된 것입니다.

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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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한나라당의 강재섭 대표는 과녁을 정확히 조준할 걸까? 정말 이방호 사무총장이 화근인 걸까?

진행과정을 보면 그렇게 보인다.

이명박-박근혜 두 사람이 만나 ‘공정 공천’을 약속한 게 1월 23일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엿새 뒤인 29일에 공천심사위는 부정부패 전력자 공천 배제 원칙을 채택했다. 박근혜계가 강력히 반발하며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자 이명박 당선자가 이재오-이방호 두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도 공천심사위는 어제 또 다시 ‘문제가 되는 공천 신청자는 별도로 심사한다’는 어정쩡한 결론을 내렸다.

이명박 당선자의 ‘진심’은 그렇지 않은데 누군가가 중간에서 ‘장난’을 치는 것처럼 보인다. 강재섭 대표의 표현을 빌리면 ‘간신’이 뒤통수를 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방호 사무총장이다.

하지만 이런 분석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아주 기초적이면서 상식적인 의문에 답을 내놔야 한다. 이명박 당선자가 ‘간신’에 휘둘릴 정도로 헐렁하냐는 의문이다. 정작 이중 플레이를 하는 사람은 이명박 당선자이고, 이방호 사무총장은 악역을 맡고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이다.

힌트는 강재섭 대표의 말에 들어있다. “이중 플레이 하고 뒤통수치는 것은 바로 이명박 당선자가 청소해야 할 여의도식 정치”라는 말이다.

항간에 이런 평가가 나돈다. 이명박 당선자는 ‘여의도식 정치’에 익숙하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다는 평가다.

이 평가가 진실을 담고 있다면 강재섭 대표의 진단이 맞을지 모른다. 국정에 전념하기 위해, 그리고 ‘여의도식 정치’에 익숙하지 않아 ‘정치-공천’을 다른 누군가에게 일임했을 수 있다. 이방호 사무총장, 그리고 그와 짝을 이루는 이재오 의원에게 넘겼을 수 있다.

‘개인적인’ 동기도 있다. 이재오 의원이 당 대표 경선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 소문이 ‘연기’가 아니라면 잠재적인 경쟁자를 사전에 제압하려는 시도가 나올 수 있다. 대상은 바로 김무성 최고위원이다.

이렇게 보면 이명박 당선자는 ‘뒤통수치기’와 무관하다는 강재섭 대표의 확신은 사실에 접근한다.

하지만 너무 순진하다. 이런 분석은 정치의 ABC와 현실적인 여건을 모두 부정하는 것이다.

정치가 뒷받침해주지 않는 국정이 얼마나 무력한지는 새삼 거론할 바가 못 된다. 이명박 당선자 쪽에서 일찌감치 당-정-청 일체화 얘기를 꺼낸 연유도 이것이다. 국정과 정치의 분업 시스템은 성립하기 어렵다.

이명박 당선자가 국정을 원활히 수행하려면 ‘여의도’를 장악해야 한다. 여의도에 있는 한나라당사를 장악해야 하고, 국회의사당을 장악해야 한다. 그러려면 공천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당권을 장악하려는 ‘개인적인’ 동기도 사실 따지고 보면 이재오 의원만의 동기가 아니다. 이명박 당선자의 ‘개인적인’ 동기이기도 하다.

힘이 없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뭘 해야 할지 알지만 그걸 관철시킬 힘이 없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게 정치 법칙이다. 하지만 이명박 당선자는 힘이 있다. 그것도 가장 무거운 중량의 힘이다. ‘간신’을 제어하고도 남을 힘이 비축돼 있다.

눈과 귀가 닫혔다면 또 모른다. 인의 장막에 가려 돌아가는 형편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간신’의 활동공간은 넓어진다. 하지만 이 또한 아니다. 공천 배제가 박근혜계를 겨냥하고 있다는 사실은 모든 언론이 일제히 내놓은 진단이다. 이명박 당선자가 이런 진단을 못 보고 못 들었을 리 없다.

강재섭 대표가 겨냥한 과녁은 중요한 게 아니다. 강재섭 대표라고 해서 권력의 최고 정점에 서 있는 사람을 정면에서 들이받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강재섭 대표가 겨냥한 과녁을 과녁이 아니라고 부인할 필요도 없다. 수족을 묶으면 몸통의 운신 폭은 좁아지는 법이다.

아무튼 곤란하게 됐다. 이명박 당선자로선 뜨거운 감자를 손에 쥐게 됐다.

강재섭 대표의 요구대로 이방호 사무총장을 내치면 ‘여의도 장악’이 차질을 빚는다. 박근혜계의 공천 방어막은 두터워지는 반면에 물갈이 폭은 좁아진다. 이방호 사무총장을 품으면 명분을 준다. 중립지대에 있던 강재섭 대표를 내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박근혜계의 집단 반발 명분에 객관성을 부여하게 된다.

어찌 할 것인가?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이방호 사무총장을 존속시키면서 타협책을 찾는 길이다. 공천 배제 원칙을 대폭 누그러뜨려 박근혜계에 일정하게 ‘실리’를 보장하고 자신도 수족을 보존하는 길이다.

하지만 박근혜계가 과연 이 정도 타협책에 만족할까? 강재섭 대표 덕분에 반격의 고삐를 움켜쥐게 됐는데 약간의 ‘떡고물’에 만족할까?

경우에 따라서는 이방호 사무총장을 내쳐야 할지 모른다. 그게 ‘읍참마속’이든 ‘토사구팽’이든 이방호 사무총장을 무대 밑으로 끌어내려야 할지 모른다.

박근혜계와 갈라서더라도 원내 과반의석 달성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서지 않는 한, ‘한지붕 두가족’으로 사느니 ‘순혈가족’을 꾸리겠다고 작심하지 않는 한 이방호 사무총장을 버려야 할지 모른다.

이렇게 보니 확연해진다. 강재섭 대표의 화살은 엄청 세다. ‘이방호 과녁’ 뿐만 아니라 ‘이명박 과녁’까지 이중 관통할 수 있는 화살이다.

Posted by '토씨'

역설을 발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뒤집어 보는 것이다. 거꾸로 서 있는 건 물구나무서서 봐야 온전히 보이는 법이다.

이명박-박근혜 합의를 뒤집어 보자. 두 사람이 “공정 공천 원칙에 합의했다”는 발표내용엔 어떤 역설이 숨어있을까? ‘공정 공천’이 애당초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는 역설이다.

엄밀히 보면 ‘공정 공천 원칙’은 이명박-박근혜 두 사람이 합의할 사안이 아니다. 이미 정치적으로 불문율이 된 원칙이다. 새롭게 합의하고 말 게 아니다.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합의하는 게 필요했다 하더라도 그 주체는 공천심사위가 되어야지 이명박-박근혜 두 사람이 주인공이 될 사안이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어제의 합의가 있기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공정 공천 원칙’에 기대어 입씨름을 벌여왔다. 이명박 당선자는 공천 갈등이 표면화될 때마다 “공천은 당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해왔다. 박근혜 전 대표 쪽이 이방호 사무총장의 공천심사위 합류에 반대하면서 내건 이유도 같은 맥락이었다. 특정인, 즉 이명박 당선자의 의중이 공천 심사에 반영되면 불공정 공천이 된다는 이유였다.

그랬던 두 사람이 어제 만나 ‘공정 공천 원칙’에 합의했다. 참으로 어색하다.

이렇게 볼 수 있다. ‘원칙’은 모두가 향유하는 가치다. 당사자든 관찰자든 누구나 읊조릴 수 있는 게 ‘원칙’이다. 그러니까 두 사람이 한나라당에, 공천심사위에 ‘공정 공천’을 당부한 것쯤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문제될 게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 언론 보도에 의해 드러난 실상의 흔적은 그렇지가 않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당선자에게 요청했다고 한다. 20분간 진행된 비공개 독대에서 “경선에서 나를 도왔다는 이유만으로 공천에서 배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흔적이 하나 더 있다. 박근혜 전 대표 쪽이 이명박 당선자 쪽 인사에게 공천희망자 85-90명의 명단을 전달했다고 한다.

‘원칙’에 빗대 보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공천심사위가 아니라 이명박 당선자 쪽에 공천희망자 명단을 제출하는 행위는 ‘원칙 일탈’에 해당한다.

이명박 당선자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난 후에 이방호 사무총장을 불러 지시했다고 한다. “박근혜 전 대표 쪽이 공천과 관련해 요구하는 내용 중 수용할 수 있는 건 적극적으로 수용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 역시 ‘원칙 위배’에 해당한다. 공천심사위원장도 할 수 없는 말을 이명박 당선자가 했다. “공천은 당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던 이명박 당선자가 당에 지시를 내렸다. ‘공천 간섭’이다.

말을 하다 보니 생뚱맞은 것 같다. 원칙은 맞는데 현실을 잘 모르는, 순진한 말만 늘어놓은 것 같다.

내친 김에 마저 확인하자. 현실은 어땠을까?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당선자에게 ‘공정 공천’을 요청하고, 박근혜 전 대표 쪽이 이명박 당선자 쪽에 공천희망자 명단을 제출했다는 얘기엔 힘의 우열 ‘관계’가 새겨져 있다. 이명박 당선자가 이방호 사무총장에게 박근혜 전 대표 쪽의 요구를 수용하라고 지시했다는 얘기엔 힘의 우열 ‘정도’가 녹아있다.

어느 한 쪽이 공존의 틀을 깨고 독자생존을 모색할 만큼 힘을 완전히 독점하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공존관계가 동등한 지분구조 위에서 팽팽하게 유지되는 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어차피 결론은 같다. ‘공정’은 애당초 가능하지 않았다. 공천 갈등이 공정 경쟁, 공정 다툼의 장에서 진행된 게 아니고, 공천 결과가 공정 배분으로 귀결될 것도 아니다.

공천 갈등은 이미 ‘끝’이 예정된 것이었고, 공천 결과는 ‘배려’로 귀결되는 것이다. 남은 문제는 ‘배려’의 크기다.

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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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물갈이를 주장한 이방호사무총장 ⓒ오마이뉴스

한나라당의 이방호 사무총장이 불을 질렀다. "이번 공천에서 현역 의원 35∼40%를 물갈이 하겠다"며 "특히 영남 지역이 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공천 시기를 둘러싸고 당내 잡음이 많은 터에 공천 내용까지 언급했으니 박근혜계가 가만있을 리 없다. 박근혜계의 좌장격인 김무성 최고위원이 그랬다. “이방호 총장의 발언은 공천 확정권을 지닌 최고위원회에 대한 권한 침해”라면서 "이방호 총장의 퇴진 요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확전으로 가는 걸까? 박근혜계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 가능성이 희박하다. 잡음은 커지겠지만 그렇다고 그릇 깨지는 소리가 날 것 같지는 않다.

몇 가지 사정이 있다.

때가 좋지 않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기 전이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매일 이명박 정부의 정책 청사진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박근혜계가 그릇을 깨면 자승자박 꼴이 되기 십상이다. 한나라당 지지층 입장에서 보면 초를 치고 재를 뿌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중국 특사단장을 맡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헤아릴 수 있다.

이런 곱지 않은 시선을 희석시킬 명분이 있으면 좋으련만 찾기 어렵다. 오히려 자기 명분을 까먹을 공산이 크다. 사안이 다른 것도 아니고 공천이다. '밥그릇'에 해당하는 것이다.

종합하면 이렇다. 자기 밥그릇 챙기려고 10년 만에 탈환한 정권에 재를 뿌리려 하느냐는 비난을 뒤집어쓰기 십상이다. 박근혜계가 운신할 폭은 지극히 좁다.

물론 다른 측면이 있긴 하다. 힘이 있으면 악조건을 돌파할 수 있다. 정치에서 최고의 가치로 치는 것은 명분이 아니다. 힘이다. 확고한 지지기반과 득표력을 가지고 있으면 웬만한 장애물은 돌파할 수 있다.

세간에서 박근혜계의 공천 반발을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이유도 이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의 영남 장악력이 튼실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닐 수도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영남 장악력이 무엇에 기반하고 있는지를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개인 박근혜'와 '한나라당의 박근혜'는 다르다. 단적인 예가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2002년 대선 직전에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만들었다가 10개월 만에 복당한 적이 있다. 당시 영남지역은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았고, 박근혜 전 대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07년에도 어김없이 재현됐다. 두 번의 대선에서 영남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이회창 씨는 2007년 대선에서 초라한 처지에 빠지고 말았다.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득표율 20%를 넘지 못했다. 힘이 센 상어와 고래도 물을 벗어나면 기가 죽는 법이다.

그럼 박근혜계가 반발하는 이유는 뭘까? 갈수록 반발 강도를 높이는 이유는 뭘까?

성동격서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공천 시기를 문제 삼아 공천 내용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공천 시기의 불공정성을 제기할수록 '공정 공천'의 압력은 세지고, 이에 따라 공천심사위 구성과 공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야만 한다. 그래야 살아남는다. 현재의 당내 지분을 유지하지 못하면 오는 7월에 있을 대표 경선에서 밀리게 되고, 그러면 완전히 소수 비주류로 전락한다. 어떻게든 금배지를 최대한 확보해야 하고, 당원협의회장을 최대한 배출해야 한다.

어떻게 될까? 이런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까? 여의치 않아 보인다. 이방호 사무총장이 천기를 누설한 것이라면 그렇다. 35∼40%의 현역의원을 물갈이하고, 특히 영남 지역이 대상이 되면 박근혜계는 피해갈 수 없다.

그뿐인가. 정몽준 의원이 급부상하고 있다. 울산을 지역거점으로 하는 그가 세력권을 울산에서 부산·경남으로 확장하면 박근혜계는 더욱 위축된다.

차단막을 튼실히 친다 해도 '이명박 대통령'의 후광에 기대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완전히 제어하긴 어렵다. 비주류의 길은 여간한 의지와 인내가 아니고서는 견디기 힘든 길이다.

박근혜계의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그들이 딛고 있는 땅의 면적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객관적 형세가 그렇다. 주관적 의지는 별개로 하고….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