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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04 그들은 왜 감세 철회에 집착하는 걸까?
  2. 2010/02/23 한나라당의 표범 (3)


끝난 줄 알았다.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가 “대통령의 (감세) 공약은 국민과의 약속이며 특히 정치인에 의해 쉽게 바뀔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라고 못 박고,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감세 철회 검토 입장을 뒤집었을 때 논란은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다. 오히려 더 세게 나온다. 소장파들이 감세 철회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겠다며 연판장을 돌린단다.

왜일까? 청와대의 기세가 등등하고 당 지도부의 태도가 박정한데도 왜 한나라당 소장파들은 뜻을 굽히지 않는 걸까?

환기할 필요가 있다. ‘헤럴드공공정책연구원’과 ‘데일리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이 조사 결과 응답자의 26.6%만이 서울지역 국회의원을 재신임 하겠다고 응답했다. 6.2지방선거 결과도 있다. 한나라당 후보가 서울시 구청장 선거에서 전멸하다시피 한 결과다.

돌아볼 필요가 있다. 감세 철회를 주장하는 의원들의 면면이다. 선창했던 정두언 의원의 지역구는 서울 서대문을이고, 연판장 돌리는 데 앞장 선 권영진 의원과 박준선 의원의 지역구는 서울 노원을과 경기 용인기흥구다.

정리는 어렵지 않다. 소장파 의원들이 감세 철회 뜻을 굽히지 않는 연유는 생존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의 정체성보다 자신의 생존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민에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 감세를 철회시키지 못한다 해도 한껏 목청을 높이면 지역구민의 매서운 눈길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지 않을까 기대한다. 

감세 논란을 중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것은 이명박 정권의 이완 현상, 나아가 레임덕 현상의 징후다. 살아있는 권력의 위세에 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살아있는 권력과 차별화를 꾀한다는 점에서, 공동운명체 의식보다 각자도생 본능이 팽창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물론 전조다. 이제 꼬물대기 시작했을 뿐 만개한 건 아니다. 아직은 솟구쳐 오르는 힘보다 찍어 누르는 힘이 더 세다. 그래서 다시 들어갈지 모른다. 연판장을 돌리고 의총을 소집해도 감세를 철회시키지 못하고 다시 복지부동할지 모른다. 하지만 한시적이다. 설령 역행상황이 빚어진다 해도 그건 잠정적인 것이고, 한정적인 것이다.

배 깔고 누운 땅바닥 온도, 즉 민심이 급랭하면 할수록 부동의 여지는 줄어든다. 자칫하다간 자신들이 동사하기에 직립보행을 감행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들을 무릎 꿇게 만드는 압력, 즉 권력의 위세가 약화되면 될수록 직립보행의 부담은 줄어든다. 공기 저항이 줄어들기에 자유보행을 만끽할 여지는 많아진다.

관심사는 그 임계점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이다. 수도권 소장파의 치고 빠지기식 행보가 이명박 정권의 정체성과 이미지에 미칠 영향이다. 청와대가 수도권 소장파에게 제시할 회유와 압박의 수단이다. 친이와 친박의 계파 갈등과는 별개로 전개될 친이계 내부의 이완과 응집의 반복과정이다. 놓쳐서는 안 될, 아주 흥미로운 관전거리다.

▲사진=한나라당 의원총회 모습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가수 조용필 씨가 읊었다. '묻지 마라'고,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고. 마찬가지다. 묻지 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회의장 문을 잠그려(열려고)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절박한 친이(친박)의 단호한 외침을 듣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그건 관심사가 아니다. 국가 중대사에 대한 거대 여당의 주장을 가감 없이 들어야 할 권리가 국민에게 있다는 원칙론에도 불구하고 관심사가 아니다. 이미 다 아니까,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듣고 또 들은 주장이니까 의원총회장 문이 닫히든 열리든 대수는 아니다.

관심사는 따로 있다. 표범인지 하이에나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행태다. 상대의 약점을 찾아 한나라당 안팎을 어슬렁거리는 친이-친박의 행태다.


친박계인 홍사덕 의원을 비롯한 몇몇 의원이 주장했다. 청와대가 친박 의원들 뒷조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친이계인 정몽준 대표가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회동 제안을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양쪽 모두 의원총회가 열리기 직전 또는 의원총회 모두에 이렇게 입을 열었다.

타격전이다. 세종시에 대한 입장을 펴는 게 아니라 상대 진영의 약점을 파고든다는 점에서 정치적 타격전이다. 논리의 허점을 파고드는 게 아니라 약점의 틈새를 벌리려 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선전전이다.

태세가 이렇다.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다'는 각오다.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 하기에 '빛나는 불꽃처럼 타올라야' 한다는 의지다. 친이-친박 모두 이렇게 사생결단의 태세로 나온다. 공존의 토대 위에서 공론을 펴는 게 아니라 퇴치를 목표로 공격을 가한다. 토론이 아니라 토벌을 꾀한다.

그래서 관건이 아니다. 의원총회의 결과는 관건이 될 수 없다.

홍사덕 의원을 비롯한 몇몇 친박 의원들이 ‘뒷조사’ 주장을 내놓는 순간 저지선이 형성됐다. 행여 당론이 변경되는 일이 발생한다 해도 그건 공작의 결과이기에 승복할 수 없다고 주장할 디딤돌이 만들어졌다.

정몽준 대표가 ‘박근혜의 회동 제안 거부’ 사실을 전하는 순간 과녁이 설정됐다. 끝까지 친박이 당론 변경을 거부하면 그걸 ‘박근혜의 독선과 아집’의 소산으로 몰아붙일 빌미가 갖춰졌다.

타격전은 계속 전개될 수밖에 없다. 의원총회장 안팎의 격돌은 몸풀기에 불과하니까, 본게임은 국회 상임위 회의실과 본회의장에서 펼쳐지니까 적어도 두 달 이상은 끝없는 타격전이 전개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친이-친박의 격돌은 기술전이 아니라 체력전이다. 현란한 논리가 승부를 가르는 게 아니라 튼실한 맷집이 성패를 가른다. 상대의 진을 빼 논리를 펼칠 여력을 빼앗는 쪽이 고지에 오르는 지구전이다.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 죽는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 된'다 해도 '오늘도 배낭을 매고' 오르지 않을 수 없는 소모전이다. 

 ▲사진=어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 모습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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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