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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대표가 사퇴하고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물러난다고 해서 바뀔까? 4대강사업을 중단하고 세종시 수정을 포기한다고 해서 바뀔까? 국정기조가 완전히 바뀔까? 바뀌지 않는다. 가지는 치겠지만 뿌리를 도려내지는 못한다.

이명박 대통령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본심을 부각하고자 하는 말 또한 아니다. 어쩌면 그는 바뀔지 모른다. 본심은 몰라도 낯빛은 필요에 따라 바꿀지 모른다. 그래도 바뀌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는 세력, 이명박 대통령이 더더욱 의지하지 않을 수 없는 세력이 바뀌지 않는 한 이명박 대통령의 본심은 바뀔 수 없다.

찬찬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여권이 지방선거에서 완패한 주된 이유는 두 가지다. 여론조사와 천안함이다. 전자는 오판을 불렀고 후자는 오용을 낳았다. 전자는 범보수표만 결집해도 선거 승리는 무난하다는 착각을 낳았고, 후자는 범보수표 결집을 위한 행동을 촉구했다.

하지만 달랐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넘나든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수도권에서 여당 후보들이 여유있게 승리할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도 ‘뻥’으로 드러났다. 50%를 넘나든 건 MB가 아니라 반MB였고, 차이를 보인 건 여야 후보의 지지율이 아니라 실제와 가상이었다. 

천안함 또한 달랐다. 대통령이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북한에 대한 응징에 들어가면 범보수표가 결집할 것이란 전망과 기대 또한 ‘뻥’으로 드러났다. 결집한 건 범보수표가 아니라 범민주표였고 분열한 건 범보수 내에서의 강과 온이었다.

이 점을 돌아보는 이유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에워싸고 있는 세력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가 이 두 현상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를 헛발질로 내몬 가장 큰 사유는 공포였다. 멀리는 미네르바와 ‘PD수첩’에 대한 수사부터 가까이는 천안함 유언비어 단속과 선관위의 선거쟁점 논의 금지가 정부에 비판적인 발언을 잘못했다가는 걸린다는 공포를 자아냈고, 이 공포가 야당표를 꼭꼭 숨게 만들었다. 천안함도 그랬다. 과도한 공세가 공포를 불렀다. 북한과 ‘친북좌파’에 대한 과도한 공세가 전쟁과 공안에 대한 공포를 불렀고, 이 공포가 거꾸로 안정과 평화 희구심리를 자극했다.

주목지점은 주체다. 이렇게 공포를 유발한 주체는 MB정부만이 아니었다. 이명박 대통령을 에워싸고 있고 MB정부를 떠받치고 있는 강경보수세력이 더 열성적인 주체였다. '광장'에 대한 적개심, 그리고 ‘레드’에 대한 적개심으로 똘똘 뭉친 이들이 MB정부에 ‘강경’을 주문했다. ‘촛불’에 데였고 ‘햇볕’에 탈수증 걸렸던 과거 경험을 적개심에 아로새겼던 이들이 ‘강경’을 주문했고 주도했던 것이다.

이들은 변하지 않는다. 선출된 권력이 아니어서 바뀌지 않고 직접 심판 받을 일이 없어서 바뀌지 않는다. ‘광장’을 억누르고 ‘레드’를 축출해야 자신들의 세력기반과 영업기반이 넓어지기에 바뀌지 않는다. 판이 바뀌고 정세가 바뀌면 자신들의 입지가 축소되기에 바뀌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들로부터 탈출하지 못한다. 정치적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짜’ 중도실용노선을 채택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추진할 힘이 없기에 그렇다. 강경 보수세력을 버리고 온건 보수세력, 그리고 중도층에 기대어 ‘진짜’ 중도실용노선을 펴고 싶어도 온건ㆍ중도층의 세력이 미미하기에, 온건ㆍ중도층이 언제 또 표변할지 모르기에 힘을 얻을 수 없고 믿음을 키울 수 없다. 자칫하다간 권력기반이 일거에 허물어지는 불상사를 당할 수 있기에 모험할 수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쩔 수 없다. 미우나 고우나 ‘믿는 구석’에 더 의지할 수밖에 없다. 강경 보수세력의 등에 올라타 달릴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바뀌지 않는다. 냉전, 수구, 퇴행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기에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가 없다.

▲사진=이명박 대통령이 5월 24일 천안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기 위해 전쟁기념관에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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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주장했다. 세종시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의하는 걸 검토하자고 했다. 차명진 의원도 합창했다. 최종 결정은 국민이 해야 한다고 했다.

상징적이다. 이명박계 의원들의 국민투표 주장엔 세종시로 조성된 정치지형이 투영돼 있다.

굳이 어렵게 살필 필요가 없다.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다면 국민투표를 주장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현 가능성도 희박하고, 실시 이유도 부족한 주장을 내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국회에선 역부족이니까, 박근혜계가 동의하지 않는 한 본회의 처리는 무망하니까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다. 이처럼 이명박계는, 세종시 수정론은 국회의사당에서 코너에 몰려 있다.

그럼 어떨까? 국회를 박차고 거리로 나서면, 의원투표가 아니라 국민투표를 하면 세종시 수정안을 관철시킬 수 있을까?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그럴지도 모른다’고 답하고 있다. ‘한겨레’-리서치플러스 여론조사(10월 31일) 결과 ‘원안 또는 확대 추진’이 48.7%, ‘축소 또는 중단’이 39.4%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여론조사(10월 26) 결과는 ‘수정 추진’이 40.5%, ‘원안 추진’이 36.3%였다.

이 정도면 해볼 만하다. 세종시 수정에 찬성하는 여론이 반대 여론보다 높은 경우도 있고, 원안 추진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게 나와도 50%를 넘지 않는 것으로 나오고 있으니까 젖 먹던 힘을 내면 판을 정리할 수 있다.

야당과 박근혜 전 대표의 완고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사당 내 세 불리에도 불구하고 이명박계가 미련을 떨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래서 국민투표까지 거론한다.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군침을 닦아내지 못한다.

헌데 어쩌랴. 시간이 없다.


‘한겨레’-리서치플러스에서 명징하게 나타났다. ‘원안 또는 확대 추진’ 의견이 9월 조사에선 42.4%였다가 10월 조사에선 48.7%로 6.3%포인트 증가했다. 반대로 ‘축소 또는 중단’ 의견은 46.7%에서 39.4%로 7.3%포인트 줄었다.

시간은 ‘세종시 수정론’이 아니라 ‘세종시 원안론’ 쪽으로 기울고 있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박근혜 전 대표 등의 '세종시 원안론' 활동폭을 넓혀준다. 여론조사 결과의 다른 수치가 그렇게 확인하고 있다.  

‘한겨레’-리서치플러스 조사에선 박근혜 전 대표의 ‘수없이 약속한 일’이라는 주장에 공감하는 의견이 57.9%, 이명박 대통령의 ‘백년대계엔 타협 없다’는 주장에 공감하는 의견이 32.8%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박근혜 전 대표의 ‘원안 고수’ 입장에 대해 ‘평소 소신이니까 별 문제 없다’는 의견이 58%, ‘신중치 못한 발언’이라는 의견이 22.3%였다.

명료하다. 이명박계가 ‘세종시 수정론’을 관철시키려면 그들 말대로 박근혜 전 대표가 버티고 있는 국회를 우회해 거리로 나가야 한다. 그것도 빨리, 하루라도 빨리 국민투표에 부쳐 박근혜 전 대표의 입김을 최소화 해야 한다.

부질없다. 국민투표의 실현 가능성은 차치하고 속도전 또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명박계가 가속 페달을 밟으려면 기름을 ‘만땅’ 채워야 한다. 세종시 수정의 청사진을 하루라도 빨리 제시한 다음에 대국민 설득전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걸음이 너무 느리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제서야 ‘세종시위원회’와 당내 논의기구 구성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야당과 박근혜 전 대표는 날아가는데 정부와 이명박계는 엉금엉금 기고 있는 것이다.

자초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들 말대로 세종시 수정론에 어떤 정치적 포석도 깔지 않고 오로지 진정성과 소신만을 담았다면 정도를 걸었어야 했다. 당 지도부에게는 ‘원안 고수’라는 원칙론을 읊조리게 하면서 정운찬 총리와 일부 의원들을 내세워 게릴라식 대리전을 펼 게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랑 지도부가 직접 나서서 입장을 밝히고 방안을 내놓아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음으로써 실기해 버리고 주도권을 박근혜 전 대표에게 넘겨 버렸다. 

군침만 흘리다가 입맛만 다시는 결과를 자초한 것이다.

▲사진=이명박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를 만나고 있다. ⓒ청와대

Posted by '토씨'


이론의 여지가 없다. 10.28재보선의 관건은 후보 단일화다. 여권은 여권대로, 야권은 야권대로 단일화 여부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여론조사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후보간 우열이 뚜렷한 강원 강릉을 제외한 네 선거구의 판세를 보면 단일화 여부에 따라 당락이 갈린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간의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결국 친여, 친야 무소속 또는 진보정당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진다.

헌데 미덥지가 못하다.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재보선의 경우 일반 유권자의 단순 지지도는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4.29재보선에서 그랬다. 인천 부평을의 경우 일반 여론조사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왔지만 막상 투표함을 개봉하니까 민주당 후보가 이겼다. 

분석해야 할 결과는 일반 유권자의 단순 지지도가 아니라 적극 투표층(투표 확실층)의 지지 성향이다. 투표 결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이들의 의사를 먼저, 중점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관련 조사가 있다. ‘폴리뉴스’가 여론조사기관인 ‘모노리서치’와 공동으로 지난 15일 실시한 여론조사다.

수원 장안의 경우 일반 여론조사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온 이찬열 민주당 후보가 ‘투표확실층'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박찬숙 한나라당 후보를 7.8%포인트(각각 45.3%와 37.5%)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안동섭 민노당 후보의 지지율은 8.7%.

안산 상록을도 마찬가지. 투표확실층만의 응답을 추린 결과 일반 여론조사에서 불안한 1등을 달리는 김영환 민주당 후보가 지지율  41.7%를 기록, 25.1%와 23.5%의 지지율을 보이는 송진섭 한나라당 후보와 임종인 무소속 후보를 여유있게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않아도 한 번 해볼 만한 판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진보정당에 아쉬운 소리를 안 해도, 행여 진보정당 후보에 자리를 내주지 않아도 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다고 계산할 여지가 부여된 것이다.

한나라당의 경우는 정반대다. 민주당과는 달리 후보 단일화가 절실하다.

충북 진천ㆍ증평ㆍ괴산ㆍ음성의 경우 일반 유권자의 단순 지지도와는 달리 투표확실층의 지지율 격차가 크다. 정범구 민주당 후보 38.9%, 경대수 한나라당 후보 24.8%, 김경회 무소속 후보 21.6%다. 한나라당 후보가 친여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어야만 민주당 후보를 제칠 수 있는 상황이다. 

경남 양산도 유사한 경우다. 박희태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율이 34.1%, 송인배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27.7%로 나왔다. 한나라당으로선 지지율 16.6%를 기록하고 있는 김양수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가 절실하다. 이래야만 송인배 민주당 후보와 박승흡 민노당 후보의 지지율 합계 35.1%를 넘어설 수 있다. .

흘러가는 판이 이렇다. 후보 단일화, 나아가 통합과 연대만이 살 길로 여겨졌던 야권, 특히 민주당은 의외로 느긋한 입장이고,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 상승 추세에 자신만만해 하던 한나라당은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흥미로운 관전거리다. 민주당이 지금의 추세에 고무돼 후보 단일화 움직임에서 발을 빼는지, 한나라당이 지금의 추세에 위기감을 느껴 후보 단일화에 박차를 가하는지에 따라 이후가 달라진다. 민주당이 초심을 유지해 그들이 운위한 '연대의 당위'를 지킬지, 한나라당이 '잘못된 공천'으로 빚어진 감정의 앙금을 해소할지에 따라 이후가 달라진다. 10.28재보선 결과만이 달라지는 게 아니라 정치권 판도 자체가 달라진다. 야권에서는 통합과 연대의 방법과 추동력이 달라지고, 여권에서는 고질병인 공천갈등과 계파싸움의 양상이 달라진다. 내년 지방선거, 나아가 2012년 총선과 대선에 임하는 여야의 자세와 전략이 달라지는 것이다.

▲사진=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월피동 주민센터 앞에 부착된 선거 벽보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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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의 여지가 없다. 검찰총장 내정자는 공안통이고 국세청장 내정자는 MB측근이다. 공안기조 유지, 친정체제 강화를 뼈대로 하는 ‘MB본색’ 인사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숨어있는 1인치가 있다.

검찰총장 내정자와 국세청장 내정자 모두 충청 출신이다. 한 사람은 충남 논산 출신이고, 또 한 사람은 충남 보령 출신이다.

4대 권력기관장이 영남 일색이라는 그간의 비판을 의식한 인사로 보기는 어렵다. ‘영남 탈피’의 대안이 ‘충청 일색’이어야 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숨어있는 1인치를 불러내는 리모컨은 여론조사다. 여론조사 결과에 담긴 충청 민심이다.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가 지난 13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각각 30.4%와 24.3%였다(여의도연구소는 다른 여론조사기관과는 달리 한나라당과 친박연대의 지지율을 나누지 않는다. 그래서 한나라당 지지율이 다른 조사보다 약간 높다고 한다). 이 결과를 두고 한나라당은 큰소리를 쳤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곤두박질쳤던 한나라당 지지율이 다시 회복됐다고 했고, ‘서거정국’은 끝났다고 했다.

하지만 뒷맛이 남았다. 다른 지역에서 회복세를 보인 반면 두 지역에서는 여전히 고전중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곳이 바로 호남권과 충청권이다. 호남권에서는 한나라당 지지율이 7.9%였던 반면 민주당은 48.8%였고, 충청권에서는 한나라당 지지율이 22.4%였던 반면 민주당은 25.5%였다. 특히 충북지역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한나라당보다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한나라당으로선 달가울 리 없는 현상이다. 이런 민심이 굳어지면 ‘여동야서’의 전통적인 지역분할구도가 재연된다. 충청권 민심이 굳어진 상태에서 언제 급변할지 모르는 수도권 민심이 가세하면 한나라당이 ‘동쪽’으로 유폐된다. 반면에 한나라당이 수도권을 다독이면서 충청권에서 지지율 역전에 성공하면 민주당을 호남에 가둘 수 있다.

승부처는 내년 지방선거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을 장악하는 당이 기세를 잡게 된다. 현재의 민심 흐름으로 볼 때 수도권에서 지난해 총선과 같은 ‘압승’ 구도가 재연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충청권은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잣대가 될 공산이 크다(자유선진당이란 변수가 있긴 하지만 최근 추세는 약세다. 게다가 충북지역에선 더더욱 힘이 없다).

희망은 있다. 단면은 부정적이지만 흐름은 긍정적이다. 지난 13일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에선 한나라당이 충청권에서 민주당에 3%포인트 뒤졌지만, 5월 30일 ‘한겨레’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한나라당이 9%포인트를 만회했다(한나라당 13.3%-민주당33.4%). ‘한 방’만 있으면 된다. ‘스트레이트’ 한 방만 날리면 이 흐름에 탄력을 붙일 수 있다.

MB인사는 이 맥락에서 나왔다. 충청권 민심이 한나라당에 어정쩡하게 등을 돌린 상태에서 충청 출신 인사를 발탁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MB본색’에다가 ‘정치본색’을 여과없이 드러낸 것이다.

Posted by '토씨'

화두는 ‘위기’입니다. 너나 할 것 없습니다. 대통령부터 민초까지 모두가 2009년을 여는 말로 ‘위기’를 꼽습니다. 그리고 위무합니다. ‘희망’의 끈을 놓지 말자고, 위기는 곧 기회라고 위무하고 격려합니다.

덧붙일 말이 없습니다. ‘위기’임이 분명하고, 이 ‘위기’에 무릎 꿇을 수 없는 것 또한 당연합니다. 어떻게든 ‘희망’의 끈을 부여잡아야 합니다.

뭘까요? ‘희망’의 단서는 뭘까요?

‘한겨레’는 ‘나’와 ‘가족’을 제시합니다. 여론조사 결과 84.3%의 국민이 ‘희망이 있다’고 대답했고, 절반 이상이 ‘나’와 ‘가족’에서 희망을 찾았다고 합니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의지할 데가 없습니다. ‘서울신문’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무당층이 53.8%에 달합니다. 꼭 1년 전의 같은 조사보다 8.3%포인트가 늘었습니다. 비전을 제시해야 할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오히려 커지는 게 작금의 상황입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나’와 ‘가족’에게서라도 희망의 단서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족’에게서 아랫목 같은 온기를 느끼며 ‘나’에 충실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리라고 믿습니다. 경제에 삭풍이 불수록, 사회가 각박해질수록 믿고 의지할 데는 ‘나’ 자신과 ‘가족’ 밖에 없습니다. 이런 존재조차 없으면 버틸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게 '근본'이 될 수는 없습니다. 이건 '기본'입니다.

'근본'이 뭔지는 굳이 살필 필요가 없습니다. ‘한겨레’ 여론조사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나를 가장 절망하게 만드는 것’은 ‘경제불황’입니다. 그 비율이 51.7%입니다. ‘실업・일자리 부족’도 14.7%에 달합니다. 절망의 이유는 ‘나’와 ‘가족’에 있지 않습니다. 외부 여건, 먹고사는 문제에 있습니다.

이 문제를 풀지 않는 한 ‘나’에 충실하고 ‘가족’에 의지해도 절망의 늪은 메워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의 자존감을 잃고 ‘가족’에 대한 부담감을 키우기 십상입니다.

풀려면 변해야 합니다. 대통령이 변해야 하고 여당이 변해야 합니다. ‘한겨레’ 여론조사 결과 65.7%의 국민이 ‘우리 사회 절망의 책임’ 주체로 여당과 대통령을 꼽은 연유를 살펴야 합니다. 대통령에 대해 희망을 기대하는 심리(49.9%)가 부정하는 심리(45.9%)보다 우세한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너무 착한 국민입니다. 실망하지만 포기하지는 않습니다. 아직도 다수의 국민이 그렇게 대통령과 여당을 바라봅니다. '강부자' 내각을 구성해도, ‘부자감세’를 밀어붙여도 한 가닥 남은 기대의 끈마저 놓지는 않습니다.

돌아보길 간청합니다. ‘전쟁’의 상대가 누구인지, ‘속도전’이 결국 누구를 제치려는 것인지 다시한번 돌아보기를 권고합니다. 등산용 자일로 몸과 몸을 엮은 야당 의원들은 대상이 아닙니다. 그들은 대리인에 불과합니다. 그들을 통해 ‘제발’을 외치고 ‘옥쇄’를 각오하는 국민이 따로 있습니다.

이들을 돌아보길 청합니다. 이들은 결코 극소수가 아닙니다. 각종 정부정책에 60% 안팎의 반대의견을 펼치는 다수의 국민입니다.

ps.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드릴 수가 없네요. 대신 이렇게 말씀드리렵니다. 용기 잃지 마시고 꿋꿋하게 버티시기 바랍니다. 흥망과 성쇠와 부침은 자연의 이치이니까요. 인고와 노력이 동반된다면 말이죠.

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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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궁금했습니다. 고시 발효 이후의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지 걱정도 됐습니다.

그러던 차에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전혀 엉뚱한 곳에서 전망의 단서가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조선일보> 였습니다. 정부와 ‘쇠고기 보조’를 맞춰온 <조선일보>의 사설 한 구절이 머리를 곧추세운 코브라마냥 앉아있었습니다. ‘그래 바로 이거야.’ 무릎을 쳤습니다.

“숭례문 화재 때 당국은 불길이 잡혔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안에 남아 있던 불이 숭례문을 무너뜨리고 말았다. 대통령과 정부는 아직 국민의 마음속에 불씨가 남아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아주 적절하고 날카로운 지적이었습니다. “정부는 ‘광우병 대책회의’와 같은 단체는 상대할 필요가 없다”는 등의 주장이 거슬렸지만 그렇다고 이 지적까지 버릴 일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이 한 구절에 대한 감탄이 확신으로 발전하더군요.

2.
아마 이 기사를 먼저 읽지 않았다면 확신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저 ‘막연한 전망’ 또는 ‘의례적인 지적’ 쯤으로 치부했을 겁니다. 이 기사가 없었다면 분명 그랬을 겁니다.

<한겨레> 기사입니다. ‘동서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담은 기사입니다. 거기에 국민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있더군요.

추가협상 이후에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응답률이 65.5%였습니다. 추가협상에서 합의한 월령 제한이 ‘한시적 조치이며 월령 구분도 확실히 하기 어려워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의견이 68.7%였고, ‘재협상을 벌여야 한다’는 응답률이 74.2%였습니다.

변한 건 없습니다. 대통령이 변하지 않았듯이 국민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추가협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의 불신감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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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누가 봐도 분명합니다. <한겨레> 여론조사에 담긴 국민 마음이 ‘불씨’입니다. 그게 ‘속불’입니다. 이 ‘불씨’가 또 다른 ‘숭례문’을 태워버릴지 모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숭례문 전소’와 같은 불행한 일이 재연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선일보>의 해법이 답이 될 수 있을까요? “‘광우병 대책회의’와 같은 단체는 상대할 필요가” 없고, “주부들과 어린 학생들, 대다수 선량한 시민들” 만을 상대로 대통령이 직접 대화하고 설득하면 될까요? 가당치 않습니다. 국민은 예나 지금이나 ‘재협상’을 요구합니다. 이런 국민을 상대로 ‘추가협상’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건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정부가 ‘재협상’에 나설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럴 마음이 한 톨이라도 있다면 국회의원과 초등학생을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 연행하는 짓도, 시민의 손가락을 물어 끊는 짓도 벌이지 않았겠지요.

정부가 취하려는 유일한 방책은 ‘진압’입니다. 물대포를 쏘고 분말소화기를 쏴서 시민을 해산하는 겁니다. 그렇게 갈기갈기 찢어 ‘선량한 시민’과 ‘불순한 세력’을 나누고 ‘불순한 세력’에 ‘엄정 대처’하는 겁니다.

4.
다시 <조선일보>로 돌아가야 겠네요.

‘숭례문’ 꼴이 날 수 있습니다. ‘불씨’가 안에서 타오르고 있는데 기왓장을 향해서만 소방호스를 들이대는 우를 또 다시 범하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의 마구잡이 대처법이 또 다른 ‘숭례문 전소’ 사건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고시 강행처리가 국민을 자극할지 모릅니다. 시위 강경진압이 국민을 분노하게 할지 모릅니다. 실망 반 포기 반의 심정으로, ‘될대로 되라’는 심정에 빠져들던 일부 ‘선량한’ 시민마저 돌아서게 만들지 모릅니다.

당장 오늘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이 아니면 내일이 될 수 있습니다. ‘반성’해야 할 대통령과 정부가 ‘반격’을 도모하는 폼새가 ‘불씨’에 풀무질을 하는 결과를 빚을지 모릅니다.

▲사진 위=물대포에도 꺼지지 않는 전지촛불 ⓒ프레시안
▲사진 아래=손가락이 잘려 고통스러워 하는 조모 씨와 잘린 손가락 ⓒ민중의 소리

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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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이 대체로 일치한다. 여의도연구소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뼈저린 반성’을 해야 할 이명박 대통령이 갑자기 ‘엄정 대처’로 모드를 바꾼 데에는 여의도연구소의 ‘희망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있었다고 한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31.9%로, ‘촛불집회를 그만 해야 한다’가 67%로 나온 데 고무됐다고 한다.

허튼 분석은 아닌 것 같다. 여의도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를 입에 올린 한나라당 의원이 한두 명이 아니다.

어떨까? 이명박 대통령을 위시한 여권 인사들의 이런 태도를 어찌 받아들여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 어이가 없다.

우선 수치에 문제가 있다. 여의도연구소의 ‘국정운영 지지도’ 결과는 다른 여론조사 결과보다 10%P 정도 ‘뻥튀기’ 돼 있다. 여의도연구소가 여론조사를 벌인 지 하루 뒤에 실시된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선 ‘국정운영 지지도’가 20.3%로 나왔다. 또 KBS의 25일 조사에선 22.6%로 나왔다. 촛불집회에 대한 입장도 마찬가지다. 이 역시 10%P 가량 ‘뻥튀기’ 돼 있다.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서 촛불집회를 ‘그만 해야 한다’가 58.5%였다.

수치만 놓고 보면 이명박 대통령이나 여권이 모두 ‘거품 목욕’을 하고 있는 셈이다.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이건 괜찮다. 수치에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10%대에서 20%대로 올라섰고, 촛불집회에 대한 입장이 ‘찬성’에서 ‘반대’로 많이 돌아선 건 엄연한 사실이다. 이명박 대통령이나 여권이 '10%P 차‘가 아니라 ’추세‘에 방점을 찍고 흡족해 할 수도 있는 일이다. 이것까지 뭐라 할 생각은 없다.

반드시 짚어야 할 문제는 그게 아니다. 어이가 없다고 평하는 이유가 그것 때문만도 아니다. ‘추세’를 읽은 다음에 보이는 태도가 전도돼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가 올라가고, 촛불집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올라가는 동력을 잘못 이해해 엉뚱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게 문제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상승 추세를 보인 것이 이 대통령의 ‘달라진 태도’ 때문이라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청와대 비서진을 개편하고 국민 반발이 거셌던 일부 정책을 포기 또는 변경하는 모습을 보면서 일단 ‘반성’ 모드를 지켜보자는 쪽으로 조금씩 돌아서고 있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국민' 상당수가 아니라 과거 '이명박 지지자' 일부가 그렇게 돌아서고 있다고 있다는 분석이다.  

촛불집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올라가는 것이 쇠고기 추가협상에 대한 전폭적 동의 때문이 아니라 재협상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낙담에 기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선의 결과’가 아니라 ‘차악의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여론이 이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이나 여권이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하는지는 자명하다. 좀 더 머리를 숙이는 태도, 좀 더 귀를 여는 자세로 임하는 게 정답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아직도 ‘반신반의’하는 국민 여론을 보다 확실히 다잡는 게 정석이다.

근데 거꾸로 가고 있다. 목을 뻣뻣이 세우고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말을 토해낸다. 국가정체성을 운운하며 ‘엄정 대처’를 주문한다. 속전속결로 장관 고시를 강행하려고 한다. ‘속도 위반’에 ‘불법 유턴’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착각은 금물이다. 여권은 촛불집회장에서 시민을 일부 극소수 반미·좌파 세력과 분리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고 간주하는 것 같은데 이건 한참 엇나간 분석이다.

여권이 먼저 돌아봐야 하는 건 이명박 대통령이 아직도 ‘고립된 섬’에 유폐돼 있다는 사실이다. 비록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국정운영 지지도는 거북이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 초반대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대선 때 얻은 지지율의 절반에 불과하다. 중립지대나 반대진영에 있는 국민은 논할 것도 없다. 이명박 지지층의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아직도 ‘가출’ 상태로 남아있다.

이게 이명박 대통령과 여권에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지부터 자문해야 한다. 그렇게 자문하면서 작금의 ‘변신 모드’가 타당한 것인지를 점검해야 한다. '반성' 모드를 풀기에는 너무 이르지 않은지를 되새겨야 한다. 

▲사진=지난달 22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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