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나 할 것 없다. 모두가 강원도지사 보궐선거를 ‘MBC 목장의 결투’로 묘사한다. 엄기영-최문순 두 전직 MBC 사장이 각각 여야 예비후보로 나선 것을 두고 이렇게 프레임을 짠다.

물론 재밌다. 두 예비후보가 MBC사장이 되는 과정에서 엇갈린 점, 그리고 강원도지사 예비후보로 나서면서 또 한 번 엇갈린 점이 드라마틱한 면을 배가시키기에 눈길 주지 않을 수 없고, 보도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재밌어 하는 쪽은 강 건너에 있는 ‘관찰자’다. 불길 옆에서 열을 올리는 ‘당사자’는 결코 재밌지 않다. 강원도민 말이다.

강원도민 입장에서 MBC는 둘째 문제다. 원주혁신도시가 일그러지고, 남북평화가 곧 ‘돈’이었던 이전 특수가 사라졌기에 먹고사는 문제가 급선무다. 6.2지방선거에서 전통적인 여당 성향을 버리고 민주당 후보를 강원도지사에 앉힌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더 하면 더 했지 결코 덜 하지 않다.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원주'와 ‘평화 특수’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구제역 파동이 추가됐다. 그래서 강원도민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먹고사는 문제이고 지역발전이다.

이런 강원도민 앞에서 ‘MBC 목장의 결투’만 부각되면 결과적으로 엄기영 예비후보는 득을 보고 최문순 예비후보가 해를 입는다.

먹고사는 문제를 반MB 표심으로 연결할 매개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민생 피폐의 책임을 둘러싼 공방의 공간이 좁혀지기 때문이다. 보궐선거에서의 MB프레임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국정 탓’을 할 여지가 줄어들기에, 민생에 기반한 반MB 구도가 정치에 기인한 인물대결 구도로 전환되기에 엄기영 예비후보는 한숨 돌리고 최문순 예비후보는 한숨 내쉬게 되는 것이다.

구도 문제만 있는 게 아니다. 이미지 문제도 있다.

기왕 펼쳐진 판이니까 한판 흐드러지게 놀기로 작정하고 최문순 예비후보가 말화살을 날리면 그게 부메랑이 된다. MBC 사장 퇴임 전후의 엄기영 예비후보 행적과, MBC와 한나라당의 관계를 부각하면 할수록 최문순 예비후보의 입은 거칠어지고 덩달아 부정적 이미지도 강화된다. 자신의 선거 승리를 위해 ‘한참 선배’를 마구 헐뜯는 이미지가 각인된다.

반MB 정서의 사유 가운데 하나로 꼽을 정도로 강원도민이 MBC에 감정 몰입을 한다면 최문순 예비후보의 ‘공격’이 ‘야성’ 또는 ‘투쟁성’의 상징이 되겠지만, 정반대로 강원도민이 강 건너에서 MBC를 바라보는 현실에서는 ‘치받는’ 모습만 부각된다.

이렇게 보면 민주당의 초기 재보선 전략은 실패다. 4.27재보선을 반MB 구도로 치르겠다는 그들이 재보선의 최대 승부처이자 접전지역에서 반MB구도를 스스로 흐트러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MB목장의 결투'를 'MBC목장의 결투'로 바꿔버렸기 때문이다. 민생을 정치로 치환하고, MB를 엄기영으로 좁혀버렸기 때문이다. 엄기영 대 최문순 대결을 피할 수 없었다면 당과 예비후보 측이 역할을 나눠 반MB 구도 짜기와 인물 대결을 병행해야 하는데 중앙당과 예비후보 모두 합창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강원도지사 예비후보로 나선 엄기영(위)-최문순(아래) 전 MBC 사장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엄기영 씨에게는 그렇다.

대법원이 선고를 미뤘다. 이광재 강원지사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 날짜를 잡지 않았다. 30일로 예정돼 있는 이달 정시 선고에 이광재 지사 건을 포함시키려면 늦어도 27일까지는 일정을 확정했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로써 물 건너갔다. 10월 27일 실시되는 보궐선거에 엄기영 씨가 출마하는 일은 물 건너갔다.

엄기영 씨는 아무리 빨라야 내년 4월에나 출마할 수 있다. 물론 이광재 지사에 대한 당선무효형이 확정된다는 전제조건이 달린 예상 일정이다. 어떨까? 이게 엄기영 씨에게 득이 될까 독이 될까?

얼핏 봐선 득이 될 것 같다. 6개월 동안 진득하게 강원 바닥민심을 훑고 조직을 다지면 선거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연고는 있을지언정 연줄은 없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할 시간적 여유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니다. 바닥민심을 훑고 조직을 다질 기회는 엄기영 씨에게만 주어지는 게 아니다. 이광재 지사에게도 똑같이 주어지는 기회다.

헌법재판소가 이광재 지사 직무정지 규정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 그리고 대법원이 9월안에 당선무효형을 확정했다면 모를 일이었다. 이광재 지사가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강원도정이 공중에 떴다면 모를 일이었다. 엄기영 씨가 틈을 비집고 들어갈 수도 있는 일이었다. 진공 상태에 빠진 강원도정과, 인물난에 시달리는 민주당의 ‘대타’ 빈곤상황을 잘 이용하면 “심장이라도 빼서 지역에 봉사할” 기회를 부여잡을지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이젠 접어야 한다. 그런 상황은 연출되지 않는다. 현실은 정반대다. 이광재 지사에겐 도민과 밀착할 시간이 부여됐고, 민주당에겐 이광재 ‘후광’을 활용하고 ‘대타’를 물색할 여지가 주어졌다.

오히려 잃었다. 엄기영 씨는 자신의 이미지를 선거에 활용할 기회를 잃어버렸다. 높은 인지도와 정치에 발 담그지 않았던 신선함을 도민에게 어필할 기회를 잃어버렸다. 졸지에 ‘뉴 페이스’에서 ‘올드 보이’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물론 이런 진단도 후하게 쳐준 것이다. 높은 인지도는 몰라도 신선함은 엄기영 씨가 강원도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빛바랬으니까, 공영성 사수싸움을 벌이는 MBC 후배들을 뒤로 하고 한나라당에 몸을 의탁하려는 순간 신선함은 의아함과 실망감으로 바뀌었으니까 그의 최대 무기는 부풀려 평가된 것이다. 헌데 이 부풀려진 무기마저 김빠지게 생겼으니 첩첩산중 아니겠는가.

엄기영 씨는 “심장을 빼서 지역에 봉사”하기 이전에 애간장이 타는 춘천살이를 해야 할 판이다. 기약 없는 ‘그날’을 기다리며.

▲사진=엄기영 전 MBC 사장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남북정상회담과 천안함
납북이 지난해 11월 개성에서 두 차례 비밀회담을 열어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협의했으나 결렬된 바 있는데요. 북한은 한 달 뒤인 지난해 12월 여권 중진인사를 통해 정상회담 개최와 3개 요구사항을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합니다. 북한의 요구사항은 △지난해 10월 임태희 당시 노동부 장관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합의한 약속을 이행하고 △통일부와 국정원 등 남측 공식라인이 아닌 비공식 대화채널을 운영하며 △남측이 대화를 계속하겠다는 진정성의 표시로 비료 30만톤 등 경제적 지원을 하라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 안을 놓고 청와대 안에서 격론이 벌어져 결론이 나지 않자 여권 중진인사가 북한에 “올해 3월말~4월초에는 답을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3월 26일 천안함 사건이 터졌다는 겁니다. <기사 보기>
정상회담과 천안함을 잇는 접속사는? ‘그래서’일까 ‘그러나’일까?

‘자율형’ 맞네
전북교육청이 익산 남성고와 군산 중앙고의 자율형 사립고 지정이 제대로 된 여론수렴 없이 이뤄졌다며 이를 취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이 선거를 이틀 앞두고 지정한 것 등을 문제 삼은 겁니다. 이에 대해 해당 고교는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군산 중앙고는 31일 전체 교직원이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이미 승인 받은 신입생 전형일정에 따라 전형 업무를 진행하겠다”고 의견 모으기도 했습니다. 교과부도 “사전협의가 없었던 결정이므로 위법”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사 보기>
‘자율형’ 맞네. 자율로 지정하고 취소하고, 자율로 전형업무 진행하고….

최후통첩 했으니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가 “정부와 계약을 맺고 사업을 위탁받은 일부 지자체에 대해 공사를 계속 할 것인지 중단할 것인지를 공식적으로 확인해 정당한 사유 없이 공사 진행을 거부하면 민사상 손해배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4대강 추진본부가 부산과 대전 지방국토관리청장 명의로 김두관 경남지사와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사업 여부를 묻는 공문을 지난달 30일 발송했습니다. 참고로 보건설과 준설공사 등은 중앙정부가 직접 사업을 진행하지만 자전거도로 공사, 생태공원 조성 공사 등은 지자체가 대행하고 있습니다. <기사 보기>
최후통첩 했으니 이제 남은 건?

빚 갚고 나면?
6월말 기준으로 시금고인 우리은행에 남아 있는 서울시 공공예금이 51억원에 불과합니다. 서울시의 예금잔액은 2006년 2조 3631억원, 2007년 2조 4548억원, 2008년 2조 1384억원이었으나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맞춰 예산을 상반기에 집중 집행에 잔고가 바닥에 이른 것입니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우리은행에서 1조원을 빌렸습니다. 서울시는 8월에 재산세 1조 450억원이 들어오면 일시 차입한 돈을 모두 갚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사 보기>
빚 갚고나면? 그 다음엔?

남의 보금자리 때문에
여야가 9월 정기국회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 손실보전책 심의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LH가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사업 등을 도맡으면서 손실이 불어난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 때문입니다. 장광근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LH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적립금으로 보전하고 그래도 부족할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익사업에 한해 정부가 보전하는 내용이 한국토지주택공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는데 이게 주된 심의사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LH의 총부채는 7월말 현재 118조원입니다. <기사 보기>
남의 보금자리 때문에 내 주머니 열어야 할 판.

하위등급 뿐인가
한국신용정보의 자료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신용등급 분류 상 ‘주의’ 등급인 7~8등급자가 586만명, ‘위험’ 등급인 9~10등급자가 166만명입니다. 이 두 등급자를 모두 합하면 753만명으로 경제활동인구 2515만명의 3분의 1에 달합니다. 금리가 오르면 파장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기사 보기>
신용하위등급 뿐인가. 상위등급도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전전긍긍.

견성(犬聲) 특효약은
일본 정부가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총리 사과 담화 발표를 검토하자 일본의 극우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지난달 28일 반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일본의 통치는 조선반도에 급속한 근대화와 경제발전을 가져왔고 한글교육을 도입한 것도 일본의 총독부였다”며 “일본의 조선 통치는 아시아 근대화에 공헌한 자랑할 만한 업적이기 때문에 시과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사 보기>
견성(犬聲) 특효약은 뭘까?

이건 약과
여성가족부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의뢰해 미국ㆍ영국ㆍ독일ㆍ일본ㆍ한국의 아동 성범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아동인구 10만명당 성범죄 발생 건수가 한국은 2005년 10건에서 2008년 16.9건으로 69%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에 미국은 2.9% 증가에 그쳤고 일본과 독일은 29.2%, 9.6% 줄었습니다. <기사 보기>
이건 약과. 신고 되지 않는 성폭력 범죄가 집계건수보다 168배 높다니까.

이제 와서
KBS가 지난달 30일 새노조 파업에 참가한 뉴스 진행자 3명을 하차시킨 데 이어 추가 징계절차에 착수했습니다. 파업이 불법이라며 주도자를 가담 정도에 따라 징계하겠다는 것입니다. 김인규 사장도 지난달 30일 사내 공문을 통해 “파업 조합원들에게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사 보기>
단체협약 맺어놓고 불법파업? KBS가 '칙간'이냐?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게. 

10월에 나설 거면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가 어제 “재보선 공천을 앞두고 강원지역에 연고가 있는 엄기영 전 MBC사장을 영입하기 위해 접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엄 전 사장이 당시 일정이 맞지 않아 사양했지만 간접적으로 ‘고향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도 전했는데요. 엄 전 사장이 강원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할 뜻이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입니다. 이광재 강원지사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9월 27일 이전에 원심을 인정하는 쪽으로 나올 경우 강원지사 보궐선거는 10월에 실시됩니다. <기사 보기>
그래서 재보선 한나라당 후보를 격려했나? 10월에 나설 거면 빨리 움직여야 해서?

'단평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바생 투신, '황제'는 뭐라 할까  (2) 2010/08/03
KBS가 '칙간'이냐?  (0) 2010/08/02
초능력 생쥐, 공간이동 하다  (0) 2010/07/30
민주당에 곡소리 나겠네  (3) 2010/07/29
Posted by '토씨'


엄기영 전 MBC 사장은 확대해석을 경계한다. 자신이 강원도에서 재보선에 나선 한나라당 후보 두 명을 잇달아 찾은 건 개인적 친분 때문이었다며 “어떤 정치적 의도도 없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어설프다. 특정 정당 후보를 찾아가 격려를 하는 행위 자체가 이미 정치적인 것인데 “어떤 정치적 의도도 없었다”고 손사래 친들 믿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사람은 상대방의 말보다 행동을 중시하는 법이다.

그래서 엄기영 전 사장의 말보다 강원도 현지에서 전해지는 말이 더 신빙성 있게 들린다. 한나라당 후보 선거운동원이 했다는 말이다. “지역에선 (엄기영 전 사장이) 강원지사를 노린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는 말이다.

이 말에 따르면 엄기영 전 사장의 ‘개인적 격려’는 ‘도장 찍기’이자 ‘간보기’다. 한나라당 후보 격려를 빌미로 강원 주민에 ‘얼굴도장’을 찍고 현지 여론을 떠보려는 행위다.


묻지 말자. 이광재 강원지사에 대한 상고심은 아직 개시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몸을 푸냐고 되묻지 말자. 정치 경쟁력은 순간의 기회와 조그만 틈새를 낚아채는 데서 좌우된다고 하니까 엄기영 전 사장은 정석 플레이를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이 또한 묻지 말자. 강원지사에 출마해도 왜 하필 한나라당 후보냐고 되묻지 말자. 6.2지방선거에서 분 이광재ㆍ민주당 바람은 일시적인 것일지도 모르니까, 강원도는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강세지역이었으니까 엄기영 전 사장은 길게 보고 튼튼한 동아줄을 잡으려는 건지도 모른다.

정색하고 물어야 할 건 엄기영 전 사장의 출마 전략이 아니라 출마 정당성이다.

엄기영 전 사장이 정말 출마한다면 그는 두 가지 도리를 어기게 된다. 자신이 사장으로 있던 MBC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고, 언론계의 공감대를 팽개치는 것이다.

엄기영 전 사장의 사퇴로 촉발된 MBC 사태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노조위원장은 해고됐고 노조 조직은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인사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마당에 엄기영 전 사장이 정치 행보를 그으면 MBC노조가 ‘조인트’를 맞는다. 정치적 사유로 사장직에서 밀려났다고 평가되는 사람이 그런 정치 외풍에 항의하고 항거하기는커녕 가해 집단 가운데 하나로 간주되는 정당에 의탁하면 MBC사태가 블랙 코미디가 된다. MBC 사장 출신이, 그것도 정치적 외풍 때문에 사퇴한 것으로 알려진 사람이 방송 독립 저해 요소의 인자가 되면 방송 독립을 외치는 MBC 후배들의 목이 쉰다. 

그가 민주당에 몸을 의탁해도, ‘야당 투사’가 되어 방송사에 대한 정치 외풍 차단에 나서겠노라고 선언해도 시선이 곱지 않을 판이었다. 방송 독립은 정치적 방법이 아니라 방송 본연의 정신과 터전 위에서 구현하는 것이기에 그의 정치 명분은 자기 합리화를 위한 언사로 밖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판이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엄기영 전 사장이 정말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면 그는 또 하나의 윤리를 어기게 된다. 언론인의 직업윤리다. ‘폴리널리스트’의 폐해가 극심한 점을 감안해 언론인이 정계에 진출하더라도 2~3년의 유예기간을 두자는 언론계의 공감대를 팽개치는 것이다. 

뒤를 보고 앞을 봐도 마찬가지다. 엄기영 전 사장이 한나라당 강원지사 후보가 되면 그는 어떤 정당성도 확보하지 못한다. 은퇴 대안형 출마, 노후 대비용 출마 이상의 의미를 획득하지 못한다. ‘개인적인’ 출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사진= 엄기영 전 MBC 사장이 2월 8일 사퇴 의사를 밝힌 후 방문진 이사회가 열린 롯데호텔을 떠나고 있다.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방문진이 MBC는 몰라도
엄기영 전 MBC 사장이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방문진이 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부정하고 특정인을 앉히겠다고 고집한 것은 방송 섭정을 넘어 방송에 대한 직접 경영이나 다름없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어떻게 방문진이 36년간 MBC에서 일해 온 나보다 사람들을 더 잘 안단 말이냐”고 반문했습니다. <기사 보기>
방문진이 MBC는 잘 몰라도 다른 것 하나는 훨씬 잘 알 겁니다. 그게 뭐냐고요? 다 알면서….

정운찬, ‘총잡이 셰인’ 꿈꾸다
정운찬 총리가 ‘조건부 용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종시 수정안이 4월 국회에서 통과되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방안이라고 하는데요. 정치권에서 정 총리가 차기 대권 등 정치적 의도를 갖고 세종시 수정을 밀어붙인다는 논란을 제기하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사 보기>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미국 서부의 총잡이 ‘셰인’, 바람같이 나타나 무법자를 쓸어버리고 홀연히 사라지는 정의의 용사…. 국회는 영화와 같은 가상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셰인’이 무법자의 총탄에 쓰러지는 경우를 배제할 수 없지만….

강도’에 대처하는 자세
이명박 대통령이 그제 “세계와의 전쟁이기 때문에 모두가 이기려면 힘을 모아야 한다”며 “가장 잘되는 집안은 강도가 오면 싸우다가도 멈추고 강도를 물리치고 다시 싸운다”고 말했는데요. 박근혜 전 대표가 어제 이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집안에 있는 한 사람이 마음이 변해 갑자기 강도로 돌변한다면 어떡하느냐”고 되받아친 겁니다. <기사 보기>
어떡하긴요? 당하든지 싸우든지 양단간에 결정을 봐야죠. 어차피 갈 길이 그것 뿐인데….

백의종군과 토의종군
정동영 의원이 어제 민주당에 복당하면서 “당내 세력화가 아니라 국민 속에 당력을 넓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6월 지방선거의 승리를 위한 거름이 되겠다”는 뜻도 표명했는데요. <기사 보기>
간단히 정리하면 백의종군하겠다는 건데, 글쎄요. 백의종군이 아니라 토의종군을 읊조렸던 어느 여권 실세도 당권 얘기만 나오면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데….

솔로몬보다 현명한 교과위?
국회 교과위가 시도 교육의원을 이번 선거에선 직선으로 뽑되 다음 지방선거부터는 교육의원 선거 자체를 폐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기사 보기>
묘안이 안 나오니까 판을 깨자? 콜럼버스가 울고 솔로몬이 땅을 칠 묘안입니다.

대낮 폭탄주 마시는 나라 또 있나?
경기교육청과 4개교원단체가 9일 단체교섭을 타결 지은 뒤 인근 갈비집으로 가 점심을 함께 먹었습니다. 이후 박효신 전교조 경기지부장 등은 자리를 떴으나 일부 교원노조 교섭진과 도교육청 장학사 및 직원들은 소주폭탄주를 돌렸습니다. 이들은 이어 해물탕집으로 자리를 옮겨 술자리를 이어갔습니다. <기사 보기>
입 아프니까 잘잘못은 따지지 않겠습니다. 정말 궁금한 건 따로 있습니다. 국민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무원이 벌건 대낮에 폭탄주 마시는 나라가 우리나라 말고 또 있나요?

백열등이라도 켜야 겠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정부중앙청사와 문화부 등의 전기 사용량을 공개했는데요. 정부중앙청사의 경우 대통령이 에너지 절약 동참을 호소하던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전력을 전년 동기 대비 4.1%와 5.1%씩 더 쓴 것으로 나왔습니다. 문화부도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전년 동기보다 5% 이상 많이 사용했습니다. <기사 보기>
이 소식 때문에 전기 사용량이 더 늘겠네요. 자기 발끝을 살피려면 백열등이라도 켜야 하지 않겠어요? 등잔은 자기 밑도 못 비추니까….

개평인가?
기술표준원이 전국 491개 주유소가 사용하는 주유기 1972개의 정량 주유실태를 조사한 결과 서울지역의 주유기 평균 오차가 20리터당 -77.5ml인 것으로 나왔습니다. 대전은 -70.7ml, 강원은 -69.3ml였으며 전국 평균은 -55.3ml였습니다. 이 평균 오차는 소비자가 5만원당 140원을 손해본다는 의미로 연간 총손해액은 575억원에 이릅니다. <기사 보기>
역시 생활의 이치가 다시 확인되네요. 인절미보다 더 맛있는 게 떡고물이고, 고스톱 치는 것보다 더 짭짤한 게 개평 얻기죠.

Posted by '토씨'


 냉정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어쩔 수가 없다. 이렇게 말하지 않을 수 없다. MBC는 시험대 위에 섰다.

방송문화진흥회를 향해 쌍심지를 켜는 것만으로는 다가올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없다. 사장의 인사권을 침해해 결과적으로 소유와 경영의 분리 원칙을 훼손한 점에서, 그 배면에 방송 장악 또는 길들이기 의도가 깔린 점에서 방문진을 비판하는 건 타당하지만 이것만이 실천적 대안인 것은 아니다. ‘익히 예상했던 일’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절대 되돌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엄기영 사장이 최종적으로 ‘사퇴’ 모양새를 취한 점도 이런 전망을 강화한다. 그의 ‘사퇴’가 ‘되돌리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힘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어차피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 방문진 입맛과 정권 코드에 맞는 인물이 사장 자리에 앉아 ‘방문진표’ 본부장들과 함께 MBC 장악에 나서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MBC의 한 기자가 이미 말하지 않았는가. “각 본부장들은 자기 뜻에 맞는 부장과 팀장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며 “사람이 바뀌면 내용이 바뀌는 것은 순식간”이라고(‘한겨레’ 9일자 보도). MBC가 오르는 시험대가 바로 이것이다. 방송의 ‘공영성’과 ‘독립성’이 하나 둘 소리 소문 없이 스러지는 상황 말이다.

KBS에서 확인한 바 있다. ‘땡전뉴스’ 데스크로 기능해 시청료납부거부운동의 대상이 됐던 KBS가 변신했다는 믿음, 비로소 공영방송으로 거듭났다는 믿음이 어설픈 것이었음을 확인한 바 있다. 숱한 ‘하차’와 ‘편파’ 논란에도 불구하고 제작일선에 있는 기자와 PD가 변변히 대응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공영의 기초가 부실했음을 확인한 바 있다.

이젠 MBC 차례다. MBC에서는 공영의 기초가 얼마나 튼실한지를 잴 차례가 됐다.

가능성은 있다. MBC는 KBS와는 조직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서 그렇다.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조직, 그래서 소통과 응집이 비교적 원활한 조직이 MBC다. 몇 번의 방송독립 투쟁경험이 여전히 살아있는 곳이 MBC다. 난관을 헤치고 나갈 힘이 상대적으로 큰 곳이 바로 MBC다.

외부 요인도 있다. 이명박 정권의 공격 타깃이 된 곳이 MBC다. 지난 2년간 편향 대 공영이라는 구도에 내몰렸던 곳이 MBC다. 그만큼 방송의 공영성과 독립성에 대한 각인효과가 강하게 새겨진 곳이 MBC다. 물러설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은 곳이 바로 MBC다.

하지만 모른다. 가능성은 그에 맞는 조건을 만나야 현실화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지의 요인을 간과할 수 없다.

제작일선에서 ‘일상투쟁’을 전개해야 할 평사원의 특수성이 눈에 들어온다. 그들 대부분이 김대중 정부 이후, 더 넓게 잡아도 87년 6월항쟁 이후에 입사했고, 꼭 그만큼 내ㆍ외부의 간섭에서 자유로웠다. 이 같은 특수성이 어떻게 작용할지 알 수 없다. 그것이 제작 간섭에 대한 ‘자극ㆍ반발지수’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지, ‘면역력’을 키우고 ‘저항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지 알 수 없다.

KBS에 비해서는 작지만 신문사에 비해선 큰 조직 규모 또한 눈에 들어온다. 규모가 클수록 조직은 수직화 되고 실적평가와 인사고과는 빡빡해진다. 규모가 방대할수록 조직은 계통화 되고 직종간 칸막이가 생긴다. 이런 요인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그것이 ‘간섭’의 ‘선명도’를 높일지, ‘개입’의 ‘틈새’를 벌릴지 알 수 없다.

그래도 말할 수 있다. ‘내일’ 일은 알 수 없지만 ‘오늘’ 일만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 MBC노조가 어제에 이어 오늘도 ‘방문진표’ 본부장 출근저지투쟁을 벌이고 있지 않은가. 16일 총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간다고 하지 않는가.

MBC구성원들은 시험대를 정면돌파할 각오를 되새기고 있는 것이다.

▲사진=MBC 사옥 전경 ⓒMBC노조

'이슈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나라당이 쪼개질지 모른다고?  (11) 2010/02/11
시험대 위에 선 MBC  (4) 2010/02/10
'뻥정치' 들여다보니 '셈' 있네  (2) 2010/02/09
이젠 도시에까지 색깔론 씌우나  (4) 2010/02/04
Posted by '토씨'


"도대체 뭘 하려는 건지?" 다 알면서
엄기영 MBC 사장이 사퇴했습니다.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야당 추천 이사들이 불참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어 보도ㆍ제작ㆍ편성 본부장을 내정한 데 이어 곧바로 주총을 열어 내정안을 확정한 데 반발해 사퇴한 건데요. 엄 사장은 “도대체 뭘 하려는 건지”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섰습니다. <기사 보기>
“도대체 뭘 하려는 건지” 정말 몰라서 이런 말을 남긴 건 아니겠죠?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더니
금호아시아나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오너 일가로부터 채권단에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의결처분권도 위임하는 합의서를 받고,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리방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전 회장 부자가, 금호타이어는 박삼구 명예회장 부자가 경영하는 방안입니다. <기사 보기>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네요. 덩치는 줄어도 ‘회장님’ 신분은 유지하는 걸 보니….

남는 장사 했네
현대차 소액주주 14명과 경제개혁연대가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가 받아들였습니다. 자신의 보증채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대차 자금으로 경영상태가 열악한 현대우주항공 등에 유상증자 하고 회삿돈을 횡령한 데 대해 책임을 물은 건데요. 하지만 재판부는 정 회장의 배임 및 횡령으로 발생한 손해액을 1438억원으로 판단하고도 배상액은 700억원으로 판결했습니다. 현대우주항공 관련 배임의 경우 IMF 상황에서 정부정책과 채권금융기관들의 요구에 따라 부득이하게 보증채무를 부담하게 된 점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기사 보기>
이거 남는 장사 아닌가요? 결과적으로 챙긴 이익의 절반만 토해내면 되니까….

'주민 자치'와 '토호 자치'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행정체제개편특위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2014년부터 특별시와 광역시의 자치구를 준자치구로 변경해 구의회를 없애기로 했습니다. 자치구의 통합을 촉진하고, 지역 유지들의 친목 모임으로 전락한 구의회의 낭비적 요소 없애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기사 보기>
이럴 때 쓰는 말이 '대략난감'인가요? 지방자치 취지는 살려야 겠고, 토호 놀이터가 된 지방의회 현실을 나몰라라 할 수도 없고…. 결국 핵심은 '토호 자치'를 '주민 자치'로 바꾸는 건데….

야권 공조의 1등 공신은?
민주ㆍ민노ㆍ창조한국당ㆍ진보신당 대표들이 모여 경찰의 민노당 서버 압수수색을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공조를 펴기로 했습니다. 이들은 첫 번째 공조사업으로 정운찬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조만간 공동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민노당측이 서버의 하드디스크 2개를 떼어가 전교조와 전공노 소속 수사 대상자 303명의 민노당 가입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고,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이와 관련해 오병윤 사무총장에 대해 증거인멸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기사 보기>
핵심 사실인 공무원의 정당 가입 여부는 수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아니까 논외로 하더라도 한 가지 사실은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검찰과 경찰이 야권 공조의 1등공신이라는 점.

돈 더 줄테니 학생 쥐어짜라?
교과부가 내년부터 교사성과급에 학교별 평가 결과를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총액의 10%는 학교 단위의 평가실적을 반영해 차등지급한다는 건데요. 학교별 평가 기준에 일제고사 성적 향상도를 포함시킨다고 합니다. <기사 보기>
간단히 말하면 ‘돈 더 줄테니 학생 성적 쥐어짜라’는 거죠?

돈 줄테니 양심 팔아라?
한국작가회의가 한국문화예술위의 문예진흥기금 지원을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문화예술위가 기금 지원조건으로 ‘시위 불참 확인서’ 제출을 요구한 데 반발해 이렇게 결정한 건데요. <기사 보기>
이것도 간단히 말할 수 있습니다. ‘돈 줄테니 양심 걸어라.’ 양심이 각서로 담보되는 게 아니란 점을 고려하면 그렇습니다.

'한명숙 수사'와는 영 다르네
전남대 의대 모 교수가 지난해 9월에 전공의협의회에 고발당했습니다. 수년간 전공의들에게 회식비와 유흥주점 술값 등을 내게 한 혐의가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광주지검 형사3부는 이 교수의 혐의 중 대가성 있는 부분은 기소유예, 대가성 없는 부분은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전공의협의회는 전공의들의 피해 진술과 유흥주점 술값 영수증 등을 증거로 제출했는데도 검찰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기소유예 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기사 보기>
‘한명숙 수사’가 그러지 않았나요? 물증 없이 돈 줬다는 사람의 진술에만 의지해 기소하지 않았나요? 이 사례에 준하면 이 교수는 당장 기소감인데….

선생님 입에 걸레 물면
판사ㆍ검사에 이어 이번엔 교사입니다. 국가인권위는 서울 모 고교 2학년 담임교사가 폭언했다며 학생 학부모가 2008년 12월 진정을 낸 데 대해 인격권 침해라고 판단했는데요. 이 교사는 한 학생 주도로 학교폭력이 발생하자 종례시간에 “인간쓰레기들, 바퀴벌레처럼 콱 밟아 죽여버리겠다. 너희가 사람 XX냐”라고 폭언을 했다는 겁니다. <기사 보기>
아실지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입에 걸레 물면 학생들 마음엔 오물이 묻는다는 것.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