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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물어보자.

대안정책야당을 한다고 해서 투쟁을 안 할 건가? 선명투쟁야당을 한다고 해서 정책개발을 안 할 건가?

단순함을 무릅쓰고 이렇게 물어보는 이유가 있다. 대안야당이니 선명야당이니 하는 입씨름이 말장난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 하나는 종부세고 다른 하나는 인사다.

종부세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을 때 민주당이 다짐했다. 종부세 과세기준 6억원, 종부세율 1∼3%만은 반드시 지키겠노라고 다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법안 소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1월 24일 별도 브리핑을 갖고 헌법재판소에서 합헌결정을 받은 종부세 과세기준금액(주택 6억원)과 세율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되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장기보유 1주택자에 대한 감면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다시 한번 확인하기도 했다

어떻게 됐을까? 민주당 다짐은 지금도 굳건히 지켜지고 있을까? 그렇지가 않다. 확정은 안 됐지만 잠정합의를 봤다. 기획재정위 조세법안 소위에서 종부세 과세기준 6억원을 유지하되 1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3억원의 기초공제를 해주기로 한나라당과 사실상 합의를 봤다. 반드시 지키겠노라고 다짐했던 종부세 과세기준을 내준 것이다.

걸핏하면 촉구했다. 사퇴하라고 민주당이 목소리를 높였다. 한승수 총리를 비롯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어청수 경찰청장 등을 향해 전방위로 사퇴 공세를 폈다.

어떻게 됐을까? 한 사람도 물러나지 않았다. 쌀직불금 파문에 휩싸인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이 물러나긴 했지만 이는 민주당의 투쟁 성과이기보다는 여론 공세의 결과물에 가깝다(정운천 농림부장관, 김도연 교과부장관, 박미석 수석의 경우도 이봉화 차관과 비슷한 경우다). 민주당은 무작정 지르기만 했을 뿐 마무리는 전혀 하지 못했다. 불교계가 들고 일어나고 여론도 꽤 동조했던 어청수 경찰청장 사퇴조차 관철시키지 못했다.


확인할 수 있다. 전자의 예에서 흔들리는 민주당을, 후자의 예에서 무력한 민주당을 확인할 수 있다. 대안을 내세우고 타협을 강조하며 애초 입장을 스스로 허무는 민주당의 모습을, ‘옹고집’ 이명박 대통령만 탓하며 은근슬쩍 입 씻는 민주당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민주당의 최대 문제는 일관성 결여다. 더불어 일관성을 담보하는 전략의 부재다. 죽기살기로 싸워야 할 사안과 대안정책을 내놓고 주고받기를 할 사안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종부세 과세기준보다 세율 고수가 더 중하다고 판단했다면, 부자만을 위한 법인세․소득세․상속세 인하를 저지하기 위해 주고받기 거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 애당초 호언하고 장담해서는 안 됐다. 종부세 과세기준을 반드시 지키겠노라고 공언하며 국민에게 헛된 믿음을 심어줄 게 아니었다.

사과 한 마디로 사퇴 주장을 거둬들일 만큼 중한 사안이 아니었다면 애당초 사퇴를 주장해서는 안 됐다. ‘옹고집’ 대통령이 사퇴 주장을 일축할 것이 뻔했다면 배수진을 치고 싸워야 했다. 일을 벌이기만 하고 하나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는 무기력 야당 인상을 심어줄 게 아니었다.

대안야당이니 선명야당이니 하는 입씨름은 다음 문제다. 시급한 문제는 번지수 찾는 법을 깨우치는 일이다. 돌밭에 씨 뿌려봤자 싹 나오지 않고 인천 앞바다가 사이다라 해도 컵이 없으면 마시지 못 한다. 자나깨나 대안만 제시하고 주야장청 투쟁만 벌일 게 아니라면 강온과 완급을 조절하는 전략은 필수다. 시기와 상황을 헤아리는 혜안 또한 필수다.

민주당은 이게 없다. 입만 살았지 주변을 살필 눈과 여론을 들을 귀는 닫혀 있다. 그래서 부질없다. 대안야당이니 선명야당이니 하는 입씨름이 한가하다.

몰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전략을 운용하려면 중심이 서야 하고 중심을 세우려면 색깔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라서 혹평하는 게 아니다. 대안야당론이 우향우를 선호하고 선명야당론이 좌향좌를 추구한다는 사실을 몰라서 비판하는 게 아니다. 한미FTA와 같은 중대사안을 놓고 노선 분화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을 몰라서 힐난하는 게 아니다.

노선은 추상적인 것이라는 사실, 노선이 힘을 발휘하는 건 개개 사안에 적용될 때라는 사실을 재삼재사 강조하기 위해서다. 노선투쟁을 할 정도로 복잡하지도 않은 사안에 대해서조차 중심을 잡지 못하는 민주당이 갑갑해서다. 더 단순하게 말하면 노선투쟁을 할 만큼 민주당이 준비돼 있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흔히 말하지 않는가. 개념 인지와 응용은 별개라고, 머리는 좋은데 공부는 못 한다고 말하지 않는가. 바로 이 점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진=민주당 내 개혁그룹인 ‘민주연대’ 발족식 장면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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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참 묘하다. 시점이 그렇고 사유가 그렇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유모차 부대’ 회원인 유모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다른 회원 두 명에게 출석을 통보한 시점은 지난 19일이다. 경찰이 꼽은 형사처벌 사유는 ‘촛불시위 때 유모차를 끌고 나와 물대포를 가로막아 차량 흐름을 방해했다’는 점이다.

비교할 게 있다. 유씨를 입건하기 열흘 전이었다. 지난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한 어청수 경찰청장은 경찰이 유모차에 소화기를 분사한 행위는 경찰관 직무규칙 위반이라는 강기정 민주당 의원의 질타에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조사결과를 보고 받은 것에 의하면…시위대들이 버스를 습격하는 과정에서 소화기를 뿌렸는데 어린아이를 태운 유모차가 시위대에 가까이 접근했다"고 했다.

일치한다. 물대포를 가로막았다는 건지 소화기를 가로막았다는 건지 오락가락하지만 아무튼 유모차 부대가 시위대에 가까이 접근해 경찰의 진압을 방해했다고 주장하는 건 경찰 실무진이나 경찰청장이나 다를 바가 없다.

불현듯 알게 된 일이 아니다. 이미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 어청수 경찰청장의 말에 따르면 경찰은 최소한 9월 9일 이전에 알고 있었다. 경찰 총수인 어청수 청장에게 9일 이전에 보고됐다니까 실무진은 그 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럴 수밖에 없다. 경찰 스스로 밝힌 바에 따르면 유모 씨 등을 법률 위반 행위 사유로 조사하고 입건한 근거는 현장 사진과 동영상이었다. 6월 28일 촛불시위에서 채증한 것이었다. 채증 자료에 대한 분석에 시간이 걸린다 해도 석 달씩이나 소요될 일이 아니다.


정리가 얼추 끝났으니 던지자. 이런 의문이다.

경찰은 ‘유모차 부대’의 ‘의도적인 진압 방해 행위’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데도 왜 처벌하지 않았을까? 진압을 방해한 지 석 달 가까이 지나도록 방치한 이유가 뭘까? 경찰 총수에게까지 보고할 정도라면 상당히 엄중한 사안으로 판단했다는 얘기가 되는데 왜 보고한 지 최소한 열흘 이상이 지나도록 손을 놓고 있었던 걸까?

납득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맥락을 읽는 것이다.

‘어청수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발언이 분기점 역할을 했을 개연성이 다분하다. 생각해 보라. 경찰청장이 국회에 가서 공개적으로 언급한 사건을 유야무야 넘길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무혐의’든 ‘형사처벌’이든 어떤 식으로든 사건을 종결해야 하지 않았겠는가.

‘무혐의’는 애당초 선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종결하는 순간 유모차 부대에 물대포 또는 소화기를 쏜 행위는 경찰관 직무규칙 위반이 돼 버린다. 더불어 어청수 경찰청장이 책임져야 하는 사유가 하나 더 늘어난다. 어청수 사퇴론에 다시 불을 지피게 되는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봐야 한다. 야당의 공세로부터 어청수 경찰청장을 보호하기 위해 유모차 부대를 범법행위자로 규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봐야 한다.

경찰의 뜬금없는 수사에 피치못할 곡절이 있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는 말이다. 

▲사진 제공=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눈물겹다. 어청수 청장의 행보가 간절하다.

몸소 대구 동화사를 찾았다. 지관 스님을 만나 사과의 말을 전하기 위해 2시간여를 기다렸다. 또 기다렸다. 지관 스님을 어떻게라도 만나려고 다시 몇 시간을 기다려 지관 스님 일행이 탄 서울행 KTX에 몸을 실었다.

궁금하다. 아니 의아하다. 저 간절한 몸짓에 어떤 말을 얹으려 했을까?

바로 전 날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사과하라고 했다. “경위야 어찌됐든 불교계 수장에게 결례를 해서 물의가 빚어진 만큼 경찰청장은 불교계 지도자에 사과하고 앞으로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면 좋겠다”고 지시했다.

몇 시간 뒤, 어청수 경찰청장은 국회에 출석해 목을 뻣뻣이 세웠다. “이유야 어찌됐든 15만 경찰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이런 요구를 받는 것은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항변할 건 다 했다. 경찰 복음성회 포스터에 자신의 사진이 실린 건 나중에 알았고, 지관 스님 승용차를 검문검색 한 것에 대해서는 “김수환 추기경 차량도 검문검색 한 적이 있다”고 되받았다. 그러면서 힘주어 말했다. “(사퇴는)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경찰 조직의 안정, 사기 문제와 연결된다”고 했다.

대통령이 “경위야 어찌됐든” 일단 사과하라고 지시하니까 어 청장이 “이유야 어찌됐든” 일단 송구스럽다고 말하긴 했는데 기실 그는 잘못한 게 없다. 어 청장의 항변에 따르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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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아하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 청장의 항변과 확신에 따르면 그는 사과를 해서는 안 된다. 절대로 하면 안 된다.

왜냐고? 생각해 보라. 부하 경찰들이 총수의 모습을 어떻게 보겠는가? 잘못한 게 없는데도 굴욕을 감수하며 낮은 자세로 임하는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어 청장 말마따나 “15만 경찰 조직의 사기”에 그게 도움이 되겠는가? 마이크 앞에서 점잖게 '깊은 유감'을 표명하는 정도라면 모를까, 굴욕적인 모습을 보이면 "15만 경찰의 사기"가 어떻게 되겠는가?

잘 보니 어 청장의 상황이 고약스럽게 꼬여버렸다.

어 청장은 “경찰 조직의 사기” 때문에 사퇴를 거부했다. 그런 그가 사퇴를 하지 않기 위해 “경찰 조직의 사기”를 해치고 있다.

도대체 이 희한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사진=어청수 경찰청장이 지난 10일 대구 동화사에서 스님과 신도들에 둘러싸여 있다. ⓒ오마이뉴스

Posted by '토씨'

이중구 서울 동대문경찰서장은 요즘 뜨는 ‘스타’다. 장안동 성매매업소 단속을 밀어붙이면서 찬사를 받고 있다. 인근 주민들이 격려를 보내고 기독교단체에서 지지방문을 할 정도다. 언론의 호평도 쏟아진다.

논란의 소지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성매매업소 업주들이 상납을 받은 경찰관들이 있다고 하는 판이다. 성매매업소 창궐 이면에 상납과 보호 관행이 있었다면 이것부터 먼저, 아니면 동시에 도려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평을 거둬들일 필요는 없다. 단속의 완성도는 따로 떼어내 짚을 일이다. 이중구 서장의 뚝심만은 높이 사는 게 옳다. 동대문경찰서장에 부임하자마자 단속에 나서 두 달여 동안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이는 건 평가할 만하다.

그럼 이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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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청수 경찰청장이 나섰고 서울경찰청이 나섰다. 어청수 경찰청장은 “이중구 동대문경찰서장이 잘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성매매업소 집결지를 중심으로 휴게텔, 마사지업소 등 신·변종 불법 업소에 대해서는 근절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단속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경찰청은 불법시위 단속에 투입했던 경찰 기동대를 성매매업소 단속에 투입하겠다고 했다. 추석 연휴 직후에 기동대를 성매매업소와 사행성 오락실 단속에 투입하기로 했다.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없는 것 같다. 어청수 경찰청장의 말은 지극히 원칙적인 말이고, 서울경찰청의 방침은 지극히 효율적인 방침 같다. 해야 할 말을 한 것이고 취해야 할 조치를 취하려는 것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 같다.

근데 왜일까? 자꾸 배면에 눈길이 간다.

대비된다. 어청수 경찰청장이 힘주어 강조한 ‘민생치안’은 지금의 자기 처지와 대비된다. 불교계의 종교편향 비판과 시민들의 과잉진압 비판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미지만이 아니다. 태도 또한 대비된다. 불교계의 종교편향 비판과 사퇴 요구에 대해 “이유야 어쨌든 간에 공조직 책임 수장이 거론된 것 자체가 유감스럽고 송구하다”고 고개 숙인 점과 “성매매뿐만 아니라 조폭 등 민생침해 사범에 대해 집중인 단속을 할 계획”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내보인 점이 대비된다.

어청수 청장이 의도했는지 여부는 알 길이 없다. 묻는다고 대답해줄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그래도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의도는 모르겠지만 사후 효과는 분명히 짚을 수 있다.

탈색할 수 있다. 민생치안이 부각되면 될수록 종교 편향, 정권 경도 이미지는 자동으로 탈색된다. 굳힐 수 있다. 민생치안 확립을 강조하면 할수록 할 일은 많아진다. 더불어 자리에 남아있어야 할 이유도 분명해진다.

너무 잘 짜인 각본 같기에 다시한번 어청수 청장의 의도를 돌아보고 싶지만 관두자.

어차피 기정사실 아닌가. 청와대에서 ‘경질 불가’ 얘기가 잇따라 흘러나오고 있다. 보수단체가 격려방문을 오는 상황이다. 가만히 있어도 자리를 보전할 수 있는데 뭐가 아쉬워서 본인이 직접 나서겠는가. 절체절명의 위기도 아닌데 체면 불구하고 부하 경찰관의 공적에 묻어가려 하겠는가.

그냥 치안 총수의 원칙적인 말로, 당연한 조치로 받아들이자. 그게 속 편한 일이다.

▲사진=어청수 경찰청장 ⓒ경찰청 홈페이지

Posted by '토씨'

강만수와 어청수, 두 사람의 운명이 참 기구하다. 돌고 돌았는데 결국은 제자리다.

기사회생하는가 싶었다. 환율을 방치한 책임 때문에, 촛불집회를 미온적(여) 또는 강압적(야)으로 대처한 책임 때문에 자리에서 쫓겨나는가 싶었다.

하지만 살아남았다. 두 사람 모두 대리경질 덕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중경 차관이 대리경질 된 덕에, 어청수 경찰청장은 한진희 서울경찰청장이 대리문책(주성영 한나라당 의원 표현) 된 덕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리고 몇 달…. 다시 백척간두에 섰다. 강만수 장관은 금융 패닉의 책임론에 시달리고 있고 어청수 청장은 불교계의 원성에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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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걸 두고 동병상련이라고 하던가? 반 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두 사람이 ‘붕어빵 경험’을 공유했으니 다른 말이 뭐가 필요하겠는가?

팔자소관은 아니다. 되풀이 되는 우연은 더 이상 우연이 아닌 법, 두 사람이 같은 기간에 같은 경험을 했다면 거기엔 필시 곡절이 있게 마련이다. 뭘까? 두 사람을 ‘상련’ 지경으로 내몬 ‘동병’이 뭘까?

다른 데 있지 않다. 두 사람의 인사권을 쥔 이명박 대통령의 생각이 문제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강만수 장관은 경제철학을 공유하는 ‘동지’이자 신앙을 공유하는 ‘친구’다. 강 장관이 여론의 뭇매를 맞은 환율 방기도 따지고 보면 이명박 대통령의 ‘747’을 달성하려다가 빚어진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어청수 청장은 통치철학을 집행하는 ‘충신’이자 아픔을 잊게 해준 ‘구원자’다. 어 청장이 물대포를 쏘고 조계종 총무원장의 승용차를 과잉 검문검색하는 사태를 연출한던 것도 따지고 보면 이명박 대통령의 ‘법치’를 실현하려다가 빚어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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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를 수가 없다. 이런 사람들을 단 칼에 베는 건 인정상 할 일이 아니다. 도리가 아니다.

감상적이라고 일거에 내칠 일이 아니다. ‘인정’과 ‘도리’는 잘 디자인 된 포장지다. 그 ‘인정’과 ‘도리’가 이명박 대통령의 ‘전략’을 감싼다.

강만수 장관은 ‘MB노믹스’의 화신이다. ‘MB노믹스’는 이명박 정부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전략과제다. 그래서 자르기가 어렵다. 강만수 장관을 자르면 ‘MB노믹스’가 조정될지 모른다.

어청수 청장은 ‘법치’의 집행자다. ‘법치’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집행의 효율성을 담보할 핵심 전략과제다. 그래서 솎아내기가 힘들다. 어청수 청장을 자르면 ‘법치’의 일선조직이 흔들릴지 모른다.

확연해진다. 강만수와 어청수, 두 사람의 사퇴를 둘러싼 공방엔 상당히 무거운 정치적 함의가 깔려있다. 이명박 정부를 끌고가는 두 수레바퀴, 즉 ‘MB노믹스’와 ‘법치’의 속도와 수위를 둘러싼 이견이 내재해 있는 것이다.

속단하지는 말자. 이런 진단이 이명박 대통령의 ‘사퇴 불가’를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곧장 연결되는 건 아니다.

다른 방법이 하나 있다. 이미 써본 방법이다. 대리 경질하는 것이다. ‘MB노믹스’를 대리 구현할 수 있는 인물, ‘법치’를 대리 집행할 수 있는 인물만 있다면 대리 경질하면 그만이다. 본질은 놔둔 채 분위기만 바꾸는 차원에서 그렇게 하면 된다.

▲사진=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위)과 어청수 경찰청장(아래).

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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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말이 귀를 사로잡는다. 아주 ‘적절한’ 시점에 가장 ‘유효한’ 주장을 폈다.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랬다. “어청수 경찰청장이 특정 종교에 편향적인 자세가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상황을 수습하려면 어 청장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불교계가 불교도대회를 열기 이틀 전에 한 말이다. 불교계의 핵심적인 요구사항인 ‘어청수 경질’을 수용하는 말이다. 누가 봐도 명백하다. 발언 의도는 불교계 달래기다.

궁금하다. 불교계가 ‘어청수 경질’ 요구를 끈질기게 폈는데도 꿈쩍 안 한 여권이다. 그런 여권의 핵심부에 있는 박희태 대표가 돌연 경질을 주장하고 나섰다. 어떤 것일까? 입장을 바꾼 것일까? 정말로 ‘어청수 경질’을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한 것일까?

그렇게 볼 여지는 있다. 박희태 대표의 발언이 있기 전에 물밑 움직임이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사찰 순례’에 나섰고 청와대의 맹형규 정무수석 등이 불교계와 대화를 가졌다. 그런데도 불교계는 요지부동이었고 불교도대회를 취소하지도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면 좀 더 성의 있는 자세를 보이는 건 불가피하다. ‘반성’과 ‘다짐’ 만으로 설득할 수 없다면 몸으로 진정성을 보이는 수밖에 없다. 그게 바로 ‘어청수 경질’이다.

박희태 대표가 ‘어청수 경질’ 발언을 한 어제의 최고위원회의에 김장실·신재민 문화부 1,2차관이 동석했다는 점, 그들이 동석한 이유가 문화부가 마련한 불교계 달래기 방안을 보고하기 위해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유추는 더욱 힘을 얻는다. 문화부 방안에 여당의 구체적인 주문이 들어간 것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른다. 박희태 대표가 ‘어청수 경질’을 주장했다고 해서 그것을 기정사실로 단정할 수는 없다. 인사권자는 박희태 대표가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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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어청수 경질’을 작심했다는 후문이나 정황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어제 청와대 수석들에게 “공직자들은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종교 문제와 관련해 국민 화합을 해치는 언동이나 업무 처리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긴 했지만 이 말에서 경질 의지를 읽을 수는 없다. 그저 원론적 당부로 해석될 뿐이다.

오히려 김장실·신재민 차관이 박희태 대표의 발언을 청와대에 전달하기로 했다는 얘기가 더 또렷하게 들린다. 이 얘기를 곧이곧대로 들으면 문화부의 애초 불교계 달래기 방안에 ‘어청수 경질’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럴 만도 하다. ‘어청수 경질’은 이명박 대통령이 쉽게 꺼내들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어청수 경찰청장의 ‘충심’도 그렇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계획이다.

요즘 들어 유난히 ‘법치’를 강조하는 이명박 대통령이다. “법치를 국정운영의 3대 중심축의 하나로 삼겠다”고 하고 “법치 없이는 선진일류국가도 이를 수 없다”고 단정하는 이명박 대통령이다.

이런 이명박 대통령이 과연 어청수 경찰청장을 하루아침에 경질할 수 있을까? 쉬운 일이 아니다. ‘법치’의 손발이 돼야 할 경찰을 독려해도 부족한 판에 그 수장을 경질하면 흔들린다. 경찰 조직이 흔들리고 이른바 ‘공권력’이 흔들린다.

이것만이 아니다. 정부의 그간 태도와 주장에 견줘보면 어청수 경찰청장은 경질될 만큼 중과실을 범하지 않았다. 경찰관이 조계종 총무원장 승용차를 검문검색한 건 ‘과잉수사’와 ‘결례’에 해당할지는 몰라도 ‘위법’은 아니다.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진이 조용기 목사와 함께 경찰 복음화 금식대성회 광고지에 실린 것도 ‘부적절’한 처신이었는지는 몰라도 ‘탈법’은 아니다.

이런 어청수 경찰청장을 불교계가 요구한다고 해서 단칼에 베어버리면 자기모순에 빠진다. ‘법치’를 강조하는 대통령이 기실 ‘정치’를 우선시하는 것으로 비쳐진다.

쪼개놓고 보니 난감하다. 한나라당으로선 조직표, 그것도 엄청난 규모의 조직표를 갖고 있는 불교계와 마냥 척을 질 수 없다. 어청수 경찰청장을 싸고돌아 불교계와 척을 지는 건 자기 무덤을 파는 것과 같다. 이명박 대통령으로선 자기 말에 책임을 져야 하고 자기 소신을 실천해야 한다. 어청수 경찰청장을 경질하면 ‘법대로 통치’ 기반이 일시적으로나마 흔들린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난감한 상황을 어떻게 풀 것인가? 참으로 복잡한 방정식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익히 보아온 ‘소나기 피하기’ 방법이 남아있다.

내일로 예정된 불교도대회만 넘기면 어떻게 해볼 여지가 생길지 모른다. 불교도대회가 더 거센 투쟁을 결의하는 자리로 매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불교도대회를 계기로 불심의 반발이 소강국면에 들어가기만 한다면 차후에 조근조근 설명하고 하나하나 시행할 방책을 마련할 수 있다. 물론 ‘어청수 경질’은 빼고….

이렇게 보면 박희태 대표의 ‘어청수 경질’ 주장은 애드벌룬 띄우기에 해당한다. 일단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립서비스에 해당한다. 현재로선 그렇다. 내일 일은 모르겠지만….

▲사진 위=어청수 경찰청장 경질을 주장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한나라당
▲사진 아래=불교계의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어청수 경찰청장 ⓒ경찰청

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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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도 부모가 있고, 전경도 부모가 있지 않습니까. 내 자식만은 안 다쳐야 하는데, 그게 부모 마음이죠. 모두 귀한 자식들입니다. 부모들 가슴에 상처 주는 일 없도록 서로 절대 다쳐선 안 됩니다.”

청와대와 경찰이 촛불집회에 대해 잇따라 강경진압 방침을 재확인했던 지난달 30일. 대학에 입학한 지 두 달이 채 안 된 외아들을 경찰 폭력으로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낸 고 강경대 군의 부모를 찾았다. 만나자마자 ‘다쳐선 안 된다’며 몇 번이고 강조한다. 그들에게 지난 두 달여간은 아픈 경험을 다시 대면하는 시간이었다.

“경대 엄마가 힘들어 했죠. 경찰한테 맞아 앞니 모두가 나가 버렸는데…. 다시 경대 일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 많이 하지요.”

고 강경대 군의 부친 강민조(67) 씨가 부인 이덕순(60) 씨를 다독이며 말한다. 이덕순 씨는 강경대 군 사망 사건이 일어난 지난 91년 ‘법정소란죄’로 재판정에 선 강민조 씨의 공판 참석을 막는 전경으로부터 얼굴을 방패로 찍혔다. 아들의 죽음과 남편의 감옥행에 절규하던 이 씨에게 날아든 전경 방패는 지금도 쉽게 기억에서 지우기 힘든 일이다.

“경찰 폭력이라고 하면 치가 떨리죠. 지금도 하루같이 그 때 생각이 납니다. 이번에 쇠고기 촛불집회 현장에 가서도 ‘아들 같은 사람들이 다치면 어떡하나’하는 생각과 함께 ‘전경들이 나한테 달려오면 또 어떡하지’하고 불안해했죠.”

강민조 씨는 아들의 죽음 이후 지금까지 경찰폭력 피해 부모들의 모임 등에 참석하며 활발히 사회참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3일에도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대표 자격으로 사회원로 100인 시국선언에 참여했다.

지난 18년 동안 큰 집회는 안 나가본 적이 없다. 그 사이 ‘새파랗게 젊은 전경들에게 그러면 안 된다고 이야기 하다 맞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덕순 씨는 그동안 평범한 주부로 살았지만 쇠고기 촛불집회를 TV로 보다 ‘앉아 있을 수만 없어서’ 강민조 씨와 몇차례 서울시청 앞을 찾았다고 한다.

“학생들을 보면서 얼마나 기특하던지 모르겠더라구요. 마냥 어리광만 부릴 것 같은 나이인데도 말도 잘하고 표현력도 좋고.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죠.”

경대가 죽기 전까지 ‘안일’하게 살았는데 지금은 아들로 인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며 이 씨가 덧붙인다. 그러면서 “경대가 살았더라면 아마 직장 다니다 그 자리에 서 있지 않았겠냐”며 웃어보인다.

“촛불집회에 가면 어떻게 알아보고 ‘경대 부모님 오셨냐’고 인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나 하나 기억을 못하니 미안하더라구요.”

다시 경찰의 강경 진압 이야기로 돌아갔다. 안타까운 심경이 묻어나는 말들이 이어진다.

“위에서 시키니 할 수 없겠죠. 하지만 유난히 폭력적인 전경들이 있더라구요. 내 경험상 시위대는 절대 먼저 집단적인 폭력을 행사하지 않아요. 평화적인 집회를 보장하란 이야기를 전경들도 이해는 할텐데….”

강민조 씨는 ‘치고 받는 시위가 아니라 웃으면서 할 수도 있지 않겠냐’고 반문한다.

어미니 이 씨는 몇 번이고 ‘부모 마음’을 강조한다. “전경도 대한민국 국민이잖아요. 이성을 저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대한민국 자식들은 시위대건 전경이건 안전하게 살아야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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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이야기가 나오자 강민조 씨의 목소리가 올라간다.

“어청수 경찰청장은 혹시 가족이 없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함부로 진압 명령을 내리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조금이라도 생각해 봤는지도….”(강민조 씨)

강민조 씨는 특히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전날 ‘불법 과격시위 같은 집회는 공동체 이익을 갉아먹는 해충과도 같다’라고 한 발언에 단단히 화가 나 있었다.

“도대체 촛불집회에 한번이라도 나와보고 그런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자기 생각만 가지고 그렇게 함부로 말하는 사람이 어떻게 정치 지도자라고 할 수 있습니까. 조중동 보는 그대로 세상을 보는 것 아닙니까.”

이덕순 씨가 말을 받는다.

“광우병은 벼락 맞을 확률이라고 하지만, 그렇다면 벼락 맞을 확률에 안전하다고 말하는 대통령도 포함 될 수 있는 것 아니에요? 우리가 할 수 있다면 최대한 안전한 식품을 먹고 싶다는 게 국민들, 특히 주부들 생각입니다. 게다가 이젠 먹고살기 어려운 시절도 지났잖아요. 그걸 옛날식으로 국민들한테 강요하려고만 들려니… 후세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네요.”

*뒷이야기=고 강경대 군의 아버지 강민조 씨는 아들이 죽은 지난 91년 4월 이후 인생의 행로가 바뀌었다. 평범한 사업가에서 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일을 하면서 민주화유공자 특별법 제정, 의문사 진상규명 활동 전면에 나선 투사가 됐다. 한편으론 ‘강경대 한방무료진료소’를 열고 해마다 경대의 생일 때 경로잔치를 열었다. 지역감정을 없애자는 운동도 벌였다.

어머니 이덕순 씨는 경대가 죽은 후 광주로 내려가 98년까지 ‘경민회관’이란 식당을 운영하면서 해마다 5월이면 전국에서 찾아오는 학생들과 시민들을 거두는, 광주 운동판의 대모역할을 했다.

지난 94년 5월의 어느날 늦은 저녁 경민회관을 찾았을 때, 이사 오기 전 서울 집의 경대 방을 그대로 옮겨놓은 경민회관 2층 방에 어머니가 자리를 펴주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다시 찾은 집에서도 그 때 봤던 경대 방이 그대로 옮겨져 왔다. 경대가 쓰던 책상 위 경대의 영정만 조금 더 커졌을 뿐이었다.

그 당시에도 마찬가지였지만 흰머리가 많이 늘어난 어미니 이 씨는 오는 사람마다 ‘거둬 먹이기’ 바쁘다. 94년도에는 난생 처음 전라도식 생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이번엔 강민조 씨의 고향 영광에서 올라온 오디차와 쑥떡을 쉴새없이 권했다.

경대의 누나 강선미 씨는 지난해 결혼을 했다. 이달이 출산 예정일이다. 촛불집회를 지켜보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경대가 태어난 지 37년만에 새 식구가 들어온다는 생각에 강민조 씨와 이덕순 씨는 살짝 들떠 있었다.

▲사진 제공=시민사회신문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