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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23 <조선일보> 전망대로만 된다면야… (45)
  2. 2008/09/02 부자를 '좀생이'로 보는 감세정책 (16)

종부세 완화에 찬성할 수 있다. 완화가 아니라 폐지를 한다고 해도 군말 할 생각이 없다. <조선일보>가 내놓은 전망대로만 된다면 순순히 정부와 여당의 결정에 따를 용의가 있다.

<조선일보>가 그랬다. “이번 조치로 인해 저가 주택 수요가 줄고 ‘고가 1주택’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부세 완화 조치로 “가구에 따라 적게는 몇백만원, 많게는 몇천만원의 부담이 사라지면서 고가 주택 보유 성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삼 확인했다. “‘1가구 1주택’ 시대가 정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종부세 완화에다가 “앞으로 3년 이상 보유, 3년 거주 1가구 1주택자에 대해서는 양도세 부담도 대폭 줄어드는” 요인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얼마나 쾌청한 전망인가? 돈 많은 사람들이 1주택에 만족하면 투기가 사라진다. 더불어 저가주택 가격이 투기요인 때문에 상승하는 일도 없어진다. 그만큼 서민의 내 집 마련 기회도 넓어진다.

이렇게만 된다면 돈 많은 사람들이 99칸 기와집에서 살든 100평짜리 펜트하우스에서 살든 관여할 일이 아니다. <조선일보>의 전망과 예상이 현실화하기만 한다면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근데 그럴 것 같지가 않다.

종부세를 도입한 취지 가운데 하나가 투기 차단이었다. 과세기준을 기준시가 6억원 이상으로 정하고, 세대별 합산과세를 했던 이유가 그것이었다. 한 가구가 필요 이상으로 여러 채의 주택을 보유하는 걸 막기 위해서였다. 투기 목적으로 사들인 여러 주택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환수하기 위해서였다.

근데 이 게 풀린다. 정부와 한나라당의 종부세 완화 조치에 따라 투기 차단 장치가 풀린다. 과세기준을 9억원으로 올리고 세율을 3분의 1로 깎아주면 주택 보유 여지가 두세 채에서 서너 채로 넓어진다.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다. 종부세 완화 조치는 투기의 필요조건을 갖춰주는 것이다.

물론 충분조건까지 풀세트로 갖춰진다고 말할 수는 없다. <조선일보>도 거론한 것처럼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상황이고,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투기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할 수는 없다. 더구나 주택대출 규제는 아직 풀리지 않았고 금리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하지만 이런 요소가 어느 순간 가신다면, 그래서 투기의 충분조건까지 갖춰진다면 종부세 완화가 기폭제 기능을 할 수 있다. ‘고가 1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저가 다주택’까지 마구잡이로 사들이는 현상을 촉발할 수 있다.

이 분석은 지극히 평범한 것이다. 어려운 경제이론을 들먹일 필요도 없는, 한국 땅에서 이사 몇번 다녀본 사람이면 누구나 터득했음직한 경험칙이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전혀 엉뚱한 전망을 내놨다.

왜일까? <조선일보>는 왜 현실과는 한참 괴리된 전망을 내놓은 걸까?

기본 설정이 다르다. <조선일보> 해당 기사 어디에도 ‘투기’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기사 행간을 지배하는 개념은 ‘주거’다. 따라서 부동산 거래의 성격도 실소유로 규정돼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투기’ 요인을 <조선일보>는 논하지 않는다.

토를 달지는 않겠다. 필요가 없어서가 아니라 효용이 없어서다. 남들 다 아는 얘기다.

이 점만 확인하고 마무리하자.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전국민의 절반 가량이 셋방살이를 한다고 전했다. 전국의 주택 가운데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는 자가주택 비율은 55.6%, 서울의 자가주택 비율은 44.6%라고 했다.

분석도 곁들였다. 투자나 임대수입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시했다. 자가주택 비율이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대전(52.0%)은 행정복합도시 영향으로 투자 목적의 수요가 유입된 데 따른 것이고, 경기지역에서 자가주택 비율이 가장 낮은 과천(39.2%)은 재건축을 바라보는 투기수요가 많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의 보도를 간단하게 갈무리하면 이런 얘기가 된다.

‘‘투자’ 또는 ‘투기’ 수요가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있다.‘

Posted by '토씨'

이것만은 말해야 겠다. 의아하고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다. 언제부터 우리나라 부자가 ‘좀생이’가 된 걸까?

정부와 여당이 그랬다. 5년간 21조원을 감세하면 소비와 투자가 늘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을 거꾸로 해석하면 그동안은 소비와 투자 여력이 없거나 적었다는 얘기가 된다. 정말 그럴까?

이젠 정석이 됐다. 부자는 금융자산 기준으로 10억원 이상 보유한 자다. 부동산 등은 제외된다.

이런 백만장자가 2007년 기준으로 11만 8천명이다. 2006년에 비해 19%나 증가한 수치로, 부자 증가율이 세계 4위다(참고로 2005년도 부자 증가율은 21%로 세계 1위였다). 미국의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와 컨설팅회사 캡제미니가 조사한 결과가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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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증가율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백만장자가 소비 여력이 적다는 게 말이 될까?

그럴 수도 있다. 금융자산이란 게 대부분 현금이나 예금 아니면 주식이나 채권이다. 증시가 폭락하면 금융자산 규모는 줄고 소비 여력도 더불어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이건 가설이다. 현실은 다르다. 메릴린치와 캡제미니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자들처럼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사람들이 없다. 2005년 기준으로 전체 자산 가운데 35%를 현금과 예금으로 갖고 있다. 10%인 홍콩이나 11%인 싱가포르에 비해 3배나 높은 수치다. 채권 비중도 25%에 달한다. 반면에 주식에는 20%만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 부자들은 증시 폭락의 여파를 덜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이터다. 어디 그뿐인가? 35%에 달하는 현금·예금 보유율에 최근의 금리상승세를 대입하면 이자 소득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가 뒤따른다

의아하고 궁금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종합소득세율과 양도소득세율을 낮춤으로써 얻게 되는 ‘공돈’이 얼마나 될까?(상속·증여세는 논외로 하자. 말문이 열리려면 조금 더 시간이 걸려야 할 것 같으니까) 적으면 수백만원, 많으면 수천만원쯤 될 것이다. 서민 입장에서 보면 어마어마한 규모이지만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들 입장에서 보면 ‘푼돈’이다.

이 ‘푼돈’이 아까워 그동안 소비를 줄였고, 이 ‘푼돈’이 반가워 앞으로 소비를 늘릴까?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이것이다. ‘있는 사람이 더 하다’는 우리 속담이다. 이 속담을 기준으로 삼으면 ‘푼돈’은 더 이상 ‘푼돈’이 아니다. 감세정책에 따라 부자들의 소비 규모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더 한 것’ 같지가 않다. 오늘 이런 기사가 <경향신문>에 실렸다.

7·8월 해외여행을 마친 입국자들이 면세 범위인 400달러를 초과한 물건을 신고 없이 들여오다 압류된 물품이 인천국제공항 창고에 가득 쌓여있다고 한다. 명품 핸드백과 시계 등 사치품이 주를 이루고, 그런 사치품은 “주로 강남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출국 전 면세점에서 미리 구입했던 것을 그냥 들고 오다가 걸리는 사례”라고 한다.

▲사진=‘2008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기획재정부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