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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03 사교육 잡겠다더니 사교육 '숙주' 키우네 (13)
  2. 2009/04/28 사교육 근절? '사정책'이나 잡아라 (10)
  3. 2009/02/19 '히딩크 축구'와 'MB 교육' (7)

이명박 대통령이 말했다. "무분별한 대학 진학으로 야기되는 사교육비 고통과 청년 실업 문제는 정부가 해야 할 중산층 및 서민대책의 핵심 과제"라고 했다. 오늘 마이스터고에 찾아가 이렇게 말했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말했다. “사교육비만 잡아도 중산층이 강화된다”고 했다. 지난 4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맞다. 두 말이 필요없다. 사교육만 잡으면 정권은 대박을 치고 민생은 허리를 편다.

하지만 어느 정권도 성공하지 못했다. 대박사업이란 걸 뻔히 알지만, 그래서 모든 정부가 달려들었지만 독박만 썼다. 왜일까?

이명박 대통령이 답을 내린 적이 있다. 6월 23일 국무회의에서 교육과학기술부를 질타하며 말했다. “내 딸도 정부의 교육정책을 안 믿는데 국민이 어떻게 믿겠느냐”고 했다. 이게 정답이다.


사교육의 ‘숙주’는 불신과 불안이다.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이 진학계획을 불가측 상태로 몰아넣는다. 정착되는가 싶으면 휘젓는 입시정책이 학생과 학부모의 진학전략을 흐트러놓고 학습전략을 교란시킨다. 그래서 사교육에 기댄다. 국·영·수에 올인 하고 사설학원의 진학정보에 귀를 기울인다. 가이드가 못 미더워 스스로 지도를 펴는 것이다.

다를 바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내린 정답에 기초하면 이명박 정권도 불신과 불안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여느 정부와 다를 바가 없다.

멀리 볼 필요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의 언행만 살펴도 갈짓자 행보를 단번에 읽을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랬다. 6월 2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사교육 관련 집단이 세다는데 그래서 (사교육비 경감대책이) 잘 안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안병만 교과부 장관을 몰아붙였다. “장관도 (사교육 관련 집단세력이 세서) 그러느냐”고 했다.

모두가 같은 풀이를 내놨다. 대통령의 ‘안병만 질타’는 결국 곽승준·정두언의 승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학원심야교습 금지 입법화·내신 절대평가제 도입·고1 내신 대입시 반영 배제·특목고 입시 수정 등을 뼈대로 하는 곽승준·정두언 ‘플랜’이 사실상 추인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같은 풀이는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가 미래기획위원회와 거의 동일한 대책을 내놓으면서 기정사실이 되는 듯 했다.

더불어 전망했다. 학원심야교습 금지는 시도 조례에 의하면 된다는 교과부의 입장, 내신 절대평가제 도입과 고1 내신 대입시 반영 배제에 반대하는 교과부의 입장은 사실상 거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개각에서 안병만 교과부 장관이 경질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헌데 아니다. 불과 며칠 사이에 흐름이 180도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안병만 장관이 어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면서 “교육정책을 관장하고 최종 결정을 하는 사람은 교과부 장관”이라고 못 박더니, 오늘은 같은 신문에 안병만 장관의 입지가 더욱 튼튼해졌다는 기사가 실렸다. 이명박 대통령이 “앞으로는 교과부가 중심이 돼 사교육 대책을 추진하도록 하라”고 말했으며, 학원심야교습 금지 입법화에 대해서도 “위헌 소지가 있으니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열흘 전, 이명박 대통령의 등등했던 기세를 떠올리면 어리둥절할 정도로 돌변한 태도이기에 믿기 어렵지만, 그래서 혹여 '동아일보'가 오보를 낸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 '동아일보'가 '소설'을 쓴 것이 아닌 한, 청와대 관계자가 이렇게 전한 건 엄연한 사실인 한, 여권 깊숙한 곳에서 혼란과 혼선이 어지럽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이명박 대통령 또는 여권 핵심부에서 이 말 다르고 저 말 다른 행태,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행태를 보인다는 점만은 확실하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 또는 여권 핵심부가 불신과 불안을 조장하며 사교육의 ‘숙주’를 키우고 있는 점만은 분명하다. 

어쩌면 예견된 귀결인지 모른다. 과정을 보면 그렇다.

사교육 대책 논란은 2단계로 진행됐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의 발언을 시작한 논란은 4월을 거쳐 5월 18일 당정회의에서 학원심야교습 금지 입법화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되면서 1단계가 일단락 됐다. 그랬다가 6월 23일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안병만 장관을 질타하면서 2단계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분기점이 되는 회의가 열렸다. 1단계와 2단계의 경계지점에서 바로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가 열렸다. 6월 22일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이른바 ‘친서민 행보’를 선포했다. ‘친서민’을 표방하면서 그 일환으로 사교육 근절을 들고 나왔다.

이렇게 보면 이명박 대통령 또는 여권 핵심부가 갈짓자 행보를 보이는 연유를 얼추 짐작할 수 있다.

‘친서민’이란 과녁을 먼저 겨눈 다음에 총알을 끌어모으다보니 실탄인지 공포탄인지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선명하고 상징적인 대책이 가져올 즉시효과에 현혹돼 냉큼 집어들었다가 교과부가 내세운 현실성 논리에 가로막혀 '트위스트'를 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준비가 전혀 안 돼 있었다는 얘기다.

▲사진=마이스터고로 지정된 원주정보공업고교를 찾은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Posted by '토씨'

뭔가 대단한 게 있는 줄 알았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전사”할 각오로 학원 심야교습을 단속한다기에 그렇게 알았다. “교과부·한나라당이 같이 오랫동안 준비를 했다”며 “이르면 여름방학부터 단속에 나서겠다”기에 범정부 차원에서 나서는 줄 알았다. 헌데 그렇지가 않은 모양이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말했다. 학원 심야교습 단속에 대해 “교과부에서 실무자 수준으로 대화하는 중인데 준비절차가 없이 성공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했다. 곽승준 위원장에 대해 “앞으로 자제할 것으로 믿는다”고도 했다. 교과부 장관만이 아니다. 교총 회장 출신인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은 곽승준 위원장을 향해 “대학교수 출신이라 현장을 잘 모른다”며 “현실성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처럼 다르다. 곽승준 위원장의 주장과 교과부·한나라당의 주장이 엄청 다르다. 거의 상극에 가깝다.

궁금해진다. 그럼 곽승준 위원장은 뭘 믿고 저렇게 나서는 걸까? 그는 공명심에 사로 잡혀 앞뒤 안 가리고 나대는 돈키호테인가? 아니다. 그렇게 보기엔 발언 강도가 너무 세고 발언 빈도가 너무 잦다. 곽승준 위원장은 어제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또 다시 말했다. 서울 대치동과 목동, 중계동의 학원을 중점 단속대상으로 삼겠다면서 “1천만 학부모와 학생들이 우리 편이기에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정권 안팎의 반발과 냉소에도 불구하고 무소의 뿔처럼 가기로 작정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분석한다. 곽승준 위원장이 이주호 교과부 차관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교육공약을 성안한 점에 주목한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학원 심야교습을 금지하는 내용의 ‘학원 설립·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로 한 점에 주목한다. 정권의 핵심 3인이 물밑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한다. 교과부·한나라당 ‘전체’가 아니라 ‘일부’와 사선에서 조정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이 분석에 따르니 궁금한 게 하나 더 생긴다. 핵심 3인을 뭉치게 한 원동력은 뭘까? 정두언 의원은 “겁이 없어서 나선 것”이라고 했는데 이런 뱃심을 키운 자양강장제는 뭘까?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곽승준 위원장이 그랬다. “3-4년 후 이 정부는 결국 교육과 부동산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했다. “나 같은 교수 출신에게 자리 준 것은 혁신을 하라는 뜻으로 이해한다”고도 했다. 정권의 명운을 걸겠다는 얘기다. 그래서 정권의 최고 책임자, 즉 대통령이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보니 정정할 게 눈에 들어온다. 곽승준 위원장은 “사교육 규제는 전두환 정권도 밀어붙였는데 왜 우리가 못하나”라고 반문했지만 비교가 한정됐다. 전두환 정권 뿐만 아니라 김영삼 정권도 닮아가고 있다. ‘금융실명제’를 전격적으로 내밀었던 김영삼 정권의 ‘깜짝쇼’를 본뜨고 있다. 최고 통치권자의 밀명을 받고 밀실에서 방안을 만들어 느닷없이 들이댄 김영삼 정권의 이벤트를 따라 하고 있다.

아무래도 좋다. 잘 될 수만 있다면 어찌되든 좋다. 하지만 그렇게 될 것 같지가 않다.

금융실명제의 족적을 보면 안다. 시행된 지 십수 년이 흘렀지만 유명무실하다. 정관계 인사의 검은돈 추문이 터질 때마다 등장하는 게 차명계좌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약했던 게 바로 금융실명제다.

전철을 그대로 밟을 공산이 농후하다. 주무부처 장관마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라면 교육공무원의 자발적 참여는 기대하기 어렵다. 위에서 찍어누르니 시늉이야 하겠지만 거기서 그칠 공산이 크다. 안병만 장관의 말처럼 “(위에서)자제할” 그 날을 기다리면서, 또는 ‘힘 빠질’ 그날을 고대하면서 엉덩이만 들었다 놨다 할 가능성이 높다.

검은돈 왕래도 더 성해질 것이다. 법으로 금지하는 순간 불법이 될테니 음지에서 ‘차명과외’를 하고, 그 대가로 검은돈을 주고받는 풍조가 만연할 것이다. 물론 그 주체는 가진 자가 될 것이다. 권세있는 자가 금융실명제를 유린했듯이 가진 자가 사교육 근절 구호를 비웃을 것이다.

돌아볼 필요가 있다. 취지와 실행이 따로 놀았던 금융실명제를 되짚으면서 비교할 필요가 있다. 고관대작의 차명계좌는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지만 가진 자의 ‘차명과외’는 나와 내 자식의 인생이 걸린 문제라는 점, 그래서 취지를 공감 받지 못하고 실행이 공평하지 않으면 어차피 안 되는 문제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자칫하다간 1천만 학부모와 학생을 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각인할 필요가 있다.

곽승준 위원장은 “개혁은 부드럽게, 점진적으로, 조심스럽게, 사려깊게, 점잔 빼면서, 겸손한 태도로 해서는 결코 진척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지만 다른 건 몰라도 교육문제만큼은 사려 깊게, 겸손한 태도로 접근해야 한다.

한나라당 의원마저 제기했다. MB교육의 철학은 규제완화인데 왜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을 펴느냐고 의아해했다. 바로 이 점이다. 대학입시 자율화와 고교유형 다양화를 통해 사교육 유발효과를 극대화해놓고선 사교육을 틀어막겠다고 호언장담하는 행태가 국민에게 어떻게 비쳐지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부드럽게, 그리고 점진적으로 MB교육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더듬어야 한다.

국민이 보기에 곽승준 위원장이 총대를 멘 사교육 근절책은 ‘사정책’이다. 정부의 행정계통을 밟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私)정책’이고, MB교육의 ‘정체성’에 대해 헷갈리게 만든다는 점에서 ‘사(邪)정책’이며, 학생과 학부모를 더 골병 들게 할지 모른다는 점에서 ‘사(死)정책’이다.

Posted by '토씨'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한국 축구가 ‘뻥축구’ 수준에 머물러 있을 때다. 월드컵과 같은 주요 경기에 출전해 고전을 면치 못하면 늘 강조했다. 정신력을 강조했고 투지를 주문했다. 젖 먹던 힘까지 짜내 국위를 선양하라고 다그치곤 했다.

없어졌다. 더 이상 ‘돌격 축구’를 강요하지 않는다. 히딩크 감독이 거쳐 간 후 정신력과 투지 대신 과학적 훈련시스템과 전략전술, 그리고 선수기반을 강조한다. 정신력과 투지는 기본 또는 플러스알파로 거론될 뿐이다.

다시 떠올린다. 학업성취도 평가를 놓고 벌어지는 논란을 보면서 ‘히딩크 축구’와 ‘MB 교육’을 비교한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말했다. 그래도 학업성취 향상도를 교장·교사에 대한 평가와 연계하겠다고 했다. 평가없이는 교사들의 능력 향상도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다른 설명이 필요없다. ‘돌격 교육’을 강조하는 말이다. 학업성취도 평가를 독전의 수단으로 삼아 교사들의 분발을 다그치겠다는 뜻이다. 그러니 정신 차리고 분발, 또 분발하라는 요구다.

교사들의 능력과 분발을 촉구하는 것까지 뭐라 하고 싶지는 않다. 지지할 의사도 있다. 구체적인 방도만 제시한다면 그렇다. 뒤에서 총 쏘며 ‘돌격 앞으로’를 외치는 전근대적 전투방식이 아니라 현대식 전략을 제시한다면 성원을 보낼 뜻도 있다.

하지만 없다.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기껏해야 약간의 돈을 지원해준다는 게 전부다. 그것도 길어야 1, 2년 동안만 지원하고 그래도 성적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한다. 이래서는 바뀔 게 없다.

임실을 보면 안다. ‘임실의 기적’이 이틀 만에 ‘임실의 조작’으로 변태한 사실에서 알 수 있다. ‘기적’은 애당초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서울의 강남북을 보면 안다. 양쪽의 학력이 양쪽의 경제력·교육여건과 비례해 편차를 보인 사실에서 알 수 있다. 교사가 스트라이커라면 교육여건은 미드필더다.

행여 있을지 모른다. 임실 대신 ‘기적’의 사례로 꼽힐 지역이 숨어있을지 모른다. 99명의 ‘나태한’ 교사를 압도할 한 명의 ‘헌신적인’ 교사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부질없다. 차범근이라는 불세출의 스트라이커를 보유했으면서도 월드컵 16강 진출 꿈을 이루지 못한 데서 알 수 있다. 교육은 정부-학교-교사-학부모-학생이 한 데 어우러져 펼치는 집단경기다. 이런 집단 경기에서는 한 선수의 질주가 아니라 2인3각의 포메이션이 중요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못 사는 지역, 교육여건이 떨어지는 지역일수록 능력있는 교사를 집중배치하고 행·재정적 지원을 늘려야 하는데도 오히려 불이익을 경고하고 있다. 역주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다시 보기 바란다. 아데바요르라는 세계적인 스트라이커가 아스널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는지, 그리고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한국과 맞붙었을 때는 또 어땠는지 찬찬히 살펴보기 바란다.

교육은 땅이다. 뿌린 만큼 거두는 게 바로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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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