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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이 저러는 이유는 삼척동자도 안다. 후보 단일화 협상 대표를 바꾼 데 이어 막판 협상에 불참해버린 이유는 경쟁력 때문이다.

진보신당이 내세울 후보는 노회찬ㆍ심상정 두 사람 뿐이다. 그나마 대중 인지도를 갖추고 있는 사람이 이 두 사람뿐이다. 헌데 문제가 있다. 노ㆍ심 두 사람의 경쟁력이란 것도 상대적이다. 진보신당 안에서는 ‘센터’ 급이지만 밖에 나가면 ‘가드’ 급이다.

그래서 받아들일 수가 없다. 광역단체장 후보를 경쟁으로 뽑는 대신 서울지역 기초단체장 6곳을 민주당 외의 야 4당에 넘기자는 ‘5+4협의체’의 안을 수용할 수 없다. 그러면 ‘어시스트’에 만족해야 한다. 당의 존재감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럼 어떨까? 진보신당이 끝내 후보 단일화 협상을 깨고 독자출마를 하면 어떻게 될까? 마찬가지다. 또 다시 경쟁력이 발목을 잡는다.

‘한겨레’가 오늘 보도한 가상대결 조사결과를 보면 그렇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오세훈-민주당 한명숙-진보신당 노회찬 후보가 대결을 벌일 경우 노회찬 후보의 지지율은 8.7%였다. 경기지사 선거에서 한나라당 김문수-민주당 김진표-민노당 안동섭-진보신당 심상정-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맞붙을 경우 심상정 후보의 지지율은 4.5%였다. 노ㆍ심 모두 한자리수의 지지율에 민주당 후보, 심지어 국민참여당 후보에게도 현저히 뒤지는 지지율이었다.

물론 달라질 수 있다. ‘한겨레’의 조사는 어디까지나 가상대결이니까, 선거전이 시작돼 분위기를 타면 지지추세가 급변할 수 있으니까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니다. 그래봤자 진보신당에 득이 될 요인은 없다.

‘5+4협의체’가 이미 방향을 잡았다. 진보신당이 끝내 협상에 참여하지 않으면 ‘4+4’의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작심했다. 진보신당을 뺀 단일 후보를 내기로 한 것이다.

이러면 진보신당이 몰린다. 야4당간의 후보 단일화 경쟁에 국민의 이목을 빼앗기고, ‘4당 단일 후보’의 위세에 선거전의 주도권을 빼앗긴다. 지지율이 오를 요인은 보이지 않고 까먹을 요인만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당의 존재감을 전파할 기회는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진보신당을 바라보는 싸늘한 시선은 배증한다.

정리하면 이렇다. 진보신당은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갈등하는 게 아니라 실리(實利)와 실리(失利)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연대의 실리(實利)에 복무하려면 당의 실리(實利)를 포기해야 하고, 당의 실리(失利)가 염려돼 독자 출마를 강행하면 더 큰 실리(失利)를 감수해야 하는 난감한 처지에 빠져있는 것이다.

묘수는 없다. 뾰족수도 없다. 일단 독자 선거전을 치르다가 적당한 때를 골라 ‘야4당 단일후보’와 최종 단일화 시도에 나서는 방법이 있을지 모르지만 바람직하지 않다. 한나라당 후보와 ‘야4당 단일후보’가 박빙의 경쟁을 벌여 진보신당 후보의 표가 판세를 좌우할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고, 그래서 진보신당의 위신을 세울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바람직하지 않다. 진보신당 입장에서 보면 결과적으로 후보 단일화 ‘대의’에 굴복한 것이 되니까, 결국은 손바닥 뒤집기를 연출한 것이 되니까 그렇다.

이리 찾고 저리 찾아도 출구가 없다. 그 놈의 경쟁력 때문에, 조직력이 아니라 인물에 의존하는 당의 현실 때문에, 당이 의존하는 인물 경쟁력마저 2% 부족하기 때문에.

 ▲사진 출처=진보신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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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심상정 진보신당 대표에게 거리는 낯선 장소가 아니다. 대학 시절부터 생머리에 7cm 하이힐과 치마 차림으로 시위 현장을 뛰어다녔던 심 대표다. 그가 서울대 역사교육과에 입학한 것이 1978년이었으니까, 따지고 보면 지난 30년의 시간 대부분을 거리에서 보냈다.

대학 입학 직후 서울대의 80년대 학생운동을 주도한 이른바 ‘대문’(대학문화연구회)을 활짝 열었고, 3학년으로 올라가면서 구로공단 대동전자에 취업했다. 80년대 노동운동의 분기점이 됐던 1985년 구로동맹파업을 주도하기도 했다. 심 대표는 그 이후 전국노동조합협의회와 금속산업연맹 등을 거쳤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제도 정치권으로 진입했지만 그렇다고 거리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의정생활 4년 동안에도 각종 항의집회에 빠진 적이 없다.

'심상정 대표가 미국산 쇠고기 논란으로 뜨거워진 거리에 다시 섰다.'

-왜 자꾸 거리인가?

“정치라는 것이 우리 사회 계급·계층간 갈등을 조정하는 기능 아닌가. ‘거리의 정치’ 비중이 커진다는 것은 제도정치가 국민들의 이해관계를 효과적으로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도권’과 ‘거리’, 어느 것이 옳고 틀리고가 아니라 정치가 ‘거리의 정치’를 제도권 안으로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민노당을 향해 (지난 17대 국회에서) 원내에 들어와서도 왜 자꾸 가두시위에 나서냐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민노당이 원내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나 철거민의 정당한 요구와 이해를 대변할 형편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거리에 나선 것이다.

제도권이 갈등을 조정하지 못하면 ‘거리의 정치’는 여전히 존재하고 더욱 격렬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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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오는 시민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도 그렇지만 0교시 부활과 한반도 대운하, 그리고 대기업과 부유층을 위한 수도권 규제 완화나 법인세 감면 등 이명박 정권의 폭주가 도를 넘고 있다.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 불안감이 앞으로 국민들의 직접적인 행동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 다양한 계층의 불만과 갈등을 국회가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건가?

“범 한나라당 의석이 200석이 넘는다. 이것이 이명박 정권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한 파트너로 작용하기보다 소수의 독과점으로 다수 국민들의 우려와 요구를 제대로 수렴하지 못하고 있다.”

-선거라는 절차적 정당성을 통해 집권한 정부인데, 당연히 보수적 정책을 추진할 정치적 권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보여준 국정운영은 시장권력을 배경으로 하는 신권위주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대통령은 국민의 주권을 위임받은 자인데, 위임받은 범위가 가이드라인을 벗어날 때, 다수 국민의 건강과 생명, 생존을 위협할 때, 뽑아놨다 하더라도 국민들은 주권을 회수하려 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이 위임한 범위를 넘어설 조짐이 보인다. 광우병 쇠고기가 대표적이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통째로 넘기는 것은 브레이크를 해체하는 것이다.”

‘거리의 정치’를 보는 시각은 복잡하다. 잘못이 누구에게 있든, 민주적 과정을 통해, 그것도 500만 표 이상의 압도적 차이로 집권한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는 구호가 거리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대의민주주의의 참담한 실패를 반증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그 누구도 ‘거리의 정치’ 이후의 해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진보신당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지율이 추락한다고 해서, 통합민주당이나 진보신당 지지율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당연하다고 본다. 진보정치에 대한 요구는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다만 진보세력이 국민들의 확대되는 요구를 떠안을만한 비전과 프로그램, 실천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대안세력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국면에서 한나라당은 잘못하고 있기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이고, 민주당은 무능 정당이라는 것을 정운천 농림부 장관 해임건의안 부결로 또 보여줬다. 진보신당이나 민노당은 아직까지 국민들의 과감한 변화와 혁신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국민들의 판단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국민 판단이 합리적이라고 했는데, 지난 총선을 보면 국민들은 돈 많이 벌고 싶다는 욕망을 투표로 드러냈다. 진보신당은 이들의 요구를 어떻게 맞춰줄 수 있나.

“많은 국민들이 진보 정치를 제대로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에 결국 개발독재 시절에 나타났던 외형적 성장에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18대 국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다수 국민의 요구를 배반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정치를 새롭게 판단하게 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

-진보신당이 가지고 있는 대안은 뭔가?

“마라톤에 이명박 정부는 선두와 중간, 후미그룹 가운데 선두그룹을 더 앞으로 당기겠다는 것이다. 중간과 후미그룹에 써야 할 예산 등을 선두그룹에 집중하는 것이다. 조세정책이 대표적인 예이다. 대기업 법인세를 대폭 감면해주고 오히려 간접세를 늘리겠다는 것 아닌가. 양극화가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선두와 중간 및 후미그룹의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질 것이다. 그런 대기업 위주의 경제가 아니라 중소기업 육성을 통해 내수 기반을 집중적으로 강화하는 경제가 필요하다. 즉 성장률 중심의 정책이 아니라 경제 주체간 균형있는 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조정이 필요하다.”

-앞서 진보세력이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프로그램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는데 앞으로 어디서 보여준 건가? ‘거리의 정치’인가?

“18대 국회가 다수 국민의 이해를 배제하는 정치를 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제도권에서 배제되는 민심과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과제다. 제도권 밖의 정치라는 측면에서 ‘거리의 정치’는 필연적이다. 그 거리가 도로가 아니라 인터넷 사이트상 광장일 수도 있고, 기업일 수도 있다. 그동안 했던 대중단체 중심의 동원식 집회나 이에 대한 지원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똑같은 거리의 정치라 하더라도 정치가 만드는 거리, 정치가 만드는 광장이어야 한다고 본다. 진보정치가 생활 속의 진보를 만들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만나는 거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 고민이 필요하다.”

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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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 번 말한 게 아니다. 그래서 새로울 게 없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꾸준히 빠지는데 민주당 지지율이 반비례해서 오르지 않는다. 오르긴 오르는데 굼벵이가 낮은 포복으로 등산하듯 오른다.

궁금한 건 이유였다. 견제론이 급부상했는데도 민주당이 그 열매를 따먹지 못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얼마 전까지 뇌리를 떠나지 않던 의문이었다. 하지만 이젠 알 것 같다. 요 며칠의 상황이 말끔하게 정리해준다.

대운하 쟁점, 누가 만들었나?

대운하가 총선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국 115개 대학 2466명의 교수들이 지난 25일 '한반도대운하를 반대하는 전국교수모임'을 만들었고 한 교수는 대운하에 반대하는 노래까지 만들어 열창을 했다. 이것만이 아니다. 어제는 SBS가 국토해양부의 대운하 관련 보고서를 공개했다. 대운하 추진계획이 없다던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내년 4월에 착공한다는 일정을 제시한 보고서다.

파문은 커지고 여론은 술렁이고 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하는 게 없다. 그냥 얹혀가려고만 한다. 여론이 술렁이면 우리는 대운하를 반대한다고 표명하고, 파문이 일면 왜 한나라당 총선공약에 대운하가 빠졌느냐고 따지는 게 전부다.

10년 집권여당의 내공은 전혀 보여주지 못한다. 교수들의 대운하 반대논리를 뛰어넘는 고차원적인 반대논리도 없고, 언론사의 발품에 필적할만한 조사활동도 보여주지 못한다. 게다가 의지조차 선명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당 분란으로 내상을 심하게 입은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까지 나서 대운하 전도사 이재오 후보와 '한판 붙자'고 하고, 심상정·고진화 후보 등이 '대운하 반대 연대'를 선언하는데 민주당은 헐렁한 이벤트조차 기획할 줄 모른다.

이러니 길 수밖에 없다. 척추가 없으니 곧추 서지 못한다. '잘 하겠다'고만 읊조릴 뿐 '어떻게 잘 할 것인지'는 얘기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주판알만 튕긴다. 친박연대와 무소속연대가 한나라당 표를 잠식하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며 표수를 계산한다.

짜증이 안 날 수가 없다. 유권자는 '견제야당'을 부르짖는 민주당을 보면서 견제심리를 발동한다. 너희들은 뭐가 다르냐고 반문한다. 이게 이유다. 민주당 지지율이 맴맴 도는, 또는 감질나게 기어오르는 이유가 이것이다.

'견제야당' 주장에 역견제심리 발동

견제하고 싶은데 믿고 맡길 세력이 없다. 발 뻗고 쉴 정치적 거처가 없다. 방황은 필연이다.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어서 방황한다.

총선 투표율이 50%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민주당이 견제세력을 결집하지 못하니 한나라당 지지층이 위기의식을 느낄 필요가 없다. '의무' 투표심리는 비례해서 줄어든다. 민주당이 견제야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니 과거의 지지층이 '열성'을 보일 까닭이 없다. '해봤자' 투표심리가 비례해서 늘어난다.

딱 그만큼이다. 개혁공천을 부르짖던 민주당이 나눠먹기 공천으로 소단원의 막을 내린 것과 같다. 견제를 부르짖었지만 당위적 주장을 절박한 요구로 끌어올리지 못한다. 민주당의 '깜냥'은 딱 그만큼이다.

▶이 글은 '프레시안'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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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깃발을 꽂자마자 비바람이 휘몰아치는 양상이다. 어제 출범한 진보신당의 총선 환경이 그렇다. 무엇 하나 좋은 게 없다.

심상정 상임대표는 "총선 민심은 이명박 정부의 폭우와 홍수를 막아낼 강력한 견제세력, 믿음직한 진보야당 구축을 원하고 있다"며 "(진보신당이)노아의 방주가 돼야 한다"고 말했지만 돌아가는 형국은 사뭇 다르다.

급부상하는 견제론…진보신당에 마이너스

수도권을 중심으로 견제론이 급부상하고 있지만 이 흐름이 진보신당에 순류가 될 공산은 커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견제론이 사표 방지심리를 자극해 민주당에 떡 하나 더 주는 결과를 빚을 공산이 크다.

형세가 그렇다. 대선 직후에 비해 많이 누그러지긴 했지만 여당 압승과 야당 부진을 내다보는 시각은 여전하다. 이게 문제다.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 정당부터 살려야 한다는 정서가 확산될 수 있다.

진보야당이 양분된 것도 문제다. 몰아주고 싶어도 몰아갈 수 없다고 유권자 스스로 체념할 동기가 만들어진 상태다.

진보신당이 이 악조건을 돌파하는 방법은 견제의 '질'로 승부하는 것이다. 민주당과는 다른 견제 논리와 정책을 내놓아 유권자의 표심을 흔들어야 한다.

하지만 판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안정론 대 견제론 구도가 형성되고 있지만 안정과 견제를 상징할 구체적인 선거 이슈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모두 총선 이슈보다는 인물 경쟁, 총선 공약보다는 공천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천 작업도 완료하지 못했다. 두 당이 얼추 지역구 공천을 마무리 짓고 있지만 이어서 비례대표 공천을 해야 한다. 이 일정을 감안하면 실제로 정책과 이슈를 갖고 총선 구도를 짤 수 있는 기간은 아무리 길게 잡아도 보름을 넘길 수 없다. 시간이 없다.

그 뿐인가. 마이크 잡기도 어렵다. 진보신당은 신생정당이다. 의석수는 0이고, 정당 득표율은 기록한 바가 없다. 그래서 방송 토론에 나가 정책과 이슈를 선전할 기회를 얻기 힘들다.

심상정·노회찬 '올인' 만이 살 길

어찌할 것인가. 진보신당의 불씨를 살려갈 묘안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쌍두마차로 불리는 심상정·노회찬 두 전직 의원의 당선에 올인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따지고 보면 진보신당의 창당 지렛대는 두 전직 의원의 '상품성'이었다. 바로 그 만큼이다. 진보신당의 존재감과 생명력은 두 전직 의원의 당락 여부에 따라 갈리게 돼 있다.

플러스알파, 즉 정당득표율을 올려 비례대표를 확보하는 길 역시 심상정·노회찬 두 전직 의원의 선전 여부에 달려있다.

지명도가 높은 사람이 전국을 돌며 바람을 일으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럴 여력이 많지 않을 뿐 아니라 그럴 사람도 별로 없다. 그런 역할을 해야 할 두 사람, 즉 심상정·노회찬 두 전직 의원이 지역구에 매달려야 한다.

진보신당이 불러일으켜야 하는 바람은 대륙풍이 아니라 지역풍이다.

▶이 글은 '프레시안'에 게재된 것입니다.

Posted by '토씨'

격론이 오간다. 민노당 탈당-진보신당 창당을 결정한 심상정·노회찬 의원 등 평등파 핵심 인사들이 창당 시기를 놓고 두 입장으로 갈린다.

시기를 가르는 기점은 4.9총선이다. 이 기점을 놓고 '전'과 '후'로 갈린다.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이러기도 쉽지 않고 저러기도 쉽지 않다. 의석을 하나라도 더 얻으려면 총선 전에 창당해 정당 득표율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이게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낭패를 본다. 자칫하다간 인큐베이터에서 심폐 소생술을 받아야 할지 모른다.

그렇다고 묘수는 없다. 어차피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정직해야 한다. 정직하게 밝히고 당당하게 나서야 한다.

진보신당이 창당을 미룬다고 해서 총선에 불참하는 건 아니다. 정당 득표와 비례 대표를 포기할 뿐 지역구까지 포기하는 건 아니다.

이게 포인트다.

단순 가정이 성립한다. 심상정 의원이나 노회찬 의원이 진보신당을 추진하는 사실을 천하가 다 아는데 이들이 출마 지역구에 가서 무소속이라고 밝힐 수 있을까? 아니, 그렇게 밝히는 게 온당한 일일까?

나쁘게 보자면 유권자 기만에 해당한다. '신당' 후보에 걸맞지 않는 공학적 태도이기도 하다. 거꾸로 볼 여지도 있다. 진보신당의 뜻과는 무관하게 지역구 후보의 당락이 진보신당에 대한 국민 평가로 해석될 여지다.

진보신당이 지역구 출마를 아예 포기하지 않는 한 '총선 후 창당'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는다.

진보신당이 정직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평등파의 행동기조는 '안티'였다. '종북주의 반대', 이것이 민노당 분란의 격발제였고 민노당 분당의 촉매제였다.

그래서 알고 싶다. '종북주의'가 발붙일 수 없는 진보신당은 어떤 진보노선을 내보일까? '종북주의' 때문에 민노당 내 의견 수렴이 왜곡됐고 민노당 정책이 굴절됐다면, 그래서 국민의 외면을 자초했다면 그 대안은 뭘까? '종북주의' 요소가 스며들지 않은 새로운 진보노선이 뭔지, 그 노선을 구체화한 정책이 뭔지를 목도하고 싶다.

총선은 가장 좋은 창구다. 강령과 같은 선언적 문구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걸 기준으로 삼으면 대한민국에서 지탄 받고 외면 받을 정당은 한 곳도 없다. 모두 저마다의 존재 이유를 갖고 있다.

중요한 건 구체적인 정책이다.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의회에서 정책을 관철시키는 정치력이다.

의회 밖에서의 '운동'을 평가절하할 이유는 없지만 그렇다고 결정적이라고 과대평가할 이유도 없다. 어찌 보면 '원외 운동'은 쉽다. '정치'를 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협상과 타협을 통해 더 많은 실리를 챙기는 복합 전략이 아니라 선명성을 앞세워 호오 또는 선악을 가르는 단순 전략으로도 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보신당이 추구하는 목표는 운동단체가 아니라 정당이다. 원외 정당이 아니라 제도권 정당이다.

밝혀야 한다. 자신들의 정책이 뭔지를 총선 공약을 통해 밝혀야 한다.

자신을 평가대 위에 올려야 한다. 국민으로 하여금 민노당 분당이 '종북주의' 폐해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역패권주의' 또는 '분파주의'의 소산이었는지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진보신당을 추진하는 평등파가 작은 차이에 집착해 '분열주의적 행동'을 보인 것인지, 아니면 '종북주의'가 도저히 건널 수 없는 큰 차이였는지를 따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게 정도다. 이제 갓 태동한 신진세력이라면 모를까 제도권에 10년 가까이 발을 걸친 기성세력 아닌가. '짱'을 볼 게 아니라 정직하게 자기 모습을 보이고 당당하게 평가를 받는 게 정도다.

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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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심상정 의원은 탈당을 선언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배제하는 것도 아니다. 도대체 뭘 고민하는 걸까?

면구스러운 걸까? 혁신안이 당 대회에 상정되기도 전에 탈당해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을 만든 사람들과 즉각 결합하는 게 면구스러운 걸까? 자신이 비대위 대표로 있을 때 비판했던 이들의 행태에 곧장 동조하는 게 낯간지러운 걸까?

아니면 민노당에 미련이 남은 걸까? 비록 혁신안이 부결됐지만 그래도 혁신의 여지는 남아있다고 믿는 걸까?

이도 저도 아니면 제3의 길을 고민하는 걸까? ‘새로운 진보정당운동’도 민노당도 아닌 제3의 진보정당을 꿈꾸는 걸까?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의 ‘과속 행태’를 비판하면서 제3의 진보정당 창당을 주장하는 일부 평등파 인사들과 뜻을 같이 하려는 걸까?

설 연휴 동안 숙고한 다음에 입장을 밝힌다고 하니 기다려 볼 일이지만 속내를 얼핏이나마 엿볼 수 있는 단서는 있다. 태도와 현상이다.

‘일심회’ 제명을 추진하면서도 ‘종북주의’ 비판을 과도하다고 견제했던 그다. 이런 태도를 두고 일각에서는 절충적이었다고 비판하지만 다르게 볼 수도 있다. 양 극단을 제거함으로써 ‘대동’의 기틀을 마련하려고 했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이런 태도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분열 방지다.

하지만 현상은 분열로 치닫고 있다. 민노당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민주노총과 전농, 전빈련 등이 입장을 달리 하고 있다. 대중조직별로 입장을 달리하는 것만이 아니다. 조직 내에서 민노당 분열상을 재연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면 갈기갈기 찢긴다. 조직이 갈리고, 힘은 분산되고, 정국 대응력은 약화된다.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분열을 막고자 했던 자신의 노력이 무산됐다고 해서 특정 분열세력에 몸을 의탁하는 건 어색하다. 몸을 함부로 움직이면 대중조직의 분열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때도 좋지 않다. 이명박 당선자는 민주노총과 각을 세우고 있다. 한미FTA 비준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총력 대응’을 해도 모자랄 판에 조직이 찢기고 대중운동이 갈리면 만신창이가 될 수 있다.

어떤 이들은 길게 보고 새로운 진보세력을 건설해야 한다고 훈수를 둔다. 맞는 얘기지만 한편으론 한가한 소리다. 깨지고 터지면 패배주의가 유포된다. 이보 전진을 위해 일보 후퇴하는 건 비전과 전략을 가졌을 때의 얘기다.

‘숙고’는 자연현상에 가깝다. 상층부 몇몇만의 조직 결성으로 진보세력의 대안이 건설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대중운동을 조직화하는 건 고사하고 기존 대중조직마저 분열된다면 어떤 진보정당을 만들더라도 힘을 받기 어렵다는 사실을 중시한다면 섣불리 길을 잡을 수 없다.

심상정 의원의 어깨 너머로 얼핏 살핀 게 틀리지 않다면 ‘조속한 결론’을 기대하는 건 과욕이다. 그는 그 어떤 카드도 쉽게 선택할 수 없다.

숙고 다음의 일성을 기다릴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모든 이들이 무릎을 딱 칠 묘안을 제시할 깜냥이 되지 않는 한….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