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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03 대안야당? 선명야당? 모두 말장난이다 (2)
  2. 2008/02/04 정동영 전 의장님, 득도하셨습니까? (44)

이렇게 물어보자.

대안정책야당을 한다고 해서 투쟁을 안 할 건가? 선명투쟁야당을 한다고 해서 정책개발을 안 할 건가?

단순함을 무릅쓰고 이렇게 물어보는 이유가 있다. 대안야당이니 선명야당이니 하는 입씨름이 말장난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 하나는 종부세고 다른 하나는 인사다.

종부세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을 때 민주당이 다짐했다. 종부세 과세기준 6억원, 종부세율 1∼3%만은 반드시 지키겠노라고 다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법안 소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1월 24일 별도 브리핑을 갖고 헌법재판소에서 합헌결정을 받은 종부세 과세기준금액(주택 6억원)과 세율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되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장기보유 1주택자에 대한 감면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다시 한번 확인하기도 했다

어떻게 됐을까? 민주당 다짐은 지금도 굳건히 지켜지고 있을까? 그렇지가 않다. 확정은 안 됐지만 잠정합의를 봤다. 기획재정위 조세법안 소위에서 종부세 과세기준 6억원을 유지하되 1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3억원의 기초공제를 해주기로 한나라당과 사실상 합의를 봤다. 반드시 지키겠노라고 다짐했던 종부세 과세기준을 내준 것이다.

걸핏하면 촉구했다. 사퇴하라고 민주당이 목소리를 높였다. 한승수 총리를 비롯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어청수 경찰청장 등을 향해 전방위로 사퇴 공세를 폈다.

어떻게 됐을까? 한 사람도 물러나지 않았다. 쌀직불금 파문에 휩싸인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이 물러나긴 했지만 이는 민주당의 투쟁 성과이기보다는 여론 공세의 결과물에 가깝다(정운천 농림부장관, 김도연 교과부장관, 박미석 수석의 경우도 이봉화 차관과 비슷한 경우다). 민주당은 무작정 지르기만 했을 뿐 마무리는 전혀 하지 못했다. 불교계가 들고 일어나고 여론도 꽤 동조했던 어청수 경찰청장 사퇴조차 관철시키지 못했다.


확인할 수 있다. 전자의 예에서 흔들리는 민주당을, 후자의 예에서 무력한 민주당을 확인할 수 있다. 대안을 내세우고 타협을 강조하며 애초 입장을 스스로 허무는 민주당의 모습을, ‘옹고집’ 이명박 대통령만 탓하며 은근슬쩍 입 씻는 민주당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민주당의 최대 문제는 일관성 결여다. 더불어 일관성을 담보하는 전략의 부재다. 죽기살기로 싸워야 할 사안과 대안정책을 내놓고 주고받기를 할 사안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종부세 과세기준보다 세율 고수가 더 중하다고 판단했다면, 부자만을 위한 법인세․소득세․상속세 인하를 저지하기 위해 주고받기 거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 애당초 호언하고 장담해서는 안 됐다. 종부세 과세기준을 반드시 지키겠노라고 공언하며 국민에게 헛된 믿음을 심어줄 게 아니었다.

사과 한 마디로 사퇴 주장을 거둬들일 만큼 중한 사안이 아니었다면 애당초 사퇴를 주장해서는 안 됐다. ‘옹고집’ 대통령이 사퇴 주장을 일축할 것이 뻔했다면 배수진을 치고 싸워야 했다. 일을 벌이기만 하고 하나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는 무기력 야당 인상을 심어줄 게 아니었다.

대안야당이니 선명야당이니 하는 입씨름은 다음 문제다. 시급한 문제는 번지수 찾는 법을 깨우치는 일이다. 돌밭에 씨 뿌려봤자 싹 나오지 않고 인천 앞바다가 사이다라 해도 컵이 없으면 마시지 못 한다. 자나깨나 대안만 제시하고 주야장청 투쟁만 벌일 게 아니라면 강온과 완급을 조절하는 전략은 필수다. 시기와 상황을 헤아리는 혜안 또한 필수다.

민주당은 이게 없다. 입만 살았지 주변을 살필 눈과 여론을 들을 귀는 닫혀 있다. 그래서 부질없다. 대안야당이니 선명야당이니 하는 입씨름이 한가하다.

몰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전략을 운용하려면 중심이 서야 하고 중심을 세우려면 색깔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라서 혹평하는 게 아니다. 대안야당론이 우향우를 선호하고 선명야당론이 좌향좌를 추구한다는 사실을 몰라서 비판하는 게 아니다. 한미FTA와 같은 중대사안을 놓고 노선 분화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을 몰라서 힐난하는 게 아니다.

노선은 추상적인 것이라는 사실, 노선이 힘을 발휘하는 건 개개 사안에 적용될 때라는 사실을 재삼재사 강조하기 위해서다. 노선투쟁을 할 정도로 복잡하지도 않은 사안에 대해서조차 중심을 잡지 못하는 민주당이 갑갑해서다. 더 단순하게 말하면 노선투쟁을 할 만큼 민주당이 준비돼 있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흔히 말하지 않는가. 개념 인지와 응용은 별개라고, 머리는 좋은데 공부는 못 한다고 말하지 않는가. 바로 이 점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진=민주당 내 개혁그룹인 ‘민주연대’ 발족식 장면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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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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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전 의장이 속리산 산행에서 연설을 하다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오마이뉴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동안거’를 끝냈다. 대선 패배 후 40여일 만이다. 더불어 ‘묵언수행’도 ‘잠행’도 끝냈다.

속리산에 올라 말했다. “신당 안에서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이 말엔 두 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탈당하지 않겠다는 뜻이 하나이고, 정치활동을 재개하겠다는 뜻이 둘이다.

명분이 뭘까? “대통령 후보였던 사람으로서 책무를 다 하는 것은 제대로 된 야당, 야당다운 야당을 일으켜 세우는 데 조력하는 것”이다.

맞는 말 같긴 한데 좀 싱겁다. 양념성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정치 무지렁이도 알만한 이 당위를 검증하려고 여태까지 신당 창당설에 ‘노코멘트’로 일관했던 걸까? 행여 자신의 정치 재개를 위한 명분쌓기용으로 ‘분란’을 방조한 것은 아닐까? ‘구당’의 결단으로 ‘분란’을 잠재우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정치 재개에 날아들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 했던 건 아닐까?

그만 두자. 뭐라 할 수가 없다. 대선 4수 끝에 성공한 사람도 있고, 3수로도 모자라 4수를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에 비하면 정동영 전 의장의 이력은 새발의 피다.

중요한 건 이것이다. 정동영 전 의장은 ‘득도’한 걸까? ‘동안거’를 40여일 만에 끝낼 정도로 수행정진에 성과를 본 것일까?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있다. “대통령 후보였던 사람으로서(의) 책무를 다 하겠다”고 했다. “국민 마음을 굳어지게 한 것을 반성한다”며 “선거 패배의 모든 원인과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도 했다.

정동영 전 의장이 말한 ‘반성’과 ‘책임’이 뭘까? ‘선명야당 건설’이다. “고릴라 같은 여당이 출현하면 짓밟히는 것은 약자의 권리와 이익이므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선명야당’을 건설하는 게 그의 책무다. 이를 위해 ‘총선 출마’를 포함해 자신의 거취를 정하겠다고 했다.

이것으로 족한 걸까? 이게 반성하는 자세로 책무를 다 하는 걸까?

‘총선 출마’는 아직 불투명하다. ‘출마’가 불투명한 게 아니라 ‘출마 지역’이 불투명하다. 정동영 전 의장의 언급이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수도권 출마’를 뜻하는 것인지가 여전히 불분명하다.

그래도 어렴풋이 짐작은 할 수 있다. ‘수도권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생각해보라. ‘전북 출마’는 너무 쉽다. ‘땅 짚고 헤엄치기’에 가까운 행동으로 책무를 다 했노라고 주장하는 건 면구스러운 일 아니겠는가.

그럼 ‘수도권 출마’는 책무를 다 하는 행동일까? 물론 리스크는 있다. 만에 하나 낙선하면 정치생명이 오락가락한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초과이윤을 거둔다. 전북을 넘어 수도권의 대표인물이 됨으로써 ‘전국구 스타’가 되고, 그의 ‘꿈’은 날개를 단다.

정동영 전 의장의 ‘수도권 출마’를 ‘반성’ ‘책무’와 연결하는 건 무리다. 차라리 ‘투자’라는 개념으로 이해하는 게 더 타당하다.

한 가지 문제가 더 남아있다. ‘선명야당 건설’이다. ‘선언’으로 그칠 일이 아니다.

두 번씩이나 열린우리당 의장을 맡으면서 실용노선을 이끌어온 그다. 그런 그가 ‘선명야당’을 읊조린다.

간극이 너무 크다. ‘실용’과 ‘선명’의 두 개념 사이를 벌리는 틈이 너무 넓다. 반면에 너무 짧다. ‘실용’을 이끌던 과거와 ‘선명’을 부르짖는 현재의 시간차가 너무 짧다.

교통정리가 됐는지도 의문이다. 정동영 전 의장은 엊그제 손학규 대표와 전화통화를 갖고 ‘강력한 선명야당 건설’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한다.

도대체 뭘 공감한 걸까? 손학규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실용주의자다. 그래서 정동영계로 분류되는 일부 인사가, 쇄신과 선명을 주장하던 일부 인사가 ‘손학규 대표 선출’에 반대했었다.

이런 마당에 뭘 공감한 걸까? 정동영 전 의장의 ‘선명’과 손학규 대표의 ‘선명’ 개념은 정말 하나의 개념일까? 아니면 일심동체가 된 두 사람이 말하는 ‘선명’과 일반인이 알고 있는 ‘선명’에 개념차가 있는 걸까?

풀린 건 아무 것도 없다. 정동영 전 의장은 ‘반성’하고 ‘책무’를 다하겠노라고 다짐하지만 지켜보는 이들은 머릿속이 여전히 어지럽다. 그래서 다시 한번 묻는다.

“정동영 전 의장님, 득도하셨습니까?”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