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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성 여부는 둘째 문제다. 그건 범죄 구성 요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법정에서 가릴 일이다. 더구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부인하고 있다. 2억 원을 줬지만 그건 후보단일화 대가가 아니라 ‘선의’ 차원이라고 했다. 검찰이 기소할 경우 물러서지 않고 법리공방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하지만 부질없다. 법리공방이 아무리 치열하게 전개된다 한들 그건 ‘개인’의 '법적' 문제다. 곽노현 교육감 개인의 유죄 여부를 가르는 의미만 있을 뿐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개인’의 '법적' 문제가 아닌 서울시 교육행정에 관한 문제다. 교육감의 권위와 교육행정의 엄중함과 관련된 문제다.

곽노현 교육감이 취임을 엿새 앞둔 지난해 6월 2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반부패 인권교육감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7월 1일 취임식에서 행한 연설도 있다.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부패 비리는 교육행정·학교행정이 심각한 중병에 걸려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리고 실행에 들어갔다. 곽노현 교육감 취임준비위원회는 취임식 날 펴낸 정책검토보고서에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존속을 제안했다. ‘공금 횡령 및 직무 관련 적극 금품·향응 수수자는 누구든지 금액에 관계없이 한 번에 공직에서 퇴출한다’는 방안과 ‘100만원 이상 금품 수수자는 파면·해임한다’는 방안이었다.

이런 엄한 방침 때문에 곽노현 교육감이 취임한 뒤 한 달여 동안 해임·파면된 교원이 26명에 달했다. 공정택 전 교육감 등에게 인사청탁을 하면서 뇌물을 준 교장·교감 등이었다.

부응할까? 곽노현 교육감이 펴온 이런 ‘반부패 정책’과 2억 원 전달 사실이 모순없이 공존할 수 있을까? 그렇지가 않다.

곽노현 교육감은 형편이 어려운 박명기 교수를 돕기 위한 ‘선의’였다고 하지만 그래도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것이다. 후보단일화 대가 여부 이전에 부당·변칙 증여인 건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미 수 차례 목도하지 않았는가. 고위 공직자 후보가 아들 통장에 수천만원을 입금해 줬다는 이유로, 아들 부부에게 집을 사줬다는 이유로 인사청문회에서 난타당하는 걸 보지 않았는가. 이들이 난타 당한 이유도 세금 안 내고 증여를 했기 때문이다. 피가 섞인 가족 간의 증여에도 이같이 엄정한 잣대가 적용되는 판에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에게, 그것도 후보 단일화 협상 대상자였던 사람에게 2억 원이란 거금을 증여한 것이 어떻게 도덕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일이겠는가. 더구나 자기 이름이 아니라 주변 사람의 통장을 동원해 건네기까지 했는데….

곽노현 교육감은 다른 사람의 통장을 이용해 돈을 건넨 이유에 대해 '불필요한 오해를 살까봐' 라고 했는데 바로 그게 문제다. '불필요한 오해' 수준이 아니라 '상식적인 선입견'을 살 수밖에 없다. 대가성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 이전에 서울시교육청의 반부패 정책에 대한 '상식적인 선입견'을 살 수밖에 없다.  

다른 어느 분야보다 엄한 도덕성이 요구되는 곳이 교육계이다. 그래서 수학여행을 가면서, 방과 후 학교를 실시하면서 해당 업체로부터 수 십 수 백 만 원의 ‘푼돈’을 받은 교장·교감을 지탄하는 것이다. 이런 판에 서울시 교육행정의 수장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돈을 건넸으니 어찌 권위가 살겠는가.

곽노현 교육감은 잘못했다. 후보 단일화 대가로 돈을 건넸는지 여부와는 별도로 그는 해서는 안 될 짓을 했다. 서울시교육청의 반부패 정책에 초를 치는 일을 저질렀다.

곽노현 교육감은 2억 원에 대가성은 없었다며 사퇴할 뜻이 없다고 하지만 다시 생각해야 한다. 언제 끝날지 모를 법리 공방을 벌이는 건 그의 자유이자 권리일지 몰라도 그 기간 동안 멍들 서울시교육청의 반부패 정책은 곽노현 교육감의 책임이다.

▲사진=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오늘 서울시교육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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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총리가 또 말했다. “고교등급제는 이미 일부 대학 특정과에서 하고 있는 만큼 현실적으로 무너진 제도”라고 어제 말했다. 지난달 28일에 “대학이 어떤 학생을 어떤 방법으로 뽑아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지 스스로 정해야 한다”고 말한 데 이어 또 다시 3불정책 폐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유가 뭘까? 교육감 선거가 코앞인 상태에서 표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3불 폐지론’을 거듭 밝히는 이유가 뭘까? '무개념‘의 소산일까? 정치적 고려 없이 개인적 소신을 맘대로 쏟아내 보수 교육감 후보의 선거운동에 재를 뿌리는 걸까?

문제가 있다. 정운찬 총리의 ‘3불 폐지론’을 ‘무개념’의 소산으로 이해하려면 한 가지 전제가 성립돼야 한다. ‘3불 폐지론’이 보수 교육감 후보에 대한 유권자 태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전제, 다시 말해 유권자 대다수는 3불정책에 찬성한다는 전제 말이다. 하지만 아니다. 표심은 그렇게 단순하지도, 선명하지도 않다.

MBC가 2007년 4월에 전국의 초ㆍ중ㆍ고교 학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3불정책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본고사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58.7%)이 반대하는 의견(36.2%)보다 22.5%포인트 높았다. 고교등급제(내신등급제)의 경우 반대 의견(51.1%)이 찬성 의견(41.1%)보다 높았지만 격차는 10%포인트로 본고사의 절반에 불과했다(기여입학제는 정 총리는 물론 대학도 일단 배제하고 있으니 논외로 하자). 

이 뿐만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가 일제고사 실시와 학교정보 공개를 밀어붙인 결과일까? 본고사 찬반 격차는 벌어진 반면 고교등급제애 대한 찬반 격차는 줄어든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헤럴드경제'가 2009년 1월 보도한 전국의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본고사에 대한 찬반 비율이 55.4% 대 29.7%로 MBC의 격차 22.5%포인트보다 3.2%포인트 더 벌어졌다. 반면 고교등급제에 대한 찬반은 37.8% 대 44.2%로 MBC의 격차 10%포인트보다 3.6%포인트 줄었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감안하면 단정할 수 없다. 정운찬 총리의 ‘3불 폐지론’이 보수 교육감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가볍게 단정내릴 수 없다. 오히려 정반대의 양상이 빚어질 수도 있다. 정운찬 총리의 ‘3불 폐지론’이 보수 표심과 이기적 표심을 자극해 보수 교육감 후보 앞길에 주단을 까는 경우 말이다.

그 방증이 2008년에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선거다. 그 때 강남 표심은 똘똘 뭉쳐 ‘수월성 교육 확대’를 내세운 공정택 후보를 지지했다. 강남 표심이 더블 스코어 차로 공정택 후보를 밀어줄 때 강북 표심은 좌고우면했다. ‘공교육 포기 반대’를 외친 주경복 후보를 밀긴 했지만 그 열기는 뜨뜻미지근했다. 자치구별로 2~3%, 많아야 10% 많은 유권자만이 주경복 후보를 선택했다.

강화할지 모른다. 정운찬 총리의 ‘3불 폐지론’이 2008년 서울시교육감 선거 때 나타난 표심을 더 강하게 자극할지 모른다. ‘교육대통령'을 뽑는 서울지역에서 강남 보수 표심의 ’궐기‘를 유도하고, 강북 표심의 ’부분 동조‘를 자극할지 모른다. 상대적으로 성적 경쟁력이 있는 자식을 둔 강북 학부모의 ’이기적 투표‘를 유발할지 모른다.

물론 무리다. 3년 전의 여론조사 결과와 2년 전의 선거 결과만을 갖고 선거판도와 ‘3불 폐지론’의 정치적 용도를 재는 건 무리다. 후보 단일화 여부, 선거 캐치프레이즈의 경쟁력 여부, 이명박 교육정책에 대한 찬반 여부, 서울시교육청 비리사건에 대한 태도 여부 등 함께 검토해야 할 변수는 많다. 여기에 ‘김상곤 경우’도 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와는 다르게 고교 평준화 실시와 같은 ‘공교육 강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경기교육감 선거 사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심스럽게 ‘3불 폐지론’의 정치적 효과를 살피는 이유가 있다. 서울지역만큼 ‘난장’ 교육판이 연출되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감 선거 만큼 이기적 표심이 작동되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감 권한만큼 교육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감 선거만큼 상징성이 큰 선거가 없기 때문이다.

▲사진=정운찬 총리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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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신기(神技), 제 머리를 깎다
정치인이 정치자금법 위반했을 경우 벌금 100만원 이상 형 받으면 당선무효가 되는데요.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이 기준을 300만원으로 완화하기로 하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원내대표 간 협상에 넘겼습니다. 벌금 100만원 기준은 10여년 전에 만들어져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네요. <기사 보기>
다시금 확인합니다. ‘제 밥그릇 챙기기’는 늘 집요하고 단호하고 가열찹니다. 새롭게 확인합니다. 스님도 못 하는 ‘제 머리 깎기’를 정치인은 아주 쉽게 합니다.

증인 출석, 더 줄어들겠네
‘형사사범 정보시스템’이 5월부터 가동에 들어가는데요. 경찰이 내사종결한 사안이나 단순 참고인으로 조사받은 사람의 개인기록까지 저장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이 정보는 경찰은 물론 검찰도 볼 수 있고 국정원ㆍ국세청ㆍ관세청 등도 인증절차를 거치면 정보를 공동활용 할 수 있습니다. <기사 보기>
걱정됩니다. 가뜩이나 ‘귀찮아서’ 증언 안 해주는 풍조가 문제인데 이젠 ‘무서워서’ 더 안 할지도 모르겠네요.

법원은 좌파 소굴 아니다
인천지법 형사3단독 권성수 판사가 교사 시국선언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전교조 인천지부 간부들에게 벌금 50~1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교사들의 정치적 의사표현은 일반 공무원보다 더 신중히 행사돼야 하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이 사건의 시국선언 행위는 국가공무원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집단행위에 해당된다”는 판결인데요, 전주지법은 같은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습니다. <기사 보기>
판결에 대한 시시비비를 떠나 이 점은 확실하네요. 보수세력의 호들갑과는 반대로 법원은 다양하다는 것, 좌파 이념에 점령당한 건 아니라는 것….

‘버릇없다’는 말을 버르장머리 없이 써서
지난해 4월 2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 법정에서 판사와 피고 변호사 사이에 말이 오가던 중 원고인 당시 69세의 노인이 대화에 끼어들었습니다. 그러자 당시 39세의 판사가 “어디서 버릇없이 툭 튀어나옵니까”라고 핀잔을 줬고, 이에 모멸감을 느낀 노인은 인권위에 진정을 냈습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인권침해라고 결정했는데요. “통상 버릇없다는 표현은 어른에게 예의를 지키지 않을 경우 나무라는 말인데 39세의 판사가 69살의 노인에게 사용할 수 있는 말이라고 볼 수 없다”는 판단입니다. <기사 보기>
간단히 말하면 이런 뜻입니다. ‘버릇없다’는 말을 버르장머리 없이 썼다는 것…

책임 통감? 자리 보전!
서울시교육청 산하 11개 지역교육청의 교육장과 본청 국ㆍ실장들이 보직 사퇴서를 제출했습니다. 최근 잇따른 비리사태에 책임을 통감하는 차원이라고 하는데요. 교육계에서는 ‘쇼’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최고 책임자인 김경회 부교육감이 빠져있고, 교육전문직 공무원에 대한 정기인사가 3월 1일에 있어 어차피 자리 이동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기사 보기>
교육계의 ‘쇼’ 주장이 맞다면 보직 사퇴는 ‘책임 통감’ 차원이 아니라 ‘자리 보전’ 차원이 되는 거군요.

구멍이 어디 원형지 뿐이랴
어제 오후에 조치원역 앞에서 700여명이 모여 ‘세종시 원주민 생계 및 재보상 비상대책위 2차 집회’를 열었는데요. 참석자 중 절반 이상이 세종시 원주민과 별 관련이 없는 대전지역 주민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대절한 버스를 타고 집회 현장에 왔는데요. 버스 안에서 한 남성이 자신을 인솔자로 소개하면서 “정부가 세종시 홍보를 위해 여러분을 동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또 “현지에 가면 방송국 등에서 인터뷰 요청이 올 텐데 일절 응하지 말라,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면 대전에서 왔다고 말하지 말고 조치원 쪽에서 왔다고 말하라”고 ‘지침’을 내리기도 했답니다.  참석자들은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1인당 3만원씩 받았는데요. 다음주 서울 집회에 참석하면 5~6만원 준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합니다. <기사 보기>
세종시 헐값매각 때문에 돈이 줄줄 새는 줄 알았는데 구멍이 하나 더 있었네요.

박사모가 전열을 북돋우면?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어제 경남지사 출마를 선언하자 박사모의 정광용 회장이 “좋다, 나와라, 박사모에게는 전열을 북돋우어 줄 계기가 될 것”이라는 내용의 논평을 냈습니다. 이방호 전 사무총장은 2008년 총선 때 공천을 주도한 인물로, 당시 친박계 인물 상당수가 낙천되자 박사모가 이방호 전 사무총장의 낙선운동을 벌인 바 있습니다. <기사 보기>
관전 포인트네요. 한나라당이 이방호 전 사무총장을 공천하면? 지방선거 공천에서 제2의 이방호가 나오면? 그래서 박사모가 전열을 북돋우면?

‘피리 부는 사나이’ 때문이면?
이만의 환경부 장관이 기상청에 특별 주문을 했습니다. “지진 발생 전에 나타나는 동물의 이상행동을 지진 예보에 활용할 수 있는지 연구해 보라”는 주문이었습니다. 이만의 장관이 이같은 사실을 밝히면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1993년 제주도 부지사로 근무하던 시절 아침에 목장 문을 열어도 소나 말들이 바깥으로 나가지 않고 나무 아래에 모여 풀을 뜯는 날은 어김없이 그날 오후에 비가 오더랍니다. <기사 보기>
이만의 장관의 노심초사는 높이 사야 하지만 한편으론 괜한 걱정도 드네요. 쥐떼가 대이동하는 걸 보고 대피명령을 내렸는데 알고 보니 ‘피리 부는 사나이’ 때문이었으면 어떡하나요?

Posted by '토씨'


전교조 서울지부에게 방을 빼라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전교조 서울지부가 사무실로 쓰는 종로구 사직동 어린이도서관 내 자조관 건물을 비워달라고 했다.

국세청은 조사에 나섰다.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세를 조사한다면서 그 대상에 민주노총 법률원과 구 금속노조 법률원인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을 끼워넣었다.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반대세력 옥죄기다. 이명박 정부에 대립각을 세워온 민주노총과 전교조의 발목을 잡으려는 것으로 해석할 소지가 다분하다.

논란은 피할 수 없다. 정부 정책에 반대한다고 해서 얼굴을 부라리는 게 과연 정부가 내보일 태도인지 물어야 하고, 반대세력 옥죄기 후에 하고자 하는 게 뭔지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제쳐놓자. 그보다 먼저 짚을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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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식이 낯간지럽다. ‘좁쌀 행정’이란 표현이 어울릴 만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두 단체의 정책노선을 정면 공격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주변’을 치고 ‘발밑’을 판다.

백번 양보해서 이해할 수도 있다. 비록 ‘좁쌀’이라 해도 그것이 절차가 정당하고 내용이 합리적이라면 뭐라 할 수가 없다. 헌데 그렇지가 않다.

전교조 서울지부가 자조관에 입주한 건 단체협약에 따른 일이다. 서울시교육청과 단체협약을 맺고 정상적으로 입주한 것이다. 절차상 하자가 전혀 없다. 그래서일까? 이번엔 서울시교육청이 전교조와의 단체협약 해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나섰다. 자조관을 어린이용으로 써야 한다며 일찌감치 대체 공간을 요구한 전교조 서울지부의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절차가 너무 일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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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법률원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는 합리적이지 않다. 국세청은 “신고 내용의 탈루·오류 혐의” 또는 “동종업체 중 신고 성실도 하위”를 특별 세무조사의 이유라고 밝히고 있지만 설득력이 없다. 수익보다는 지원을 우선시하는 게 노동 법률원이다. 그래서 형사 사건 수임료가 로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소속 변호사들은 월급을 받고 있다. 당연히 소득세는 원천징수 된다.

고소득 자영업자의 축에도 끼지 못하는 이런 노동 법률원을 상대로 ‘동종업체 중 신고 성실도 하위’를 운운하는 건 난센스다. ‘신고 성실도’가 하위인 게 아니라 ‘신고액’이 하위일 수밖에 없다.

국세청은 ‘털어서 먼지 안 나는 곳 없다’는 신념으로 임하는지 몰라도, 혹여 털어보니 먼지가 나오는 일이 있을지 몰라도 비합리적이긴 매 한가지다. 기회비용이란 게 있다. 털어서 먼지를 얻기 위해 인력과 시간을 쏟아붓느니 뒤져서 대박 칠 곳을 둘러보는 게 훨씬 생산적이다.

새삼 궁금해진다. 국세청이 돈냄새를 못 맡을 리 없다. 서울시교육청이 단협 일방 파기에 따른 부담을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왜 이들은 '좁쌀 행정‘을 마다하지 않는 걸까?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했던가? ‘좁쌀 행정’의 연유를 이 속담에서 찾을 수 있다. 방식이 '좁쌀' 같더라도 효능만 크면 마다할 일이 아니다.

항산(恒産)이 있어야 항심(恒心)이 있다는 건 만고의 진리다. 물적 기반이 갖춰져야 지속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전교조 서울지부에 대체 공간은 제공하지 않은 채 퇴거를 요구하는 건 활동의 물적 기반을 허물기 위한 기초공사다.

이미지가 실체를 규정하는 건 불합리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회현상이다. 노동 법률원을 뒤져 탈세 꼬투리라도 발견할 수 있다면 민주노총이나 금속노조의 이미지는 얼룩진다. 부도덕성을 부각함으로써 이른바 ‘귀족 노조’의 이미지를 더욱 고착화시킬 수 있다.

정책노선을 놓고 맞장 뜨는 장면을 연출하면 득 될 게 없다. 민주노총과 전교조에 대한 거부심리를 일부 자극하는 효과를 건질 수 있을지 몰라도 정반대로 두 단체에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선사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두 단체의 존재감만 키워줄 수 있다.

게릴라식 고사작전은 이런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수익은 극대화하는 최고의 전술이다. 굉음을 최소화하면서 파괴력은 극대화하는 '실용적' 폭탄 투하법이다.

▲사진=전교조 서울지부(위)와 민주노총 법률원(아래) 홈페이지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