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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하다 못해 재밌다. 부조화 현상이 너무 심하다.

“망국적 포퓰리즘”을 비난한 오세훈 서울시장에 이어 김문수 지사도 말을 섞었다. ‘복지 포퓰리즘’을 거론하며 “공산주의보다 위험할 정도로 국민 의식상태를 좀먹는 것”이라고 했다.

오세훈 시장과 김문수 지사의 언행이 희한하다고 평하는 이유는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말에 담겨있다. 그가 그랬다. “여론에 따라 가볍게 움직이면 우리 지지기반에 큰 실망을 안겨주게 된다”며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까지 잃어버린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여론에) 너무 불안해하고 일희일비하는’ 수도권 의원들을 향해 이렇게 쏘아붙였다.

김무성 원내대표의 말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이나 김문수 지사나 똑같이 불안해하고 일희일비해야 한다. “급변하는 시대 분위기와 표심에 따라 우왕좌왕”해야 한다. 그들이 수도권에 정치적 터를 잡고 있는 사람들이기에, 차기 대권을 노리는 사람들이기에 그래야 한다. 김무성 원내대표의 말을 전해들은 서울의 한 초선 의원이 “집토끼만으로 선거를 이긴 적이 있느냐”고 반문한 것처럼 이들 또한 반문해야 한다. 헌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 수도권 의원들은 좌불안석인데 수도권 단체장들은 요지부동이다. 두 부류 모두 수도권에 기반을 둔 범친이계인데도 부조화 언행을 노출하고 있다.

이런 부조화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포획 대상인 토끼가 다르기 때문이다. 수도권 의원들은 총선에서 곧장 민심, 즉 산토끼와 대면해야 하지만 수도권 단체장들은 상관이 없다. 이들은 대권을 노리는 이들이기에 대권 후보가 되려면 산토끼 이전에 집토끼부터 잡아야 한다.

이렇게 보면 부조화 현상이랄 것도 없다. 바라보는 대상이 다를 뿐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아니다. 범위를 인물에서 당으로 넓히면 얘기가 달라진다. 부조화 현상은 여전하다.

집토끼를 잡기 위해 ‘복지 포퓰리즘’을 비난하고, 산토끼를 잡기 위해 ‘포퓰리즘’에 발을 담그는 것이라면 이는 심각한 괴리현상이 노정되고 있음을 뜻한다. 당심과 민심이 따로 놀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부조화 현상은 이것만이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복지 행보에도 부조화 현상이 나타난다.


박 전 대표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에 대해 그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오히려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 특별연설에서 똑같은 말을 하고, 김문수 지사 역시 “큰 방향은 적절하다”고 평했을 정도다. 그런데도 다르다. ‘복지 포퓰리즘’을 비난하는 측에 대해 산토끼들이 싸늘한 시선을 보내는데도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는 따스한 눈길을 보낸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렇다. 이유가 뭘까?

해답은 박근혜 전 대표의 언행에서 찾아야 한다. ‘복지 포퓰리즘’을 이구동성으로 비난한 이명박 대통령, 오세훈 시장, 김문수 지사와는 달리 박근혜 전 대표는 야권의 보편적 복지에 각을 세우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선택적 복지란 용어 사용도 극력 자제하고 있다. 단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라는 그럴 듯하지만 실상은 모호한 복지 개념만 되읊고 있다.

이게 원인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각을 세우지 않음으로써 산토끼들로 하여금 선택적 판단을 할 여지를 부여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경계지점에서 모호한 언행으로 양다리 걸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정리할 수 있다. 당심과 민심의 부조화 현상은 한나라당의 경직성에서 비롯된 것이고, ‘박근혜표 복지’의 실상과 평가의 부조화 현상은 박 전 대표의 모호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더불어 전망할 수 있다. 때가 되면 걷힌다. 박근혜 전 대표의 모호성 또한 어느 시점이 되면 유지할 수 없게 된다. 박근혜 전 대표 또한 선택적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보편적 복지와 선택적 복지의 틈바구니에서 벗어나 어느 한쪽에 두 발 모두 담가야 한다.

이때가 되면 분명해질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 주류의 시각에 귀의하면 그 또한 경직성의 울타리에 갇힐 것이고, 정반대의 선택을 하면 집토끼가 울타리를 박차고 나갈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토끼의 중요한 특징은 남이 낸 길을 가는 것보다 자신이 낸 길로만 다니는 것”이라며 마치 제3의 길이 있는 것처럼 말했지만 쉽지 않은 얘기다. 정치가 현실이고, 현실이 구체성을 특징으로 한다면 ‘박근혜표 복지’가 각론으로 접어드는 순간 별 수 없이 보편 또는 선택의 옷을 입어야 한다.

물론 바지는 보편으로, 저고리는 선택으로 챙겨 입는 절충형 코디도 있을 수 있지만 이건 남우세스럽다. 자칫하다간 보수와 진보 양쪽으로부터 ‘컨트리 패션’이란 비난을 사기 십상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언급한 ‘토끼길’이란 게 자칫하다간 집토끼와 산토끼 모두 외면하는 '킬로드'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사진= 박근혜 전 대표가 3일 대구를 방문해 신년 행사를 갖고 있다.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산토끼’ 고향은
신묘년 토끼해입니다(사실 신묘년은 음력을 기준으로 한 것이지만). 토끼해이니만큼 국민동요 ‘산토끼’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산토끼’의 고향은 경남 창녕이라고 합니다. 일제강점기였던 1928년 경남 창녕군 이방면 안리에 있던 이방보통학교의 이일래 선생이 직접 작사 작곡했다고 하네요. 이일래 선생이 한 살 배기 딸 명주 양을 안고 학교 뒷산인 고장산에 올라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바로 앞에서 산토끼가 깡충깡충 뛰노는 모습을 보고 노래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노래가 급속히 퍼져나가자 일제가 우리 국토를 연상시키고 민족감정을 유발시켰다는 이유로 부르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네요. <기사 보기>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는 도약의 한 해 되시길.

두 말 하면 잔소리
‘교수신문’이 지난달 8일부터 16일까지 전국 대학교수 212명을 대상으로 새해 희망의 사자성어를 설문조사한 결과 39%가 ‘민귀군경’을 꼽았습니다. 맹자의 ‘진심’ 편에서 ‘백성이 존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며 임금은 가볍다’고 한 데서 유래한 성어입니다. 이 성어를 추천한 이승환 고려대 교수는 “관권이 인권 위에 군림하고, 부자가 빈자 위에 군림하며, 힘센 자가 힘없는 자를 핍박하는 불행한 사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새해에는 나라의 근본인 국민을 존중하는 정치,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가 시행되기를 바란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습니다. <기사 보기>
두 말 하면 잔소리. 

방통위만 모르는 것
‘한국일보’가 언론학 교수 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방통위의 종편 정책에 대해 19명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긍정적인 평가는 3명에 불과했습니다. 종편 도입의 주된 논리였던 ‘여론 다양성 제고’에 대해 18명이 부정적 평가를 내놨고, 종편에 대한 유리한 채널 배정에 대해 17명이 ‘시장논리에 맡겨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내놨습니다. <기사 보기>
세상이 다 아는데 방송통신위만 모르지.

해가 바뀌어도 남북은
북한이 1일 3개 기관지 공동사설을 통해 “북남 사이의 대결상태를 하루빨리 해소해야 한다”며 “대화와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남조선 보수당국은 전쟁 하수인, 반통일 대결 광신자로서의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냈다”는 비난도 곁들였습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반전평화와 반보수 반외세 투쟁을 선동해 남남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습니다. <기사 보기>
해가 바뀌어도 남북 대결은 여전.

직책만 ‘특보’
박형준 대통령 사회특보와 이동관 언론특보가 이명박 대통령이 1일과 2일 주재한 신년 특별연설 원고 독회에 참석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12월 31일 인사 발표가 났지만 아직 임명장을 받지 않은 상태인데도 참석했습니다. 특히 박형준 특보는 독회 뿐 아니라 신년연설 원고 초안 작성에도 깊숙이 관여했다고 합니다. 이 대통령은 “(두 특보의) 사무실을 청와대 안에 있는 위민관(비서동)에 마련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는데요. 통상 특보들의 사무실은 청와대 바깥인 정부청사 별관에 있었습니다. <기사 보기>
직책만 ‘특보’이지 실제론 ‘왕수석’ 급.

입법청원에 귀 기울이면
18대 국회 출범 후 지난달 31일까지 국회에 제출된 청원 185건을 분석한 결과 채택 또는 본회의 불부의 의결, 청원 철회 등 어떤 식으로든 결론 난 건수는 전체의 17.3%인 32건에 불과했습니다. 이 32건이 상임위에 회부된 뒤 의결이 이뤄지기까지 평균 312일이 걸렸습니다. 국회가 청원을 접수해 기한을 지킨 건 단 1건에 불과합니다. 청원업에 따르면 부득이한 사유가 없는 한 국회가 청원을 90일 이내(한차례 60일 연장 가능)에 처리하도록 돼 있습니다. <기사 보기>
입법청원에 귀 기울이면 입법로비가 발붙일 이유가 없죠. 

60만 마리가 넘으니
구제역으로 돼지 1000여 마리가 매몰된 곳 근처의 경기 파주시 광탄면 이모 씨의 개 사육장 지하수에 핏물이 섞였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가축을 살처분 할 때는 완전히 도살처분한 뒤 사체를 묻어야 하는데 매몰 대상이 워낙 많아 채 죽지 않은 상태로 묻는 등 매몰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파주시는 주변의 다른 오염 때문에 침출수가 붉게 보였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사 보기>
살처분 된 가축이 60만 마리가 넘는다고 하니….

문제는 검경 반응
경기도교육청이 이달 안에 학생인권조례 및 교권보호 후속대책을 발표하면서 현행 학교장 통고제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이 제도는 비행-폭력 학생에 대해 검경의 수사를 거치지 않은 채 학교장이 곧바로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것인데요. 경기도교육청은 이 제도를 활용할 경우 해당 학생이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 되는 검경의 수사를 받지 않아도 되고, 재판을 받더라도 범죄경력 조회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며, 법원의 결정이 검경에 통보되지 않는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학교장에게는 재판 청구권을 부여해 학교 폭력에 대처할 수 있고 위협받는 교권을 바로 세우는 장점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1963년 도입됐으니 지금까지 20여명에게만 적용됐습니다. <기사 보기>
이른바 ‘윈윈’ 대책을 모색하는 건데 검찰과 경찰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이례’와 ‘통념’
이모 씨 부부가 딸이 2006년 사실혼 관계의 최모 씨와 딸을 낳은 직후 헤어지자 손녀의 친양자 입양을 신청한 데 대해 창원지법은 지난 8월 이 신청을 받아들였지만 대법원 1부가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생모가 생존해 있는데 외손녀를 친양자로 입양하면 외조부모는 부모가 되고 생모와는 자매지간이 되는 등 가족 내부질서와 친족관계에 중대한 혼란이 초래될 것이 분명하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습니다. 또 “입양의 주된 동기가 딸의 재혼을 쉽게 하려는 것이어서 친양자 입양이 생모의 복리를 실현하려는 방편에 불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기사 보기>
창원지법 결정 때 아주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됐는데 최종 결론은 역시 ‘통념’으로.

병은 마음에서 온다더니
의경으로 근무하다가 숨진 박모 씨의 어머니가 지난달 31일 인터넷에 글을 올렸습니다. 아들이 상습 구타에 시달린 끝에 급성 백혈병으로 숨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이 2009년 5월 충남경찰청의 한 기동대에 배속된 직후 고참들에게 인사를 잘못했다는 이유로 2시간에 걸쳐 구타를 당했고, 다른 고참에게 경찰버스 안에서 35분 동안 발길질을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시위진압용 방패로 이마를 맞고, 하루 종일 물 한 모금 못 마시게 하거나 보일러실에 하루 종일 감금하는 등의 가혹행위를 당하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씨는 지난해 1월 급성 백혈병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6달 뒤 사망해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는데요. 박씨를 진료했던 의사는 “군복무 중 스트레스로 인한 병으로 볼 수는 있다”는 소견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기사 보기>
병은 마음에서 온다고 하더니….

어려운 이웃부터 생각해야죠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희망2011 나눔캠페인’을 통해 한 달 동안 모금한 금액이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1489억 7000만원이었습니다. 이 중 개인 기부액은 458억 3000만원으로 2009년 12월 556억 4000만원보다 98억원 줄었습니다. 비리 파문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기사 보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고, 아무리 못 미더워도 어려운 이웃을 생각해야죠.

가장 좋은 ‘교화’는
인천지검 김수민 검사가 의정부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권모 씨와 5년 동안 펜팔을 해왔습니다. 김 검사는 2005년 강도상해죄로 붙잡힌 권씨를 구속한 후 “사회에서 장기간 격리해 교화해야 한다”며 징역 10년을 구형했고 법원은 징역 6년을 선고했는데요. 권씨는 법정에서 “유영철도 사회에서 도와주지 않아 그렇게 됐는데 교도소에서 정말 교화가 된다고 생각하느냐”며 원망을 쏟아냈습니다. 그러자 김 검사가 권씨를 검찰청으로 불러 “개인적인 얘기를 잘 들어주지 못해 미안하다. 하지만 세상을 원망해서는 안 된다”며 다독였고 이후 두 사람은 편지를 주고받았습니다. 김 검사는 초등학교 이후 학교를 다닌 적이 없는 권씨에게 공부부터 하라고 조언했고 “너를 믿는다”며 용기를 북돋아줬습니다. 권씨는 2006년부터 2007년 사이에 중고등학교 검정고시에 잇따라 합격했고 지난해 12월에는 독학사 시험에도 붙었습니다. 권씨의 꿈은 사회복지사가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권씨는 14살 때 소년원에 보내진 후 절도 강도 살인미수 방화와 같은 범죄를 저질러 20년 넘게 소년원과 교도소에서 옥살이를 했습니다. 김씨의 올해 나이는 36세입니다. <기사 보기>
그렇죠. 가장 좋은 ‘교화’, 아니 범죄 예방은 따스한 눈길과 손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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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어이없어 하지 마라. 분개하지도 마라. 대통령이 ‘반성’을 촉구하고 한나라당이 ‘사기극’이었다고 강변하는 것은 ‘촛불 시민’을 누르기 위해서가 아니다. 정반대다. 결속시키기 위해서다. ‘촛불’을 공격함으로써 보수층이 ‘선거 촛불’을 들도록 만들려는 심산이다.

그러면 이긴다. 보수층을 결속시키면 지방선거는 따 논 당상이 된다.

이명박 정권 들어 치러진 재보선 결과를 보면 안다. 여권이 왜 ‘산토끼’를 제쳐놓고 ‘집토끼’에 올인하는지 그 연유를 알 수 있다.

늘 앞섰다.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민주당을 최소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그런데도 졌다. 대부분의 재보선에서 민주당에 졌다.

보수층이 태만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마음을 투표소에서 발산하는 게 아니라 장롱 속에 가둬버렸기 때문이다. 재보선이 ‘반MB’ 판이 되도록 방치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50% 이상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한나라당 지지율 또한 민주당보다 10%포인트 이상 앞선다. 하지만 빛 좋은 개살구다. 대통령을 좋아하고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표심이 기표를 하지 않으면 여론조사 수치는 모의고사 성적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울분’을 자극하는 것이다. 뒤통수 얻어맞은 영상, 앉아서 손해 보는 느낌을 보수층에게 전파시켜 만회심리를 추동하려는 것이다.

이러면 탄탄대로를 달린다. 보수층 결집의 또 다른 매개인 ‘천안함’에 방호벽을 설치함으로써 ‘괴담’과 ‘선동’의 여지를 차단할 수 있다. ‘광우병 괴담’으로 ‘광란의 선동’을 일삼던 세력이 다시 발호하고 있다는 경계음을 자동으로 울릴 수 있으므로 보수층의 투표심리를 인양할 수 있다.

유시민 예비후보의 ‘천안함 소설’ 발언을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문제 삼고 보수언론이 성토하는 것에서 읽을 수 있다. 민주당 추천으로 민군 합동조사단 조사위원이 된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를 교체해달라고 국방부가 국회에 요청한 것에서 읽을 수 있다. 이미 시작됐다. ‘촛불 광란’ 이미지를 ‘천안함’에 오버랩시켜 ‘괴담’과 ‘선동’이 발호할 여지를 원천 차단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걱정할 필요 없다. 이런 시도가 진보 표심을 역자극하는 결과를 빚더라도 걱정할 필요 없다. 그래봤자 소수다. 보수층 결집 규모보다 적기에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어차피 한 표 차 승리도 승리다.

부동층이 자극 받는 것이 약간 걸리긴 하지만 이 또한 크게 염려할 바는 아니다. 지방선거 투표율이 50%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전망 아닌가. 투표할 의향도, 동기도 없는 부동층에게 멱살 잡고 싸우는 모습을 보이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들이 팔 걷어붙이고 앞으로 나서겠는가. 아니면 진저리 치며 뒤로 물러서겠는가.

▲사진=촛불시위 장면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한나라당의 한 의원이 말했다. 정부가 종부세 완화안을 발표한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이 지나치게 편협하게 집토끼 구하기에 나서면 안 된다”고 말했다.

틀렸다. 이 의원의 진단은 일반적인 것이었지만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왔다.

하루 뒤 민주당의 이용섭 의원이 공개했다. 여론조사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종부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부의 종부세 완화안에 대한 찬성 의견('부동산을 많이 소유한다고 세금을 더 내게 해서는 안된다')이 12.9%에 불과했다.

같은 날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 결과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25.6%였다.

두 조사결과를 조합하면 이런 결론이 도출된다.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절반이 종부세 완화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인 것이다.

누가 봐도 명백하다. 종부세 완화안은 집토끼용이 아니다. 오히려 토끼우리의 문을 활짝 연 것과 진배없다. 집토끼가 산토끼가 되는 길을 열어준 것과 다름없다.

왜일까? 정치적 측면만 놓고 보면 이명박 대통령은 막심한 손해를 보고 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무모한 행보를 보이는 걸까?


흥미로운 비교거리가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7월 30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이 조사 결과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는 19%로 나온 반면 종부세 완화 정책에 대해서는 29%가 지지하는 것으로 나왔다.

오판을 했을지 모른다. 논란 국면에서의 국민 여론과 실행 국면에서의 국민 여론이 다르다는 걸 주지하지 못한 채 집토끼만은 종부세 완화에 찬성할 것이라고 굳게 믿었는지 모른다. 집토끼를 고무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덩달아 올라갈 것이라고 확신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단정할 수는 없다. 이런 단정을 가로막는 말이 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어제 말했다. “잘못된 징벌적 과세로 1명의 피해자라도 있다면 다소 인기가 없더라도 원칙에 따라 바로잡는 것이 정부 여당의 역할”이라고 했다.

눈길을 끈다. “다소 인기가 없더라도”라는 짧은 말이 귀에 와 박힌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최대한 확대 해석하면 이런 얘기가 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지율에 연연해하지 않고 소신껏 밀어붙였다는 얘기가 된다.

아무래도 좋다. 원인이 오판이라고 해서 달라지는 게 없고 소신이라고 해서 변화되는 게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여론에 갇혀버렸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렇게 보면 이해하기 쉽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일각의 요구대로 종부세 과세기준을 다시 6억원으로 되돌리면 어떻게 될까?

들고 일어날 게 뻔하다. 6억원과 9억원 사이에 있는 사람들이 “애들 장난하나”라며 격심하게 반발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물론 지켜보는 절대 다수의 국민들은 정부의 오락가락 행정에 ‘썩소’를 날릴 것이다.

바로 이 점을 의식했는지 이명박 대통령이 ‘고’를 선택했다. 어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정부 원안대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당청혼선 여지를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 실시간 대처를 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지만 그래도 결과는 같다. ‘시종일관’ 면모를 보여도 국민은 비판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지지층 절반을 포함한 절대 다수의 국민이 등을 돌린다. 이러면 종국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소신' 추진력은 떨어지게 돼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무’에 걸렸다.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치면 칠수록 더 강하게 조이는 ‘종부세 올무’에 걸려버린 것이다.

▲사진 출처=청와대 홈페이지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