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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23 국정쇄신 하랬더니 홍보쇄신 열올리네 (24)

청와대의 진단은 명료하다. 문제의 근원을 이미지에서 찾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좌파들의 집요한 이념공세로 인해 마치 극우주의자인 것처럼 이미지가 왜곡돼 있다”고 보고, “이명박 대통령은 애초 비주류, 중도실용주의자였으나 대통령이 된 뒤 정당·이념 대립구도 속에서 오른쪽으로 비치게 됐다”고 간주한다.

그래서 ‘근원적 처방’을 이미지 개선에 맞춘다. ‘MB다움의 회복’ ‘중도 이미지 회복’을 위해 종교계·언론계와 같은 여론주도층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각종 소외현장을 찾아 국민과의 직접 접촉을 늘린다고 한다.

사족 같지만 오해의 소지를 한 점이라도 남기지 않기 위해 최대한 풀자. 그럼 이런 얘기가 된다.

청와대의 진단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잘못 한 게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줄곧 비주류·중도실용의 길을 걸어왔을 뿐이다. 그런데도 문제가 발생한 건 세상이 알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 정권 인사들이 흔히 하는 말로 국민이 ‘오해’ 했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진단에 따르면 정책기조는 잘못 된 게 없다. 이명박 정부는 줄곧 중도실용노선에 입각해 서민을 보듬는 정책을 펴왔을 뿐이다. 그런데도 문제가 발생한 건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중도실용정책이 좌파들의 이념공세에 의해 각색됐기 때문이다.

복습까지 마치고 나니까 눈이 좀 트인다.

청와대는 단정한다. 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라 소통길에 문제가 있었다고 믿는다. 그 길이 포장도로가 아니라 자갈길이어서 소통이 덜컹거렸다고 확신한다.

그래서인가 보다. 미디어법을 밀어붙이려는 이유가 소통길을 열기 위해서인가 보다. ‘악의적 선동세력’에 점령된 방송을 구해낸 다음에 소통의 간선도로를 구축하려는가 보다.

그래서인가 보다. 서울시가 나서서 서울광장의 사용규정을 강화하고, 8월 1일에 개장하는 광화문광장의 사용여지를 틀어막는 이유가 소통길을 열기 위해서인가 보다. 길거리 선동을 일삼는 좌파세력을 밀어낸 다음에 소통의 광장을 열려는가 보다.

그래서인가 보다. 엄연히 국회가 있는데도 사회통합위원회라는 것을 만들려는 이유가 소통길을 열기 위해서인가 보다. 정쟁만 일삼는 정당에 점령돼 상습 병목 현상을 보이는 국회 대신 별도의 소통 직행노선을 닦으려는가 보다.

말하지 말자. ‘악의적 선동방송’보다 ‘우호적 홍보언론’이 더 많고 더 세지 않았냐고 되묻지 말자. 좌파 세력의 길거리 선동보다 우파 세력의 길거리 구호가 더 우렁차지 않았냐고 셈하지 말자. 국회의사당이 병목구간이 된 건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과속 때문이 아니었느냐고 따지지 말자.

국정쇄신 하랬더니 홍보쇄신에 나서는 청와대다. 소통 하랬더니 소탕을 꾀하는 청와대다. 더 무슨 말을 하고, 더 무슨 말을 듣겠는가. 청와대를 향한 소통(길)이 꽉 막혀 있는데….

 ▲사진 출처=청와대 홈페이지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