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4/19 3당 대표 만나 '협정' 맺어라 (1)
  2. 2009/06/13 검찰은 '빨대' 아니다? 그럼 더 문제다 (12)


추모는 아닐 것이다. 오늘 행한 특별연설은 ‘추모’였지만 내일로 예정된 3당 대표와의 회동, 그리고 이후 잇따를 전직 대통령, 군 원로, 종교지도자들과의 만남 내용이 ‘추모’는 아닐 것이다.

‘논의’라고 한다. 천안함 침몰 원인과 수습책을 논의한다고 한다.

근데 궁금하다. ‘논의’할 건더기가 없다. 지금으로선 수습책은 고사하고 원인을 설명하고 경청할 여지가 없다. 함수는 인양되지 않았고, 민군 합동조사단은 결론을 도출하지 않았다. 합동조사단이 ‘외부 폭발에 의한 침몰’이란 잠정 결론을 내리긴 했지만 ‘외부 폭발’이 어뢰에 의한 것인지 기뢰에 의한 것인지, 또 어뢰든 기뢰든 그것이 누구 것인지는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회동’ 계획을 근거로 청와대가 사고 원인에 대해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추정을 내놓고 있지만 근거가 약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추모 연설에서 언급하지 않았는가. “천안함 침몰 원인을 끝까지 밝혀낼 것”이라고. 이명박 대통령은 분명 과거형이 아니라 미래형으로 말했다.

회동 시점이 이르다고 보는 이유가 이것이다. ‘원인’ 규명 속도가 더디고 ‘수습’ 여건이 성숙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도대체 뭘 ‘논의’한다는 건가.

그래도 동의한다. 대통령이 여야 3당 대표를 만나기로 한 건 잘한 일이다. 아울러 동의한다. 박선규 대변인의 설명처럼 “국민적 단합”이 중요한 이때에 “지도자들이 역할을 해 달라는 뜻을 전달”하려는 건 당위다. 

초점은 ‘협정’에 맞춰져야 한다. 일종의 신사협정이다. ‘원인’이 최종 규명될 때까지 정치권의 섣부른 추측과 몰아가기를 자제하자는 협정, 혹시라도 ‘원인’ 규명이 지방선거 전까지 완료되지 않으면 ‘천안함’을 '중립지대'에 남겨놓자는 협정 말이다. 이게 청와대가 설명한 “국민적 단합”의 방책이요, “지도자들의 역할”이다.

그러려면 정부부터 단속해야 한다. 군과 정보 관계자들이 익명의 그늘에 숨어 조각 정보를 잇따라 흘리는 일을 차단해야 하고, 어느 장관이 ‘북한 소행이라면’이란 단서를 달아 대책을 미리 언급하는 일을 단속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성을 획득한다. 대통령의 오늘 추모 연설과 내일 정당대표 회동이 ‘천안함 이슈’ 부각을 위한 정치 이벤트라는 삐딱한 시선을 걷어낸다.

그래야 효율성도 획득한다. “지도자들”이 아무리 머리 맞대고 손 맞잡는다 해도 소용없다. 언론이 군불을 때면, 그들이 예단에 사로잡혀 몰아가기를 하면 ‘국민적 논란’만 증폭되기에 공급선을 차단해야 한다. 특정 목적 하에 특정 언론에 특정 정보를 공급하는 정부 내 ‘나쁜 빨대’를 단속해야 “국민적 단합”의 효율성이 갖춰진다.

박선규 대변인이 지난 6일 “국회에서도 그렇고 여러 군데에서 안보위기상황을 맞아서 이른바 안보 기밀에 관한 상황들이 자꾸 흘러나가는 경향이 있고 무분별하게 자꾸 유포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는데 그건 ‘밖’을 향해 할 말이 아니라 ‘안’을 향해 던질 말이다.

▲사진=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4월 6일 여야 3당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청와대

Posted by '토씨'

검찰이 주장했다. 자신들은 ‘빨대’가 아니라고 했다. 명품시계 등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손상했다는 평가를 받는 몇몇 사례의 사실 여부를 검찰이 언론에 확인해 주지 않았다고 했다. 어제 ‘박연차’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그럼 왜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나쁜 빨대를 색출하겠다고 했을까’ 라는 식의 반문은 던지지 말자. 생산성이 없다. ‘나쁜 빨대’를 색출한 결과 검찰이 아닌 사실을 확인했다고 하면 할 말이 없다.

이것도 물어보지 말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고가의 명품시계 두 개를 모두 봉하마을 논두렁에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 “비싼 시계를 논두렁에 버린 이유에 대해서는 집에 가서 물어보겠다며 노 전 대통령이 답변을 피했다고 검찰은 밝혔다”는 보도가 어떻게 나오게 된 건지도 물어보지 말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나온 고인의 부산상고 동기의 증언, 즉 권양숙 씨가 노건평 씨의 부인으로부터 명품시계를 받았다는 전화를 받고 “논두렁에 버리든지 알아서 하라”고 했다는 증언에 따르면 보도된 사실관계가 틀리기에 반드시 정보 제공-확인 경위를 밝혀야 하지만 그래도 일단 관두자.

검찰이 어제 추가로 밝힌 내용이 있다. “수사 대상이 방대하고 사건 관계자가 많아 검찰 이외의 경로를 통해 수사 내용을 입수할 수 있었고, 언론이 먼저 정보를 입수한 뒤 사실관계 확인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중대한 문제다. 상당히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는 주장이다.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검찰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검찰 이외의 경로’에서 ‘노무현’을 캤거나 ‘노무현 수사’를 손금 들여다보듯 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게 누구일까? 검찰은 ‘사건 관계자’를 거론했지만 가능성은 낮다. 명품시계를 예로 들 경우 당사자인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나 박연차 전 회장측이 언론에 정보를 흘렸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을, 그것도 사실과 다르게 언론에 ‘선사’할 리 만무하기에 그렇다. 박연차 전 회장도 아니다. 그는 당시 감옥에 있었다. 그럼 누구일까? 박연차 전 회장의 측근을 의심해 볼 수 있지만 이들 또한 가능성이 높지 않다. 언론이 이른바 ‘포괄적 뇌물’의 대가로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이 태광실업이 수주하려던 베트남 화전을 적극 밀어줬다고 보도했을 때 앞장서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 사람들이 박연차 전 회장의 측근들이다. 그럼 누구일까? ‘검찰 이외의 경로’는 어디일까?

왜 흘렸을까? 언론에 정보(그것도 사실과 다른 정보)를 흘린 주체가 ‘검찰 이외의 경로’라면 정보 제공 목적이 수사를 위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압박해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일부러 정보를 흘렸다고 볼 수는 없다. 다른 목적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수사 이외의 목적, 어떤 특정한 목적 말이다. 그게 뭘까?

여기서 던지는 의문이 일말의 타당성이라도 갖고 있다면 반드시 캐야 한다. 허투루 넘기지 말고 반드시 밝혀야 한다. 검찰이 ‘면피’하려고 애먼 사람을 잡는 게 아니라면, 실제로 ‘검찰 이외의 경로’에서 ‘언론플레이’가 이뤄졌다면 그건 음험한 기획과 교활한 공작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이 12일 ‘박연차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