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2/11 한나라당이 쪼개질지 모른다고? (11)
  2. 2008/03/05 공천갈등?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사단이 날 것으로 보는 건 속단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강도’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고 해서 그것이 분당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되지 못한다.

‘뒷모습’을 보면 안다. 이명박 대통령의 ‘강도론’에 대해 청와대가 ‘오해’라고 진화하지 않았는가. 박근혜 전 대표의 ‘강도론’에 대해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이 ‘일반론’이라고 해명하지 않았는가. 양쪽 모두 확전을 원치 않는다.

돌려놓고 봐도 그렇다. 분당의 양태는 축출 아니면 탈당이다. 친이계가 친박계를 내쫓거나 친박계가 당을 박차고 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명분이 없다. 친이계나 친박계 모두 그런 행동을 감행할 만큼의 명분을 축적하지 못했다.


세종시 그 자체는 명분이 되지 못한다. 세종시가 정책 영역에서 정치 영역으로 전화하지 않는 한 그건 분당의 명분이 되지 못한다. 여권을 감싸고 있는 보수세력이 그러지 않는가. 왜 그것 하나 대화와 토론으로 조정하지 못하냐고 힐난하지 않는가. 분당 이후 필연적으로 불게 될 정통성 논란의 주관객은 아직 편을 갈라 볼 준비가 돼 있지 않다.

필요조건은 세종시가 정치 갈등의 한복판에 서는 경우다. 세종시에 대한 찬반 입장이 아니라 세종시로 인해 파생된 정치적 갈등이 극에 이르는 경우다. 이 정치 싸움에서 밀리면 한쪽의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 극한상황에 몰리는 경우다. 그래서 보수세력이 ‘정당방위’로 양해하는 경우다.

정운찬 총리 해임건의안이 예가 될 것이다. 야당이 제출한 해임건의안에 친박이 떼로 찬성표를 던지는 경우가 표본이 될 것이다. 이러면 세종시는 정책 사안에서 벗어나 이명박 정권의 명운을 가르는 정치 요인이 되고, 친이계는 어쩔 수 없이 퇴로없는 역공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하다. 친박계 의원 중 대다수가 해임건의안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점 때문만이 아니다. 다른 진단 요인이 있다.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정운찬 총리가 ‘조건부 용퇴’를 검토하고 있다고, 세종시 수정안이 4월 국회에서 통과되면 총리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그렇게 해서 세종시를 자신의 대권가도 카펫으로 삼으려 한다는 정치권 일각의 의심을 불식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잘 읽을 필요가 있다. 정운찬 총리의 ‘조건부 용퇴’ 검토 소식엔 두 가지 함의가 내포돼 있다. 하나는 친박계를 달래고자 하는 의도다. 좋게 해석하면 자신의 몸을 용광로에 던져 여권 화합의 ‘에밀레종’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좁게 해석하면 끝까지 내달리지는 않겠다는 의도다. 다른 하나는 ‘무조건 용퇴’로 버전을 변경할 여지다. ‘조건부 용퇴’에 정운찬 총리의 위상이 ‘원 포인트 총리’라는 판단이 내재돼 있다면 정반대의 상황, 즉 세종시 수정안이 4월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책임을 지고 물러날 여지까지 깔고 있다고 해석하는 게 맞다.

정운찬 총리가 실제로 ‘조건부 용퇴’ 입장을 밝힌다면, 그리고 정치권이 그 입장에 깔린 함의를 읽는다면 해임건의안은 급속히 힘을 잃을 수도 있다. 무를 베지도 못한 채 칼집에 도로 들어가는 칼의 신세가 될 수도 있다.

물론 다른 요인이 있긴 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했다는 말이다. “어느 시대든 크든 작든 장애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장애를 핑계 삼아 하지 않으면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말이다. 이 말에 녹아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가 ‘끝까지 돌격’이라면 정운찬 총리의 ‘조건부 용퇴’ 입장은 ‘연필로 쓴 낙서’가 될지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대통령의 행동이 ‘입’에서 ‘발’로 바뀌지 않는 한, 친박 의원 대다수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사정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감정 온도가 아무리 상승해도 임계점을 돌파하지 않는 한 분당의 결정적 계기는 창출되지 않는다. 주전자 물이 아무리 데워져도 기화점을 돌파하지 않는 한 그건 여전히 액체다. 미지근하든 뜨뜻하든 그냥 물인 것이다.

▲사진=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난해 9월 16일 청와대 회동 장면 ⓒ청와대 홈페이지

'이슈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MB와 박근혜, 누가 상투 잡혔나?  (15) 2010/02/12
한나라당이 쪼개질지 모른다고?  (11) 2010/02/11
시험대 위에 선 MBC  (4) 2010/02/10
'뻥정치' 들여다보니 '셈' 있네  (2) 2010/02/09
Posted by '토씨'

윷가락은 던져졌다. 개나 걸은 없다. 도 아니면 모다.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가 결정했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모든 형사범의 공천을 배제하기로 했다. 최고위원회의는 선별 구제를 주장하고 있지만 타협은 성립되지 않는다. 단 한 명이라도 선별 구제를 하는 순간 일괄 배제 원칙은 깨진다. 더불어 '쇄신 이벤트' 효과는 소멸된다.

그렇다고 해서 선택이 쉬운 일은 아니다. 공천심사위의 공천기준을 채택하든, 거부하든 분란은 피할 수 없다. 단지 분란이 당에 미칠 파괴력이 다를 뿐이다.

분란을 피할 수 없다면

공천심사위의 공천기준이 채택되는 순간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형사범'이 들고 일어설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형사범'이 구 민주당 출신에 몰려있기 때문에 이들이 '세력'을 형성해 저항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경우에 따라서는 분당에 준하는 사태가 연출될 수 있다. 호남에서 민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경쟁하는 양자대결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고, 수도권에서도 호남표가 분산될 수 있다.

악재임에 틀림없다. 민주당으로선 통합의 효과가 반감되는 걸 입맛 다시며 지켜봐야 한다.

공천심사위의 공천기준이 거부되면 외부 공천심사위원의 일괄 사퇴가 연출된다. 그와 동시에 쇄신은 중단되고 민주당의 변신은 미완에 그친다. 오히려 한나라당의 공천기준조차 따라잡지 못하는 구태 정당으로 낙인찍히고 민주당을 향한 얼음장 민심은 더욱 싸늘해진다.

이 또한 악재다. 민주당으로선 극소수의 고정 지지층을 취하는 대신 다수의 잠재적 지지층과 부동층을 포기해야 한다.

어쩔 수 없다. 어떤 상황이 연출되든 악재로 작용할 게 기정사실이라면 선택할 수밖에 없다. 물론 선택 기준은 '최소'다. 똑같은 악재라면 악영향을 덜 미치는 수를 집어 들어야 한다. 그게 뭘까?

자명하다. 공천심사위의 손을 부여잡아야 한다. 그래야 민주당이 산다. 길게 살 수 있다.

되돌아보면 안다. 민주당이 대선 국면에서 1차, 2차 통합을 이뤄냈는데도 민심의 반응은 싸늘했고 지지도는 오르지 않았다. 반성이 부실했고 개선 노력이 부진했고 전망이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고 해서 다를 게 없다. 구 민주당과 통합을 이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빠지지만 민주당 지지도는 크게 오르지 않는다. 대선 때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게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마당에 쇄신을 버리고 구태를 택하는 건 고립을 자초하는 악수다. 과거의 설비투자에 연연해 미래 산업을 외면하는 악수다. 스스로 사양의 길로 걸어가는 것이다.

DJ 후광을 걷을 때가 됐다

정면 돌파해야 한다. 그럼 의외의 소득을 얻을 수도 있다.

공천심사위의 공천기준엔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실마리가 숨어있다. 민주당의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는 실마리다.

거듭 말하지만 공천심사위의 공천기준이 관철되는 순간 맨 앞에서 반발할 사람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 또는 아들이다.

민주당이 이들의 반발을 돌파해 총선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다면 호남에, 그리고 민주당에 드리워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후광은 걷혀진다. 비로소 홀로서기가 개시되는 것이다.

이건 대변환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후광과 지역 정서에 기대 당의 명맥을 유지해온 수십 년 역사를 청산함과 동시에 지역주의의 발전적 해체를 앞당기는 무한도전이다.

한 번 해볼 만한 도전이다. 아니 해야만 하는 도전이다. 그래야 민주당이 산다.

이제 자리 털고 일어설 때가 됐다.

▶이 글은 '프레시안'에 게재된 것입니다.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