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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예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8/27 '묻지마 등원' 민주당, 향후 계획도 '묻지마' (28)
  2. 2009/08/26 오해하는 국민? 속 터지는 정부? (10)


민주당이 등원을 결정했다. 아무 조건을 달지 않는, 무조건 등원이다.

놀랍지 않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기에 토를 달 생각은 없다.

의원직 총사퇴를 떠벌리면서도 사퇴서를 국회의장한테 내지 않는 기묘한 모습에서 이미 알아봤다. 미디어법 강행 처리로 민주주의 조종이 울렸다고 규탄하면서도 지방을 돌며 제한적인 홍보전만 펴는 어정쩡한 모습에서 이미 알아봤다. 민주당은 성의 표시만 하려 했을 뿐, 사생결단할 생각은 애당초 없었다. 등원은 시간 문제였다.

그래도 이것 하나는 짚고 넘어가야겠다. 왜 지금이어야 하는지, 이런 시점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반드시 짚어야겠다.

헌재 심리는 언급하지 않겠다. 민주당이 자진해서 제기한 방송법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권한쟁의심판 청구에 대한 헌재의 심리과정은 말하지 않겠다. 민주당이 헌재 결정에 거는 기대가 클수록 여론전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는 게 경험칙임에도 불구하고 거론하지 않겠다. 당위명제, 즉 ‘어떤 세력,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독립된 판단’을 능멸하는 주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절제하겠다. 

하지만 이건 다르다.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이자 정치적인 문제다.

MBC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엄기영 사장 경질 가능성을 공공연히 밝히면서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YTN은 이미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배석규 대표이사가 보도국장을 일방적으로 경질하고 ‘돌발영상’ PD를 대기발령 조치한 데 대해 노조와 기자협회가 극심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시점,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투쟁을 거둬들이면 어떻게 될까? 자명하다. 고립된다. MBC와 YTN 사원들이 회사 담장 안에 갇힌다. 민주당 스스로 병참선을 끊어버림으로써 민주당 스스로 규정한 ‘반민주세력’이 ‘민주언론’을 옥죄는 길을 넓혀주는 것이다.

민주당은 아니라고 한다. 국회에 등원한다고 해서 미디어법 원천무효 투쟁을 멈추는 건 아니라고 한다. 국회에 등원해도 원내외 병행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한다.

말은 좋지만 영양가는 없다. 민주당의 무조건 등원 결정 자체가 미디어법 원천무효 투쟁의 김을 뺀다. 미디어법 원천무효 장외투쟁이 역부족이라고 판단해 무조건 등원 결정을 내린 판에 힘을 다른 의안에 분산하면서 능동적이고 효율적인 원내외 병행투쟁을 끌어내겠다는 건 몽상 아니면 변명이다.

민주당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미디어법 원천무효 투쟁을 물려야 할 만큼 긴박하고도 절박한 문제가 따로 있음을 찾는 것이다. 민주당이 회군할 수밖에 없는 이유, 국민이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를 찾는 것이다.

있을까? 그런 게 있을까? 물론 있다. 정세균 대표가 그러지 않았는가. 3대 위기, 즉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평화 위기 극복을 위해 원내외 병행투쟁을 벌이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대표적인 게 내년 예산안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4대강 사업비 때문에 복지예산 등이 깎이는 건 ‘오해’라며 밀어붙일 태세를 가다듬고 있고,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절대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으로선 외면할 수 없다. 민생과 직결되는 문제니까, 삶의 환경과 직결되는 문제니까 소홀히 다룰 수 없다. 미디어법이 매우 중요하지만 이 사안 또한 엄청 중요하다.

이렇게 보니 이해할 여지가 생긴다. 이것도 챙겨야 하고 저것도 챙겨야 하는 민주당의 분주함과 번다함이 안쓰럽게 느껴질 정도다.

근데 막힌다. 민주당의 처지는 이해하겠는데 민주당의 해법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애당초 그러지 않았는가. 소수 야당의 궁색한 처지 때문에 미디어법을 막지 못했다고, 그래서 국민의 힘을 얻기 위해 장외로 나간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 궁색한 처지가 갑자기 달라지기라도 하는 건가? 내년 예산안을 둘러싼 공방에선 민주당의 궁색한 처지가 탄탄한 입지로 둔갑하기라도 하는 건가? 미디어법과는 달리 주도권을 쥐고 정부여당의 일방독주를 제어할 수 있는 건가? 장외투쟁을 스스로 접음으로써 의정주도권을 한나라당에 헌납하고서도 그걸 단번에 되찾을 수 있는 신묘한 비책이라도 숨겨둔 건가? 민주주의 위기 극복을 위한 싸움을 접은 마당에 서민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싸움만은 가열차게 전개할 수 있는 건가?

묻지 말자. 정세균 대표의 기자회견문을 두 번 세 번 정독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민주당의 무조건 등원은 ‘묻지마 등원’이다. 묻지 말라는데 꼬치고치 캐묻는 건 결례다.

Posted by '토씨'


또 오해란다. 4대강 사업 예산 때문에 복지 예산과 사회간접자본 예산이 축소됐다는 주장은 오해라고 이명박 대통령이 말했단다. 그래서 “실상을 국민에게 잘 알려 달라”고 한나라당에게 당부했단다.

도대체 뭘, 어떻게 오해했다는 걸까?

한나라당 관계자가 설명했다. “올해 예산은 경제위기 속에서 편성한 긴급 예산이므로 단순히 올해와 내년 예산을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위기 이전과 비교해 복지나 인프라 관련 예산이 축소되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했다.

풀자. 예산을 주무르는 정부와 여당이 오해라는데 어떡하겠는가. 풀자. 다만 그 전에 하나만 물어보자. 오해를 말끔히 씻기 위해서라도 꼭 알아야 하는 것이다.

내년이 되면 나아지는 건가. 경제위기 때문에 피폐해진 민생이 나아지는 건가. 복지 예산이 2008년 2007년 수준으로만 돌아가도 친서민 정책을 구현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는 건가.

수치들이 줄줄이 도열하기에 묻는 것이다. 내년이 된다고 해서 민생이 대폭 나아질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게 만드는 수치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기에 묻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다.


자영업자가 23만명 줄었다. 올해 7월 현재 자영업자 수가 606만 2천명으로, 1년 전보다 23만명 줄었다. 이들이 내년이 되면 재기할 수 있을까? 그렇게 빨리 살림을 펼 수 있을까? 전국의 상인들이 기업형 슈퍼마켓 때문에 아우성을 치는 상황에서 몰락한 자영업자들이 대박 아이템을 들고 알짜배기 상권에 돌아올 수 있을까? 전국에서 문을 닫는 외식업소만 월 2만개가 넘는데 이런 현실을 뛰어넘어 재창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임금이 줄었다. 노동부가 사용노동자 5명 이상 사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2분기 임금을 조사한 결과 노동자 1인당 월 명목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만 9천원(256만 3천원→252만 4천원) 줄었고, 월 실질임금은 10만원(233만 9천원→223만 9천원) 줄었다. 이렇게 줄어든 임금이 갑자기 오를 수 있을까?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내년 최저생계비를 2.75% 찔끔 올린 판에 민간기업들이 임금을 팍팍 올려줄까?

실업급여 수급자가 늘었다. 노동부 조사 결과 올해 1월부터 지난 24일까지 실업급여를 지급받은 사람이 100만 280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6%가 늘었다. 이렇게 늘어난 실업자가 내년이 되면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실업급여 수급자 수가 증가한 비율만큼 취업자 수가 대폭 증가할 수 있을까? 시가 총액 상위 10개사가 올 상반기 투자를 지난해 상반기보다 9.1% 줄인 반면 현금성 자산은 10.4% 늘리는 판에 고용을 대폭 늘릴까?

정부와 한나라당의 대답 여하에 달렸다. 이런 질문에 단호하게 ‘예’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에 부응하는 근거를 내놓을 수 있다면 풀 수 있다. 얼마든지 오해를 풀 수 있다. 2008년 2007년 복지 예산이라고 해서 풍족한 게 아니었지만, 감질 나긴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이해할 수 있다.

대답해 보라. 정말 ‘예’인가?

▲사진 출처=프레시안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