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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에 민망할 정도다. ‘여여 영수회담’이라고까지 명명됐던 이명박-박근혜 회동 뒤끝이 좋지 않다. 격에 어울리지 않게 진실게임까지 벌이고 있다.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이 ‘구심점’ 즉 대표직을 제안했다고 하고, 박근혜 전 대표 측은 아니라고 부인한다.

관심을 집중시킬 필요는 없다. 그런다고 해서 사실이 밝혀질 것 같지가 않다. 그 자리엔 이명박-박근혜 두 사람만 있었다.

민심 들끓는데 정치싸움 벌이는 ‘여여 영수’

신경을 곤두세우게 하는 요인은 따로 있다. 두 사람 모두 한가하다는 점이다. 광우병 쇠고기 파동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AI마저 창궐하는 터에 한가하게 정치싸움을 하는 폼새가 영 마뜩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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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아닌 줄 알았다. 광우병 쇠고기 파동으로 궁지에 몰린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을 받으려 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정국 해법을 내놓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다. 과정이 어떻든 결과는 전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서 절박한 모습은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박근혜 전 대표 역시 복당에만 몰입하고 있을 뿐 정국 해법에 대해선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광우병 쇠고기 파동에 대해 두 마디 하긴 했는데 모두 겉도는 얘기다. “필요하다면 재협상이라도 해야 한다”는 말이나 “광우병이 발생하면 미국은 수입 중단 조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나 설득력과 영향력을 갖기가 힘들다. 전자는 “∼라면”이란 화법으로 양다리를 걸친 발언에 불과하고, 후자는 이미 국민 상당수가 비토를 놓은 정부 방침을 되읊은 것에 불과하다. 게다가 박근혜 전 대표는 이 두 마디만 남기고 국제선 비행기를 탔다.

생산성이 없다. 이명박-박근혜 회동 후에 유일한 화두가 돼 버린 복당 문제는 별 생산성이 없다. 그건 그들만의 리그다. 그렇게 치고받는다고 해서 정책 기조가 조정되는 것도 아니고 국정 운영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

복당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가 되려면 친박 세력의 정체성이 확실히 규명돼야 한다. 이들이 복당을 함으로써 한나라당이 어떻게 바뀌고, 그에 따라 청와대나 정부에 대한 영향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판명돼야 한다.

알 수가 없다. 현재로선 친박 세력의 정체성을 알 수 없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들의 정체성이 한나라당과 다른 점을 찾을 수 없다. 그들 스스로 말하고 남도 그렇게 말하는 건 단 한 가지다. 잘못된 공천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이라는 점, 이 것뿐이다.

복당 문제가 공익에 부합하는가?

혹자는 말한다. 친박 복당이 이뤄지면, 그래서 여당 속에 강력한 야당이 구축되면 민심 전달창구는 확실히 열리지 않겠느냐고 전망한다.

그럴싸한 전망 같지만 근거가 없다. 여당 속의 야당 당수가 될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 정책 면에서 차별성을 띠고 있다고 볼 근거를 찾을 수가 없을뿐더러 설령 찾는다 해도 그건 오른쪽에서 찾아야 하는 것들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스타일도 그렇다. 정무 기능과 정책 보좌 기능이 개편돼야 한다고 한나라당이 아우성을 치는데도 요지부동이다. 최근 들어 민간의 지인들을 잇따라 만나고 있다고 하는데도 국정 운영이나 정책 기조에 손을 댈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자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의 고언마저 내치는 터에 여당 속의 야당, ‘국정의 경쟁자’가 하는 얘기를 귀 담아 들으려 할까?

다르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탈당해 독자적으로 정당을 만들면 정치 지형이 재편되고 그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정책 기조와 국정 운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쉬 일축할 수 없는 전망임에는 분명하다. 국정 견제구도가 한층 강화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형세만 그렇게 나타날 뿐이지 내용까지 그렇게 흐를 것이라고 보는 건 지나친 낙관이다.

오히려 친박 정당의 영향력이 이명박 정부의 정책 기조를 오른쪽으로 끌어당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친박 세력은 이념적으로 이명박계보다 더 오른쪽에 치우쳐 있다. 이들이 야당의 이름으로, 그것도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면서 정책과 국정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일방통행이 더 강화될 소지가 있다. 친박 정당이 어떤 때에는 우회전 깜빡이로, 또 어떤 때에는 2중대로 기능하면서 말이다.

어느 모로 보나 친박 복당 문제는 그들만의 리그다. 복당을 둘러싼 갈등도 그렇고, 복당 성사 또는 결렬 이후도 그렇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지켜보기에 재미있을지는 몰라도 생산성이 별로 없다. 지금 절실한 건 공학적 관점이 아니라 공익적 관점이다. 어떤 정책이, 어떤 국정이 국민 다수의 복리에 도움이 되는가를 살피는 일이다. 정치는 이 대전제 하에서 살필 하위 카테고리에 불과하다.

▶이 글은 ‘프레시안’에 게재된 것입니다.

Posted by '토씨'

이명박 대통령은 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단독 회동을 제안했을까? 박근헤 전 대표는 왜 이런 제안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였을까?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해선 비교적 쉽게 답을 내릴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궁지에 몰려있다. 광우병 쇠고기 파동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면서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한나라당 안에선 청와대의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궁하면 손을 내미는 법이다. 박근혜 전 대표의 당내 영향력과 국민 지지도가 간절했을 법하다.

박근혜 전 대표도 그리 여유로운 처지가 아니다. 복당을 거듭 요구했지만 메아리가 들려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마냥 끌려 다닐 수도 없다. 그러면 자신의 이미지가 계파의 이익만 좇는 정치인으로 더욱 고착화될뿐더러 자기 계파에 대한 영향력도 약화된다. 적당한 선에서 타협과 공존을 모색하든 결단을 내리든 선택을 해야 할 처지다.

궁금한 건 따로 있다. 왜 하필 지금일까? 궁금한 건 바로 이것이다.

때가 좋지 않다. 단독 회동이 ‘기브 앤 테이크’의 자리라고 전제하면 그렇다. 일반적 예측처럼 박근혜 전 대표가 복당을 ‘테이크’ 한다면 등가 품목을 ‘기브’해야 한다. 지금 정국이라면 ‘광우병 파동’의 소방수를 자임하는 게 가장 훌륭한 ‘기브’ 품목이 될 것이다.

이미 일단이 나오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어제 스티븐 스미스 호주 외교장관을 만나 한 마디 했다. “미국이 몇 년 동안 광우병 발생 사례가 없기 때문에 완전하게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해결책은 아주 간단하지 않느냐”며 “광우병 소가 발생하면 수입을 중단해도 좋다고 미국이 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광우병 파동’ 진정책으로 내놨던 방안과 똑같다.

근데 공교롭다. 오래 갈 것 같지가 않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 단독 회동을 한 다음날 출국한다. 호주와 뉴질랜드를 방문하기 위해서 국제선 비행기에 오른다. 일정이 9박 10일이다.

이게 문제다. 소방수의 역할은 당장의 불을 끄는 것이다. 이 역할과 9박10일의 일정은 호응하지 않는다. 그래서다. 거래 품목이 ‘복당’과 ‘소방수’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럼 뭘까? 단독 회동이 ‘기브 앤 테이크’의 자리라면 어떤 품목이 거래되는 걸까?

주목할 현상이 두 개 있다. 최근 박근혜 전 대표 쪽에서 ‘중대 결심설’이 흘러나온 게 하나다. 다른 하나는 박근혜 전 대표의 이중화법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면서도 단서를 달았다. “그게 해법이라면”이라고 단서를 달았고, 특별법 제정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 두 개의 현상과 어제의 발언을 종합하면 하나의 가설이 성립한다. 미국이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을 중단해도 좋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걸 거부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그러면 박근혜 전 대표의 재협상 단서는 충족된다. 다른 해법이 막혔으니까 재협상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더불어 ‘중대 결심’의 명분도 충족된다. 미국의 강경 태도를 빌미삼아 재협상을 정부에 요구하더라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는 만큼 선을 그을 수 있다. 이명박 정부를 민심에서 이반한 정부로 규정하고 ‘중대 결심’을 실행에 옮길 명분을 확보하게 된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 된다면 이명박 대통령으로선 치유하기 힘든 내상을 입는다. 국민 지지도가 더욱 빠지고 한나라당은 원내 과반 정당 지위를 상실할 뿐 아니라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지 않더라도 박근헤 전 대표가 재협상을 선창하는 것만으로도 타격은 크다.

이렇게 보면 단독 회동은 예방적 성격을 띠는 자리라고 규정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광우병 보폭’을 줄이는 게 1차 예방책이고, 박근혜 전 대표의 ‘중대 결심’을 막는 게 2차 예방책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시 말해 1차 예방책에만 집중하려 할지 아니면 이참에 분란 요인을 완전히 제거하려 할지에 따라 거래품목이 달라지겠지만 그건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어차피 흐름은 잡혔다고 보는 게 맞다.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기브 앤 테이크’ 이후다.

박근혜 전 대표가 가장 바라는 상황은 자신이 호주·뉴질랜드를 방문하는 동안 ‘광우병 파동’이 가라앉는 것이다. 그러려면 미국이 숨통을 틔워줘야 하고 국민이 수긍해줘야 한다. 문제는 이런 바람이 실현되지 않는 경우다. 만에 하나 ‘광우병 파동’이 계속될 경우 박근혜 전 대표는 국민 지지도를 이어갈 수 있을까? '차기‘를 관리해갈 수 있을까? 이게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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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묘하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를 향해 "복당 문제를 결론 내 달라"고 했지만 최고위원회의는 결론 내는 걸 유보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죽이든 밥이든 하나를 내놓으라고 했지만 최고위원회의는 죽도 밥도 내놓지 않았다. 이러면 어떻게 되는 걸까?

이 대목에서 온갖 예측이 춤춘다. 박 전 대표가 탈당할지도 모른다는 예측부터 당분간 잠행을 할 것이란 예측까지 나온다.

전혀 상반된 예측이 난무하는 이유는 하나다. 최고위원회의의 '결론 유보'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탈당 가능성을 점치는 쪽은 '결론 유보'를 '복당 불가'로 해석한다. 잠행 가능성을 내다보는 쪽에선 '결론 유보'를 그냥 그대로 '유보'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정리가 필요하다. 박근혜 전 대표의 심중이 아니라 어제 열린 최고위원회의부터 정리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복당 결론'을 묵살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최고위원회의는 박근혜 전 대표의 요구를 묵살하지 않았고 외면하지도 않았다.

박 전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 '결론'을 요구하면서 시한을 못 박지 않았다. 언제까지 결론을 내 달라고 명시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다. 그러니까 7월 전당대회 때까지 결론을 유보하기로 한 최고위원회의의 '결론'은 박 전 대표의 요구를 묵살한 게 아니다.

외면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누그러뜨렸다. 정형근·김학원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의 요구를 받아 복당문제를 거론했다. 공론화를 시도한 것이다. 이건 진전이다. '복당 불가'를 외치면서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조차 하지 않던 이전 태도와 비교하면 많이 누그러진 것이다. 일단 눈길은 준 셈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알 길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진을 빼는 행보다. 맞붙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피하지도 않는 유격전식 행보를 놓음으로써 박 전 대표를 오도 가도 못하고 엉거주춤 서 있게 만들었다.

왜 그랬을까?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최고위원회의에 '결론'을 요구할 때 시한을 못 박았으면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실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 마디 한 마디를 꼼꼼히 챙기는 박 전 대표의 스타일이나, 요구사항의 엄중함에 견줘볼 때 시한을 설정하는 걸 깜빡했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미필적 고의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퇴로를 열어둔 공세라고 보는 게 맞다.

박 전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의 '대답'을 익히 예상하고 있었다는 흔적도 발견된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 격인 유정복 의원이 전한 “일단 좀 지켜보자”는 박 전 대표의 말이나.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됐다고 하는 것은 평가할 만한 일”이라는 측근의 말이 그것이다.

박근혜의 목표는 복당이 아니라 복당 분위기 조성

이렇게 보면 박 전 대표의 목표가 뭔지 대충 헤아릴 만하다. 그의 목표는 '복당'이 아니다. '복당 분위기'가 목표다. 그의 대상은 한나라당이 아니다.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연대가 대상이다. 지금은 그렇다.

비례대표 공천비리 의혹으로 어수선한 친박세력의 분위기를 다 잡고 결속을 도모하는 데 복당처럼 유력한 카드는 없다. 그렇다고 당장 밀어붙여 관철시킬 수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친박세력에 보낼 수 있는 메시지는 하나다. 자신이 복당을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으니 동요하지 말고 당분간 진중히 있으라는 메시지다.

박 전 대표는 실패하지 않았다. 그가 친박세력을 향해 던지려 한 메시지는 속달로 전달됐고, 친박세력은 조용히 있다.

그렇다고 만사가 해결된 건 아니다. '당분간'이 문제다. 당분간은 '당분간'을 얘기할 수 있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친박세력을 향해 '당분간'의 시한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동요가 나타날 수 있다.

잘 보면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이미 정했다. '당분간'의 시한을 7월 전당대회 때까지로 정했다. 그가 복당을 요구하면서 그 조건으로 7월 전당대회 불출마를 언급했다. 최고위원회의도 그에 맞춰 대답했다. 결론 유보 시한을 7월 전당대회 때까지로 잡았다. 그러니까 7월까지는 휴전 상태가 지속된다는 얘기다.

휴전 이후의 상황은 예측하기 힘들다. 다시 교전으로 돌입할지 아니면 종전으로 귀착될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현 지도부에 비해 전당대회에서 새로 뽑히는 지도부가 복당을 결정할 명분과 여지가 더 크다는 점에 주목하면 종전으로 귀착될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그건 일면이다. 현 지도부나 새 지도부나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을 살펴야 하는 처지에선 다를 바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종전 가능성을 쉽게 점칠 수 없다. 지도부 교체는 변수일 뿐 상수가 될 수 없다.

이렇게 보면 결정적 요인은 당내 사정에 있는 게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어차피 상수일 수밖에 없는 이명박 대통령의 처지, 즉 국정수행 성과와 국민 지지도가 더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그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달라지고, 정치적 입지가 달라지면 세력 재편의 필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 글은 '프레시안'에 게재된 것입니다.

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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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복당시켜달라고 했다.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연대 당선자 전원을 일괄 복당시켜달라고 했다.

될까? 현재로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 이유는 박근혜 전 대표의 말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그랬다. 친박연대 비례대표 공천 비리 의혹에 대해 "비례대표 문제에 대해서는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해서 그 결과에 따라 잘못이 있다면 당연히 법적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게 문제다. 검찰의 수사 결과 한 점이라도 비리가 나오면 한나라당의 '복당 불가' 입장에 힘이 실린다. 당 이미지를 깎아내리면서까지 비리 집단을 통째로 받을만큼 한나라당은 절박하지 않다. 

그럼 한 점 의혹도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박근혜 전 대표의 말대로 "과잉수사, 표적수사, 야당탄압"으로 결론 나면 어떻게 될까? 그래도 마찬가지다.

비틀어 봐야 한다. 검찰의 "과잉수사, 표적수사, 야당탄압"이 정치적 고려에 의해 진행된 것이라면, 그리고 거기에 여권의 심중이 담긴 것이라면 얘기는 하나로 모아진다. 검찰이 과잉·표적 수사를 할 만큼 '탄압'의 의지가 강했다는 얘기가 된다. 친박연대를 받아들일 마음이 눈꼽만치도 없었다는 말이 된다.

이건 어떨까? 친박무소속연대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말처럼 선별 복당을 하는 건 어떨까? 친박연대는 제쳐놓고 친박무소속연대만 받아들이는 건 어떨까?

이 또한 가능하지 않다. 한나라당 의중 때문이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잘랐다. "말도 안 되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했다.

어느 모로 보나 복당 가능성은 없다. 현재로선 그렇다.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는 박근혜 전 대표다. 그런데도 굳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공허한 주장을 했다. 정작 궁금한 건 바로 이것이다. 이유가 뭘까?

유일한 단서는 전당대회다. 박근혜 전 대표가 복당을 조건으로 내건 '전당대회 불출마'가 유일한 단서다.

두 가지 분석이 가능하다. 어차피 일괄 복당은 불가능한 일, 차라리 이걸 고리로 걸어 전당대회 출마 명분을 축적하려 했을 수 있다. 일괄 복당이 안 되면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추후 생각해 보겠다"며 여운을 남긴 걸 봐서도 이런 추측을 가능케 한다.

하지만 위험이 너무 크다. 전당대회에 출마했다가 행여 대표직을 거머쥐지 못하면 이보다 더한 낭패가 없다. 친박세력 축출로 가뜩이나 좁아진 당내 입지가 더욱 오그라든다.

막연한 가능성이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아무리 대중성을 갖고 있다고 해도 당내에선 소수다. 친박으로 분류되는 당선자라고 해야 30명 정도에 불과하다. 당원 투표로 이뤄지는 전당대회에서, 국회의원과 당원협의회위원장의 '동원'이 결정적 역할을 하는 전당대회에서 '소수파'의 수장이 당권을 거머쥐기는 쉽지 않다.

다른 하나의 추측 역시 명분이다. 하지만 성격이 전혀 다른 명분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전당대회를 거쳐 새 지도부가 꾸려진 후를 대비한 명분 축적이다.

한나라당이 일괄 복당을 불허했는데도 박근혜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으면 이미지가 좋아진다. 인내와 화합의 이미지를 얻게 되고 계파 수장 이미지는 희석된다.

7월 전당대회를 치르고 나면 두 가지 상황이 함께 달라진다. 박근혜 전 대표와 각을 세웠던 강재섭 체제가 물러남으로써 새 지도부가 '과거사 청산'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18대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됨으로써 의정의 불안정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나라당으로선 마음을 조금 놓아도 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전략이 무엇이든 박근혜 전 대표가 반드시 얻게 되는 정치적 부수효과도 있다.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연대를 관리할 수 있다. 친박연대의 비례대표 공천 의혹이 불거진 후 벌어지는 두 집단 간의 틈새를 메우면서 행동통일을 주문할 수 있다. 자신이 당에 머리를 숙여가면서까지 두 집단을 챙기려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데 오늘 기자간담회처럼 좋은 수단은 없다.

둘러보니 그렇다. 어떤 경우이든 박근혜 전 대표가 잃을 건 없다. 현재의 과제 즉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연대의 전열 유지를 꾀하면서, 미래의 상황 즉 7월 전당대회에서의 유동적 상황에 대비하는 데 꼭 필요했던 게 오늘의 주장이다.

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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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지도부가 합창을 했다. '탈당 의원 복당 불가'를 선언했다.

강재섭 대표는 탈당 출마자의 복당 불가를 명시한 당헌·당규는 박근혜 전 대표가 직접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고, 윤리위원회는 무소속 또는 다른 당 후보를 지원하는 건 해당행위라고 규정했다. 이방호 사무총장과 안상수 원내대표는 탈당 출마자의 복당은 절대 안 된다고 거듭 확인했다. 모두가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들이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합창을 한 배경이 뭘까? 대다수가 말한다. 박근혜(계)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공격에 나선 것이라고 한다.

당연한 분석 같다. 대구에 내려간 박근혜 전 대표가 구름 인파를 몰고 다니고 있고, 그의 발언과 발걸음이 음으로 양으로 박근혜계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멀쩡히 구경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제어해야 하고, 그러려면 공격해야 한다.

박근혜(계) 바람은 광풍일까?

근데 이상하다. 분석이 너무 명쾌해서 그런지 허전한 느낌이 든다.

이 점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박근혜(계) 바람이 부는 게 사실이라면 그 기원은 두 개일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중적 인기가 하나이고, 한나라당의 무원칙 공천에 대한 유권자의 반발심리가 다른 하나다. 박근혜(계) 바람은 이 두 요소가 맞물리면서 만들어진 상승기류다.

이렇게 보면 한나라당 지도부는 바람을 차단하는 게 아니라 역풍을 맞게 돼 있다. 탈당 출마자에 대해 복당 불가를 선언한 것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똥고집 행각'으로 유권자에게 비쳐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또 박근혜 전 대표를 직접 공격한 것은 무원칙 공천의 최대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일로 간주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상하다는 얘기가 이 대목에서 나온다. 한나라당이 이 점을 몰랐을 리 없다. 아주 기초적인 이런 사정을 모른 채 헛다리를 짚었을 리 없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박근혜 전 대표를 직접 공격하고 나선 배경이 뭘까?

원점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박근혜(계) 바람이 일고 있다는 대전제가 잘못된 것이라면, 아니 한나라당 지도부가 그렇게 보고 있지 않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한나라당 안에서 바람이 불지 않는다고 장담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하지만 바람이 제어하지 못할 정도로 거세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게 나오고 있다. 친박연대와 무소속연대가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하지만 한나라당 후보를 압도하는 후보는 두세 명에 불과하다. 그것도 모두 영남권이다. 나머지 후보는 잘 해야 한나라당 후보와 박빙의 대결을 벌이고 있는 정도다.

바람엔 맞바람으로

바로 이게 포인트다. 한나라당 지도부 또한 판세를 이렇게 보고 있다면 두 갈래 대응법을 모색하는 건 오히려 자연현상에 가깝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영남권의 '사랑'을 없애는 게 불가능하다면 감정의 농도를 줄이는 게 상책이다. 방법은 번민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 다른 감정, 즉 한나라당에 대한 전략적 투표성향을 자극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복당 불가' 주장은 아주 유용한 도구다. '복당 불가'의 톤이 올라갈수록 박근혜계 후보와 한나라당의 거리는 멀어지고 박근혜계 후보의 당선은 최소화된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사랑'이 비교적 덜한 수도권에선 정면 공격을 하는 게 낫다. '원칙을 따르는 정치지도자'의 이미지에 덧칠을 함으로써 수도권에 출마한 박근혜계 후보들을 이전투구의 싸움꾼으로 몰아가는 게 낫다. 강재섭 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의 이율배반을 강조한 건 그래서 유용하다. 이렇게 묘사해야 박근혜 전 대표는 무원칙한 이중 플레이어가 되고 박근혜계 후보의 표 잠식 현상은 극소화된다.

두고 볼 일이다. 한나라당 지도부의 '박근혜 때리기'가 이런 계산에 기초한 것이라고 해도 그건 '최선의 대응'이지 '최선의 결과'는 아니다. 한나라당 지도부의 '최선의 대응'을 온 몸으로 받아야 하는 맞은편이 구경만 하고 있을 리 없다. 당장 박근혜 전 대표 측근들이 역공을 퍼붓고 있다. 탈당 후 출마는 해당행위라는 한나라당 지도부의 비난에 대해 "당헌·당규도 지키지 않고 공천을 잘못한" 게 해당행위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이 글은 '프레시안'에 게재된 것입니다.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