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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인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12/17 탕평? 일찌감치 꿈 깨라 (4)
  2. 2008/07/25 공기업 선진화? 싹수가 노랗다 (10)

공무원에게도 영혼이 있는가 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국세청의 1급 이상 고위공직자 11명이 사표를 낸 데 대해 여권에서 말한단다. “이명박 대통령의 통치철학과 맞지 않는 공직자들을 걸러내기 위한 인적 개편이 시작됐다”며 당연시 한단다. 1급 공직자 가운데 상당수가 노무현 정부 때 임명된 사람들이니까 솎아내야 한다는 말이 여권 내에서 공공연히 나돈단다.

그럴 수 있다. 길어봐야 5년이다. 헌법이 부여한 이 기간 내에 국정 성과를 내려면 대통령과 철학을 공유하고 비전을 함께 하는 공무원들의 견마지로는 필수적이다. ‘코드’에 기우는 대통령의 모습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이해한다. 야당 생활 10년 하는 바람에 인재를 모으지 못했다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주장을 이해한다. 경우에 따라 한정된 인적 자원을 갖고 돌려막기를 해야 하는 현실 또한 이해한다.

근데 좀 어색하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렇게 추진하면서도 겸연쩍어 하지 않는 여권의 태도가 지켜보는 사람조차 민망하게 만든다.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사를 할라치면 한나라당이 비난을 퍼붓곤 했다. ‘코드・보은・회전문’ 레퍼토리를 앞세워 융단폭격을 가하곤 했다.

이 행태를 답습한다. 자신들이 그렇게 욕했던 '코드・보은・회전문' 인사를 리메이크 한다.

1급 공직자 솎아내기 말고도 사례는 많다. 내각은 ‘고소영’으로 채웠고 공공기관엔 ‘낙하산’을 투하했다. 그 뿐인가. 지난 10일엔 국가 건축정책을 관장하는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에 뇌물수수죄로 징역 5년형을 선고 받은 양윤재 전 서울시 부시장을 앉혔다.

‘코드’와 ‘보은’은 이미 마침표를 찍었다. 남은 건 ‘회전문’인데 이 또한 조만간 기정사실이 될지 모르겠다.

‘한겨레’가 보도했다. 사의를 표명한 우형식 교과부 차관 후임으로 이주호 전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이 입성할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한겨레’가 ‘설’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만큼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아무튼 이 ‘설’이 현실이 되면 완성된다. ‘회전문’도 가동되기 시작한다.

그만 하자. ‘뿌린 만큼 거둔다’는 자연법칙을 환기시키는 것으로 만족하고 다른 점을 짚자. ‘코드・보은・회전문’의 대척점에 서 있는 ‘탕평’의 향배다. 

여권 일각에서 그랬다. 개각을 단행할 때 통합형 인사를 해야 한다고, 이전 정부에서 기용됐던 사람이라도 능력이 있다면 갖다 쓰고, 박근혜계 인사들도 입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능성이 있을까? 별로 없다. 가능성 이전에 의미가 별로 없다. 가능성이 현실화 된다 해도 ‘탕평’은 포장지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

여권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 해석하면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무늬만 탕평’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를 댈 수 있다.

지금 내각은 '친위' 내각이다. 'MB철학'을 공유하는 사람들로 짠 내각이다. 이런 내각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코드가 다른 고위 공직자들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주장에서 추출할 수 있다. 장관은 그리 중요치 않다는 사실을, 정책을 직접 입안하고 집행을 몸소 관장하는 공직자들의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추출할 수 있다. 더불어 추론할 수 있다. 고위 공직자를 ‘코드’에 맞게 도열시키면 장관이 누가 되든 국정 방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추론할 수 있다.

너무 일방적인 분석일까? 청와대가 고위공직자 걸러내기는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했으니까 그것을 갖고 '무늬만 탕평'을 도출하는 건 너무 일방적인 걸까?

그럼 이 점에 눈을 돌리자. 대통령은 '속도'를 주문하고, 한나라당 대표는 '돌파'를 천명하고, 같은 당의 원내대표는 '전쟁'을 선포한다. 국정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그렇게 하겠노라고 다짐한다.

이미 전제돼 있다. 드라이브를 걸려는 국정 방향이 정해져 있고, 내년 한 해 달성해야 할 국정 과제가 설정돼 있다. ‘통합’ 명분에 발목이 잡혀 ‘MB본색’을 내는 데 주저하는 일 따위는 벌이지 않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다. 

'탕평'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별로 없다.  

▲사진=지난 10일 청와대서 열린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촉식 장면 ⓒ청와대

Posted by '토씨'


뜬금없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기업 ‘민영화’란 말 대신에 ‘선진화’란 표현을 꺼내들었을 때 뜨악하기까지 했다. 말장난이 심하다 싶었다.

이제야 알겠다. 이명박 대통령의 ‘심모원려’를 이제야 이해할 수 있겠다.

<동아일보>의 표현을 빌리면 “공기업 썩는 냄새”가 진동한다. 감사원이 29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을 감사한 결과 규정을 어기고 과다 지급한 퇴직금만 454억원이었다. 도로공사는 집을 가진 직원들에게 전세보증금 25억원을 대출해줬다.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룸살롱에서 법인카드로 긁은 돈이 수억원이었고, 승차권 대신 직원신분증 내밀고 기차에 무임승차한 액수가 백수십억원에 달했다.

이런 후진적인 운영실태에 ‘선진화’의 칼을 빼들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끼리끼리 나눠먹고 끼리끼리 눈감아주는 퇴행적인 조직문화에 ‘선진화’의 철퇴를 가하지 않는 건 직무유기에 가깝다.

‘선진화’는 당위다. 투명성은 요체다. 인사와 예산에서 투명성을 극대화하면 모든 게 드러난다. 인사 투명성을 확보하면 ‘끼리끼리’를 해체할 수 있다. 예산 투명성을 높이면 ‘뒷돈’이 사라진다.

‘민영화’는 이런 투명성을 높이는 여러 방편 중 하나일 뿐이다. ‘민영화’보다 선행해야 하는 건 감시와 견제다. 외부에서 감시하고 내부에서 견제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 이것이 우선이다. 그러려면 균형을 이뤄야 한다. 특정 인사, 특정 세력이 주도하고 전횡하는 것을 막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림이 멋지다. 공기업 개혁의 핵심을 한마디로 압축한 것 같다. ‘선진화’란 표현은 그래서 상징적이다.

이렇게 오해를 풀고, 이렇게 공감을 표하면서 정부를 돌아본다. 근데 웬일일까? 또 다시 뜬금없고 또 다시 뜨악하다. 어이없기까지 하다.

<한국일보>가 조사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새로 인선된 50명의 공공기관장을 분석했다. 19명이 대선 캠프나 대통령직 인수위에 참여했던 인물이었고, 29명이 영남 출신이었으며, 22명이 관료 출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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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끼리끼리’ 인사다. 감시와 견제를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는 인사다.

최고 인사권자와 코드를 맞춘 인물, 그 덕분에 정치권에 여러 줄을 대고 있는 인물이 회전의자에 버티고 앉으면 외부의 감시는 위축된다. 관리감독 부처 출신 관료가 낙하산 타고 착지하면 그 낙하산을 차단막으로 재활용하기 십상이다. 특정 지역 인사가 또 다시 ‘끼리끼리’ 인사를 행하면 조직의 인사지형이 한 지역으로 쏠린다.

길게 평할 게 못 된다. <조선일보>의 평을 옮기는 것으로 족하다. “조용히 넘어갈 것으로 생각했다면 한심한 일이고, 알고도 이러는 것이라면 제정신이라고 할 수가 없(는)” 인사다. ‘선진화’ 하고는 애당초 궁합이 맞지 않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인사다.

이쯤에서 정리를 해도 될 것 같다. 말로만 떠드는 공기업 ‘선진화’? 싹수가 노랗다. '안 봐도 비디오'다.

이왕 말이 나온 김에 하나 덧붙이자. 싹수가 노란 게 공기업 ‘선진화’ 뿐일까?

<조선일보>는 그렇게 보지 않는 모양이다. 우려가 상당히 크다. “‘고소영’ ‘강부자’ 시비를 낳은 빗나간 인사가 국민의 마음을 돌아서게 했(던)” “뼈아픈 경험”을 되새기면서 편중인사를 계속 하면 “정부가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기능 마비 상태에 빠져들 수도” 있고 “국민의 마음은 정말 완전히 닫히고 말 것”이라고 걱정한다. 아주 진지하게….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