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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게 물어야 겠다. 아주 간단한 질문이다.

헌법재판소가 방송법 효력정지가처분신청과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기각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또 결정을 질질 끌면 어떻게 할 것인가?

대책이 없다. 민주당은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정세균 대표가 말했다. 자신들은 그런 경우를 상정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겨레’와의 인터뷰(28일)에서 “헌재가 쉽게 정권 하수인으로 전락하긴 어렵다고 본다”고 했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27일)에서 “헌재 재판이 그렇게 오래 걸릴 거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이게 “확신”이라고 했다.

정세균 대표가 이렇게 “확신”하는 근거는 의외로 단순하다. “대한민국에 헌재 재판관만 있는 게 아니고 수많은 헌법학자, 법조인들도 있으니까”가 근거다.

쉬 부정할 수 없는,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근거이지만 그래도 켕긴다. 듣도보도 못한 ‘관습헌법’을 들고나왔던 헌재의 모습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기에 정세균 대표의 “확신”이 ‘근거가 부족한 낙관’에 가까운 게 아니냐는 우려를 떨칠 수 없다.

그래도 뭐라 할 수 없다. 정세균 대표가 그런 “확신”에 기대어 두손 두발 다 놓고 있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원외투쟁을 병행하겠다고, 국민과의 ‘소통 투쟁’을 통해 미디어법 무효화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근데 묘하다. 국민과 함께 벌이겠다는 무효화 투쟁을 ‘동원’이 아닌 ‘소통’으로 한정했다. “옛날엔 대규모로 동원하는 동원투쟁을 했지만 이번엔 방향을 바꾸자”며 “우리가 국민들을 찾아가서, 거기서 국민과 소통하는 투쟁을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말은 맞다. 국민은 대상이 아니니까, 나오라면 나오고 들어가라면 들어가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니까 ‘동원’ 따위의 표현을 쓰는 건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소통’이라는 표현 또한 적절하지 않다. 정세균 대표가 직접 말하지 않았는가. “국민의 70%가 (미디어법의) 내용도 옳지 않고 (미디어법 처리) 과정도 옳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했고, “국민들이 진상을 알기 때문에 옳은 판단을 해줄 것으로 본다”고 하지 않았는가. 판을 이렇게 읽고 있다면 정세균 대표가, 민주당이 잡아야 하는 무효화 투쟁의 축은 분산이 아니라 결집이어야 한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간헐적인' 홍보전에 주력하겠다고 한다. 핀트를 잘못 맞추면서 무효화 투쟁의 수위를 낮추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뭐라 하지 말자. 민주당에겐 최후의 카드가 남아있다. 민주당 의원 전원이 작성해 정세균 대표에게 맡긴 의원직 사퇴서가 있다. 권한쟁의심판을 신청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제출을 유보하고 있는 의원직 사퇴서가 있다.

근데 덧없다. 이 카드는 최후의 카드가 아니라 뒷북 카드다. 버스 지나간 다음에 흔드는 손 같은 카드다. 헌재가 청구를 기각한 후에 제출해봤자 판을 되돌릴 수 없는 맥 빠진 카드다.

게다가 실제로 제출할 것 같지도 않다. 정세균 대표는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기 때문에 청구 당사자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일단 자신이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눈가림용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김형오 의장이 의원직 사퇴서를 수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순순히 의원직 사퇴 건을 의결해줄 리도 만무하다. 의원직 사퇴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한다고 해서 권한쟁의심판 청구인 자격을 당장 잃는 게 아닌데도 정세균 대표는, 민주당은 뭐가 무서운지 가장 약한 수를 택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정세균 대표가 한 말이 더 있다. “경거망동할 생각이 없다”며 의원직 총사퇴는 “(현안문제 뿐 아니라)중장기적 과제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심각한 변화가 올 때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정세균 대표의 이 말대로라면 의원직 총사퇴는 영영 불가능하다. 그가 설정한 “중장기적 과제”가 하루아침에 풀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민주주의 수호, 서민경제 회생, 남북문제 개선이다. 

다르게 볼 여지가 없다.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헌재 결정을 기다리자”는 한나라당의 입장과 별반 차이가 없다. 굳이 차이를 찾자면 헌재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팔짱 끼고 있는 것과 투쟁 시늉을 내는 것 정도의 차이다.

부족하다. 민주당은 2%, 아니 20%가 부족하다. 전략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의지 또한 부족하다.

▲사진=민주당이 지난 25일 서울역광장에서 다른 야당·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언론악법 원천무효 규탄대회를 열었다.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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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제안했다. 국회의장이 미디어 관련법을 직권상정해주면 재벌의 지상파 지분 참여를 봉쇄하는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했다.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한다. 언론계는 박희태 대표의 제안이 재벌의 방송진출만 막을 뿐 신문사의 방송진출은 그대로 허용하는 것이어서 의미가 없다고 한다.

아니다. 가치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일고의 가치는 있다. 한나라당의 ‘본색’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한나라당의 ‘맹점’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동안 주장해왔다. 한나라당이 재벌과 신문의 방송참여를 강변하면서 두 가지 논리를 제시해왔다. 일자리 창출, 그리고 여론 다양화다.

박희태 대표의 제안은 이걸 뒤집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마음이 콩밭에 가 있음을 실증하는 것이다.


초등수학 수준으로도 잴 수 있다. 한나라당이 내세운 일자리 창출 목표에 견주면 ‘재벌 노, 신문 예스’의 수정안이 얼마나 큰 모순에 빠진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재벌엔 없는 게 신문사엔 있다. 바로 제작 인프라다. 수백 명의 제작인력과 제작지원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최소 투자’가 가능하다. 기존 제작인력에 필요한 인력만 덧붙이는 식의 편제가 가능하다.

일자리 창출과는 거리가 멀다. 재벌은 막고 신문사에겐 여는 방송법 개정은 한나라당이 제일의 명분으로 내세운 일자리 창출과는 어긋나는 발상이다.

이 역시 초등사회 수준으로도 알 수 있다. 신문사에만 방송진출 길을 열어주는 게 여론 다양화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것을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여론 다양화를 꾀하려면 다원화해야 한다. 여론시장에 언론상품을 내다파는 주체를 다원화된 사회구조에 맞게 여러 갈래로 펼쳐야 한다. 한나라당의 방송법 개정안이 비판에 직면했던 것은 바로 이런 원칙을 어겼기 때문이다. 여론 다양화를 꾀한다면서 실제로는 돈 많고 힘 센 재벌과 특정 신문사에만 방송 진출을 길을 열고자 했기 때문이다.

근데 이마저 더 좁혀버렸다. 이미 여론시장에 한 자락을 깔고 있는 (특정) 신문사에만 방송진출 길을 열어주려고 한다. 이들이 방송사를 겸영한다고 해서 기존 신문 논조와 전혀 다른 논조를 보일 리가 없는데도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려고 한다. 여론시장의 규모와 갈래를 키우는 게 아니라 여론시장 내의 파이 배분 방식만 바꾸려 한다.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여론 다양화가 아니라 여론 독점이 강화된다. 특정 신문사의 여론지배력에 지상파 방송의 전파력을 덧붙임으로써 특정 이념 특정 논조의 여론이 더 확고하게 여론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명확하다. 박희태 대표의 제안은 양보안이 아니다. 포장만 바꾼 재출시 상품에 불과하다.

알아야 한다. 잘못 꿴 첫단추를 놔두고선 어느 것도 바로잡을 수 없다. 두 번째 단추구멍에 세 번째 단추를 끼워넣는다고 매무새가 사는 게 아니다.

▲사진=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1일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만나고 있다. ⓒ민주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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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왜 ‘작심 발언’을 했는지는 굳이 살필 필요가 없다. 누가 봐도 명백한 민심얻기용이다.

“한나라당이 국가발전을 위하고 또 국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내놓은 이 법안들이 지금 국민에게 오히려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는 발언은 쟁점 법안에 대한 60% 안팎의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말이다. “박 전 대표에게 다시 확인한 결과 오늘 발언의 의미는 법안 자체가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법안을 처리하는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라는 측근 이정현 의원의 설명은 ‘휴전’ 상태에 들어간 국회 상황을 염두에 둔 말이다.

궁금한 건 ‘왜’가 아니라 ‘어떻게’다. 박근혜 전 대표의 ‘작심 발언’ 이후 그의 정치적 입지와 한나라당 내부 사정이 ‘어떻게’ 조정될지가 관심사다.

별로 유리해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 전 대표에게 그다지 생산적일 것 같지가 않다.


박근혜 전 대표의 민심얻기용 발언은 시한부다. 언젠가는 수명을 다할 수밖에 없는 발언이다.

2월 국회가 열리면 결정을 해야 한다. ‘MB법안’이 여전히 “국민에게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고 판단해 반대표를 던질 건지, 아니면 당원의 도리에 따라 찬성표를 던질 건지를 결정해야 한다. 절차를 문제 삼아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기는 쉽지 않다. 2월이 되면 합의처리든 일방처리든 가닥이 잡힐테니까 박근혜 전 대표도 양단간에 결정을 해야 한다.

반대표를 던지기는 어렵다. 어느 이명박계 의원의 말마따나 “국민에게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는 법안”의 상당수가 박근혜 전 대표 스스로 당내 경선과정에서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들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여야 협상이 잘 돼 ‘합의’든 ‘협의’든 표결처리하는 것이고, 이 표결에 박근혜계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참여하는 것일텐데 이마저도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방송 관련법을 놓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미디어 빅뱅’을 예고하고 유인촌・이윤호 장관이 ‘반드시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이라고 압박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합의처리’를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기껏해야 ‘합의처리 노력’으로 여지를 남기는 것이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거리에 나온 언론노조 조합원들과 60%가 넘는 국민 여론에 등을 돌리고 ‘합의처리’를 포기할 수도 없다.

최악의 경우 박근혜 전 대표는 궁지에 몰린다. ‘절차’의 하자를 극복하지 못한 채 한나라당이 일방처리하는 데 동조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이러면 박근혜 전 대표는 ‘혹부리 영감’이 된다. 혹 떼려다 혹을 하나 더 붙이는 불상사를 겪게 된다. 자신이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작심 발언’을 한 취지를 하나도 살리지 못한 채 여권의 일방처리에 동원되는 나약한 존재로 격하될 수 있다.

물론 정반대의 경우를 상정할 수도 있다. ‘절차’의 하자를 문제 삼아 일방 처리에 동조하지 않는 경우다.

이러면 박근혜 전 대표의 일관성은 빛난다. 하지만 감수해야 한다. 비용 지불을, 나아가 전면전을 각오해야 한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사보타지에 들어간 것으로 간주될 게 뻔하니까 여권 내 역풍은 기정사실이 된다.

이명박계의 역공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재오 전 의원이 3월에 귀국하면 구심이 서고 응집력이 강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사보타지성 행동이 나타나면 공격의 명분까지 쥐게 된다. 일전불사를 마다할 이유도, 마다해서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어떨까? 박근혜 전 대표가 이런 상황을 감수하려 할까?

참고할 요인이 세 개 있다.

하나. 이재오 전 의원의 귀국이다. 그가 귀국하면 싸움을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둘. 4월 재보선이다. 경북 경주에서 이명박계 후보와의 맞대결까지 불사하려고 한다. 제한전이지만 어차피 싸움은 피할 수 없다.

셋. 정수장학회다. 그가 이사장으로 있었던 정수장학회가 방송 관련법 개정 한복판에 놓인 MBC의 지분 30%를 갖고 있다.

이 세 개의 요인을 참고하면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표 또한 ‘일전불사’를 마다하지 않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때가 이르다. 여권 내 전면전을 감행하기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위세가 여전하고, 박근혜 전 대표가 헤집을 정치적 틈새가 좁다. 자칫 속도위반을 했다가는 ‘정치논리’ 이전에 ‘권력파워’에 의해 정 맞는 모난돌 신세가 될 수 있다.

요인이 엇갈릴수록 세간의 눈길은 '박근혜의 선택'에 쏠리겠지만 의미는 크지 않다. 

아직 선택할 때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렇다. 박근혜 전 대표가 굳이 결단을 안 해도 되는 상황, 즉 여야 합의가 이뤄지는 상황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한 그렇다.

또 하나가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스타일이다. 그는 '인파이터'보다는 '아웃복서'에 가깝다. 먼저 주먹을 날리기보다는 맞받아치는 데 능하다. 굳이 먼저 선택할 게 아니라 선택에 내몰리는 상황을 연출해 정당성을 확보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한 그는 먼저 움직이지 않는다.

▲사진 = 박근혜 전 대표가 5일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한나라당

Posted by '토씨'

휴전하잔다. 성탄절까지 숨을 고르면서 협상을 하잔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그렇게 말했다. “성탄절까지 각급 채널을 통해 야당과 최대한 대화를 모색하겠다”고 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똑같이 말했다. “야당과 협의해서 법안 처리를 하겠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좋은 얘기다. 싸움을 자제하고 타협을 모색하겠다는 데 누가 반대하겠는가.

근데 왜일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오히려 “날치기 처리를 위한 수순밟기”라는 조정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정황이다.

박희태 대표가 휴전을 제의한 어제, 한나라당이 별도로 내놨다. 연말까지 우선 처리해야 할 법안 114개의 리스트를 발표했다. 나흘 밤을 꼬박 새워도 한두 개 합의할까 말까 한 상황에서 114개에 달하는 법안을 요 삼아 큰대자로 누워버린 것이다.

너무 일방적인 분석일까? 한나라당의 속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겉핥기 분석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홍준표 원내대표가 따로 한 말이 있다. "정말로 협의 처리할 법안, 예를 들어 사회개혁법안 중 협의할 것은 시도를 해 보겠다"고 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온화한’ 발언일 수도 있다. 규제완화법안만 처리할 수 있다면 사회 법안은 일방적으로 강행처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들릴 수도 있는 발언이다.

하지만 아니다. 또 다른 정황이 아니라고 말한다.

한나라당은 휴전하자는데 한편에선 싸움을 걸고 있다. 보수세력과 보수언론이 모두 나서 전선을 만들고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비판했다. “지난 1년간 MBC가 뭘 했어야 했으며, 뭘 했는지, 국민의 사랑을 받는 방송으로 존재했는지를 겸허히 돌아봐야 한다. 정명(正名)이 무엇인지 돌아볼 시점”이라고 했다. 지난 19일 이렇게 말했다.

공정언론시민연대가 나섰다. MBC와 KBS의 뉴스와 시사교양・라디오 프로그램의 편파성을 비판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발언 다음날 이런 보고서를 내놨다.

조중동도 나섰다. 공영방송, 특히 MBC를 집중성토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공정언론시민연대 보고서가 나온 지 이틀만에 그 보고서를 실탄 삼아 융단폭격을 개시했다.

보수세력과 보수언론의 개전 선언에 MBC도 응전을 선포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MBC의 ‘정명’을 거론한 그날 밤 ‘뉴스데스크’는 방송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꼭지를 3개 배치했고, 공정언론시민연대 보고서가 발표된 다음날 ‘시사매거진 2580’은 ‘재벌방송 출현?’이란 심층보도물을 내보냈다.

상황이 이렇다. 홍준표 원내대표가 합의 처리 가능성을 언급한 사회 법안, 그 맨 앞자리에 놓여있는 방송법을 놓고 전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런 상태에서 휴전이 가능할까? 휴전이 종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그러려면 한나라당이 등을 돌려야 한다. 자신들의 지지기반인 보수세력・보수언론과 척을 져야 한다. 가능한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거꾸로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 보수세력과 보수언론이 자리깔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는 게 더 현실적이다. 시한부 휴전 이후 재개될 융단폭격에 대비해 보수세력과 보수언론이 폭격지점에 십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게 더 자연스럽다.

홍준표 원내대표가 한 말,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를 향해 "법안이 단 한 건도 처리되지 않았다"고 질책한 말을 상기하면 이런 해석은 쉽게 떨칠 수 없다. 규제완화 법안과 사회 법안을 나눌 생각이 한나라당엔 없다. 설령 그런 생각이 있다 해도 실행에 옮길 상황이 아니다.

혹시 모른다. 홍준표 원내대표의 말마따나 사회 법안 중 협의처리할 ‘일부’ 법안에 대해서는 완급을 조절할지도, 그렇게 생색을 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또한 의미없다. 떡은 다 챙겨먹고 떡고물만 넘기는 것이다. 붕어빵의 팥소를 다 챙겨먹고 밀가루 범벅인 껍질만 건네는 것이다. 그것도 꺼멓게 타버린 지느러미 부분만….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