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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03 대안야당? 선명야당? 모두 말장난이다 (2)
  2. 2008/10/01 '외다리'로 질주하려는 '민주연대'

이렇게 물어보자.

대안정책야당을 한다고 해서 투쟁을 안 할 건가? 선명투쟁야당을 한다고 해서 정책개발을 안 할 건가?

단순함을 무릅쓰고 이렇게 물어보는 이유가 있다. 대안야당이니 선명야당이니 하는 입씨름이 말장난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 하나는 종부세고 다른 하나는 인사다.

종부세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을 때 민주당이 다짐했다. 종부세 과세기준 6억원, 종부세율 1∼3%만은 반드시 지키겠노라고 다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법안 소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1월 24일 별도 브리핑을 갖고 헌법재판소에서 합헌결정을 받은 종부세 과세기준금액(주택 6억원)과 세율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되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장기보유 1주택자에 대한 감면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다시 한번 확인하기도 했다

어떻게 됐을까? 민주당 다짐은 지금도 굳건히 지켜지고 있을까? 그렇지가 않다. 확정은 안 됐지만 잠정합의를 봤다. 기획재정위 조세법안 소위에서 종부세 과세기준 6억원을 유지하되 1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3억원의 기초공제를 해주기로 한나라당과 사실상 합의를 봤다. 반드시 지키겠노라고 다짐했던 종부세 과세기준을 내준 것이다.

걸핏하면 촉구했다. 사퇴하라고 민주당이 목소리를 높였다. 한승수 총리를 비롯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어청수 경찰청장 등을 향해 전방위로 사퇴 공세를 폈다.

어떻게 됐을까? 한 사람도 물러나지 않았다. 쌀직불금 파문에 휩싸인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이 물러나긴 했지만 이는 민주당의 투쟁 성과이기보다는 여론 공세의 결과물에 가깝다(정운천 농림부장관, 김도연 교과부장관, 박미석 수석의 경우도 이봉화 차관과 비슷한 경우다). 민주당은 무작정 지르기만 했을 뿐 마무리는 전혀 하지 못했다. 불교계가 들고 일어나고 여론도 꽤 동조했던 어청수 경찰청장 사퇴조차 관철시키지 못했다.


확인할 수 있다. 전자의 예에서 흔들리는 민주당을, 후자의 예에서 무력한 민주당을 확인할 수 있다. 대안을 내세우고 타협을 강조하며 애초 입장을 스스로 허무는 민주당의 모습을, ‘옹고집’ 이명박 대통령만 탓하며 은근슬쩍 입 씻는 민주당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민주당의 최대 문제는 일관성 결여다. 더불어 일관성을 담보하는 전략의 부재다. 죽기살기로 싸워야 할 사안과 대안정책을 내놓고 주고받기를 할 사안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종부세 과세기준보다 세율 고수가 더 중하다고 판단했다면, 부자만을 위한 법인세․소득세․상속세 인하를 저지하기 위해 주고받기 거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 애당초 호언하고 장담해서는 안 됐다. 종부세 과세기준을 반드시 지키겠노라고 공언하며 국민에게 헛된 믿음을 심어줄 게 아니었다.

사과 한 마디로 사퇴 주장을 거둬들일 만큼 중한 사안이 아니었다면 애당초 사퇴를 주장해서는 안 됐다. ‘옹고집’ 대통령이 사퇴 주장을 일축할 것이 뻔했다면 배수진을 치고 싸워야 했다. 일을 벌이기만 하고 하나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는 무기력 야당 인상을 심어줄 게 아니었다.

대안야당이니 선명야당이니 하는 입씨름은 다음 문제다. 시급한 문제는 번지수 찾는 법을 깨우치는 일이다. 돌밭에 씨 뿌려봤자 싹 나오지 않고 인천 앞바다가 사이다라 해도 컵이 없으면 마시지 못 한다. 자나깨나 대안만 제시하고 주야장청 투쟁만 벌일 게 아니라면 강온과 완급을 조절하는 전략은 필수다. 시기와 상황을 헤아리는 혜안 또한 필수다.

민주당은 이게 없다. 입만 살았지 주변을 살필 눈과 여론을 들을 귀는 닫혀 있다. 그래서 부질없다. 대안야당이니 선명야당이니 하는 입씨름이 한가하다.

몰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전략을 운용하려면 중심이 서야 하고 중심을 세우려면 색깔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라서 혹평하는 게 아니다. 대안야당론이 우향우를 선호하고 선명야당론이 좌향좌를 추구한다는 사실을 몰라서 비판하는 게 아니다. 한미FTA와 같은 중대사안을 놓고 노선 분화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을 몰라서 힐난하는 게 아니다.

노선은 추상적인 것이라는 사실, 노선이 힘을 발휘하는 건 개개 사안에 적용될 때라는 사실을 재삼재사 강조하기 위해서다. 노선투쟁을 할 정도로 복잡하지도 않은 사안에 대해서조차 중심을 잡지 못하는 민주당이 갑갑해서다. 더 단순하게 말하면 노선투쟁을 할 만큼 민주당이 준비돼 있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흔히 말하지 않는가. 개념 인지와 응용은 별개라고, 머리는 좋은데 공부는 못 한다고 말하지 않는가. 바로 이 점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진=민주당 내 개혁그룹인 ‘민주연대’ 발족식 장면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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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두 요소가 담겨있다. 어제 발기인대회를 연 ‘민주연대’엔 결코 놓쳐서는 안 될 두 개의 요소가 스며있다.

정동영계가 참여했다. 실용노선을 주창하며 열린우리당의 우향우를 주도한 정동영계가 민주연대에 참여해 민주당 지도부의 정체성을 비판하고 있다. 지금의 민주당 지도부가 어느 좌표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그 밥에 그 나물이다. 발기인에 이름을 올린 50여명의 전·현직 의원은 모두 열린우리당 출신이다.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사람만 3명이다. ‘민주연대’가 부르짖고자 하는 ‘진보개혁’의 성격이 뭔지, 그에 대한 국민 평가가 어떻게 나올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다.

두 요소를 뽑아내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구닥다리’ 인사들로 뭘 할 수 있겠느냐고 비아냥대기 위해서가 아니다. 국정 실패를 자초한 사람들로 어떤 걸 새로 일굴 수 있겠느냐고 힐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들은 대선을 전후해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그냥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패자부활전이라는 게 있으니까.


중요한 건, 그리고 강조하고자 하는 건 ‘깊은 반성’이 ‘처절한 모색’으로 이어져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는가 하는 점이다. 이 게 보이지 않는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발기인대회에서 그랬다. ‘민간독재와의 단호한 투쟁’을 주문했고 다짐했다.

울림이 큰 말이긴 하지만 새롭지는 않다. 김근태 전 의장이, 그리고 민주연대가 단호히 투쟁해 지키고자 하는 건 87년 6월항쟁이 뼈를 세우고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살을 붙인 민주화의 성과다. 국민 대다수가 공유하고 있고 지키려고 하는 가치다.

이것이 민주연대의, 민주당의 새롭고도 유일한 가치가 될 수는 없다. 이 건 모색 대상이 아니라 실천 요강이다. 공안 분위기가 되살아나고 국보법이 다시 칼날을 가는 상황에서 강경하고 선명한 야당의 모습을 보이면서 ‘단호히 투쟁’해야 하는 문제다. 민주당의 틀을 벗어나 범민주세력이 함께 해야 하는 문제다.

‘민주’가 민주연대의 필요조건을 구성할지는 몰라도 충분조건까지 부여하는 건 아니다. 민주연대가 ‘민간독재’에 맞서기 위해 한시적으로 구성된 항전조직이 아니라면, 민주당을 수권정당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정파라면 그 이상의 것을 내놔야 한다. 스스로 부르짖는 ‘진보개혁’의 가치가 뭔지, 그 실체를 내놔야 한다.

이건 선택사항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가 ‘반민주’와 ‘신자유주의’ 드라이브를 동시에 거는 게 엄연한 현실이기에 ‘민주’ 이상의 가치를 모색하고 제시하는 건 의무에 가깝다. 하지만 민주연대는 제시하지 않는다. 

한미FTA가 대표사례다. 민주연대는 한미FTA에 대해 ‘선 비준 저지’라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비준 저지’가 아니라 ‘선 비준 저지’다. 단순화의 오류를 무릅쓰고 말한다면 타이밍을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비준할 경우 부상할 상황논리에 기대 묻어가겠다는 뜻이다.

바뀐 게 없다. 열린우리당 말기에 보여준 모습 그대로다. 그래서 부각된다. 민주연대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의 면면에 스며있는 열린우리당의 흔적이 필요 이상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 더불어 인식된다. 국민들 사이에 ‘그 밥에 그 나물’이란 인식이 퍼져나가지 않을 수 없다.

가능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선 민주연대가 희망하는 ‘선순환’은 달성될 수 없다. 민주연대가 나서 민주당을 선명야당·투쟁야당으로 일신하면 사람이 꼬이고 국민 지지가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 민주당을 골간으로 해서 외부세력을 영입하는 외연 확장 전략은 실현될 수 없다.

외다리로는 결코 오래 달릴 수 없다.

▲사진=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9월 30일 열린 민주연대 발기인대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