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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투표'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12/18 한나라당, 사뿐히 즈려밟을까? (3)
  2. 2009/10/30 민주주의님, 안녕하세요? (11)
  3. 2009/07/24 지금 절실한 건 '작은 성취'입니다 (16)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진단이 맞다. 그의 말대로 민주당의 예결특위 회의장 점거농성은 ‘안 되면 밟고 가라’는 뜻이다.

굳이 분석할 필요가 없다. 민주당이 4대강 사업 저지에 올인한 건 세상이 다 안다. 이런 민주당이 4대강 사업 추진을 전제로 일부 항목, 일부 금액 조정 협상에 나서면 몰린다. 그r것이 포기 또는 변질로 비쳐지면서 시민사회로부터 질타를 당한다. 매 한 번 맞고 끝내는 수준이 아니라 끊임없이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고초를 겪게 된다.

그래서 어쩔 수가 없다. 타협하느니 차라리 당하는 게 낫다. 어차피 4대강 사업 저지를 관철시킬 수 없고 4대강 사업 예산 대부분을 삭감할 수 없다면 ‘장렬하게’ 회의장에서 끌려나오는 게 더 낫다. 그러면 지방선거까지 전선을 칠 수 있고 시민사회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

한나라당이 민주당의 이런 전략을 무력화하려면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정신을 구현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설정한 ‘안 되면’이라는 가정상황을 물거품으로 만들면서 점거농성 자진해산을 유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불가능하다. 청와대가 이미 ‘안 돼’라고 선언해 버렸다. 지난달 27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사업에 대해 ‘촉수엄금’을 선언했다. 4대강 사업은 홍수예방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고, 속도전은 우기에 대비해 필수적인 공법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래서 어쩔 수가 없다. 타협하느니 차라리 밟는 게 낫다. 어차피 4대강 사업을 포기할 수 없고, 4대강 사업 예산 대부분을 삭감할 수 없다면 ‘단호하게’ 회의장에 들어가는 게 낫다. 그러면 청와대의 칭찬을 들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회동에 희망을 걸지만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결과는 이미 나와 있다. 3자회동이 열린다 해도 ‘밥만 먹고 가지요’ 꼴이 되기 십상이다. “예산 문제나 4대강 사업에 대해 대통령에게 해법 제시를 요구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장광근 사무총장의 말, 그리고 “(정세균 대표가)국가적 사업에 최소한의 협조와 배려를 해주기를 부탁드린다”는 정몽준 대표의 말, "예산 문제가 대통령 앞에서 할 이야기인가"라는 이동관 홍보수석의 말이 이런 단정의 방증이다.

아무리 ‘막장 국회’를 욕하고 ‘협상 부재’를 탓해도 소용없다. 초장에 협상의 여지를 없애버렸는데 어떻게 협상을 시도하고 막장을 방지할 수 있겠는가.

남은 건 ‘밟는’ 시기와 방식이다. 특히 미디어법 강행처리 때 연출됐던 재투표와 대리투표의 후진성을 털어내고 ‘사뿐히 즈려밟는’, 선진화된 방식을 개발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사진=국회 예결특위 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한 민주당 의원들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이제는 되물을 때가 됐다.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던 것이기에 그 누구도 쉬 묻지 않던 걸 꺼낼 때가 됐다. 이것이다.

절차적 민주주의는 정말 완성됐는가?

불행하게도 부정의 증좌를 여기저기서 발견한다. 이명박 정부 들어 쉼없이 터져 나오는 사례들에서 절차적 민주주의가 조롱당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눈이 충혈 되고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보고 들었던 표현의 자유 문제는 거론치 않겠다. 이것 말고도 사례는 수두룩하다.

사법부의 최고 직위에 있는 신영철 대법관이 재판에 개입했다. 서울중앙지법원장 재직 시절 촛불시위 참가자에 대한 재판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도 임의로 사건을 배정했고 판사들을 압박했다.

사법부의 한 축인 헌법재판소는 본론 따로 결론 따로 식의 해괴한 결정을 내렸다. 대리투표가 자행되고 일사부재의 원칙을 위배하면서 탄생한 법률의 효력을 인정하는 망측한 판단을 내렸다.

입법부의 최대 정당인 한나라당은 대리투표를 저질렀고 일사부재의 원칙을 희롱했다. 야당 의원들의 심의 표결권한을 침해하면서 날치기 장면을 연출했다.

행정부에 속한 검찰은 널뛰기 수사를 벌였다. ‘노무현 수사’ 때는 이 잡듯 뒤지더니 이명박 대통령 사돈 기업 수사 때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했다.

국가를 이루는 입법-사법-행정부의 실태가 이렇다. 그들 모두 헌법적 가치를 부정한다. 일사부재의 원칙을 조롱하고, 재판관의 독립된 양심을 침해하고, 공정한 법집행을 방기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절망적인 건 교정과 자정의 여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재판 개입 사실이 확인됐는데도 대법관이란 사람은 물러나지 않는다. 대리투표와 일사부재의 위배 사실이 공인됐는데도 원내1당은 야당 탓을 한다. 부실 수사의 증거가 속속 제시되는데도 검찰총장은 수사를 할 만큼 했다고 강변한다.

절차적 민주주의는 완성되지 않았다. 불가역적인 상태로 굳어지지 않았다. 절차적 민주주의는 원칙의 땅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여전히 힘의 바람에 휘둘리고 있다.

그래도 국민은 믿는다. 절차적 민주주의는 완성됐다고, 침해된 민생과 민권을 국가 제도를 통해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왜 다수 국민의 여론을 따르지 않느냐고 답답해하면서도 제도권을 박차고 나가 힘으로 순종을 강제하려고 하지 않는다. 국가시스템에 따라, 절차에 따라 민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아이러니다. 국가의 민주화는 땅을 기는데 국민의 민주의식은 하늘을 난다. 국가는 절차적 민주주의의 혜택을 누리는데 국민은 절차적 민주주의에 갇혀있다. 

그리고 흩날린다. 아이러니 현상에 답답해하는 국민이 길게 토해낸 한숨이 하늘과 땅 사이를 맴돈다. 

▲사진=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앞서 1만배를 하고 있는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새삼 발견합니다. 미디어법 강행처리를 전하는 뉴스 밑에 달리는 댓글들을 보면서 확인합니다. 재투표와 대리투표 실상을 전하는 화면이 또렷한데도 해석의 문제로 몰고가는 한나라당의 태도를 술안주 삼는 사람들을 보면서 되새깁니다.

답답해 합니다.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 현실에 답답해 하고 힘겨워 합니다.

새삼 느낍니다. 미디어법 강행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이중성에 '혹시나'와 '역시나'를 교차시키는 국민의 마음을 읽으면서 새삼 느낍니다. 민주당 의원들의 총사퇴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국민의 시선을 살피면서 새삼 느낍니다.

잡고 싶어 합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합니다.

힘겨워 합니다. 촛불을 들어도, 향불을 피워도, 시국선언을 해도 변하지 않는 현실에 힘겨워 합니다. 기막혀 합니다. 일보 후퇴는 해도 그것을 이보 독주를 위한 몸풀기쯤으로 여기는 정부를 보면서 답답해 합니다.

멀리 살필 필요가 없습니다. 천성관 파동이 증명합니다. 향불이 피워올랐을 때 한나라당은 국정쇄신을 주문했고, 그 핵심 과제로 인적쇄신을 지목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근원적 처방을 운위했고, 중도통합과 친서민을 표방했습니다. 이렇게 군불을 때운 다음에 내놓은 첫작품이 '천성관'이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어이없어 했고 분노했습니다.

천성관 파동이 커질 기미를 보이자 지체없이 낙마시켰습니다. 평소의 MB 인사스타일과는 달리 재빨리, 전폭적으로 국민의 비판 여론을 수용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어서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나섰습니다. 재투표와 대리투표의 블랙 코미디가 연출되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단숨에 밀어붙였습니다.

국민들이 답답해하고 힘겨워 하는 건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호소하고 비판하고 요구해도 변하지 않는 위정자, 변하지 않는 정치집단 때문입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을 씻지 못하면서도 박근혜 전 대표에게 눈을 돌렸고, 역시 '혹시나' 하는 마음을 거두지 못하면서 민주당을 바라봅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변모시킬 수만 있다면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그들을 바라봤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느낍니다. 민심의 저류가 용솟음 치지 못하면 고입니다. 고이면서 썩습니다. 정치적 허무주의와 패배주의가 민심을 휘감게 됩니다. 미련을 버리는 방법으로 외면을 선택하게 됩니다.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닙니다. 이렇게 정치적 허무주의가 유포되고, 이렇게 탈정치화가 가속되면 악순환에 빠집니다. 민심이 답답해하는 정치를 바꿀 동력을 잃게 되고, 답답해하고 힘겨워 하는 마음은 각질이 돼 버립니다. 영원히 침잠하는 건 없다고, 침잠하면 할수록 용솟음 치는 세기가 커진다고 굳게 믿지만 과정의 인내가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습니다.

절실합니다. 작은 성취가 절실할 때입니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조문이 생동하는 모습을 실증할 수 있는, 작지만 귀중한 사례가 절실할 때입니다.

그것이 뭐든 상관없습니다. 그것이 헌법재판소의 '방송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수용'이든, 아니면 더 나아가 '미디어법 재개정'이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국민 스스로, 국민 힘으로 작지만 근본적인 성취를 이뤄냈음을 실감할 사례입니다.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