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변석개라고 했던가? 그럼 이 말도 성립될 만하다. 동변춘개다.
언론을 두고 하는 말이다. 표변을 해도 이렇게 심하게 표변할 수가 없다.
겨울에 그랬다. 대선이 끝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이명박 이름 석 자 뒤에 '당선인'이란 호칭을 달았다.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그렇게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한 마디 하자 군말없이 '당선인'이라고 호칭했다.
봄엔 이렇다. 그 어느 언론도 '당선인'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299명 모두를 '당선자'라고 부른다.
'인'은 '사람'이고 '자'는 '놈'이란 직역은 애당초 성립되는 얘기가 아니었다. 후보자, 선거권자, 당선자 모두 법률에 적시돼 있는 법률 용어였다. 법률에 의해 엄연히 '자'로 규정된 사람 중에는 주권을 행사하는 국민 즉 '선거권자'도 포함돼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최고법인 헌법 67조 2항에 엄연히 대통령 '당선자'로 적시돼 있었다. 헌법재판소는 1월 10일 BBK특검법에 대한 결정을 내리면서 '당선인'이 아니라 '당선자'로 표기하는 게 옳다고 했다.
그런데도 언론은 대통령직 인수위법에 한 자 걸쳐 있다는 인수위의 설명을 군말 없이 받아들여 '당선인'이라고 표기했다. 하위법을 근거로 들어 상위법을 인정하지 않는 기괴한 모습을 연출했다. 그리고 넉달…. 이번엔 다시 '당선자'라 부른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신분 차이 때문이라고 보는 건 넌센스다. 국회의원도 엄연한 헌법기관이다. 게다가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을 섬기겠다고 했다. 낮은 자세로 임한다고 했었다.
고깝게 볼 일이 아닐지 모른다. 경위야 어떻든 결과가 바로 잡혔다면 반길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흔쾌하지 않고 깔끔하지 않다. '당선인'을 '당선자'로 바꿔 부르는 현상을 숙고와 반성의 결과라고 볼 근거가 아무 것도 없다. 오히려 권력의 힘에 끌려 팽창했던 몰상식이 관성의 법칙에 의해 자연 수축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겨우내 동면상태에 들어갔던 상식이 꽃바람에 자연 해동됐다고 보는 게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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