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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진 진보신당 상상연구소 감사에게 감사드린다. 김정진 감사의 ‘요약 정리’ 덕에 구구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어졌다.

맞다. 김정진 감사가 정리한 것처럼 <노회찬은 ‘양념 정치인’이다>라는 글의 요지는 “진보신당의 ‘야권연대 5+4협상’ 무산 선언에 대한 비판”이었다. 그리고 김정진 감사가 요약한 것처럼 “문제는 힘을 기르는 방법”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김정진 감사는 “사회경제적 정책을 중심으로 서민들을 대변하는 정당”인 진보신당이 “힘을 기르는 방법”은 “이념적 노선과 정책에 의한 정치적 주장”을 펴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런 원칙론에 이의를 달 생각은 없다. 제기하고 싶은 점은 “힘을 기르는 방법” 또는 “이상을 현실로 만드는 (방법)”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념적 노선과 정책에 의한 정치적 주장”을 펼 것인가 하는 점이다. ‘5+4협상’은 바로 이 논점을 관통하는 사안이다.

김정진 감사는 “‘5+4협상’은 한마디로 묻지마 반MB연대”로, “다수파 독식을 합리화 해주는 후보결정방식”을 앞세워 “소수 정치세력에게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했는데 딱 한 가지만 제기하겠다. 김정진 감사가 이미 “묻지마 연대”로 규정해 버렸으니까 ‘반MB연대’의 의미와 필요를 제기하는 건 생산적이지 않다. 그래봤자 논의가 공전될 테니까. 대신  비근한 사례 하나를 제시하겠다. 

지난해 10월 경기 안산 상록을 재보선 때 추진했던 후보단일화 얘기다. 당시 진보신당은 민노당, 창조한국당과 함께 임종인 전 열린우리당 의원을 후보로 추대했고, 김영환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했다.

다를 바가 없다. 그 때나 지금이나 민주당의 행태와 본질은 다를 바가 없다. 진보신당의 이념에 입각해 보면 신자유주의에 속박되고 기회주의 행태를 보이는 정당에 불과하다. 더구나 안산 상록을에선 김영환 민주당 후보의 과거 전력이 문제 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진보신당은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다.

이해할 수가 없다. 반 년 전에 ‘반MB연대’에 동참해놓고 이제 와서 그건 ‘묻지마 연대’에 불과하다고 패대기치는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다.

경험 때문인가? 후보 단일화 방식에 합의해놓고 임종인 후보의 말 한 마디를 걸고 넘어져 파기한 민주당의 행태에 진저리를 쳐서 그러는 건가? 그 때는 민주당의 실체와 속성에 대해 잘 몰랐는데 한 번 ‘당하고’ 나니까 경계심이 들어서 그러는 건가? 이렇게 묻는 것 자체가 어리석지만 행여라도 그런 것이라면 이렇게 말하겠다.

애당초 응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것이 ‘묻지마 연대’에 불과한 것이라고 확신했다면, 민주당의 행태를 믿지 못했다면 애당초 ‘5+4협상’에 참여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것이 김정진 감사가 강조한 진보신당의 “이념적 노선과 정책”의 순결성을 보장하는 길이었을 테니까.

혹시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일말의 기대를 갖고 ‘5+4협상’에 참여했지만 진보신당의 “이념적 노선과 정책”을 관철할 여지가 없었기에, 김정진 감사가 따로 떼어 강조한 것처럼 비정규직 문제나 한미FTA문제에 대한 진보신당의 정책을 투영할 여지가 없었기에 탈퇴를 선언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그렇게 중요한 가치이자 기준이었다면 안산 상록을에서는 왜 이 문제를 앞세워 후보단일화 시도를 먼저 깨지 않았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일개 국회의원을 뽑는 국지적인 선거이기에 그랬다는 얘기는 성립되지 않는다. 상대적 관점에서 보면 지방선거 또한 비정규직ㆍ한미 FTA와 같은 사안을 논하기에는 국지적인 선거이니까.  

다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중요한 건 경쟁력이었다. 김정진 감사가 “소수 정치세력에게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는”이란 표현을 통해 이미 간접적으로 밝힌 것처럼 후보단일화 경쟁에 뛰어들어봤자 이길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5+4협상’에서 탈퇴한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다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안산 상록을 재보선 때도 그랬다고, 그 때도 김영환 민주당 후보가 임종인 후보를 ‘넉넉하게’ 앞서고 있는데도 진보신당은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다고 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왜 그 때의 기개와 도전정신을 거둬들였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제 결론을 내릴 때다. 김정진 감사가 “힘을 기르는 방법”을 언급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를 사례로 들었으니까 그대로 따르는 게 유용할 것 같다. 

김정진 감사 말대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감정에 정면으로 맞(서)” 성공했다. 영남 출신이 호남에 가서 지역주의 타파를 호소한 게 결정적 계기가 돼 전국구 스타로 부상했다. 

<노회찬은 ‘양념정치인’이다>라는 글에서 ‘급’과 ‘큰 물’을 강조한 이유 또한 바로 이것이다. 변방 정치인, 군소 후보에 지나지 않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일약 여당의 대선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된 것은 ‘큰 물’에서 익사할 가능성을 감수하는 도전정신 때문이었다. ‘큰 물’이 오염됐다고 피하지 않고 오히려 ‘큰 물’에 들어가 오염원을 제거하겠다고 “정치적 주장”을 폈기 때문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모두가 질 게 뻔하다고 할 때에, ‘호랑이굴’에서, 정면으로 맞서 싸우는 방법으로 정치적 기적을 일궈낸 것이다.

'노무현 사례'가 웅변한다. 이념 못잖게 중요한 게 태도라는 점, 때론 태도가 이념의 설득력과 전파력을 높여준다는 점을.  

*김정진 진보신당 상상연구소 감사 반론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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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노회찬은 인기가 많다. 방송 시사토론의 단골 패널이자 각종 강연의 인기 연사다. 새로운 소통수단으로 떠오른 트위터 분야에서 최다의 팔로우어를 확보한 선두주자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도통 오르지 않는다. ‘삼겹살 불판’ 발언으로 대중 앞에 혜성 같이 나타난 지 6년이 지났는데도, 진보신당 대표를 맡은 지 2년이 지났는데도 그의 지지율은 납작 엎드려 있다. 각종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엔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고 있고, 서울시장 가상대결에선 한명숙 전 총리에 크게 밀리고 있다.

왜일까? 야권의 그 어느 정치인보다 노출이 잦고 인기가 많은데도 왜 노회찬 대표의 '키'는 자라지 않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 그는 ‘삽겹살’이 아니기 때문이다. 본재료인 ‘삽겹살’이 아니라 양념인 ‘기름장’ 취급을 받기 때문이다.

대중이 그를 알게 된 건 민노당 평의원이던 시절이다. 대중이 그를 확인한 건 진보신당 대표가 되고서다. 대중 앞에서의 그는 평의원이었고 군소정당의 대표였고, 대중은 그를 ‘감독’이 아니라 ‘해설자’로 간주했다.

대중이 그에게 환호하는 건 적절한 비유를 섞어 ‘바른 말’을 할 때다. 그의 ‘어록’을 통해 정치사회적 배설을 할 때다. 대중에게 전달되는 그의 말은 정치적 무게감과는 상관이 없는 것이었고, 대중은 그에게 정치적 ‘행위’까지 갈구하지는 않았다.

노회찬 대표의 ‘미발육’을 입증하는 반증사례가 있다. 손학규와 정동영이다.

각종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두 사람은 꼭 이름 석자를 내민다. 한 사람은 ‘철새’ 전력이 문제 되고, 한 사람은 ‘지역주의 회귀’ 행태가 문제 되는데도 한 자리를 차지한다. 모노톤의 깨끗한 이미지를 가진 노회찬 대표가 명함을 못 내미는 반면에 잡티가 묻은 이들은 한 자리를 차지한다. 최근 추세만 놓고 보면 노회찬 대표보다 노출도가 현저히 떨어지는데도 이들은 한 자리를 차지한다.

결국 힘이 ‘급’을 규정한다. 좋든 싫든 이들은 정치를 움직일 힘을 갖고 있다고, 이들의 정치적 ‘행위’ 여하에 따라 야권판이 달라지고 정치지형이 달라진다고 대중이 보기 때문이다. 거꾸로 말하면 노회찬 대표는 힘이 없다고, 그가 아무리 ‘바른 말’을 해도 경기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해설자’의 언변에 불과하다고 대중이 간주하는 것이다.

노회찬 대표가 질적 전환점을 돌파하지 않는 한, 다시 말해 자신의 위상을 ‘해설자’ 급에서 ‘감독’ 급으로 올리지 않는 한 그는 제자리를 맴맴 돌 수밖에 없다. 질 좋은 ‘기름장’ 취급은 받을지언정 ‘삽겹살’ 대접은 받지 못하는, 외화내빈의 신세를 면할 수 없다.

이랬어야 한다. 그가 ‘급’을 올리려면 ‘큰 물’로 갔어야 한다. 엎어지든 깨지든 그곳에서 힘을 키웠어야 한다. ‘기름장’ 신세를 우선 털어내고 ‘삼겹살’의 지위를 확보한 다음에 ‘국산’ 마크를 노렸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이탈했다. ‘큰 물’에서 이탈해 ‘웅덩이’에서 물장구치는 걸 선택했다. ‘당의 가치’ 명분에 밀려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포기했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게 거꾸로 ‘당의 가치’를 높이는 길일 수도 있는데 포기했다. 그나마 확보한 ‘자신의 가치’마저 깎일지 모른다는 우려감에 ‘도전’이 아니라 ‘방어’를 택한 것이다.

▲사진=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진보신당이 저러는 이유는 삼척동자도 안다. 후보 단일화 협상 대표를 바꾼 데 이어 막판 협상에 불참해버린 이유는 경쟁력 때문이다.

진보신당이 내세울 후보는 노회찬ㆍ심상정 두 사람 뿐이다. 그나마 대중 인지도를 갖추고 있는 사람이 이 두 사람뿐이다. 헌데 문제가 있다. 노ㆍ심 두 사람의 경쟁력이란 것도 상대적이다. 진보신당 안에서는 ‘센터’ 급이지만 밖에 나가면 ‘가드’ 급이다.

그래서 받아들일 수가 없다. 광역단체장 후보를 경쟁으로 뽑는 대신 서울지역 기초단체장 6곳을 민주당 외의 야 4당에 넘기자는 ‘5+4협의체’의 안을 수용할 수 없다. 그러면 ‘어시스트’에 만족해야 한다. 당의 존재감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럼 어떨까? 진보신당이 끝내 후보 단일화 협상을 깨고 독자출마를 하면 어떻게 될까? 마찬가지다. 또 다시 경쟁력이 발목을 잡는다.

‘한겨레’가 오늘 보도한 가상대결 조사결과를 보면 그렇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오세훈-민주당 한명숙-진보신당 노회찬 후보가 대결을 벌일 경우 노회찬 후보의 지지율은 8.7%였다. 경기지사 선거에서 한나라당 김문수-민주당 김진표-민노당 안동섭-진보신당 심상정-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맞붙을 경우 심상정 후보의 지지율은 4.5%였다. 노ㆍ심 모두 한자리수의 지지율에 민주당 후보, 심지어 국민참여당 후보에게도 현저히 뒤지는 지지율이었다.

물론 달라질 수 있다. ‘한겨레’의 조사는 어디까지나 가상대결이니까, 선거전이 시작돼 분위기를 타면 지지추세가 급변할 수 있으니까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니다. 그래봤자 진보신당에 득이 될 요인은 없다.

‘5+4협의체’가 이미 방향을 잡았다. 진보신당이 끝내 협상에 참여하지 않으면 ‘4+4’의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작심했다. 진보신당을 뺀 단일 후보를 내기로 한 것이다.

이러면 진보신당이 몰린다. 야4당간의 후보 단일화 경쟁에 국민의 이목을 빼앗기고, ‘4당 단일 후보’의 위세에 선거전의 주도권을 빼앗긴다. 지지율이 오를 요인은 보이지 않고 까먹을 요인만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당의 존재감을 전파할 기회는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진보신당을 바라보는 싸늘한 시선은 배증한다.

정리하면 이렇다. 진보신당은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갈등하는 게 아니라 실리(實利)와 실리(失利)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연대의 실리(實利)에 복무하려면 당의 실리(實利)를 포기해야 하고, 당의 실리(失利)가 염려돼 독자 출마를 강행하면 더 큰 실리(失利)를 감수해야 하는 난감한 처지에 빠져있는 것이다.

묘수는 없다. 뾰족수도 없다. 일단 독자 선거전을 치르다가 적당한 때를 골라 ‘야4당 단일후보’와 최종 단일화 시도에 나서는 방법이 있을지 모르지만 바람직하지 않다. 한나라당 후보와 ‘야4당 단일후보’가 박빙의 경쟁을 벌여 진보신당 후보의 표가 판세를 좌우할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고, 그래서 진보신당의 위신을 세울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바람직하지 않다. 진보신당 입장에서 보면 결과적으로 후보 단일화 ‘대의’에 굴복한 것이 되니까, 결국은 손바닥 뒤집기를 연출한 것이 되니까 그렇다.

이리 찾고 저리 찾아도 출구가 없다. 그 놈의 경쟁력 때문에, 조직력이 아니라 인물에 의존하는 당의 현실 때문에, 당이 의존하는 인물 경쟁력마저 2% 부족하기 때문에.

 ▲사진 출처=진보신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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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동아일보’가 큼지막하게 보도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후원회에 참석해 10만원의 후원금을 낸 서울남부지법의 마은혁 판사는 “사회주의 혁명조직 핵심멤버였다”고, 1987년 결성된 ‘인천지역 민주노동자 연맹(인민노련)’의 이론-선전 부문 역할을 담당했다고 보도했다. <기사 보기>

‘중앙일보’가 상세히 짚었다. 법원이 “이념 앞에서 길을 잃(고)” 있다고, 소신을 넘어선 일탈적 판결을 염려하는 분위기가 법원 안팎에 퍼져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정했다. “김영삼 정부 첫해인 1993년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 있는 사법시험 합격자도 판사로 임용되기 시작했다”고 따로 짚었다. <기사 보기>

새삼 분석할 필요가 없다. 이들 신문이 법원 내 진보성향 판사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사실, 더 구체적으로 ‘우리법연구회’를 과녁 삼고 있다는 사실, 그래서 ‘우리법연구회’ 소속인 마은혁 판사를 지렛대 삼고 있다는 사실은 다시 살필 필요가 없다.

지겹다. 법원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다양해진 것은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는, 오히려 그것이 다원화 된 사회상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행여 이념 문제 때문에 판결 오류가 나온다면 3심제를 통해 바로잡을 수 있다는 따위의 말은 그만 하자. 중․고등학생도 다 아는 얘기도 귀 닫고 맘 닫으면 생뚱맞은 소리로 들리는 법이다.

아주 짧게 딱 하나만 짚자. 이런 의문문으로 되묻자.

그래서? 뭘 어쩌자고?

그럼 마은혁 판사를 잘라야 하나? 20여 년 전의 사상․활동 경력을 문제 삼아 법원에서 내쫓아야 하나? 아니면 지금이라도 전향서를 쓰도록 해야 하나?

그럼 신원조회를 해야 하나? 군사독재시절로 돌아가 임용 때 사상․시위 전력을 조회해야 하나? 아니면 신영철 대법관처럼 사건 배당에 개입해 국보법 위반 전력 판사에겐 시국사건을 맡기지 말아야 하나?

설마 이건 아닐 것이다. 대명천지에 민주주의를 수호한다고 자부하는 ‘정론지’가 이렇게 주장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서 되묻는 것이다. 뭘 어쩌자는 것이냐고….

 ▲사진=노회찬 마들연구소 후원의 밤 행사 장면. 마은혁 판사가 이 모임에 참석해 보수언론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노회찬 홈페이지

Posted by '토씨'


토 달지 않으련다. 아니, 적극적으로 장단 맞추련다.

조중동의 주장은 옳다. 법관윤리강령에 ‘정치적 중립 의무’가 명시돼 있고, 법원공직자윤리위가 판사의 정치인 후원금 납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권고했다고 하지 않는가.

서울남부지법 마은혁 판사가 ‘노회찬 마들연구소 후원의 밤’ 행사에 참석해 10만원의 후원금을 낸 건 부적절한 처신이었다. 조중동 주장대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와 “정치적 관계가 있는” 민노당 관계자 12명의 국회 로텐더홀 점거 사건 재판을 맡은 상황을 감안하면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항변은 성립되지 않는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자신의 가족상에 문상하고 조의금을 낸 데 대한 답례였다는 항변은 범부나 할 수 있는 말이다. 내 자식 결혼식 때 낸 축의금 액수를 확인한 뒤 꼭 그만큼의 축의금을 상대방 결혼식에 내는 건 일개 필부나 하는 일이다. 판사는 고고해야 한다. ‘셈셈’ 계산법은 온몸으로 거부하고 사적 예의는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노회찬 대표와 민노당과의 관계도 그렇다. 노회찬 대표가 민노당원이었던 건 예전의 일이고, 지금은 제 갈 길 가는 다른 당의 대표라는 사실은 그리 중요치 않다. 그래봤자 초록이다. 동색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매지 않는 법이다. 일반인의 처신이 이럴진대 판사는 오죽하겠는가. 아예 오얏나무 근처에 가지 말아야 한다. 피고인의 사돈에 팔촌까지 살펴 신종플루 환자 보듯 해야 한다.

거듭 확인한다. 조중동의 지적은 지극히 타당하다. 마은혁 판사의 행동에 ‘정상을 참작할’ 여지가 있더라도 스스로 내세워서는 안 된다. “판사의 처신은 다른 어느 직업보다도 신중해야 한다(조선일보)”고 하지 않는가. “국가권력과 관련한 형사소송에서 ‘공정’을 기하기 위해 ‘용기’가 필요하다(중앙일보)”고 하지 않는가. “개인적 사상, 가치관, 종교 등으로부터 오는 편견을 갖지 않아야 한다(동아일보)”고 하지 않는가.

마은혁 판사는 마땅히 그랬어야 한다. 조중동이 일깨우기 전에 몸소 실천했어야 한다. ‘우리법연구회’에 가입한 마은혁 판사라면, 보수언론과 보수세력으로부터 ‘요주의 대상’으로 분류된 마은혁 판사라면 더더욱 그랬어야 한다.

근데 왜일까? 개운치가 않다. 조중동의 일갈에도 불구하고 체증이 가시지 않는다. 조중동의 쾌도난마와 같은 논리를 정독하면 할수록 난감함이 배가된다.

마은혁 판사보다 훨씬 높은 판사가 있었다. 마은혁 판사의 사적인 행동보다 훨씬 심각한 공적인 행위가 있었다. 마은혁 판사의 정치중립 의무 위반 ‘논란’보다 더 확실한 재판개입 ‘사실’이 있었다.

신영철 대법관, 그는 지금도 건재하다. 야당의 탄핵 움직임과 여론의 성토에도 꿈쩍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조중동은 아무 말 하지 않는다. 신영철 대법관의 '배째라' 태도를 준엄하게 꾸짖지 않는다. 

 ▲사진=신영철 대법관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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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깃발을 꽂자마자 비바람이 휘몰아치는 양상이다. 어제 출범한 진보신당의 총선 환경이 그렇다. 무엇 하나 좋은 게 없다.

심상정 상임대표는 "총선 민심은 이명박 정부의 폭우와 홍수를 막아낼 강력한 견제세력, 믿음직한 진보야당 구축을 원하고 있다"며 "(진보신당이)노아의 방주가 돼야 한다"고 말했지만 돌아가는 형국은 사뭇 다르다.

급부상하는 견제론…진보신당에 마이너스

수도권을 중심으로 견제론이 급부상하고 있지만 이 흐름이 진보신당에 순류가 될 공산은 커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견제론이 사표 방지심리를 자극해 민주당에 떡 하나 더 주는 결과를 빚을 공산이 크다.

형세가 그렇다. 대선 직후에 비해 많이 누그러지긴 했지만 여당 압승과 야당 부진을 내다보는 시각은 여전하다. 이게 문제다.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 정당부터 살려야 한다는 정서가 확산될 수 있다.

진보야당이 양분된 것도 문제다. 몰아주고 싶어도 몰아갈 수 없다고 유권자 스스로 체념할 동기가 만들어진 상태다.

진보신당이 이 악조건을 돌파하는 방법은 견제의 '질'로 승부하는 것이다. 민주당과는 다른 견제 논리와 정책을 내놓아 유권자의 표심을 흔들어야 한다.

하지만 판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안정론 대 견제론 구도가 형성되고 있지만 안정과 견제를 상징할 구체적인 선거 이슈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모두 총선 이슈보다는 인물 경쟁, 총선 공약보다는 공천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천 작업도 완료하지 못했다. 두 당이 얼추 지역구 공천을 마무리 짓고 있지만 이어서 비례대표 공천을 해야 한다. 이 일정을 감안하면 실제로 정책과 이슈를 갖고 총선 구도를 짤 수 있는 기간은 아무리 길게 잡아도 보름을 넘길 수 없다. 시간이 없다.

그 뿐인가. 마이크 잡기도 어렵다. 진보신당은 신생정당이다. 의석수는 0이고, 정당 득표율은 기록한 바가 없다. 그래서 방송 토론에 나가 정책과 이슈를 선전할 기회를 얻기 힘들다.

심상정·노회찬 '올인' 만이 살 길

어찌할 것인가. 진보신당의 불씨를 살려갈 묘안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쌍두마차로 불리는 심상정·노회찬 두 전직 의원의 당선에 올인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따지고 보면 진보신당의 창당 지렛대는 두 전직 의원의 '상품성'이었다. 바로 그 만큼이다. 진보신당의 존재감과 생명력은 두 전직 의원의 당락 여부에 따라 갈리게 돼 있다.

플러스알파, 즉 정당득표율을 올려 비례대표를 확보하는 길 역시 심상정·노회찬 두 전직 의원의 선전 여부에 달려있다.

지명도가 높은 사람이 전국을 돌며 바람을 일으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럴 여력이 많지 않을 뿐 아니라 그럴 사람도 별로 없다. 그런 역할을 해야 할 두 사람, 즉 심상정·노회찬 두 전직 의원이 지역구에 매달려야 한다.

진보신당이 불러일으켜야 하는 바람은 대륙풍이 아니라 지역풍이다.

▶이 글은 '프레시안'에 게재된 것입니다.

Posted by '토씨'

격론이 오간다. 민노당 탈당-진보신당 창당을 결정한 심상정·노회찬 의원 등 평등파 핵심 인사들이 창당 시기를 놓고 두 입장으로 갈린다.

시기를 가르는 기점은 4.9총선이다. 이 기점을 놓고 '전'과 '후'로 갈린다.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이러기도 쉽지 않고 저러기도 쉽지 않다. 의석을 하나라도 더 얻으려면 총선 전에 창당해 정당 득표율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이게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낭패를 본다. 자칫하다간 인큐베이터에서 심폐 소생술을 받아야 할지 모른다.

그렇다고 묘수는 없다. 어차피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정직해야 한다. 정직하게 밝히고 당당하게 나서야 한다.

진보신당이 창당을 미룬다고 해서 총선에 불참하는 건 아니다. 정당 득표와 비례 대표를 포기할 뿐 지역구까지 포기하는 건 아니다.

이게 포인트다.

단순 가정이 성립한다. 심상정 의원이나 노회찬 의원이 진보신당을 추진하는 사실을 천하가 다 아는데 이들이 출마 지역구에 가서 무소속이라고 밝힐 수 있을까? 아니, 그렇게 밝히는 게 온당한 일일까?

나쁘게 보자면 유권자 기만에 해당한다. '신당' 후보에 걸맞지 않는 공학적 태도이기도 하다. 거꾸로 볼 여지도 있다. 진보신당의 뜻과는 무관하게 지역구 후보의 당락이 진보신당에 대한 국민 평가로 해석될 여지다.

진보신당이 지역구 출마를 아예 포기하지 않는 한 '총선 후 창당'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는다.

진보신당이 정직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평등파의 행동기조는 '안티'였다. '종북주의 반대', 이것이 민노당 분란의 격발제였고 민노당 분당의 촉매제였다.

그래서 알고 싶다. '종북주의'가 발붙일 수 없는 진보신당은 어떤 진보노선을 내보일까? '종북주의' 때문에 민노당 내 의견 수렴이 왜곡됐고 민노당 정책이 굴절됐다면, 그래서 국민의 외면을 자초했다면 그 대안은 뭘까? '종북주의' 요소가 스며들지 않은 새로운 진보노선이 뭔지, 그 노선을 구체화한 정책이 뭔지를 목도하고 싶다.

총선은 가장 좋은 창구다. 강령과 같은 선언적 문구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걸 기준으로 삼으면 대한민국에서 지탄 받고 외면 받을 정당은 한 곳도 없다. 모두 저마다의 존재 이유를 갖고 있다.

중요한 건 구체적인 정책이다.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의회에서 정책을 관철시키는 정치력이다.

의회 밖에서의 '운동'을 평가절하할 이유는 없지만 그렇다고 결정적이라고 과대평가할 이유도 없다. 어찌 보면 '원외 운동'은 쉽다. '정치'를 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협상과 타협을 통해 더 많은 실리를 챙기는 복합 전략이 아니라 선명성을 앞세워 호오 또는 선악을 가르는 단순 전략으로도 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보신당이 추구하는 목표는 운동단체가 아니라 정당이다. 원외 정당이 아니라 제도권 정당이다.

밝혀야 한다. 자신들의 정책이 뭔지를 총선 공약을 통해 밝혀야 한다.

자신을 평가대 위에 올려야 한다. 국민으로 하여금 민노당 분당이 '종북주의' 폐해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역패권주의' 또는 '분파주의'의 소산이었는지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진보신당을 추진하는 평등파가 작은 차이에 집착해 '분열주의적 행동'을 보인 것인지, 아니면 '종북주의'가 도저히 건널 수 없는 큰 차이였는지를 따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게 정도다. 이제 갓 태동한 신진세력이라면 모를까 제도권에 10년 가까이 발을 걸친 기성세력 아닌가. '짱'을 볼 게 아니라 정직하게 자기 모습을 보이고 당당하게 평가를 받는 게 정도다.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