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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지 않는 정부의 ‘촛불 트라우마’
‘한국일보’가 보도했습니다. 정부의 한 관계자가 지난달에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에 대학등록금 인하 관련 이벤트를 자제해 달라고 요구했답니다. 당시 ‘싸이월드’는 회원들이 소원을 신청하면 이를 들어주는 ‘드림캠페인’을 벌이면서 회원들의 ‘소원 1위’인 ‘등록금 인하’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정부가 압력성 요구를 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싸이월드’는 ‘드림캠페인’ 일환으로 진행하던 대학생 대상 강의의 강연자를 김제동 씨에서 노홍철 씨로 급히 교체했다고 합니다.

이 뉴스를 듣고 당장 튀어나오는 말은 ‘표현의 자유 억압’인데요. 이는 생략하겠습니다. 이명박 정권 들어 포털에서의 표현의 자유 억압이 문제가 된 게 한두 번이 아니기에 재삼재사 거론할 필요가 없습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촛불’입니다. 정부 관계자가 SK커뮤니케이션즈 측에 압력성 요구를 한 시점이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가 매일 진행되던 때라고 합니다.

정부의 ‘촛불 트라우마’가 생각보다 심한가 봅니다. 거의 불치에 가까울 정도로….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해하겠습니까? 대학생들의 ‘민생 절규’를 졸렬한 방법으로 틀어막으려 한 시도를 어떻게 이해하겠습니까? 뻔히 드러날 시도를 앞뒤 안 재고 하는 그 맹목성을 어떻게 이해하겠습니까?


박근혜의 양수겸장
박근혜 의원이 내년 총선 때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에서 그대로 출마한답니다. 그간 제기됐던 수도권 출마설, 비례대표 출마설 등을 모두 ‘완전 오보’라고 일축한 후 “지역구에 그대로 출마한다는 얘기냐”는 기자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네”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대선에 나가려고 채비하는 사람이 금배지 하나에 연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가 뭘까요?

둘러보니 문제는 공천이더군요. 박근혜 의원이 그랬답니다. “총선 때 지원유세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당이) 정책적인 노력을 하고 공천을 투명하게 잘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 전제가 잘 안 된 상태에서 뭐라고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겠느냐”고요.

대구 달성을 근거지 삼아 공천경과를 예의주시하다가 행여 공천이 ‘불공정’하게 이뤄지면 지원 유세를 사보타지하겠다는 경고를 보낸 겁니다. 지역 유세를 명분 삼아 지원 유세를 제한하겠다는 심산인 것이죠. 정반대의 경우, 즉 공천이 ‘흡족하게’ 이뤄져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어차피 대구 달성은 ‘따 논 당상’, 전국을 돌며 지원 유세를 벌여도 당선에 큰 문제가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수도권 출마를 하는 경우엔 얘기가 달라지겠죠. 지원 유세를 하고 싶어도 본의 아니게 행동반경이 제한될 수 있으니까요.

결국 박근혜 의원의 대구 달성 출마는 양수겸장인 셈입니다.


홍준표의 작심발언?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또 한 마디 했네요.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다른 건 다 잘하는데 정치를 잘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홍준표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를 거론하며 “병역면제 총리에다 장관후보자는 부동산투기 탈세 등의 문제가 있어 인사청문회 때마다 낙마하니 국민들이 실망하고 마음이 떠났다”고 비판했습니다. “과거에는 청와대가 인선을 해서 통보하면 당이 감싸주는 거수기 역할을 했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겟다”는 말도 덧붙였고요.

언론은 홍준표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을 비중있게 처리했습니다. 집권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린 건 전례 없는 일이라며 홍준표 대표가 청와대와 차별화를 모색하면서 당 선도론을 구체화하려 한다고 해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평할 필요가 있을까요?

홍준표 대표의 속내보다 중요한 건 행태라고 전제해놓고 보면 그렇습니다. 멀리 돌아볼 필요도 없습니다. 권재진 법무장관 후보자와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홍준표 대표의 행태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당내 소장파 의원들과 최고위원 몇 명이 부적격 인사라고 비판할 때 홍준표 대표는 ‘문제될 것이 없다’며 감쌌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를 하면서 인사 관철문제를 논의하기도 했고요.

행태가 이런데 홍준표 대표의 한 마디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을까요? 오히려 ‘한국일보’가 전한 분석에 더 귀기울여 하는 것 아닐까요? 이런 내용입니다.

“홍 대표의 이날 발언을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홍 대표 특유의 직설화법이 정제되지 않고 그대로 표현된 것일 뿐이며 실제로 홍 대표가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는 구체적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홍준표 대표 이야기가 나온 김에 ‘동아일보’가 보도한 내용을 첨가합니다.

한나라당의 홍준표 대표실에 걸려있던 액자가 슬그머니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 액자는 한 서예가가 선물한 것으로 ‘뜻이 크고 기개가 있어서 남에게 얽매이거나 굽히지 않는다’는 뜻의 ‘척당불기(倜儻不羈)’ 글귀를 담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오자가 있었답니다. ‘당(儻)’을 써야 하는데 ‘당(戃)’을 썼다는 겁니다. ‘당(戃)’은 ‘깜짝 놀라거나 경황없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Posted by '토씨'


민주당은 기적을 연출하려고 한다. 호박에 줄을 그어 수박 만들려 하고, 돌밭에 씨 뿌려 싹을 피우려 한다. 이렇게 대변신의 기적을 연출하려고 한다. 그래서 박진영 JYP대표를 청년연구소장으로 영입하려 했고 앞으로도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려고 한다.

노력은 가상타. “민주당이 고답적으로 비치는 데 대한 고민”에 천착하는 것도 그렇고, “사람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을 껴안으려는 노력 또한 그렇다. 노력이 가상할 뿐만 아니라 시대 조류도 제대로 읽은 것 같다. '새 피' 수혈의 당위성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수혈할 피의 혈액형까지 고민하는 모습이 가상타.

그런데도 어쩔 수가 없다. 헛심 쓰는 것이라는, 아주 박정한 평가를 내놓지 않을 수가 없다. 본말이 뒤집혔고 선후가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박진영 대표와 같은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 얻고자 하는 소득은 이미지 제고다. 김효석 민주정책연구원장이 직접 그렇게 말했다. “민주당의 이미지를 전체적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박진영 대표 영입을 추진했다고, “젊은 층의 새로운 문화와 열망을 담아내고 미래 세대와 소통할 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청년연구소를 세우는 거라고 했다.

이게 문제다. 실체를 바꿀 생각은 않고 이미지만 덧씌우려 하는 게 문제다. 실체를 바꾸기 위해 ‘새 피’를 수혈하려는 게 아니라 실체를 가리기 위해 ‘새 피’를 수혈하려는 게 문제다.

실체가 고목이라는 증거는 허다하게 널려있다. 어느 쟁점 하나 끝장을 못 보는 허약 체질, ‘대안’과 ‘선명’ 사이에서 끝없이 배회하는 역마살 체질, 몸은 염불에 마음은 잿밥에 가 있는 분신 체질 등등. 이런 고목 줄기에 새파란 가지를 접붙인다고 해서 꽃이 피는 건 아니다.

다른 문제도 있다. 번지수를 헛짚은 게 문제다. 무채색 물감을 칠해야 하는 그림에 반짝이 물감을 뿌리는 게 문제다.

민주당이 박진영 대표 같은 인물을 영입해 접붙이고자 하는 이미지는 “새로운 문화와 열망”이다. 추상적인 단어를 나열해 본뜻을 헤아리기 어렵지만 통념과 상식에 기초해 해석하면 젊은 층의 “새로운 문화”는 생존의 문화요 개인주의의 문화다. 젊은 층의 “새로운 열망”은 구직의 열망이요 안정의 열망이다.

적합하지 않다. 젊은 층의 “새로운 문화와 열망”과 박진영 대표의 캐릭터는 부합하지 않는다. 김효석 원장은 박진영 대표의 “기획력과 아이디어”를 높이 샀다고 하지만, 또한 그런 평가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래도 문제다. 그런 캐릭터가 젊은 층의 현실을 대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천정부지 등록금에 절망하고 난공불락 구직 벽에 무릎 꿇는 젊은 층의 현실을 보듬는 것과는 일정하게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말한다. 민주당과 김효석 원장의 시도는 어색하고 생뚱맞다. 운동은 하지 않고 보약만 챙겨먹으려는 어느 약골의 모습과 너무 흡사하다.

▲사진=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분석은 같다. 10.28재보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 견제 심리였다고 입을 모은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 고공행진에 취해 독선과 독주 행태를 유지 또는 강화한 게 유권자의 견제 심리를 자극했다고 분석한다. 세종시, 4대강, 김제동 퇴출 등의 입증 사례도 제시한다.

전망도 같다. 10.28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그래도 전패의 악몽에서 벗어나 2승은 했으니까 한나라당 지도체제 개편과 같은 대수술은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청와대에서 “재보선은 언제나 여당에 불리했다. 이 정도만 해도 선전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볼 때 국정 기조를 바꿀 가능성도 낮다고 점친다.

다소 거칠지만 도출할 수 있다. 이 같은 분석과 전망을 기초로 내년 지방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유권자의 견제 심리는 날카로운데 청와대의 태도는 느긋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의 필패다.

헌데 켕긴다. 말 그대로 거칠다. 판을 너무 단선적으로 보는 측면이 강하다.


따로 고려할 게 있다. 유권자의 견제 심리, 청와대의 국정 기조 외에 추가로, 반드시 살펴야 하는 요인이다. 바로 박근혜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그가 지방선거에 뛰어드는 상황이다.

경기 안산 상록을을 보면 가정법을 펴는 이유를 살필 수 있다.

투표율이 가장 낮았다. 29.3%로 5개 선거구 가운데 가장 낮았고 전체 투표율 39%보다도 훨씬 낮았다. 그런데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후보 단일화 무산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후보를 8%포인트 차로 누르고 무난히 당선됐다.

이 수치가 증명한다. 안산 상록을이 다른 선거구에 비해 투표율이 낮았던 이유는 범야권 표가 실망했기 때문이다. 범야권 표 중 일부가 후보 단일화 무산에 실망해 기권한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기권한 범야권 표보다 방관한 범한나라당 표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후보 단일화 무산을 기회 삼아 결집할 여지가 있었는데도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이런 현상은 안산 상록을에서만 나타난 게 아니다. 지난해 10월 경기교육감 선거에서도 나타났고, 4.29재보선에서도 나타났다.

이 현상에 박근혜 요인을 대입해 보자. 박근혜 전 대표가 방방곡곡을 누비며 후보 지원유세를 하는 장면을 가정해 보자. 어떻게 될까?

수원 장안이 예가 될 것이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유세장을 누볐듯이 박근혜 전 대표가 장안 지역을 샅샅이 훑었으면 달라졌을지 모른다. 한나라당 후보가 초반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당하는 현상은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지방선거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전 대표가 선거를 진두지휘하면, 대중적 인기를 무기 삼아 유권자의 관심을 끌면 중화시킬지 모른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견제 심리를 일정 정도 상쇄시킬지 모른다.

하지만 가정이다. 이 같은 상황 설정은 지금으로선 백지 위에 그리는 추상화와 같다.

박근혜 전 대표가 지방선거에 참여하려면 크게 두 가지 조건이 선결돼야 한다. 국정기조와 공천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당의 존립’ 문제까지 거론하며 제동을 건 세종시 문제를 비롯해 4대강 사업 등에 대해 청와대가 맘을 바꿔야 하고, 공천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담보돼야 한다.

헌데 여의치 않다. 청와대 관계자가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주요 추진 현안은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묵묵히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국정 기조를 바꿀 생각이 추호도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또 다시 내보였다. 경남 양산 후보자 공천 과정에서 개운치 않은 모습을 보여 탈락자의 불복을 야기했다. 선거논리보다는 정치논리에 경도된 공천이란 비판을 자초했다.

이렇게 보면 10.28재보선 결과는 악성이다. 2대3으로 져서 악성인 게 아니라, 어중간하게 져서 악성이다. 청와대의 국정기조 변화를 강제할 만큼의 선거결과가 아니어서 악성이고, 지도체제와 당 운영방식 개편을 끌어낼 만큼의 선거결과가 아니어서 악성이다.

어쩌면 이렇게 분석하는 것이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4.29재보선 이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10.28재보선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성적, 즉 0대5 전패의 수모를 당했는데도 꿈쩍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표측도 꿈쩍하지 않는다. 10.28재보선 뚜껑이 열리자마자 다시 2월 조기 전대론이 고개를 드는데도 요지부동이다. 지금의 지도체제를 바꾸는 것을 마뜩치 않아 한다.

청와대나 박근혜 전 대표 모두 무소의 뿔처럼 혼자 내달리고 있는 것이다.

※하나 추가하자. 박근혜 요인과 함께 살펴야 할 제2의 관전 포인트다.

경남 양산에서 송인배 민주당 후보가 보인 뒷심은 무서웠다. 10.28재보선 후보 중 최대 거물인 박희태 후보를 턱밑까지 따라잡는 저력을 보였다.

동력은 ‘노무현’이었다. ‘노무현의 억울한 죽음’을 부각시키며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했고, 선거 구도를 이명박 대 노무현으로 짠 게 비결이었다.

그럼 어떨까?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이번처럼 선전할 수 있을까? ‘미완의 승리’를 ‘영광의 승리’로 상승시킬 수 있을까? 관건은 두 가지다.

하나는 ‘노무현’이다. 내년 지방선거 목전에서 맞게 되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가 변수가 될 수 있다. 1주기의 추모 열기에 따라 유권자의 감성이 달라지고 친노 세력의 득표율이 달라진다.

다른 하나는 역시 박근혜다. 박근혜 전 대표가 지방선거에 전면 참여하느냐 여부에 따라 친노 세력이 심혈을 기울이는 영남지역의 판세가 달라진다. 박근혜 전 대표가 뛰어들어 이명박 대 노무현의 대립구도를 박근혜 대 노무현으로 돌리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분위기가 이명박 정부 견제 심리와 접목되는 현상을 일정 정도 차단한다.

▲사진=한나라당 지도부가 10.28재보선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한나라당 홈페이지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