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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08 '돌발영상'에 담긴 언론의 '묵언행보' (60)
  2. 2008/03/06 내가 김성호 내정자라면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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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YTN의 '돌발영상'을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의문은 이것이었다.

'100여 명의 기자들은 뭘 하고 있었던 걸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청와대를 출입하는 기자만 수십 명이다. 그리고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기자회견장을 찾은 기자도 줄잡아 수십 명이다. 합치면 100명은 훌쩍 넘긴다. 그런데도 단 한 명도, 단 한 줄의 기사도 쓰지 않았다.

사제단이 '삼성 금품' 수수 명단을 발표하기 한 시간 전에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근거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사전 논평을 내놨다. 그로부터 1시간 뒤 사제단은 청와대의 사전 논평 사실을 기자들 앞에서 공개했다.

웬만한 사리분별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응당 품었어야 한다. 청와대는 어떻게 "근거 없는" 의혹으로 치부할 수 있었는지 그 경위를 캤어야 한다. '삼성 금품'을 수수한 사람의 실명이 나오기도 전에 어떻게 "근거 없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었는지 문제의식을 가졌어야 한다.

"얼떨결에 놓쳤다"란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예열'은 충분히 돼 있었다.

초대 내각에 이름을 올렸던 세 명이 낙마한 후 모든 언론이 입을 모았다.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부실했다고, 인사 검증 의지가 부족했다고 합창했다.

사제단의 '삼성 금품' 수수 명단 발표는 그 직후에 이뤄졌다. 조각 파동의 연장선 위에서 '삼성 금품' 명단이 발표된 것이다.

그래서다. 청와대의 사전 논평 배경을 캤어야 한다. 사전 논평 배경을 규명해 가렸어야 한다.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부실하고 인사 검증 의지가 부족해서 또 한 번 인사파동을 자초하는 것인지, 아니면 사제단의 명단 발표가 섣부른 것이었는지를 가렸어야 한다.

일찌감치 낙점한 사람들에 대한 검증이 부족해 세 명의 낙마사태를 부른 마당에 어떻게 실명이 공개되지 않은 사람들을 검증할 수 있었는지는 되묻지 않으련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들이 김성호 국정원장 후보자의 '삼성 금품' 수수 의혹이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제단에 접촉을 시도했다고 한다. 파악 경로가 석연치 않지만 청와대의 사전 파악 가능성을 완전히 일축할 수는 없다.

사제단의 '삼성 금품' 명단 발표와는 무관하게 낙점과정에서 기본적인 검증을 했으리라고 봐야 하는 측면도 있다.

사전 논평 행위 자체는 그렇다 치자. 하지만 사전 논평 내용은 납득할 수 없다.

김용철 변호사와 이용철 변호사의 주장을 종합하면 '삼성 금품'은 빳빳한 현찰 뭉치로 조그만 박스에 담겨 전달되곤 했다. 김성호 후보자에 대해서는 김용철 변호사가 직접 금품을 전달했다고 하고, 이종찬 민정수석은 삼성에 직접 와서 휴가비를 받아갔다고 하니까 역시 현찰뭉치가 오갔을 개연성이 높다. 사제단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그렇다.

어떻게 검증할 수 있었을까? 현찰 뭉치가 오갔다면 계좌추적을 해도 추적할 수 없다. 더구나 청와대 관계자 말에 따르면 계좌추적을 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어떻게 "근거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단언할 수 있었을까?

당사자의 소명을 듣고 그랬을까? 그렇다면 그건 검증이 아니라 청취다. 그것도 일방적인 청취다. 능동적으로 확인한 게 아니라 수동적으로 확인 받은 것에 불과하다. 이런 걸 두고 검증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기자들도 이런 평범한 궁금증을 품지 않은 건 아니다. '돌발영상'을 보면 청와대 출입기자 몇몇이 물어본다. 명단을 어떻게 알고 조사햇는지, 조사방법은 어떤 것이었는지 물어본다. 그리고 이동관 대변인은 얼버무린다.

그런데도 단 한 줄 보도하지 않았다. 청와대 춘추관에서 오간 질의응답만 그대로 전하기만 했어도 될 일을, 그냥 드러내 국민의 판단에 맡기기만 했어도 될 일조차 하지 않았다.

이동관 대변인이 '엠바고(보도시점 제한)'를 요청했기 때문이란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엠바고는 미리 보도돼 국가적·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때만 성립된다. 범죄 피의자에 대한 정보나 국가 주요 정책 정보가 그런 예다.

한 발 물러서서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엠바고'에 발목이 잡혔다고 인정하더라도 달라지는 건 없다. 사제단 기자회견장에서 사전 논평 사실을 전해들은 수십 명의 기자들은 청와대의 '엠바고'와는 무관하다. 이들이 보도했으면 될 일이다.

변명의 여지는 없다. 언론은 가장 중요한 계기를 차버렸다.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실태를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중대한 매개를 쳐다보지 않았다.

아무리 좋게 봐도 '미필적 고의'에 해당하는 방기행위다. 청와대의 인사 검증을 재검증하려는 의지가, 권력행위를 검증하려는 의지가 없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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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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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삼성 금품 수수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발표를 보면 이해할 수 없는 게 있다.

사제단이 그랬다.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가 김용철 변호사로부터 직접 돈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게 바로 이 대목이다.

김성호 내정자의 인선이 발표된 시점은 세 명의 장관 후보자가 낙마를 한 뒤였다. 못 봤을 리 없다. 도덕성이 정권과 개인에게 얼마나 큰 부담이 되는지를 놓쳤을 리 없다.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후 어떤 행보를 보여왔는지는 세상이 다 안다. 몰랐을 리 없다. 김용철 변호사나 사제단이 어떤 선택을 할지 짐작하지 못했을 리 없다.

그런데도 김성호 내정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낙점을 순순히 받았다. 사제단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간이 콩알 만해져 선뜻 응할 수 없었을 텐데도 김성호 내정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이 것뿐이다. 김용철 변호사나 사제단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누구 말대로 정권에 타격을 가하려고 정치적 술책을 쓰는 것이라고 간주하는 것이다.

하지만 석연치가 않다. 반박 정황이 있다.

김용철 변호사와 사제단이 몇날며칠을 고민했다고 한다. 삼성 금품을 받은 고위직을 발표하는 게 정치적 오해를 살까봐 여러 날을 고민하고 숙의했다고 한다.

쇼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바로 그런 정치적 해석을 희석시키기 위해 며칠 동안 뜸을 들인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럼 이건 어떨까? 김용철 변호사가 직접 금품을 건넨 적이 있다는 주장은 결정적이다. 김용철 변호사나 사제단으로선 언제, 어디서, 얼마를, 어떤 방식으로 건넸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면 되레 역풍을 맞을 정황 증거를 제시한 셈이다.

그럼 거꾸로 해석해야 할까? 김성호 내정자가 사실을 덮을 수 있다고 자신하는 걸까?

얼핏 봐선 그런 흔적이 있다.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이 나서 사제단의 명단 발표를 막으려 했다고 한다. 심지어 언론사 간부들까지 사제단에 선을 대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확증이 아니다. 이런 시도가 실제 있었다 해도 그것이 김성호 내정자의 금품 수수 사실을 입증하는 확증이 될 수는 없다.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는데도 여론재판에 회부돼 마녀사냥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김성호 내정자가 마녀로 몰려 화형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예방 조치를 취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역시 확증은 김용철 변호사의 입과 손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그의 입에서 6하 원칙에 따른 금품 전달 경위가 진술되는지, 또 그의 손에서 이런 진술을 입증하는 자료가 제출되는지에 따라 진위는 가려지게 돼 있다.

내일 열리는 김성호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 눈길이 쏠리는 건 자연스럽다. 민주당이 김용철 변호사를 증인으로 채택하려고 한다. 잘 하면 소모적인 진실 공방을 최소화하면서 진위를 가릴 수 있다. 하루만 기다리면 된다.

반드시 가려야 한다.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을 지낸 김성호 내정자다. 이런 그가 정말 삼성의 금품을 받았다면 우리나라의 청렴성은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친다. 금품을 받지 않았다면 그는 인격살인을 당하는 것이 된다.

우리나라의 도덕지수를 살리든, 김성호 내정자의 인격을 살리든 양단간에 결론을 봐야 한다.

에둘러 갈 이유가 없다. 민주당이 나서기 전에 김성호 내정자가 먼저 '증인 김용철'과의 대질을 요청할 일이다.

Posted by '토씨'